[시승기] 안정적인 승차감과 넓은 실내, 전비 효율 두루 갖춘 '아이오닉 9'
[IT동아 김동진 기자] 아이오닉 9은 현대차 전용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의 최상위 모델이다. 현대차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 긴 휠베이스를 확보, 넓은 실내 공간을 구현했다. 110.3kWh 용량의 배터리 탑재로 1회 충전 주행 가능거리 500km 이상을 달성했다. 차량 선회 시 각 바퀴에 적절한 토크를 분배하는 다이나믹 토크 백터링과 노면에서 차량 실내로 전달되는 소음을 제어하는 ANC-R 등의 기술로 안정적인 승차감과 정숙한 실내를 구현했다. 아이오닉 9을 약 350km 시승하며 차량의 특징을 살펴봤다.
공력 성능과 전비 극대화 위한 디자인 요소와 기술 적용…공기저항 계수 0.259Cd 달성
아이오닉 9 전면부와 램프에는 브랜드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디자인의 핵심 요소인 파라메트릭 픽셀이 적용됐다. 투명한 소재로 파라메트릭 픽셀 부위를 덮어 투명한 면과 파라메트릭 픽셀이 조화를 이루도록 배치, 미래지향적인 이미지를 부여했다.
측면부를 살펴보면 차량 앞좌석부터 뒷좌석에 탄 탑승자의 헤드룸 공간까지 고려해 곡선으로 루프라인을 설계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측면 캐릭터 라인은 뒷부분 휠 아치 위를 대각선으로 감싸 차량 펜더의 볼륨을 강조한다. 차량 측면 하단을 두르는 블랙 가니쉬는 뒷부분을 높이 끌어 올려 루프라인과 균형을 이룬다.
아이오닉 9의 전장(자동차 길이)은 5060㎜, 전폭(자동차 폭)은 1980㎜, 전고(자동차 높이)는 1790㎜이며, 축거(휠베이스)는 3130㎜다. 아이오닉 9은 현대차 승용 라인업 중 가장 긴 축거를 지녔다.
후면부에는 테두리를 두르는 파라메트릭 픽셀 램프가 시선을 끈다. 전면부와 마찬가지로 투명한 소재로 파라메트릭 픽셀 부위를 덮어 통일감을 형성했다. 아이오닉 9은 넉넉한 수하물 공간을 지녔다. 2열 후방 기준 수하물 용량은 908리터로 골프백과 보스턴백 각각 4개를 실을 수 있으며, 전방 프렁크에도 88리터의 물품을 수납할 수 있다.
아이오닉 9의 공기저항 계수는 0.259Cd에 불과하다. 대형 SUV라는 사실을 고려하면 놀라운 수치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9의 공력 성능과 전비 극대화를 위해 다양한 디자인 요소와 기술을 적용했다. 예컨대 전면 범퍼 하단에 듀얼 모션 액티브 에어 플랩(Active Air Flap)을 탑재해 공기 저항을 최소화했다.
듀얼 모션 액티브 에어 플랩은 차량 전면 범퍼 하단에 있는 에어 플랩(공기 덮개)을 이중(직선이동과 회전)으로 작동하게 만들어 기존 싱글 모션(회전) 액티브 에어 플랩보다 한층 더 효율적으로 공기 흐름을 제어한다. 동시에 냉각 성능도 발휘한다. 차량 주요 코너부와 루프 라인을 매끄러운 곡선 형상으로 처리해 공력 성능도 높였다.
실내에는 타원 모양의 디자인 요소들을 배치, 탑승자를 감싸는 듯한 아늑한 느낌을 구현했다.
각각 12.3인치인 디지털 클러스터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하나로 연결한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를 곡선 형태로 배치해 운전자 시인성을 높였다. 그 아래 공중에 떠 있는 듯한 플로팅 센터페시아와 대시보드를 비롯해 하단 오픈 수납공간과 슬림한 에어벤트를 탑재해 사용성을 높였다.
센터페시아 하단에 있는 전면 콘솔 트레이와 자주 쓰는 휴대 용품을 위생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자외선 살균 시스템도 적용했다.
센터콘솔인 유니버설 아일랜드 2.0(Universal Island 2.0) 콘솔은 최대 190mm까지 후방 이동이 가능하다. 전방과 후방에서 모두 열 수 있는 양방향 암레스트 방식을 적용, 1열뿐만 아니라 2열 승객까지도 사용이 가능하다. 스마트폰 무선 충전 시스템, 컵홀더, 스토리지박스, 하단 슬라이딩 서랍 등 탑승자가 많이 사용하는 사양들로 구성해 실용성을 높였다.
스티어링 휠 중앙에는 4개의 점으로 표현한 인터렉티브 픽셀 라이트가 충전, 전원 온∙오프, 음성인식 등 차량 상태에 따라 다양한 정보를 조명으로 제공한다. 칼럼 타입 전자식 변속 레버를 장착해 직관성도 높였다.
2열에는 마사지 시트를 비롯해 스위블 시트 기능도 탑재했다. 스위블 시트를 180도 회전하면 3열 승객과 마주 볼 수 있다.
정차 중 3열을 접고 테일 게이트를 열어 편안하게 휴식을 즐기는 것도 가능하다. 측면 도어를 향해 시트를 90도로 회전시킬 수도 있어 승하차 또는 차일드 시트 탈부착 시 편의성을 높였다. 6:4 분할 폴딩 시트 기능으로 뒤 시트의 60%를 접을 수 있으며 3열 승객 승하차를 위해 2열 시트를 앞쪽으로 기울어지도록 틸팅 방식도 적용해 편의를 챙겼다.
긴 축거 덕분에 2열 공간도 아주 넉넉했다. 3열 공간은 성인이 앉기에 여유롭다고 할 수는 없지만 아이가 앉기에는 충분했다. 2열과 3열을 모두 접으면 성인 2명이 누워도 충분한 차박 공간으로 탈바꿈한다.
아이오닉 9에는 100W USB C타입 충전 시스템과 차량 외부로 일반 전원을 공급할 수 있는 V2L(Vehicle to Load) 기능도 있어 캠핑족에도 안성맞춤인 차량이다.
아이오닉 9, 안정적인 승차감과 넓은 실내, 전비 효율 고루 갖춰
주행에 나서기 전 계기판을 살펴보니 78% 충전에 주행가능 거리 548km를 나타냈다. 주행 모드는 에코, 공조시스템은 22도로 설정했다. 도심주행을 비롯해 서울과 춘천을 오가는 약 350km 코스로 주행을 시작했다. 시승차량은 아이오닉 9 캘리그래피 21인치 4WD 6인승 모델이다.
시승 당일 비가 세차게 내렸지만, 디지털 사이드 미러와 디지털 센터 미러가 선명하게 주변 상황을 비췄다.
아이오닉 9에는 현대차 최초로 카메라 렌즈 오염 시 세정을 통해 시인성을 높이는 카메라 클리닝 시스템도 장착됐다. 덕분에 우천 시에도 안정적인 주행과 주차가 가능했다.
가다 서기를 반복하는 도심주행에서 전기차는 종종 멀미를 유발한다. 아이오닉 9은 회생제동 강도를 조절할 수 있어 내연기관과 유사한 승차감을 구현할 수 있다. 가속구간에 접어들어 페달을 깊게 밟으니 에코모드여도 육중한 차체를 가볍게 밀어냈다. 시승 모델인 아이오닉 9 4WD 성능형 모델은 최고 출력 315kW, 최대 토크 700Nm의 성능을 발휘한다.
시속 100km를 넘어도 실내에 유입되는 소음이 적은 점도 인상적이었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9의 정숙한 실내 환경을 위해 윈드쉴드 및 전후면 도어에 이중접합 차음 유리를 탑재했다. 노면에서 차량 실내로 전달되는 소음을 제어하는 ANC-R(Active Noise Control-Road) 기술도 적용했다.
주행 중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승차감이었다. 저속이나 가속뿐만 아니라 울퉁불퉁한 노면과 코너링 시에도 차체가 크게 흔들리지 않고 안정적이었다. 현대차는 소프트웨어로 아이오닉 9의 차체를 최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을 적용했다. 예컨대 다이나믹 토크 벡터링(eDTVC, electric Dynamic Torque Vectoring Control)은 차량 선회 시 각 바퀴에 적절한 토크를 분배해 안정적인 선회를 돕는다. 횡풍 안정 제어 기술은 고속 주행 중 측면에서 강풍 발생 시 편제동 및 조향 토크 제어로 거동 안정화 및 차선이탈 방지를 보조한다.
아이오닉 9에는 현대차의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도 대거 적용됐다. ▲전방 충돌방지 보조 ▲후측방 충돌방지 보조 ▲차로 이탈방지 보조 ▲지능형 속도 제한 보조 ▲후측방 모니터 ▲운전자 주의 경고 등의 기능이다. ▲안전구간, 곡선구간, 진출입로에서 안전한 속도로 주행할 수 있게 돕는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직접식 감지(HoD, Hands on Detection)로 스티어링 휠을 잡고 있는지 판단하고 곡선 구간 차로 유지를 더욱 원활히 보조하는 차로 유지 보조 2 ▲차간 거리 및 설정 속도를 유지하며 차로 중앙 주행 또는 차로 변경을 보조하는 고속도로 주행 보조 2 등을 탑재했다.
약 350km 거리 주행을 마치고 전비를 살펴보니 kWh당 5.0km가 기록됐다. 4WD 성능형 모델의 공인 복합 전비 kWh당 4.1km를 뛰어넘는 효율을 보였다. 아이오닉 9을 시승해 보니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외관 디자인을 제외하고 안정적인 승차감과 드넓은 실내 공간, 전비 효율에서 모두 인상적인 차량이었다. 500km 이상의 긴 주행가능 거리와 촘촘하게 탑재된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 가능한 좌석 등 편의 사양이 운전자뿐만 아니라 탑승객 모두에게 만족을 주기에 충분했다.
아이오닉 9의 판매 가격은 7인승 ▲익스클루시브 6715만 원 ▲프레스티지 7315만 원 ▲캘리그래피 7792만 원이며, 6인승 ▲익스클루시브 6903만 원 ▲프레스티지 7464만 원 ▲캘리그래피 7941만 원이다. (※ 세제 혜택 적용 가격)
IT동아 김동진 기자 (kdj@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