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무인 회수기, 페트병·캔 재활용으로 포인트 적립까지…선순환 효과 ‘톡톡’

[IT동아 박귀임 기자] 쓰레기도 돈이 되는 시대다. 이른바 ‘쓰테크(쓰레기+재테크)’가 주목받는 가운데 페트병, 캔, 우유팩 등 재활용품을 분리 배출하면 포인트를 적립해주는 무인 회수기의 역할이 크다. 쓰레기 재활용과 포인트 적립, 그리고 환경 보호까지 1석3조 이상의 선순환 효과를 가진다.

페트병, 캔 등 재활용품을 분리 배출하면 포인트를 적립해주는 무인 회수기 네프론은 전국 곳곳에 설치돼 있다 / 출처=IT동아
페트병, 캔 등 재활용품을 분리 배출하면 포인트를 적립해주는 무인 회수기 네프론은 전국 곳곳에 설치돼 있다 / 출처=IT동아

국내 폐기물 시장 규모는 2021년 19조 4000억 원에서 2023년 21조 5000억 원으로 증가했고, 올해까지 23조 7000억 원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폐기물 중에서도 투명 페트병은 고부가가치 제품이 될 수 있는 자원인 데다가 환경 오염도 줄일 수 있는 만큼 재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환경부에 따르면 2021년 12월 25일부터 투명 페트병 별도 분리 배출을 본격적으로 시행했으며, 위반 시 최대 3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이에 각 지방자치단체는 주민센터, 공공기관, 공원 등 사람들이 자주 이용하는 곳에 포인트 지급이 가능한 무인 회수기를 설치, 투명 페트병 등의 분리배출을 독려하고 있다.

네프론은 인공지능(AI)과 로보틱스 기술 등을 접목한 AI 순환자원 회수로봇으로 수퍼빈이 운영한다 / 출처=수퍼빈
네프론은 인공지능(AI)과 로보틱스 기술 등을 접목한 AI 순환자원 회수로봇으로 수퍼빈이 운영한다 / 출처=수퍼빈

대표적인 재활용품 무인 회수기는 스타트업 수퍼빈이 운영하는 ‘네프론’이다. 네프론은 인공지능(AI)과 로보틱스 기술 등을 접목한 AI 순환자원 회수로봇으로 서울을 포함해 전국에 설치돼 있다. 재활용 폐기물 중 투명 페트병과 캔만 회수하며, 인당 일일 최대 50개로 제한한다. 개당 10포인트를 지급하는데 이는 1원과 동일한 가치를 가진다. 2000포인트 이상부터 환전 신청 및 입금이 가능하다.

네프론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수퍼빈’ 앱을 다운로드한 후 회원가입이 필수다. 수퍼빈 회원이 되면 포인트 적립뿐만 아니라 일정 포인트 이상 보유하면 현금으로 바꿀 수 있다. 네프론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것도 가능하다. 네프론 상태는 ▲사용 가능 ▲사용 불가 ▲용량 꽉참 등으로 표시된다. ‘사용 가능’일 경우에만 페트나 캔을 네프론에 투입해야 한다.

특히 네프론은 크기 상관 없이 세척된 음료 캔과 라벨이 제거된 식음료류의 투명 페트병만 투입 가능하다. 투명 페트병의 뚜껑 고리는 별도의 도구가 없으면 제거가 어렵기 때문에 그대로 투입하면 된다. 단 일회용컵, 유색 페트병, 화장품 용기, 통조림 캔, 스프레이 캔, 투명 캔 등은 재활용 표시가 있더라도 투입이 불가능하다.

오이스터에이블이 선보인 무인 회수기 랄라루프는 AI와 IoT 기술을 접목해 투명 페트병, 캔, 종이팩과 같은 재활용품 등의 회수를 돕는다 / 출처=오이스터에이블
오이스터에이블이 선보인 무인 회수기 랄라루프는 AI와 IoT 기술을 접목해 투명 페트병, 캔, 종이팩과 같은 재활용품 등의 회수를 돕는다 / 출처=오이스터에이블

스타트업 오이스터에이블이 선보인 무인 회수기 ‘랄라루프’도 있다. 랄라루프는 AI와 IoT 기술을 접목해 투명 페트병, 캔, 종이팩과 같은 재활용품부터 다회용컵, 다회용기, 다회용 장바구니, 다회용 택배 상자와 같은 재사용품의 회수를 돕는다. 지역 화폐나 제휴 포인트 등 다양한 형태로 보증금을 연계하는 것도 특징이다.

랄라루프는 ‘오늘의 분리수거’ 앱을 통해 이용할 수 있다. 회원가입 후 발급된 QR코드를 랄라루프 리더기에 스캔하고 투명 페트병, 캔, 우유팩 등 재활용품을 투입하면 된다. 이때 재활용품의 바코드도 스캔해야 한다. 무라벨일 경우 앱에서 제공하는 무라벨 바코드를 이용하면 된다. 개당 10포인트가 적립되며, 앱 내에서 쇼핑이나 기부도 가능하다. 또 앱으로 랄라루프 상태도 확인할 수 있는데 ▲가동중(ON) ▲가득참(FULL) ▲꺼짐(OFF) 등으로 나타난다. ‘가동중’일 때만 재활용품을 투입할 수 있다.

수퍼빈 앱으로 네프론의 가까운 위치와 상태를 확인하면 더욱 유용하다 / 출처=수퍼빈
수퍼빈 앱으로 네프론의 가까운 위치와 상태를 확인하면 더욱 유용하다 / 출처=수퍼빈

기자가 직접 재활용품 무인 회수기를 이용해봤다. 수퍼빈 앱으로 가까운 네프론의 위치와 상태를 확인했을 때 캔만 ‘사용 가능’이라고 떴다. 찾아가 보니 투명 페트병과 캔을 모두 회수하는 네프론이었는데 실제로도 투명 페트병은 용량 ‘꽉참’이라 투입 불가했고, 캔은 ‘가득 직전’이라 투입 가능했다. 네프론의 ‘시작’ 버튼을 누른 후 휴대전화번호를 입력하자 회원 정보가 나와 ‘확인’ 버튼을 터치했다. 이어 원형 투입구에 가져간 캔 2개를 하나씩 차례로 넣었다. 일정 시간이 지나자 ‘자원 순환에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투입 갯수와 적립 및 보유 포인트가 나왔다. 캔 2개라 20포인트가 적립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투명 페트병의 라벨 등을 제거하지 않으면 네프론에 투입할 수 없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 출처=IT동아
투명 페트병의 라벨 등을 제거하지 않으면 네프론에 투입할 수 없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 출처=IT동아

수퍼빈 앱으로 투명 페트병 사용 가능한 곳도 찾아 가봤다. 첫 번째 네프론과 구성은 달랐지만 작동법은 동일했다. 이곳은 투명 페트병은 용량 ‘가득 직전’이었고, 캔은 ‘꽉참’으로 표시돼 있었다. 준비한 투명 페트병 5개를 투입구에 차례로 넣었다. 찌그러진 형태는 물론 변형 없는 투명 페트병도 모두 통과했다. 다만 뚜껑 비닐을 제거하지 않은 투명 페트병이 투입됐을 때 ‘투입 불가 페트병’과 ‘라벨 제거 필요’라는 문구가 떴다. 투명 페트병도 밖으로 밀려나왔다. 뚜껑 비닐을 제거하고 다시 넣자 성공했다. 라벨 등을 제거하는 것은 필수이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랄라루프는 오늘의 분리수거 앱을 열어 회원 QR코드와 재활용품 바코드를 스캔해야 투입 가능하고 포인트 적립도 된다 / 출처=오늘의분리수거
랄라루프는 오늘의 분리수거 앱을 열어 회원 QR코드와 재활용품 바코드를 스캔해야 투입 가능하고 포인트 적립도 된다 / 출처=오늘의분리수거

오늘의 분리수거 앱으로도 투명 페트병을 배출해봤다. 가까운 랄라루프의 위치와 상태를 확인한 후 투명 페트병 2개를 가져갔다. 오늘의 분리수거 앱을 열어 회원 QR코드를 준비해 랄라루프 리더기에 스캔했다. 이어 ‘안녕하세요. 재활용품 바코드를 태그해주세요’라고 안내 음성이 나왔다. 준비한 투명 페트병은 무라벨이었기 때문에 앱에서 제공하는 ‘무라벨 페트 바코드’ 버튼을 눌러 진행했다. 투입구가 열렸고 투명 페트병을 넣었더니 바로 ‘배출 완료’라는 문구와 함께 10포인트가 적립됐다. 또 한 번 무라벨 페트 바코드를 태그해 마지막 투명 페트병까지 넣고 총 20포인트를 받았다.

이처럼 네프론과 랄라루프는 이용 방법 면에서 다소 차이가 있었으나 어렵지 않았다. 스마트폰에 앱만 다운로드하면 무인 회수기를 찾는 것도, 상태를 확인하는 것도 가능해 유용했다. 무엇보다 무인 회수기를 통해 쓰레기로 버려질 수 있는 자원을 선별 및 수집하고 금전적인 보상도 하며 스마트 자원순환 솔루션을 구축하는 취지가 인상적이었다. 이러한 효과를 적극적으로 알리고 무인 회수기를 점차 확대해 나가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IT동아 박귀임 기자(luckyim@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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