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ing] 씨드앤 “에너지 관리 효율 높이는 리프, 전력량·비용 절감”

한만혁 mh@itdonga.com

[IT동아 한만혁 기자] 씨드앤(SeedN)은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을 결합한 AIoT 기반 온도 관리 솔루션 ‘리프(Leaf)’를 개발 및 운영하고 있다. 리프는 특정 공간이나 건물의 실내 온도 및 습도, 건물 특징, 외기 온도 등을 측정해 냉난방기를 효율적으로 제어하는 솔루션이다. 이를 통해 에너지 효율을 높이면서 쾌적한 환경을 유지한다. 덕분에 리프를 도입한 기업은 전력 사용량과 전기요금을 절감할 수 있다.

씨드앤은 현재 대기업, 유통사 등을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 전기요금 상승과 기후 위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리프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는 추세다. 해외 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특히 전기요금이 비싸고 기후 위기에 민감한 동남아시아 시장에서의 수요가 늘고 있다. 씨드앤은 대만, 싱가포르 등에서 기술검증(PoC)을 마치고 본격적인 도입을 앞두고 있다.

온도 관리 기술력 검증을 마치고 국내외 시장 확장에 나서고 있는 씨드앤의 최현웅 대표를 만나 씨드앤과 리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최현웅 씨드앤 대표 / 출처=씨드앤
최현웅 씨드앤 대표 / 출처=씨드앤

건물 에너지 관리 효율 높이는 씨드앤

IT동아: 안녕하세요, 최현웅 대표님. 우선 대표님 소개 부탁드립니다.

최현웅 대표: 안녕하세요, 씨드앤 최현웅입니다. 저는 한양대학교 건축공학과를 나왔고, 이후 건축 관련 연구회사에서 건축공학, 특히 건물 에너지 관련 연구를 했습니다.

건물 에너지 분야는 연구도 활발하고 이론도 많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실제 건물에 적용되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여러 집단의 이해관계 등 현실적인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제 연구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연구를 거듭해 성과를 내도 개인적인 성취감만 있을 뿐 현실은 바뀌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실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기술에 대해 고민했고, 그 결과 건물 온도 관리 솔루션 ‘리프’를 구상하게 됐습니다.

이를 토대로 2013년 연구회사를 나와 2015년 씨드앤을 창업했습니다. 처음에는 좋은 사업 아이템만 있으면 될 거라 생각했는데 회로 설계,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애플리케이션 등 준비할 것이 많더라고요. 혼자 공부하면서 프로토타입까지 개발하는데 2년이 걸렸습니다.

IT동아: 씨드앤은 어떤 회사인가요?

최현웅 대표: 씨드앤은 건물의 냉난방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AIoT 기반 온도 관리 솔루션 리프를 개발 및 운영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건물 에너지를 자동 제어하는 방안에 대해 고민했고 건물 에너지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공조이기 때문에 우선 냉난방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향후에는 건물 내 에너지 관리가 필요한 모든 설비에 저희 솔루션을 적용해 건물 단위, 도시 단위의 에너지를 관리하는 기업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할 계획입니다.

참고로 씨드앤은 ‘시드(Seed, 씨앗)’와 ‘N’의 합성어로, 씨드네트워크라는 의미입니다. 저희가 만드는 IoT 기기가 씨앗이 되고, 이것이 네트워크를 이뤄 환경에 긍정적인 효과를 만든다는 의미에서 씨드앤이라고 지었습니다. 슬로건은 'Better for Us, Better for Earth'로, 우리에게 좋은 것이 지구에도 좋은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리프 IoT 기기 컨트롤러, 허브, 센서(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 출처=씨드앤
리프 IoT 기기 컨트롤러, 허브, 센서(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 출처=씨드앤

AIoT 기반 온도 관리 솔루션, 리프

IT동아: 온도 관리 솔루션 리프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최현웅 대표: 냉난방기가 10대 있는 대형 카페에서 에너지 소비를 최적화하면서 주방과 바, 매장에 있는 모든 사람이 만족할 수 있는 냉난방기의 설정값은 무엇일까요? 각 냉난방기의 온도, 풍량은 어떻게 맞춰야 할까요?

리프는 이런 질문에 명쾌한 답을 제시하는 솔루션입니다. 각 냉난방기에 대한 최적의 조합을 자동으로 설정하고 실시간으로 제어함으로써 카페를 쾌적한 환경으로 유지하고 에너지 효율도 높입니다.

리프는 허브, 컨트롤러, 센서 등의 IoT 기기(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로 구성됩니다. IoT 기기를 통해 실내 온도, 습도, 건물 특징, 외기 온도, 날씨 등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클라우드, 서버에 보냅니다. 이후 자체 개발한 AI 알고리즘으로 분석하고 적정값을 예측합니다. 이를 다시 현장의 냉난방기로 보내 제어합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냉난방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면서 쾌적한 환경을 유지합니다. 관리자는 따로 신경 쓸 필요가 없고, 어디서든 실시간으로 공간 쾌적도를 모니터링하고 원격으로 관리할 수 있습니다.

IT동아: 리프는 4가지 서비스로 나뉩니다. 각 서비스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최현웅 대표: 리프는 서비스 대상에 따라 ▲리프 ▲리프 스토어 ▲리프 오피스 ▲리프 엑스로 나뉩니다. 처음에는 서비스 구분 없이 제공했는데, 고객층이 다양해지면서 서비스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올해 초 고객 유형을 기준으로 서비스를 나눴습니다.

서비스에 따라 구성이나 형태, 관리 범위, 웹/앱 지원 여부 등이 다릅니다. 리프는 소상공인이나 개인 사업자 등 소규모 사업자를 대상으로 합니다. 본인 앱으로 공간 에너지를 관리할 수 있죠.

리프 스토어는 B2B 프랜차이즈, 오프라인 매장 운영 기업 등 전국 매장 관리가 필요한 사업자에게 적합합니다. 본사에서 지점 관리자와 소통하면서 각 지점의 에너지를 관리할 수 있습니다.

리프 오피스는 건물이나 사옥 등의 공간을 관리하는 고객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공간 구성원, 건물 관리자, 총무팀이나 인프라팀이 공간 에너지를 관리할 수 있죠. 리프 엑스는 공장, 병원, 아파트, 대학 등 대규모 단지를 관리하기에 적합합니다. 참고로 리프 엑스는 5월 출시 예정입니다.

리프 IoT 기기가 설치된 공간 / 출처=씨드앤
리프 IoT 기기가 설치된 공간 / 출처=씨드앤

다양한 고객사 확보, 고객 반응도 긍정적

IT동아: 현재 사업 진행 상황은 어떤가요?

최현웅 대표: 사업 초기부터 쉽지 않았습니다. 우여곡절이 많았어요. 하지만 포기할 생각은 없었습니다. 끝까지, 그러니까 실제 제품을 시장에 내놓고 ‘필요 없다’라는 반응을 직접 확인할 때까지 해보자는 마음이 더 컸습니다.

사업 초기에는 레퍼런스 확보를 최우선 목표로 잡았습니다. 연구소에 있을 때는 대형 마트나 대형 건물에서 어렵지 않게 테스트할 수 있었지만 스타트업을 창업한 이후에는 그런 공간에서 테스트하면서 레퍼런스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소규모 매장의 개별 공조를 먼저 공략했습니다. 물론 그것도 쉽지는 않았어요. 저희가 테스트하는 공간이 사무실, 매장이다 보니 여러 제약 속에서 테스트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또한 현장은 이론과 전혀 다르기 때문에 현장에서 발생하는 기술적인 문제, 원하는 데이터 확보를 위해 적지 않은 시간을 들여야만 했습니다. 많은 시행착오와 기술 고도화 과정을 거쳤죠.

그러다가 대형 프랜차이즈의 오프라인 매장에 저희 솔루션을 적용할 수 있었습니다. 사업 초기부터 운영하던 블로그를 오랜 기간 지켜보던 분을 통해 좋은 기회를 얻었죠. 물론 결과는 성공적이었고, 이를 계기로 다양한 기업, 유통 매장, 사옥 등 여러 고객사를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현재 약 500개의 필드에서 효과를 검증했습니다. 최근에는 ESG나 기후 위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산업용 전기 요금이 상승하면서 저희 솔루션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고객 반응은 상당히 긍정적입니다. 저희 솔루션 도입 후 전기요금, 에너지 사용량을 절감할 수 있었다는 반응이 많습니다. 실제로 전국에 여러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는 한 기업은 전기요금을 전년 대비 30%, 전력 사용량은 26% 줄이는 효과를 얻기도 했습니다.

IT동아: 글로벌 시장 진출 상황에 대해서도 말씀 부탁드립니다.

최현웅 대표: 저희는 대만, 싱가포르,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에 진출했습니다. 동남아시아의 경우 저희 솔루션에 대한 니즈가 강합니다. 동남아시아는 지리적인 특성상 1년 내내 에어컨을 사용하는데 에너지 비용이 우리나라보다 훨씬 비쌉니다. 같은 면적에 같은 사용량이어도 2~2.5배, 많게는 4배까지도 차이가 나요. 게다가 환경, 기후 위기 문제에도 관심이 많습니다. 실제로 현지에 저희 솔루션을 소개하면 상당히 긍정적인 반응입니다.

저희는 지난 2023년 일본 기업의 제안으로 함께 대만에 진출해 PoC를 진행했습니다. 지금은 PoC를 마치고 본격 도입을 위해 논의하고 있습니다. 또한 싱가포르에서 PoC를 진행했고, 베트남에서는 도입 논의를 진행 중입니다.

씨드앤과 리프에 대해 설명하는 최현웅 대표 / 출처=IT동아
씨드앤과 리프에 대해 설명하는 최현웅 대표 / 출처=IT동아

국내외 사업 확장 통해 IT 공조 테크 회사로 거듭날 것

IT동아: 씨드앤의 향후 계획, 목표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최현웅 대표: 기존에는 B2B 프랜차이즈 매장에 집중했는데, 올해는 오피스, 소상공인 매장, 아파트 등 보다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할 계획입니다. 최근 조달 혁신제품에도 선정됐는데, 해당 영역도 원활하게 진행되도록 준비할 것입니다. 또한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해외 시장에서의 수요가 늘고 있어 국내 시장 확장과 함께 해외 시장에도 적극 대응하고자 합니다.

저희 목표는 건물 에너지 관리 넘어 IT 공조 테크 회사로 성장하는 것입니다. 지금은 냉난방기를 통한 온도 관리 부분에 집중하고 있지만 건물 전체의 에너지를 제어하는 솔루션으로 사업 영역을 점차 확장하고자 합니다. 그래서 올해는 ▲스위치, 배전 등을 계측, 차단, 개통하는 솔루션 ▲건물 중앙 솔루션이나 회의실에 연동한 에너지 관리 솔루션 등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이를 통해 꾸준히 사업 영역을 넓히면서 IT 공조 테크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습니다.

IT동아 한만혁 기자 (m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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