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약M iOS, 스마트폰 보안보다 관리에 초점 뒀지만..

김예지 yj@itdonga.com

[IT동아 김예지 기자] 바이러스는 모든 디지털 기기에 숨어든다. PC에 백신 프로그램을 설치하듯 스마트폰에 보안 앱을 설치하면 악성 앱 및 해킹 시도로부터 기기를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된다.

2024년 10월 알약M iOS 정식 버전이 출시됐다 / 출처=이스트 시큐리티
2024년 10월 알약M iOS 정식 버전이 출시됐다 / 출처=이스트 시큐리티

안드로이드와 달리 애플 iOS는 자체 보안 시스템을 지원하며 폐쇄적인 정책을 고수한다. 그래서 다른 앱에 사용자 정보 접근 권한을 제공하지 않았다. 그러나 교묘해지는 악성 웹사이트 및 앱, 스팸 문자, 스미싱 공격 등이 늘어나면서 추가 보안 앱에 대한 필요성이 증가했다. 이러한 수요에 힘입어 백신 프로그램 ‘알약’을 개발한 ‘이스트 시큐리티(EST security)’는 2010년 안드로이드용 알약 앱을 출시한 이후, 2024년 10월 알약M iOS 정식 버전을 출시하기에 이르렀다.

다만, 알약M iOS는 앞서 언급된 애플의 보안 정책 때문에 안드로이드 버전과 달리 ‘스마트폰 통합관리’ 기능 제공으로 방향을 잡았다. 현재 알약M 안드로이드가 ▲바이러스 검사 ▲스미싱 탐지 ▲와이파이(Wi-Fi) 보안 ▲앱 잠금 ▲간편 정리 ▲용량 정리 ▲비슷한 사진 정리 ▲앱 관리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 반면, 알약M iOS는 2025년 2월 기준 ▲와이파이 검사 ▲용량 정리 ▲사진 정리 ▲스팸 문자 필터링 등 4가지 주요 기능을 제공한다. 2030 세대를 주요 타겟으로, 보안 기능보다 스마트폰 관리 편의성에 초점을 둔 것.

간단한 보안 기능…와이파이 검사·스팸 문자 필터링

아이폰 iOS 17.6.1 버전에서 알약M iOS를 직접 사용해봤다. 앱스토어에서 알약M 앱을 설치해 접속하면 메인 화면 상단에 4가지 주요 기능이 보인다. 와이파이 검사 및 스팸 정리는 보안 기능, 용량 정리 및 사진 정리는 관리 기능으로 구분된다.

와이파이 검사는 현재 연결된 와이파이의 보안 등급을 알려준다 / 출처=IT동아
와이파이 검사는 현재 연결된 와이파이의 보안 등급을 알려준다 / 출처=IT동아

와이파이 검사는 현재 연결된 와이파이가 안전한지 알려주는 기능이다. 와이파이 환경에서 GPS 위치 권한을 허용한 후, 아이콘을 누르면 검사가 시작된다. 몇 초 후, 현재 연결된 와이파이의 보안 등급을 알려준다.

설정에서 와이파이 보안 등급 알림 및 자동 연결 알림을 활성화할 수 있다. 취약 와이파이가 연결될 경우, 알림을 받을 수 있어 실시간 보안 점검이 가능하다. 특히 암호화된 와이파이는 해커의 접근이 어렵기 때문에 안전한 편이나, 공공장소에서 와이파이 공유기는 개인정보 탈취에 취약하기 때문에 외부 와이파이를 자주 사용한다면 유용하다.

스팸 정리는 키워드 또는 시작 번호를 등록해 SMS 문자를 필터링하는 기능이다 / IT동아
스팸 정리는 키워드 또는 시작 번호를 등록해 SMS 문자를 필터링하는 기능이다 / IT동아

스팸 정리는 키워드 또는 시작 번호를 등록해 SMS 문자를 필터링하는 기능이다. 2자 이상 한글, 영문, 공백, 특수문자가 모두 키워드로 허용된다. 스미싱 문자에 자주 언급되는 ‘아이폰분실’ 등 예시 단어 및 번호를 참고해 키워드를 등록한다. 시작 번호는 최대 6자 숫자까지 입력 가능하다. 또한 텍스트 없이 이미지 파일만 포함된 메시지 차단 설정도 가능하다.

알약M에서 키워드를 등록한 후, 스마트폰 메시지 앱 설정을 변경해야 한다 / IT동아
알약M에서 키워드를 등록한 후, 스마트폰 메시지 앱 설정을 변경해야 한다 / IT동아

이 기능을 사용하려면 알약M에서 키워드를 등록한 후, 스마트폰 메시지 앱 설정을 변경해야 한다. 메시지 앱에서 ‘알 수 없는 연락처 및 스팸’ 메뉴에 들어가고, SMS 필터링으로 ‘알약M’을 선택하면, 등록한 키워드 및 시작 번호가 포함된 메시지가 메시지 앱에 생긴 ‘정크’함으로 자동 이동된다. 단, iMessage로 수신된 건은 필터링되지 않는다.

아이폰 메시지 앱 설정에서 ‘알 수 없는 발신자’ 기능을 설정할 경우, 이전 기록이 없는 모든 번호가 필터링됐기 때문에 불편했다면, 알약M 스팸 정리 기능은 내가 등록한 키워드 및 시작 번호를 기준으로 필터링하기 때문에 적절한 사전 예방이 가능하다.

부족한 관리 기능…느린 실행 속도·아쉬운 사용성

용량 정리는 불필요한 사진 및 동영상 파일 정리를 돕는 기능이다. ‘정리 시작하기’ 아이콘을 누르면 바로 파일 분석에 들어간다. 몇 분 후 스마트폰의 총 용량 및 사용 용량이 표시된다. 512GB 용량에서 약 절반을 사용한 경우, 분석 시간은 약 1분 정도가 소요됐다. 더 많은 용량을 사용 중일 경우 더 오랜 시간이 소요되니 참고하자.

용량 정리 각 항목에 들어가 이미지 또는 동영상을 용량 및 시간순으로 정렬해 정리할 수 있다 / IT동아
용량 정리 각 항목에 들어가 이미지 또는 동영상을 용량 및 시간순으로 정렬해 정리할 수 있다 / IT동아

총 용량은 이미지, 동영상을 비롯해 ▲스크린샷 이미지 ▲미리 알림 ▲유사한 동영상 파일 ▲빈 앨범 ▲라이브 사진 등의 항목으로 분류된다. 각 항목에 들어가 이미지 또는 동영상을 용량 및 시간순으로 정렬해 정리할 수 있다.

그러나 용량 정리 기능은 사진에 국한된다는 점이 아쉽다. 기타 용량에 대한 내용이 표시되지 않아 아이폰 기본 설정의 저장 공간 메뉴 또는 아이클라우드(iCloud)를 통해 사용 용량을 확인하는 것이 더 유용하다. 특히 기본 사진 앱 하단에는 중복된 항목, 스크린샷, 움직이는 항목을 비롯해 미디어 유형 구분이 더 상세히 표시된다. 아이폰 기본 기능보다 장점이 부족한 셈이다. 또한 만약 용량 정리 기능을 벗어난 뒤, 다시 기능을 시작하면 기존 내역이 지워져 처음부터 다시 분석을 시작해야 하므로 실행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제스처로 사진 정리는 사진을 오른쪽으로 스와이프하며 넘기면서, 오른쪽 상단 휴지통으로 던지듯 드래그함으로써 사진을 삭제하는 기능이다 / IT동아
제스처로 사진 정리는 사진을 오른쪽으로 스와이프하며 넘기면서, 오른쪽 상단 휴지통으로 던지듯 드래그함으로써 사진을 삭제하는 기능이다 / IT동아

사진 정리 기능도 기본 앱과 차별되는 장점이 두드러지지 않아 아쉽다. 사진 정리는 ▲제스처로 사진 정리 ▲인공지능(AI) 비슷한 사진 정리 두 가지를 제공한다. ‘제스처로 사진 정리’는 사진을 오른쪽으로 스와이프하며 넘기면서, 오른쪽 상단 휴지통으로 던지듯 드래그함으로써 사진을 삭제하는 기능이다. 휴지통에 들어간 파일은 한 번에 선택해 삭제한다. 알약M에서 사진을 삭제할 경우, 기본 사진 앱에서도 사진이 지워지고 ‘최근 삭제된 항목’에 1달간 보관된다.

기본 사진 앱에서 다수의 사진을 동시에 선택해 삭제하는 것과 달리 하나씩 보면서 불필요한 사진을 정리한다는 점이 차이다. 던지는 제스처는 쉽지만, 실수로 사진을 잘못 드래드해 지웠을 때 휴지통에 들어가 복구하는 작업이 다소 더뎌 사용 편의성이 높지 않게 느껴진다.

AI 비슷한 사진 정리는 AI가 메타 데이터 단위로 유사한 사진을 판독하는 기능이다 / IT동아
AI 비슷한 사진 정리는 AI가 메타 데이터 단위로 유사한 사진을 판독하는 기능이다 / IT동아

‘AI 비슷한 사진 정리’는 AI가 메타 데이터 단위로 유사한 사진을 판독하는 기능이다. 먼저 ‘비슷한 사진 정리’ 배너에서 오른쪽 점 세 개 메뉴를 눌러 탐색 기간을 1일에서 최대 1달로 설정한다. 1일로 설정한 경우 판독 시간이 약 20초 소요되고, 2주로 설정한 경우 약 3분이 소요됐다.

알약M에서 AI가 분류한 비슷한 사진(좌), 아이폰 기본 사진 앱의 중복된 항목 앨범(우) / IT동아
알약M에서 AI가 분류한 비슷한 사진(좌), 아이폰 기본 사진 앱의 중복된 항목 앨범(우) / IT동아

아이폰 기본 사진 앱에서 ‘중복된 항목’은 동일한 이름을 가진 파일을 말한다. 원본과 함께 압축 및 보정 등으로 크기가 달라진 사진을 제시하고, 이 중에서 품질이 가장 좋은 하나의 파일로 병합해 남기도록 권유한다. 반면, 알약M은 다른 파일이어도 AI가 판단했을 때 내용이 유사하다면 비슷한 사진으로 묶는다. 사용자는 하나의 파일을 선택해 삭제한다. 최대 설정 기간이 1달이라 짧지만, 향후 불필요한 유사 사진을 쉽게 정리할 수 있어 요긴하다.

한편, 알약M iOS에서 기능을 이용할 때마다 지속 등장하는 광고는 번거롭게 느껴진다. 약 5초에 불과하지만, 전체적인 앱 실행 속도가 느린 탓에 이마저도 사용자에게 불편함으로 다가온다. 알약M이 무료 앱이기에 감수해야 할 부분이나, 향후 기능을 추가한다면 유료 광고 제거 버전도 고려해 볼 만하다.

현재 알약M iOS는 보조적인 보안 앱으로 사용하기에 무리가 없다. 그러나 강력한 보안 기능을 추가하기 어려워 스마트폰 통합관리 앱으로 방향성을 잡는다면, 아이폰 기본 앱보다 차별화된 기능 추가를 우선순위로 고려해야 할 것이다.

IT동아 김예지 기자 (yj@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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