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진화한 게이밍 태블릿, 레노버 리전탭 Y700 3세대
[IT동아 김영우 기자] 게임을 더 원활히 즐기기 위해 최신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구매한다는 이야기가 이제는 어색하지 않다. 모바일 플랫폼이 사실상 게임 시장의 중심이 되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작년 12월, 영국의 게임 산업 매체 ‘게임인더스트리비즈’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모바일 게임의 매출은 925억 달러(약 134조 원)에 달했다.
이는 전체 게임 시장(1843억 달러, 약 267조 원)에서 50%에 육박하는 비중이다. 반면, 콘솔 게임은 27%인 503억 달러(약 73조 원), PC게임은 23%인 514억 달러(약 60조 원)에 그쳤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기업들도 게임 특화 기능을 강조한 모바일 기기를 내놓고 있다. 레노버(Lenovo)의 게이밍 태블릿인 ‘리전탭(Legion Tab)’ 시리즈가 대표적인 사례다. 리전 시리즈는 본래 레노버의 게이밍 PC 브랜드로 출범했지만, 2021년에 리전탭 Y700 1세대 제품을 출시하면서 게이밍 태블릿 분야로 범위를 확장했다.
이번에 소개할 ‘리전탭 Y700 3세대’ 제품은 시리즈의 최신작으로, 퀄컴 스냅드래곤 8 3세대 프로세서 기반의 강력한 처리 능력과 더불어, 고성능을 원활히 즐기기 위한 우수한 냉각 구조 및 높은 배터리 효율까지 갖췄다. 여기에 시각적, 청각적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돌비 비전, 돌비 애트모스 기술을 지원하는 등, 최근의 게이머들이 원하는 바를 잘 반영한 제품이다.
인상적인 휴대성, 더 인상적인 화면 품질
리전탭 Y700 3세대는 8.8 인치의 화면을 탑재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기반의 태블릿이다. 화면 크기만 본다면 애플의 아이패드 미니(최신 모델 기준 8.3인치)나 삼성전자의 갤럭시탭 A9(8.7 인치)와 어느정도 비슷하다. 본체의 두께는 7.79mm, 무게는 350g으로, 높은 휴대성을 기대할 수 있다.
화면의 품질도 인상적인데, 일반적인 풀HD급(1920x1080) 대비 한층 정밀한 이미지를 표현하는 2.5K급(2560x1600) 해상도를 갖췄다. 여기에 더해 화면 전반의 명암비(밝은 곳과 어두운 곳을 구분하는 능력)와 컬러를 향상시키는 HDR(High Dynamic Range) 기술도 지원한다.
기존의 HDR 지원 디스플레이 기기 중에는 밝기와 컬러 표현 능력이 부족해 HDR을 실행하면 오히려 색감이 왜곡되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리전탭 Y700 3세대의 경우, 최대 500 니트의 밝기를 지원한다. 그리고 디지털 콘텐츠 제작의 표준인 DCI-P3 색 영역을 98% 지원하므로 자연스러운 HDR 화면을 감상할 수 있다. 무엇보다 HDR 기술 중에서도 고급으로 꼽히는 ‘돌비 비전(Dolby Vision)’ 규격을 지원하는 것만으로도 이 제품의 HDR 성능은 의심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높은 주사율(1초당 전환되는 이미지 수) 역시 ‘게이밍 태블릿’이라는 정체성에 부합하는 요소다. 주사율이 높을수록 한층 부드러운 움직임을 표현할 수 있으며, 응답속도나 잔상도 개선된다. 일반적인 기기는 60Hz, 일부 고급 디스플레이는 120Hz 주사율까지 지원하곤 하는데, 리전탭 Y700 3세대의 화면은 최대 165Hz의 주사율을 지원한다. 이는 특히 화면 전환이 빠른 게임을 플레이할 때 유리한 조건이다.
음향 역시 수준급이다. 사운드의 입체감과 표현능력을 향상시키는 ‘돌비 애트모스(Dolby Atmos)’ 기술을 지원하는 듀얼 스피커를 본체에 탑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피커 크기는 작지만 소리가 상당히 큰데다, 음량을 최대한 높여도 소리가 찢어지는 느낌이 없는 것을 확인했다.
그 외에 본체 전면에는 800만 화소의 셀카용 카메라, 본체 후면에는 1300만 화소의 메인 카메라 및 200만 화소의 접사용 카메라를 탑재하고 있다. 후면 카메라가 최대 4K/30FPS 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는 것을 제외하면 그다지 눈에 띄는 부분이 없는 평범한 사양이다.
장시간 게임 플레이에 대응하는 세심한 설계
장시간 게임을 플레이하는 상황에 적합한 전원 설계도 갖췄다. USB 타입-C 포트를 통해 본체 배터리를 충전하는 건 여느 태블릿과 같지만, 리전탭 Y700 3세대의 경우 본체 측면과 하단, 두 군데에 타입-C 포트를 탑재했다. 어느 쪽에 케이블을 연결하더라도 충전은 가능하므로 가로/세로 어느 방향으로 표시되는 콘텐츠를 이용하더라도 편하게 본체를 충전할 수 있다.
참고로, 리전탭 Y700 3세대에 탑재된 배터리는 6550mAh의 대용량 모델이다. 비슷한 화면 크기의 애플이나 삼성 태블릿이 5000mAh 전후의 배터리를 탑재한 것과 비교하면 한층 긴 배터리 이용 시간을 기대할 수 있다.
대용량 배터리를 빠르게 충전할 수 있는 고속 충전 기능도 지원한다. 특히 리전탭 Y700 3세대는 68W급 USB-PD 규격 고속 전원 어댑터를 기본 제공하는 것이 눈에 띈다. 이 정도 용량의 전원 어댑터라면 어지간한 사무용 노트북도 충전할 수 있을 것이다.
플래그십급 성능을 보장하는 스냅드래곤 8 3세대 프로세서 탑재
내부 사양도 강력하다. 리전탭 Y700 3세대의 두뇌인 ‘퀄컴 스냅드래곤 8 3세대(Qualcomm Snapdragon 8 Gen 3)’는 이미 갤럭시 S24 시리즈나 갤럭시 Z 폴드/플립 6 등의 플래그십급 스마트폰에도 탑재되어 효용성이 검증된 고성능 모바일 프로세서다.
램(RAM)과 저장공간은 각각 12GB/256GB, 혹은 16GB/512GB 모델을 선택할 수 있는데, 이번 리뷰에선 12GB/256GB 모델을 이용했다. 12GB도 충분한 램 용량이지만, 여러 콘텐츠를 동시에 구동하고자 한다면 16GB 램을 탑재한 모델이 더 좋을 것이다. 콘텐츠 저장공간을 확장할 수 있는 SD카드 슬롯을 지원하지 않는 것은 다소 아쉽지만 기본 저장공간이 256GB로 넉넉한 편이라 크게 불편하지는 않을 것 같다.
시스템의 성능을 측정하는 긱벤치(Geekbench 6) 앱도 구동해봤다. CPU(중앙처리장치)의 경우, 단일 코어 기준으로 2220점, 다중 코어 기준으로 6832점을 기록했으며, GPU(그래픽처리장치)는 14823점을 기록했다. 같은 프로세서를 탑재한 갤럭시 S24 등의 플래그십급 스마트폰과 유사한 성능을 갖추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쾌적한 게이밍을 위한 다양한 부가기능 탑재
하드웨어 외에 소프트웨어 역시 게이밍에 최적화했다. 기본 탑재된 전용 앱인 ‘리전 스페이스(Legion Space)’를 활용하면 시스템에 설치된 게임을 검색해 손쉽게 관리할 수 있으며, CPU(중앙처리장치) 및 GPU(그래픽처리장치) 동작 속도, 램(RAM) 이용량 등의 성능 상황도 모니터링할 수 있다. 또한 캐시(임시 저장공간)를 비우거나 불필요한 앱이나 파일을 정리해 시스템의 가용성을 높이는 기능도 제공하는데, 이를 통해 좀더 원활한 게임 구동을 기대할 수 있다.
좀더 적극적으로 시스템 성능에 개입할 수 있는 ‘게임 어시스턴트(Game Assistant)’ 기능도 흥미롭다. 이는 게임 플레이 중에 화면 측면을 밀어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는 부가 기능 모음집이다. 핵심 기능은 동작모드 전환이다. 기본적으로는 성능과 배터리 효율의 균형을 중시하는 ‘밸런스 모드’로 구동하지만, 좀더 긴 배터리 사용 시간을 원한다면 ‘에너지 절약 모드’, 그리고 배터리 이용 시간이 짧아지더라도 고성능이 필요하다면 ‘성능 모드’로 원터치 전환이 가능하다.
모바일 게임 ‘명조’를 구동, 게임 내 그래픽 옵션을 ‘균형’에 두고 모드 전환을 해봤는데, 기본 상태인 ‘밸런스 모드’에서도 평균 60 FPS(초당 프레임)을 꾸준히 유지하며 원활한 게임 플레이가 가능했다. CPU 동작 속도는 2GHz 전후였다.
‘에너지 절약 모드’로 전환하는 경우, CPU의 동작 속도가 1GHz 전후로 낮아지고 평균 프레임 역시 30 FPS 정도로 낮아지는 것을 확인했다. 30 FPS 정도라도 게임을 무난하게 플레이할 수 있는 수준이기 때문에 배터리 이용 시간을 중시하는 게이머라면 무난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반대로 ‘성능 모드’의 경우는 CPU의 동작 속도가 3GHz 수준으로 높아지며 시스템이 낼 수 있는 100%의 성능을 발휘한다. 다만, ‘명조’ 같은 현재의 일반적인 모바일 게임을 즐길 경우, ‘밸런스 모드’에서도 무난하게 60 FPS를 유지하기 때문에 굳이 배터리를 더 써가며 성능 모드까지 이용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애당초 ‘명조’나 ‘원신’ 등, 대부분의 모바일 게임이 지원하는 최대 프레임이 60 FPS다.
다만, 지금의 게임보다도 더 높은 성능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되는 최신 게임이 출시된다면 리전탭 Y700 3세대의 성능 모드는 분명히 제 몫을 할 것이다. 지금 당장보다는 향후에 더 기대되는 기능이다. 그 외에도 게임 어시스턴트는 스크린샷 촬영, FPS 및 본체 온도 측정, 알림 차단, 화면 녹화, 그리고 우회 충전 등을 비롯해 게임 플레이 시 유용한 부가 기능을 다수 제공한다.
특히 우회 충전 기능을 활성화할 경우, 시스템은 배터리를 거치지 않고 충전기로부터 직접 전원을 공급받게 된다. 이렇게 하면 시스템 과열 방지 및 배터리 수명 연장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태블릿을 항상 충전기와 연결한 상태에서 게임을 플레이하는 사용자라면 애용할 만한 기능이다.
약 6시간 연속 60 FPS로 게임 플레이 가능
태블릿의 휴대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배터리 효율도 좋은 편이다. 배터리 100% 상태에서 모바일 게임 ‘원신’을 ‘밸런스 모드’로 계속 플레이하며 배터리 소모량을 체크해 봤다. 측정 결과, 5시간 48분 즈음 후에 배터리 잔량이 5% 이하로 떨어진 것을 확인했다.
게임 플레이는 인터넷 서핑이나 동영상 구동 등의 다른 작업에 비해 높은 성능을 요구하므로 그만큼 배터리 소모율도 높은 작업이다. 거의 6시간가량 연속적으로 게임 플레이가 가능한 태블릿이라면 배터리 효율이 수준급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6시간 동안 원신을 플레이하는 동안 평균 60 FPS를 꾸준하게 유지하는 것도 확인했다.
고성능에 쾌적함까지 더한 게이밍 태블릿
레노버 리전탭 Y700 3세대는 주요 소비자층이 분명한 태블릿 제품이다. 특히 우수한 프로세서 성능을 바탕으로 대부분의 모바일 게임을 원활하게 구동할 수 있으며, 돌비 비전 및 165Hz 주사율을 지원하는 화면을 통해 한층 높은 시각적 만족도를 보장한다. 그리고 장시간 게임을 구동하면서도 섭씨 37도 이하의 안정적인 온도를 유지하는 것을 확인했다. 우수한 냉각구조를 갖추고 있어 오랫동안 쾌적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의미다.
카메라 성능이나 사용자 인터페이스 등은 평범한데, 배터리 이용 시간 및 휴대성이 수준급이다. 덕분에 꼭 게임 플레이용이 아니더라도 다방면에서 쾌적하게 쓸 수 있을 것 같다. 온라인 쇼핑몰에 올라온 국내 정식 출시 제품 기준, 레노버 리전탭 Y700 3세대는 12GB(램)/256GB(저장소) 모델이 59만 9000원, 16GB/512GB 모델이 69만 9000원에 팔리고 있다.
한편, 일부 쇼핑몰에서는 레노버 리전탭의 국내 정식 출시 모델이 아닌 병행수입품을 팔기도 한다. 이런 제품은 화면에 한글이 표시되지 않거나 제대로 된 사후지원을 받지 못할 수 있으므로 참고하자.
IT동아 김영우 기자 (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