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5] 퀄컴, AI PC 및 사물인터넷, 전장 협력 등으로 사업 다각화
[IT동아 남시현 기자] 현지시간으로 1월 7일에서 10일 사이, 미국 네바다 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소비자 가전 전시회(CES 2025) 행사가 열린다. 올해 CES는 AI 및 AI 반도체에 대한 전 세계적 관심에 힘입어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기조연설을 진행했으며, 인텔, AMD, Arm, 퀄컴 등 AI 하드웨어 및 반도체 관련 주력 기업들도 참여해 2025년도에 벌어질 AI 혁신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퀄컴은 지난해 공식 기조연설을 통해 온디바이스 AI, 차량용 전장 및 AI 솔루션 등을 공개했었으나, 올해는 스냅드래곤 X 시리즈의 성장세 및 폼팩터 출시, 자동차용 디지털 섀시 기술 협력 등을 발표하며 조용히 참여하는 모습이다.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최고경영자는 “퀄컴은 엣지 AI 분야의 리더로서 광범위한 생태계 파트너와 함께 다양한 기기에서 소비자와 기업에 AI 우선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CES 2025에서 온디바이스 AI가 어떻게 차세대 UI가 되어 PC, 자동차, 스마트 홈 등의 경험을 혁신하는지 선보일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퀄컴 새로운 PC용 ‘스냅드래곤 X 플랫폼’ 공개
퀄컴은 지난해 4월, 노트북용 프로세서인 퀄컴 스냅드래곤X엘리트 및 플러스를 공식 발표했다. 현재까지 에이수스, 에이서, 델, HP 등의 제조사에서 60여 개 이상의 퀄컴 CPU 탑재 노트북이 출시됐고, 올해 안에 100여 개 이상으로 제품군을 확대하는 게 목표다. CES 2025에서 공개되는 스냅드래곤 X 플랫폼은 네 번째로 공개되는 제품군으로, 8코어 오라이온 CPU를 활용해 45TOPS(초당 1조 회 연산, 총 45조 회) 수준의 성능을 발휘한다.
퀄컴 스냅드래곤 X 플랫폼은 파트넘버 X1-26-100으로 8개 코어가 3.0GHz로 동작하며, 30MB의 캐시를 갖춘다. 메모리는 LPDDR5x를 지원하고, 총 1.7테라플롭스의 그래픽 처리 성능을 발휘한다. 상위 제품군인 엘리트, 플러스 제품군과 AI 성능, 무선 및 작업 활용도는 비슷하면서도, 가격은 600달러(약 87만 원대) 수준으로 경제적일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스냅드래곤 X 시리즈 기반의 미니 데스크톱 PC 등을 선보여 기업 시장 점유율에도 신경 쓰는 모양새다.
퀄컴, 현대모비스와 플랫폼 혁신 협력 나서
자동차 분야에서는 현대모비스와 차량용 솔루션 관련 협력 방안을 발표했다. 퀄컴은 스냅드래곤 라이드 플렉스 SoC(시스템 온 칩)과 스냅드래곤 라이드 자율주행 스택을 현대모비스의 첨단 소프트웨어 및 센서와 결합해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구현에 나선다. 스냅드래곤 라이드 플렉스 SoC는 단일 칩셋으로 디지털 콕핏, ADAS, 자율주행까지 지원하는 반도체며, 이를 현대모비스의 소프트웨어 애플리케이션과 결합해 전 세계 자동차 제조사로 제공하게 된다.
퀄컴 어웨어, 온프레미스 AI 솔루션 등으로 생태계 확장
퀄컴 칩 기반의 사물인터넷 환경인 ‘퀄컴 어웨어 플랫폼’, 생성형 AI 추론 및 컴퓨터 비전 작업 등을 처리하는 하드웨어 솔루션 ‘퀄컴 AI 온프레미스 어플라이언스 솔루션’과 엣지 및 클라우드에서 AI 추론을 지원하는 ‘퀄컴 AI 클라우드 인퍼런스 스위트’도 새롭게 발표됐다. 퀄컴 어웨어 플랫폼은 물류, 저온 유통, 제약, 전자제품, 자동차 부품, 사회간접자본 관리 등의 산업 분야에서 퀄컴 칩셋 및 호환 사물인터넷 장비를 활용해 상품 관리 및 지표 등을 확인하는 서비스다.
사용자는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위치 측정, 펌웨어 업데이트, 연결 장치 관리 등을 지원하며, 가시성과 모니터링까지 확보하게 된다. 소매 업자는 고가 상품의 재고 회전율 및 도난 여부 등을 확인하고, 유통 업자는 차량의 배송 효율성 및 정확성 등을 지표로 볼 수 있다.
퀄컴 AI 온프레미스 어플라이언스 솔루션은 클라우드 연결 없이 자체 연산을 통해 생성형 AI를 처리하는 장치다. 퀄컴 클라우드 AI 인퍼런스 스위트는 비전 인식, 생성형 AI 등을 즉시 활용하는 도구, 라이브러리 등을 포함한 서비스다. 두 서비스를 조합하면 데이터 연결 없이도 독립된 공간에서 상용 AI 애플리케이션 혹은 자동화 솔루션 등을 구축할 수 있다.
퀄컴, AI 기반으로 사업 다각화 기틀 잡는 한 해 보낼 듯
이외에도 퀄컴 스냅드래곤 8 엘리트 모바일 플랫폼용 퀄컴 AI 엔진이 인공지능 분야에서, 퀄컴 스냅드래곤 X 엘리트 칩 자체도 임베디드 기술 부문에서 혁신상을 수상했다. 이는 2029년까지 비 스마트폰 부문의 수익률을 2배 끌어올리겠다는 경영진의 전략에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퀄컴이 지난해 9월 29일 마감한 2024 회계연도에서 스마트폰 칩의 수익은 248억 6000만 달러, 비 스마트폰 부문의 매출을 83억 2000만 달러로 집계되는데, 이 매출을 두 배 끌어올리겠다는 것이 전략이다.
퀄컴이 주력 사업이 아닌 다른 반도체 사업을 펼치는 이유에는 지정학적, 정치적 계산이 깔려있다. 퀄컴은 지난 2016년 NXP 인수를 위해 440억 달러(약 63조 9000억 원)를 제시했지만, 중국 규제당국의 승인을 받지 못해 무산된 경험이 있다. 올해 1월부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 오포, 비보 등 중국 내 스마트폰 칩셋 매출도 흔들릴 수 있고, 대형 고객인 애플이 자체 모뎀 개발로 퀄컴의 수익률이 줄어들 수 있다는 변수도 있다. 퀄컴이 스마트폰 칩을 넘어 자동차, 사물인터넷, AI PC로 다각화하겠다는 전략에는 과거의 경험을 답습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숨어있다.
IT동아 남시현 기자 (s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