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A x IT동아] ‘마이크로바이옴’으로 보다 나은 삶 만들 것, 윤여민 메가랩 대표

강형석 redbk@itdonga.com

[SBA x IT동아 공동기획] 서울특별시와 서울경제진흥원(SBA)은 서울 성수·창동·동작에 창업센터를 마련했습니다. 스타트업을 발굴, 초기 창업부터 성장기까지 단계별 프로그램을 지원해 육성합니다. 이에 본지는 SBA와 공동으로 2024년 두드러진 활동을 펼친, 성장 가능성이 높은 유망 스타트업을 소개합니다.

[IT동아 강형석 기자] 미생물군집을 뜻하는 마이크로바이오타(Microbiota)와 유전체를 뜻하는 지놈(Genome)을 합친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은 현재 식음료ㆍ뷰티(화장품)ㆍ헬스케어(건강보조식품) 등 여러 분야에 적용되고 있다. 마이크로바이옴을 활용해 면역질환을 극복하거나 건강을 개선하기 위한 연구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시장도 꾸준히 성장 중이다. 국내 여성용 마이크로바이옴 시장은 2020년 기준 약 192억 원 수준에 달할 정도로 크며, 프로바이오틱스 시장만 보더라도 오는 2026년에는 1조 5000억 원 이상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 윤여민 메가랩 대표. / 출처=IT동아
▲ 윤여민 메가랩 대표. / 출처=IT동아

2018년에 설립된 메가랩도 마이크로바이옴을 활용, 뷰티ㆍ헬스케어 분야에서 점점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실력파 스타트업이다. 바실러스 서브틸리스 P223 균주에 대한 특허를 바탕으로 원료 및 제품 개발, 사업화를 진행하고 있다. 이미 KT&G, 웅진 등의 대기업과 파트너십을 맺고 건강기능식품을 OEM(주문자 상표 부착) 형태로 공급했으며, 자체 브랜드 헬스케어, 뷰티 제품도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항암과 소재에 대한 관심이 마이크로바이옴과의 인연으로

메가랩은 마이크로바이옴을 연구하는 바이오 기술 스타트업이다. 미생물 연구, 제품 생산이라는 투트랙 전략으로 성장을 이어가는 중이다. 무엇보다 등록된 특허 7개, 출원 중인 특허가 20개 정도로 기술력이 탄탄하다. 이를 앞세워 최근 진행한 발명진흥원 기술가치 평가에서 좋은 결과를 얻었다는 게 윤여민 대표의 설명이다.

윤 대표가 메가랩을 설립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경험. 가족 중 암 수술을 진행하면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가족뿐만 아니라, 항암 치료를 받는 사람을 위한 좋은 소재를 찾다 마이크로바이옴을 만나게 된 것이다.

“큰 병을 앓았던 분들은 음식 섭취나 아무 제품을 쓰기 어려워요. 시중에 천연 소재를 사용했다 전면에 내세워도 이 또한 쓰기가 쉽지 않습니다. 누구나 쓸 수 있는 소재를 찾다가 결국 마이크로바이옴까지 오게 됐어요. 공부를 하다 보니까 전반적인 지식에 대해 눈을 뜨고 더 깊이 있게 들어가 보고 싶었습니다.”

두 번째는 윤 대표 스스로가 소재에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좋은 재료를 찾더라도 흡수나 인체에 적용했을 때 나타나는 효과가 중요한데 어떻게 하면 긍정적인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다가 마이크로바이옴의 잠재력을 발견했다. 이제 미생물(마이크로바이옴)을 알지 못하면 향후 헬스케어 시장을 이해하기 어렵다 보고 본격적인 연구와 관련 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자연에서 좋은 소재를 찾아도 이게 결국 사람이 섭취하거나 피부에 바를 때 흡수가 매우 중요합니다. 그런데 마이크로바이옴과 소재가 만나면 효과가 극대화됩니다. 우리가 볼 수 없는 미생물이 소재와 만나면 대사 과정에서 여러 물질을 만들어냅니다. 생물전환이라고 부르는데요. 이 대사를 통해 나오는 물질 중 유용한 것들이 매우 많습니다.”

▲ 윤여민 메가랩 대표. / 출처=IT동아
▲ 윤여민 메가랩 대표. / 출처=IT동아

좋은 소재를 찾더라도 결국 실제 적용하는 과정은 쉽지 않을 것이라 본 윤여민 대표는 기술 고도화와 제품 출시라는 투트랙 전략을 수립했다. 파이프라인이 없다면 기업은 무너질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었다. 우선 바실러스 균주를 코어로 삼아 항염ㆍ항균ㆍ항산화ㆍ항인플루엔자ㆍ항바이러스 등 연구를 이어가는 것과 동시에 기능성 검토를 진행했다. 효능에 집중하고 각고의 노력 끝에 원료 및 액상화에 성공했다. 그 결과 건강기능식품과 화장품(코스메틱) 등에 적용, 상품을 생산하는 과정에 이르게 되었다.

윤 대표가 자신감을 보인 부분은 연구 부문이다. 작은 규모의 스타트업이지만, 연구 인력이 16명에 달할 정도로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메가랩에 출자한 건국대학교, 한국의과학연구원, 한국행복미생물의 협업이 있기에 가능했다. 김일성 주치의로 알려진 김소연 박사와 한국의과학연구원 센터장, 김기태 건국대학교 연구교수 등이 최고기술책임자(CTO)로 활동 중이다.

마이크로바이옴의 효과, 결국 체험이 중요하다

마이크로바이옴을 활용하기 위한 연구 개발을 거쳐 실제 상품화한 것이 메가톡톡, 뿌유, 패피롱(FAPELONG) 등 건강보조식품 브랜드와 미바이옴(meBIOME)이라는 뷰티ㆍ생활상품 브랜드다. 뿐만 아니라, 영ㆍ유아용 시장을 겨냥한 기능성 제품도 선보일 예정이다. 제품 출시를 위해 재료 검증과 필드 임상과 같은 인체 실험을 진행하는 등 준비에 만전을 기했다.

제품에 대한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고 한다. 온라인 판매가 꾸준히 늘었고 특히 재구매율이 높다는 점에 주목했다. 윤 대표는 재구매율이 약 90% 정도로 현재 누적 판매 약 10만 개 이상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실험 결과에 따른 수치가 있지만, 말 그대로 숫자일 뿐 실제 체감했을 때의 반응은 다름을 보여준 것이다.

마이크로바이옴에서 주목한 것은 소재와 만났을 때의 결과다. 일반적으로 자연에서 찾은 물질은 고분자 형태로 흡수율이 낮지만, 여기에 마이크로바이옴을 활용하면 저분자화 되어 흡수율이 상승하는 부분에 주목했다. 또한 분해 과정에서 항생제를 대체할 수 있는 ‘박테리오신’이라는 물질이 생성되는 점도 연구결과 중 하나였다.

이제 미생물이 인체에 유입됐을 때 긍정적 효과를 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윤 대표는 미생물 생태계가 좋아질 방법은 크게 세 가지가 있다고 말한다. 하나는 중간균을 유익균 쪽으로 끌어들이는 것이다. 우점한다는 표현을 쓰는데 전체적으로 유익균을 우점하도록 유도하고 유해균을 억제해 미생물 정착 환경을 개선하는 방법이다. 그다음은 멸종시키는 것인데 매우 위험한 방법이라고 한다. 마지막은 트랜스 플랜트로 유익균을 인체에 이식하는 형태다.

기존 유산균 기반 건강보조식품이나 화장품을 사용했는데도 큰 효과를 보기 어려웠던 이유는 오랜 시간 인체에 정착된 환경이 쉽게 바뀌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래서 살균이 아닌 항균 방식으로 접근, 유해 인자를 억제하면서 유익균이 정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환경 적응력이 뛰어난 균주를 사용하는 것도 필요하다. 메가도스(과량 투입)로 단기간에 환경을 바꾸는 작업과 함께 꾸준히 유익균을 투입하는 과정도 병행되어야 한다는 게 윤 대표의 설명이다.

기업 성장ㆍ사회공헌, 두 마리 토끼 다 잡겠다

물론 제품과 기술을 개발하고 시장에 선보이는 과정은 쉽지 않다. 메가랩은 모든 공정을 직접 진행하고 있다. 보통 원료화를 시작으로 시제품 개발, 제품 출시까지 최소 1년 가량 시간이 소요된다. 현재는 자체 브랜드 상품을 통해 현재는 사업이 궤도에 오르고 있지만, 더 넓은 시장을 마주하려면 지원이 절실하다. 이 과정에서 서울경제진흥원(SBA) 서울창업허브 입주 기회를 얻었다. 메가랩은 뉴미디어와 마케팅 특화 지원이 이뤄지는 창동센터의 지원을 받고 있다.

윤 대표는 높은 지원 경쟁률을 뚫고 입주 기업에 선정된 것은 행운이었다고 말한다. 더 넓은 시장으로 확장하기 위한 디딤돌은 물론이고 콘텐츠를 활용한 브랜드 홍보와 마케팅을 펼치고 싶다는 게 지원 이유였다.

“물리적으로 다 할 수 없죠. 그렇다면 간접적으로 우리를 알릴 방법은 콘텐츠 크리에이팅이라고 생각했어요. 예로 BTS 같은 경우도 지금이야 엄청 유명하지만, 처음에는 지속적인 소통을 위해 콘텐츠 퍼블리싱을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유튜브나 소셜 미디어 등을 통해서 말이죠. 그래서 메가랩 같은 스타트업이 고객과의 어떤 공감대를 만들고 그 안에 들어가려면 지속적인 콘텐츠가 필요합니다. SBA 서울창업허브 창동센터는 라이브 커머스, 유튜브 등 콘텐츠 퍼블리싱에 대한 지원 및 플랫폼 최적화가 잘 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기관 투자자와 연결 인프라도 탄탄해 스케일업의 기회가 많을 거라 판단하기도 했습니다.”

▲ 윤여민 메가랩 대표. / 출처=IT동아
▲ 윤여민 메가랩 대표. / 출처=IT동아

비록 입주한 지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았지만, 지난 5월에 진행했던 데모 데이(Demo Day) 외에 기관 투자자와의 만남, ESG 경영 관련 프로그램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 중이다.

그렇다면 메가랩은 어떤 미래를 그리고 있을까? 윤여민 대표는 크게 네 가지라고 말한다. SBA와 잘 연계해 스케일업으로 가는 기회를 마련하는 것과 기술을 고도화하는 것. 해외판로 개척이다. 마지막은 사회공헌 활동이다.

기술 고도화는 지난해 건국대학교 병원과 건국대학교 동물병원과의 업무협약을 통해 한 걸음 나아가는 중이다. 다양한 실험을 거쳐 마이크로바이옴을 개별 인정 원료로 인정받기 위함이다. 올 하반기에는 임상 실험을 시작해 내년 초에는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하는 것이 목표다. 이어 기술 고도화를 통해 나온 원료와 제품으로 국내 시장 및 해외 시장 개척에 나설 계획이다.

사회공헌 활동도 꾸준히 이어 나갈 예정이다. 윤 대표는 처음 설립할 때부터 사회공헌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그 일환으로 2022년과 2023년에 미혼모 협회에 제품을 지원하고, 올해는 섭식 장애인 커뮤니티와 협업해 교육과 제품 지원, 장내 미생물 검사를 도왔다. 지자체 취약 계층을 위해 춘천시와 가평군에도 제품 협찬을 진행했다. 앞으로도 취약계층에게 헬스케어 관련해 지원할 수 있다면 계속 활동해 나갈 것이라고 한다.

보다 나은 삶을 만들어 나가는데 기여하고 싶다는 윤여민 대표. 보이지 않아도 다수가 모여 큰 역할을 하는 마이크로바이옴처럼 메가랩이 목표를 향해 꾸준히 성장해 나가길 기대한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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