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SIA 시드팁스] 아타드 박영선 대표 "미래를 바꿀 힘, 데이터에 있습니다"
한국초기투자기관협회(KESIA)는 중기부 주관 민간주도형 예비창업 지원 프로그램 ‘시드팁스(Seed TIPS)’의 주관 기관이다. 시드팁스는 민관 협력 창업 프로그램 TIPS의 이전 단계 지원 프로그램이다. 전문성을 갖춘 민간 운영사 7곳(인포뱅크, 프라이머 시즌 5, 앤틀러코리아, 소풍벤처스, 엔슬파트너스, 탭엔젤파트너스, 와이앤아처)이 스타트업의 창업팀 구성부터 시드 투자 유치까지 초기 단계 성장을 책임지고 지원한다.
[IT동아 남시현 기자] “데이터를 거래하는 기업은 판매 혹은 구매 둘 중 하나다. 하지만 기업들 스스로도 어떤 데이터를 어떻게 보유하고 있는지 모르거나, 어떤 데이터를 얼마에 구매해야 하는지 모른다. 아타드는 데이터 거래 플랫폼 커브로 기업의 데이터 가치찾기를 돕고, 수요에 맞는 데이터 공급을 위한 조율까지 돕고 있다”
데이터의 활용도와 중요성이 높아지며 데이터 거래의 수요 및 공급도 늘고 있다. 미국에서는 2000년대 말부터 데이터 브로커를 통한 거래 산업이 형성됐고, 시장조사기관 MMR은 거래 시장 규모만 2023년 기준 2808억 달러(약 368조 원)로 보고 있다. 시장은 2030년이면 약 3821억 달러(약 500조 원)이상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하지만 국내 시장은 수요 없는 공급 시장이다. 민간 데이터 거래 비중이 높은 해외와 달리, 국내는 내부 데이터 활용 비중이 높고, 기업 필요성에 맞춰 가공된 데이터도 부족하다. 정부가 공공데이터 거래로 물꼬를 텄지만, 여전히 민간 대 민간 거래는 미국 시장을 이용하거나 자급자족 해야한다. 박영선 아타드 대표는 이 시장을 개척하려 한다.
해외에선 한창인 데이터 거래, 국내에선 시작 단계
아타드의 사업 구조를 이해하려면, 데이터 브로커의 개요부터 알아야 한다. 데이터 브로커(Data Broker)란 데이터, 그리고 중개자를 의미하는 브로커의 합성어로, 자산 형태로 가진 데이터를 거래할 때 매개 역할을 하는 조직 혹은 기업이다. 거래 성격에 따라 데이터를 가공하거나 컨설팅도 하는데, 아타드는 데이터 수요 및 공급 기업에 대한 컨설팅과 데이터 보안, 블록체인 기반의 민간 데이터 유통 플랫폼 ‘커브(KURV)’를 통한 데이터 등재 및 판매까지 모두 수행한다.
박영선 대표는 미국 컬럼비아 대학에서 보안, 양자역학을 전공했고, 아타드에 앞서 인공지능 관련 기업으로 한차례 투자자본 회수(Exit)를 한 바 있다. 이때 국내 데이터 시장의 문제점을 깨닫고, ‘미래를 바꿀 힘은 데이터에 있다’는 일념하에 2023년 1월에 다시 한번 창업한 회사가 아타드다. 그는 데이터 거래 시장의 한계부터 차근차근 설명했다.
박 대표는 “우리나라 데이터 시장은 구매자 간의 데이터 실거래가가 최대 7배까지 차이난다. 또 데이터 확보를 위한 재원도 문제고, 확보한 데이터에서 쓸만한 데이터를 한차례 더 가공해야 한다. 구매한 데이터를 재판매할 수도 없다. 반대로 판매자는 최대 30%의 거래 수수료는 물론 데이터 관리 및 보안에 비용을 지불해야 하고, 추후 데이터 판매율이나 수익률, 정보동의 및 분쟁 해결까지 감당해야 한다”라고 진단했다.
그래서 아타드는 대체불가능토큰(NFT) 기반의 데이터 되팔기, 실시간 유통 이력, 데이터 원본(시드) 직접 거래, 블록체인 기반의 로그인 서비스, AI 기반 데이터 견적 산출 시스템이 포함된 플랫폼 커브를 만들었다. 소비자는 안전한 플랫폼에서 적정 가격으로 데이터를 살 수 있고, 판매자는 보안 거래는 물론 재판매 수익까지 올릴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거래 수수료, 검색 및 중개 구독료, 그리고 AI 시장 트렌드를 반영해 투자 비용부터 매출까지 확인할 수 있는 ‘딥데이터 리포트’가 아타드의 주요 수익 모델이다.
박 대표는 지난해 세 달간 폐쇄형으로 커브를 서비스를 운영했는데, 그 사이에만 8천여 명의 해외 고객 유치, 매출 1억 원에 약 30억 규모의 데이터 거래를 이뤘다. 또한 미국 소재의 기업들로부터 수십억 원 규모의 기상 데이터, 지질 및 지진 데이터가 거래됐고, 각각의 데이터가 세번씩 재판매까지 이뤄졌다고 한다. 올해는 약 10억 원대 매출, 124억 원대 데이터 거래를 목표로 한다.
“국내 데이터 거래, 시장 맞춤형 중개 필요한 시점”
지난해 괄목할만한 성과를 냈지만, 박 대표는 단순히 데이터 판매만으로는 시장 지속이 어렵다고 말한다. 그는 “앞서 3년 간 회사를 운영 해보니, 데이터를 수요자가 원하는 형태로 만들어야 팔린다는 걸 깨달았다. 아타드가 직접 데이터 큐레이션 및 중개를 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정부 역시 이 문제점을 인식해 2025년까지 1000명의 국가공인 데이터 거래사를 양성해 시장을 보완한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아타드의 데이터 큐레이션은 어떻게 이뤄질까. 그는 “고객 데이터의 가치찾기가 우선이다. 한 골프 캐디 장비 기업이 자체 GPS로 수집한 데이터를 어떻게 판매할지 요청해왔다. 우리는 캐디가 머물렀던 좌표, 시간, 벙커 탈출 시간, 이동 시간 등등을 가공해 클럽하우스에 팔 것을 권했다. 이처럼 기업들이 보유한 데이터는 무궁무진하고, 다양한 형태로 가공해 팔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해외 사례로는 “해외 기상청 및 산림청도 기후 데이터를 판매한다. 많은 기업들이 데이터를 사지만, 의외로 사료 업체가 사기도 한다. 사료업체는 환경 데이터를 바탕으로 생산성, 품질 등을 고려하며 최대 10~20%까지 매출 차이가 난다. 해외에서는 데이터를 산업군으로 분류하고, 그 산업군을 초월해서 거래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초기투자기관협회, 현지 특화 사업에 큰 도움
아타드는 설립 1년 차를 막 넘어선 초기 스타트업이지만, 오는 8~9월에 200억 규모의 프리 A 투자를 생각한다. 또 내년 하반기에 시리즈 A까지 고려하고 있다. 이미 본사와 연구소는 물론 데이터 거래 시장의 특수성까지 고려해 미국 델라웨어에 미국 법인까지 갖고 있다.
박 대표는 “데이터는 민감 자원이면서 무형 자산이다. 그래서 특정 국가에서 사업을 진행하려면 법인 설립은 물론 현지 데이터센터가 필요하다”라면서, “이 과정에서 한국초기투자기관협회와 인포뱅크의 도움을 받는다.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한 현지 특화 비즈니스 모델 수립, 현지 서비스 대응 컨설팅 등을 통해 사업화를 돕고, 또 투자 자문이나 유치 등의 도움도 받고 있다. 직원 채용이나 스톡옵션 등 노무 관련 조언도 받는다”라고 말했다.
데이터 거래 혁신하고, 주도권 경쟁 가져올 것
박 대표가 국내 시장을 넘어 나스닥 상장까지 꿈꾸는 이유는 데이터 시장의 중심이 해외이기 때문이다. MMR이 조사한 데이터 브로커 마켓 점유율은 북미와 아시아 태평양을 합쳐서 50%가 넘고, 유럽까지 합치면 80%에 육박한다. 또한 빅데이터 및 브로커 기업 대다수가 미국 국적임을 감안하면 사실상 미국이 주도하는 시장이다. 우리나라는 여전히 시장 초기 단계이고, 개선을 위한 노력이 절실한 상황이다.
마지막으로 박영선 대표는 “아타드의 키워드는 ‘미래를 바꿀 힘은 데이터에 있다’다. 데이터의 본질을 통해, 미래가치 이해하고 데이터 헤게모니(Hegemony, 주도권)를 리딩하는 기업이 되고 싶다. 지금까지 우리가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미국 주도의 시장에서 한국의 목소리를 내고, 한국 시장을 넘어 큰 차원에서 인공지능과 데이터를 선도하는 기업으로 만들겠다”라고 말했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