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은 금융 시장에 얼마나 녹아 있을까?

강형석 redbk@itdonga.com

출처=엔바토엘리먼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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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동아 강형석 기자] 단순 궁금증을 해결하는 것부터 그림(사진), 영상을 생성하는 등 인공지능은 산업 전반에 걸쳐 빠르게 적용되고 있으며 현재는 우리 일상 속에서 편리하게 사용 가능한 수준이 되었다. 이제 인공지능이라는 단어가 없으면 어색하게 느껴질 정도다.

인공지능은 반복(기계) 학습을 시작으로 분석, 추론 과정 등을 거쳐 최적의 결과물을 낸다. 축적한 자료를 바탕으로 원하는 해답을 찾고 결과물을 도출하는 것이다. 그러나 ‘재산’을 다루는 금융 분야에서 인공지능은 다른 서비스처럼 믿고 사용할 수 있을까? 이는 조금 다른 이야기다.

고객의 ‘재산’ 다루는 금융 시장에서 인공지능은 어디까지?

금융 분야에서의 인공지능은 금융사에 따라 다르지만 두 가지 정도로 나눠볼 수 있다. 하나는 인공지능이 상품을 추천(자문)하는 것과 다른 하나는 개인이 투자를 맡기고 인공지능이 거래 과정에 일부 개입하는 것이다. 그러나 거래에 완전히 개입하는 것은 아니다. 현재 코스콤에서 운영 중인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 센터에서 가동 중인 투자 알고리즘을 보면 펀드로 구성되어 있다. 주식(개별종목)이나 선물, 옵션을 거래하는 알고리즘은 쉬이 찾기 어렵다.

전 세계 투자자의 광기와 공포 등이 모여 하나의 시장을 이루는 불규칙한 곳에서 자칫 큰 손실이 발생할 경우, 책임소재를 다툴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흔히 접하는 금융 분야 속에는 어떻게 인공지능을 적용, 서비스하고 있을까?

출처=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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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을 거래 외적으로 쓰는 경우는 무엇일까? 국내 금융사 대다수는 금융 범죄를 막는 것에 주력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보이스피싱 방지다. 과거 데이터를 학습시켜 인공지능이 보이스피싱 징후(이상거래)를 찾고 사고를 예방하는 것이 핵심이다. 은행 ATM 기기에서 돈을 인출하는 모습을 분석하고 보이스피싱 피해자와 비슷한 모습을 보인다면 고객에게 알리거나 직원을 통해 출금을 막고 경찰에 신고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한다. 사람이 하나하나 찾거나 이미 피해를 본 이후에 대응하는 게 아닌 선제적 대응으로 개입하는 사례다.

기업 신용평가에도 인공지능이 쓰이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2022년 하반기부터 기업여신 자동심사 지원시스템을 도입해 반영 중이다. 기업의 다양한 재무정보를 활용해 신용 위험도가 낮은 여신(대출)에 대한 결과를 전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심사 외에도 자체 분석을 바탕으로 한 보고서도 자동으로 작성돼 기업여신 담당자가 확인 가능할 정도다.

출처: 셔터스톡
출처: 셔터스톡

거래에 일부 개입하는 경우는 고객의 재산을 분석해 투자 자문을 하거나 자산 관리에 도움을 주는 서비스에 해당한다. 이른바 로보어드바이저(RoboAdvisor)가 그것인데, 금융 서비스 외에도 전문용어 때문에 찾기 어려운 금융 업무를 도와준다. 컴퓨터 프로그램을 활용해 특정한 조건으로 알아서 매수와 매도를 진행하는 프로그램 매매(알고 트레이딩)와는 방향이 다르다.

하나은행은 하이로보, 아이웰스 등 서비스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한 자산관리와 금융정보를 제공한다. 하나은행 고객의 거래이력을 인공지능이 분석한 뒤 맞춤형 정보를 제안하는 방식이다. 자산현황을 보여주고 투자성향에 따른 관리를 도와주기에 개인이 번거롭게 자산을 분석할 필요가 없다. 신한은행, KB국민은행 역시 마이쏠과 케이봇쌤 등 서비스에서 자산 분석 및 맞춤형 투자 계획을 제안한다.

금융권 인공지능, 고도화와 다변화의 길로

인공지능의 도입으로 개인은 다양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저렴한 비용으로 전문가 수준의 투자와 자산 관리가 가능해졌고 보안도 강화됐다. 여기에 다양한 형태의 인공지능 서비스가 두각을 드러내면서 금융권 또한 발 빠르게 대응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적용 중인 서비스의 고도화도 함께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 핀테크 기업은 물론, 금융사들이 자체 인공지능 전담 조직을 운영하며 변화하는 시장을 준비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2019년에 신한에이아이이름의 인공지능 전문회사를 설립했으며 하나금융그룹은 하나금융융합기술원, KB국민은행도 AI혁신플랫폼 부서를 운영하고 있다. 이 외 국내 금융사들이 관련 부서를 오래 전부터 운영하며 기술 개발에 매진하는 모습이다.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도 투자 상품에 인공지능을 적용하기 위한 과정에 돌입한 상태다. 내부에 전담 부서를 꾸려 기술 시험을 진행하거나 로보어드바이저 기업을 인수하는 식이다. 특히 올 하반기에는 퇴직연금에 대한 로보어드바이저 투자일임이 가능하기에 얼마나 높은 완성도와 수익률을 투자자에게 제공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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