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니테일 “아이들 동화도 웹툰, 전자책처럼 플랫폼으로 간편하게”
[IT동아 권택경 기자] “아들이 동화책을 좋아해서 아침, 저녁으로 매일 5권씩 읽어줍니다. 그런데 매번 다른 책을 읽어주려니 도서관을 매일 가기도 어렵고, 그때그때 새 책을 사기도 부담스러웠어요. 그래서 여러 동화를 한곳에서 보여줄 수 있는 플랫폼이 있다면 어떨까 싶었죠.”
웹동화 플랫폼 리니테일을 만든 정재윤 리니테일 대표가 창업 이유를 설명하면서 한 말이다. 당시 생후 24개월 아이를 둔 맞벌이 아빠로서 동화 콘텐츠를 쉽고 간단히 접할 수 있는 플랫폼 서비스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낀 정재윤 대표는 다니던 대기업을 그만두고 직접 창업에 나섰다. 마침 임신한 아내를 둬 정 대표의 비전에 공감할 수 있었던 윤동준 최고기술책임자(CTO)도 여기에 뜻을 함께 했다.
그렇게 탄생한 리니테일은 웹으로 동화 콘텐츠를 마치 웹툰이나 전자책 보듯 쉽고 편하게 소비할 수 있게 한 플랫폼 서비스다. 가격 또한 작가에 따라 한 편에 200원에서 500원이라 책을 구매하는 것에 비해 부담이 덜하다. 지난 8월 런칭한 리니테일은 현재 70권 정도인 작품을 올해 안에 100편 이상으로 확대하고, 내년에는 1000편까지 작품 숫자를 늘리며 앞으로 콘텐츠 확대에 힘쓸 예정이다.
인공지능을 활용해 좀 더 몰입감있게 동화를 즐길 수 있게 하는 기능도 추가한다. 대표적인 게 아이의 얼굴 사진을 동화의 삽화에 적용하는 기능이다. 삽화 속 동화 주인공 얼굴을 아이 얼굴과 닮은 형태로 보여줘 몰입감과 재미를 더한다.
이외에도 원래는 정지된 삽화의 배경이나 캐릭터에 AI로 움직임을 부여해 간단한 애니메이션 효과를 더하는 기술도 적용할 예정이다. 부모님의 음성을 학습해 동화책을 부모님 목소리로 읽어주는 기능이나 빗소리, 천둥소리 등 동화 내용에 맞는 환경음을 배경음으로 구현하는 기능 또한 추가할 계획이다.
정 대표는 리니테일을 통해 창업자 생태계 또한 공들여 구축하고 있다. 리니테일을 기성 작가는 물론 출판의 문턱을 넘기 어려운 신진 작가들도 자유롭게 작품을 선보일 수 있는 플랫폼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현재는 작가와 직접 계약하는 방식이지만 향후 출판사나 2차, 3차 유통사들과 창작자를 연결하는 중개 플랫폼으로도 발전시킬 계획이다.
작가들의 저작권 보호 및 관리를 위한 블록체인 기능도 현재 준비 중인 리니테일 2.0 서비스에 추가할 예정이다. 정 대표는 “아동 문학 쪽은 그림 작가와 글 작가의 기여도 문제 등 계약 관계가 복잡해 저작권 관련 분쟁 소지가 발생할 여지가 크다”면서 “블록체인을 통해 저작권을 투명하게 정의하고 수익을 나눠 가질 수 있는 시스템을 블록체인으로 구현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고 설명했다.
지난 4월 막 창업한 리니테일이 올해 8월 빠르게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아이디어 융합팩토리 예비창업랩의 도움이 있었다. 콘텐츠 분야 예비창업자를 위한 사업화 및 창업 지원 사업인 아이디어 융합팩토리는 멘토링, 네트워킹, 바우처 등 다양한 맞춤형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정 대표는 “동화 작가들과의 접점이 없을 때 아이디어 융합팩토리 프로그램의 네트워킹 지원을 통해 많은 작가들을 만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자문 변호사 또한 아이디어 융합팩토리를 통해 소개받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리니테일은 올해 11월 열린 성과발표회에서는 최우수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거두기도 했다. 올해 참여한 전체 55개 프로젝트 팀 중에서 최종 3팀에만 주어진 값진 결과다.
리니테일은 동화를 소비하는 아이들이 콘텐츠 창작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형태의 프로젝트도 다음주부터 시작할 예정이다. 아이들로부터 십이간지 동물 그림을 공모받아 각 동물별로 총 12점을 선정한 뒤 이를 바탕으로 황지영 작가가 동화책을 제작하는 프로젝트다. 황지영 작가는 ‘땡이와 할머니’, ‘청개구리 거울’ 등을 제작한 유명 동화 작가이자 제14회 대한민국 민화대전 특선 수상자이다. 정 대표는 “아이들은 자기가 그린 그림이 동화로 재창조되는 즐거움을, 어른들은 아이들의 시선을 이해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리니테일 2.0 서비스는 현재 웹으로만 제공되는 서비스를 앱 형태로도 확장하고, 글로벌 진출도 노린다. 정 대표는 “최근 한국 동화 작가들이 해외로도 활발히 진출 중이다. K-동화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을 정도”라며 “리니테일을 통해 국내 작가들을 발굴하고 해외 출판사들과의 협업 기회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글 / IT동아 권택경 (t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