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ing] HN노바텍, 대체식품에 지역상생 가치 더한다
[IT동아 권택경 기자]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228개 시군구 중 절반이 넘는 118곳이 인구소멸위험지역에 속한다. 저출산 시대에 수도권 집중 현상까지 겹치다 보니 지방은 극심한 인구 감소와 고령화에 시달리고 있다. 흔히 시골로 불리는 농촌 지역만 겪고 있는 일이 아니다. 부산과 같은 대도시마저도 전체 16개 구중 7곳이 인구소멸위험지역으로 꼽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심화하는 지방소멸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방편 중 하나로 기업에 의한 지역상생 노력이 꼽힌다. 특히 단순한 일회성 기부나 공헌이 아니라, 해당 지역과 밀착한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해 지역 내 일자리와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려는 시도들이 주목받는다. 창업 생태계 활성화를 통한 지역 기반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로컬 스타트업’도 이런 사례 중 하나다.
대체식품 전문 기업인 HN노바텍 또한 지역 상생에 기여하는 로컬 스타트업으로 꼽을 만한 사례다. 경북 구미에 본사를 둔 HN노바텍은 다양한 지역상생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지역 산물을 활용한 제품 개발과 지역 밀착형 비즈니스 모델 발굴에 힘쓰고 있다.
지난해 포항 창바우마을과 ‘소셜 비즈니스 모델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은 것 또한 HN노바텍의 지역상생 노력 중 하나다. 지역 사회 문제 해결에 기여할 사회적 기업 육성과 성장을 지원하는 ‘소셜캠퍼스 온 경북’을 통해 이뤄진 이 업무협약은 지역 공동체와 사회적 기업이 함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내용이다. 해녀를 중심으로 한 어업 공동체인 창바우마을은 수요가 줄어드는 미역의 새로운 수요 발굴과 판로 확보를, HN노바텍은 질 좋은 자연산 미역을 활용한 새로운 대체식품 개발에 나섰다.
그 결과 개발된 상품이 미역을 육포와 같은 형태로 만든 ‘곽포’다. 현재 돌미역 외 국내산 일반 미역을 활용한 제품으로 양산해 시판을 앞두고 있다. 고기 육포와 비교해 열량은 낮으면서도 포만감이 커 다이어트 식품으로의 효과도 크다. 건강 간식으로 해외에서도 주목받는 김과 달리 국거리 외 활용도가 다소 부족한 미역의 해외 수요 확대 등의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HN노바텍 측은 기대하고 있다.
HN노바텍은 올해에는 지역사회 문제해결 프로젝트인 ‘My구미’ 사업에 참여하기도 했다. SK실트론이 주최하는 ‘My구미’는 구미 지역 초등학생들과 경북·대구 소재 사회적기업·소셜벤처와 협력해 지역사회의 환경·사회 문제를 탐색하고 해결하는 프로그램이다. 초등학생들이 직접 프로젝트 기획부터 현실화까지 참여하며 미래 지역 인재로서의 역량을 함양할 기회도 제공한다.
이번 My구미 사업을 통해 HN노바텍은 구미왕산초등학교 학생들의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해조류 기반 대체육 활용 김치볶음밥 밀키트’ 개발에 나섰다. HN노바텍의 대체육 향미 소재인 ACOM-S(아미노산 복합체)를 활용한 대체육 고기소로 김치볶음밥 밀키트를 개발해 맛, 영양, 가치소비, 간편함을 모두 챙기길 원하는 1인 가구 소비자를 겨냥하는 기획이다. 이와 함께 대체육 제품 소비 증진으로 원료인 미역, 다시마 등의 소비 촉진과 육식 문제 해결, 지역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한다는 의도도 담았다.
개발 과정에서 학생들은 친환경, ESG 등 메시지를 담은 패키지 디자인 초안과 제품 모형을 제작하고, 이를 디자인 전문업체의 컨설팅으로 고도화해 시제품을 제작했다. 이렇게 현실화된 제품으로 HN노바텍 사내 시식회 및 구미왕산초 시식회를 진행하며 시장성도 검증했다. 시식회에서 시제품은 대체육 고기소와 김치볶음밥이 잘 어우러진다는 평가를 받으며 참가자들의 높은 만족도를 이끌어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프로젝트에 참연한 학생들 또한 “실체화된 제품을 보니 신기하다”, “우리 반이 낸 아이디어로 기업과 협력해서 제품을 만들어 뿌듯하다”라는 감상을 남기기도 했다.
HN노바텍 김양희 대표는 “학생들과 함께 진행한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대체육 활용 간편식의 시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향후에도 다양한 지역상생 활동으로 지역 경제에 기여할 수 있는 제품과 비즈니스 모델 개발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글 / IT동아 권택경 (t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