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지능형 교통체계 도시상’ 선정 ‘안양시’…기술 고도화의 배경은?
[IT동아 김동진 기자] 최근 한국ITS학회는 ‘제1회 지능형 교통체계(ITS) 도시상’의 주인공으로 경기도 안양시를 선정했다. 2009년부터 스마트도시통합센터를 기반으로 교통흐름 개선뿐만 아니라 도시 안전 강화를 달성한 덕분이다. 국내 기관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고도화에 성공한 안양시 ITS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센터를 방문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안양시가 이 같은 실적을 달성할 수 있었던 배경은 무엇일까. 실무자인 안양시 스마트도시정보과 스마트사업팀 윤정호 보좌관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AI 스마트교차로·긴급차량 우선신호·스마트 스쿨존 맞물려 동작하는 ‘안양시 ITS’
안양시는 그간 체계적인 준비과정을 통해 지능형 교통체계(ITS) 고도화를 추진해 왔다.
윤정호 보좌관은 “시는 2009년 3월 스마트도시통합센터 개소부터 지난 4월 ITS 확대 사업을 마치기까지 10년을 훌쩍 뛰어넘는 세월 동안 ITS 구축과 고도화에 매진했다”며 “ITS 전문 기업 라온로드와 교통신호 전문기업 이지트래픽 등과 손잡고 AI 스마트 교차로, 긴급차량 우선신호, 스마트 스쿨존을 기반으로 작동하는 ITS 고도화를 성공적으로 달성했다”고 말했다.
안양시가 구축한 AI 스마트 교차로는 신호위반 차량 단속뿐만 아니라 도시 안전을 강화하는 기능으로도 작용하고 있다.
윤정호 보좌관은 “시에 구축한 63개소 238대의 AI 스마트 교차로는 교통법규 위반 차량의 번호판과 차종뿐만 아니라 무단횡단하는 보행자까지 감지할 수 있다. 이처럼 고도화된 스마트 교차로 덕분에 도시 안전을 강화하고 있다”며 “일례로 특수강도 혐의로 서울구치소에 수용됐다가 탈주해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김길수 사건이 있다. 안양평촌한림대병원에서 김길수가 탈주한 당시 새벽 6시쯤 이른 시간이었던 탓에 도주 동선 파악이 어려웠지만, 시 스마트 교차로에 무단횡단하는 김길수의 모습이 포착돼 결정적 단서를 경찰에 제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AI 스마트 교차로 외에도 119 신고정보를 실시간 수집해 사고현황과 돌발상황을 관내 CCTV를 통해 잡아내고 있다”며 “덕분에 만취한 음주운전자의 동선을 즉각 파악, 경찰과 협조해 검거하는 방식으로 도시 안전을 강화하고 있다. 소방서와 법무부, 군부대와도 실시간 협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긴급차량 우선신호와 스마트 스쿨존도 시민 안전을 지키는 유용한 기능이다.
윤정호 보좌관은 “안양시 스마트통합관제센터는 구급차와 같은 긴급차량이 경로를 설정할 경우, 해당 경로의 신호를 제어하는 방식으로 골든타임을 사수하고 있다. 덕분에 관내 어디든 긴급차량이 10분 내로 대형병원 응급실에 도착할 수 있는 체계를 갖췄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학교 주변 교통사고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바 있다. 안양시는 스마트 스쿨존을 설정해 학생 안전을 지키고 있다”며 “스마트 스쿨존은 사거리와 같은 사각지대 주위에 설치돼 전광판을 통해 차량이 접근하면 위험을 알리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현재 시 전체 초등학교로 스마트 스쿨존을 확대 적용했다”고 말했다.
ITS 구축 우수 지자체 안양시…벤치마킹 위해 해외에서 연이어 방문
안양시가 ITS 기반 스마트교통관제센터로 교통흐름 개선뿐만 아니라 도시 안전을 강화한 사례가 연이어 알려지자, 국내 기관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안양시 ITS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연이어 센터를 방문하고 있다고 한다.
윤정호 보좌관은 “2023년 11월 기준, 지금까지 국내 1341개 기관, 1만6616명의 공무원과 143개국 666개 도시 5546명의 공무원들이 안양시 스마트통합관제센터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방문했다”며 “아방카이시 네스토르 라울 페냐 산체스 페루 시장은 지난해 12월과 올해 7월, 두 차례 센터를 찾아 안양시의 인상적인 기술력을 칭찬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윤정호 보좌관은 ITS 고도화를 달성하는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고 회상했다.
그는 “10여년 전에는 스마트 기술이 왜 필요하고 어떻게 활용될지 공감하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전담인력을 확보하려면 다른 부서의 인력을 끌어와야 하므로, 설득 작업이 만만치 않았다”며 “도시 안전 강화를 목적으로 성과를 보이면 분명 내부 공감대가 형성될 것이라고 믿었다. 묵묵히 스마트 기술 적용을 추진해 2012년 행정안전부 행정제도개선 우수사례 대통령상 수상을 시작으로 국토교통부 스마트시티 통합플랫폼 경진대회 금상, 한국 지방정부 정책대상 수상, 행정안전부 ‘스마트 스쿨존 교통안전서비스’ 안전 대상 등 다수의 수상 실적을 달성해 팀을 확대 개편할 수 있었다“며 “덕분에 통합센터팀, 스마트사업팀, 교통정보팀, 영상정보팀, ICT융합팀, 빅데이터팀 총 6개팀 26명의 전문직렬 조직으로 구성된 스마트도시정보과를 올해 구성할 수 있었다. ITS를 구축하고도 관련 데이터를 분석할 전담 인원이 없어 애를 먹는 다른 지자체와 달리 자율주행 교통체계 구축을 위한 데이터 분석까지 추진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라고 말했다.
신축 스마트도시관제센터 개관 임박…자율주행 교통체계 구축 목표
안양시는 내년 동안구청 부지에 스마트도시통합센터를 확장, 이전한다. 지하 1층, 지상4층 규모의 신축 스마트도시통합센터에 관제센터뿐만 아니라 자율주행 체험존, 스마트도로 체험존 등을 구성, 시민에게 개방하겠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윤정호 보좌관은 “안양시가 스마트통합관제센터에서 모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궁극적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자율주행 기반 스마트도시의 청사진을 시민이 함께 살펴볼 수 있도록 신축 센터를 꾸릴 계획”이라며 “자율주행 교통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자율주행버스 ‘심야로’ 2대도 시범 운행하고 있다. 자율주행 셔틀버스 운행을 목표로 돌발상황 검지, 보행자케어, 수요대응형 운영(심야시간 사전예약)뿐만 아니라 기존 신호정보·버스정보시스템 및 안전귀가시스템과의 연계 등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스마트 기술이 아무리 훌륭해도 하나의 기술일 뿐, 결국에는 사람이 책임과 열정을 가지고 아이디어를 고민하고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과정에서 ITS 고도화를 달성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장시간 노하우와 경험, 전문적인 역량을 쌓은 담당자들이 지자체의 가장 큰 자산이다. 기술력을 갖춘 직원들과 함께 공감대를 형성하며 일할 수 있는 조직과 추진 동력 확보는 결코 하루아침에 만들 수 없다. 안양시는 그간 꾸준한 노력과 성과관리를 통해 ITS 고도화를 달성했고, 앞으로도 이를 바탕으로 기술 도입과 고도화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많은 관심을 바란다”고 말했다.
글 / IT동아 김동진 (kdj@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