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활용도, 상품성 개선에 초점 맞춘 삼성 '더 프리스타일 2' 프로젝터
[IT동아 남시현 기자] 프로젝터의 가장 큰 장점은 투사 화면의 크기를 원하는 대로 정할 수 있다는 점이다. 작은 화면을 원한다면 근거리에 투사하면 되고, 큰 화면을 원한다면 빔프로젝터가 지원하는 크기까지는 화면을 키울 수 있다. 또 디스플레이와 달리 휴대나 보관도 간편하다.
하지만 디스플레이와 마찬가지로 운영체제나 용도, 활용도가 브랜드마다 제 각각이다. 인지도가 낮은 회사의 제품의 경우 운영 체제가 없다든가, 화면 투사에만 충실하기도 하고, 연결성이나 수명 등이 부족할 수도 있다. 브랜드 제품의 경우 가격은 비싸지만 그만큼 사용이 간편하고, 사후지원이나 서비스가 잘 된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나 TV를 만드는 기업의 빔프로젝터는 빔프로젝터 전문 기업들과는 다른 장점이 있다. 대다수 빔프로젝터 브랜드는 모니터와 함께 제조하거나, 산업용 제품 등을 함께 만든다. 따라서 기술이나 호환성은 좋아도 사용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TV 제조사들의 경우 소비자 접근성에 대한 이해가 높고, 또 자체 운영체제 등을 탑재하기도 한다. 삼성전자의 더 프리스타일 2세대 제품이 이 조건에 딱 맞는다.
스마트폰의 활용도를 그대로 누리는 빔프로젝터
삼성 더 프리스타일 2세대는 22년 1월 공개된 휴대용 빔프로젝터 ‘더 프리스타일’의 2세대 제품이다. 2세대는 디자인과 활용도는 큰 변화를 주지 않고, 두 대의 프리스타일 기기를 연동해 큰 화면을 만드는 ‘와이드 뷰(스마트 엣지 블렌딩)’, 클라우드 게이밍 플랫폼 ‘게이밍 허브’, 더 빨라진 홈 화면 및 앱 실행속도 등 부가 기능 측면에서의 성능을 더 끌어올린 제품이다.
외관과 외부 버튼 등의 기능은 전작과 동일하며, 색상도 화이트로 고정이다. 대신 전작과 동일하게 케이스나 외장 배터리, 실리콘 스킨, 크래들을 그대로 이용할 수 있다. 인터페이스 역시 전면에 전원 및 볼륨, 스마트폰 연결 터치 버튼이 그대로 배치됐고, 측면에 마이크 온오프 버튼과 HDMI 단자, 전원 공급용 USB-C 단자를 갖추고 있다.
참고로 더 프리스타일은 배터리를 내장하고 있지 않으며, 외부에서 무전원으로 사용하려면 별매의 배터리팩을 구매해야 한다. 따라서 기기의 USB-C 단자는 데이터 전송이 아닌 전원 공급용으로만 사용하며, 50W 이상의 USB-PD 충전기를 꽂어야 한다.
사운드는 돌비 사운드를 지원하는 360도 무지향성 5W 스피커를 내장하고 있으며, 우퍼가 따로 없음에도 저음역대를 보강하는 패시브 라디에이터를 내장해, 우퍼가 있는 듯 무게감 있는 사운드를 즐길 수 있다. 돌비 기능은 OTT 등 서비스에서 지원하면 활성화되며, 무지향성이므로 어떤 각도에 있던 원활하게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와이드뷰와 연동하면 스테레오로 쓸 수 있다.
또 블루투스 오디오 연결을 지원해 외부 기기와 연동해서도 쓸 수 있고, 측면에 삼성 갤럭시 스마트폰을 탭하면 자동으로 스마트싱스가 연결된다. 전작에는 배터리를 사용했던 리모컨은 2세대부터 태양광 충전지로 바뀌어 지속가능성을 추구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성능과 외관은 동일하고, 기능면에서 업그레이드됐다.
조명은 FHD(1920x1080) 해상도에 최소 30인치에서 100인치 화상을 제공한다. 밝기는 230 안시루멘(ANSI Lumens)이며, 전작보다 약 1만 시간 늘어난 3만 시간의 광원 수명을 제공한다. 안시루멘은 미국국립표준협회가 정의한 프로젝터 램프 밝기 표준이며, 스크린에 화면을 투사한 다음 9분할로 나눈 뒤 측정되는 화면의 밝기를 평균으로 나눈 값이다.
대다수 휴대용, 소형 빔프로젝터들이 그렇듯, 한낮에 채광이 들어오는 환경보다는 그늘이나 어두운 환경에서 좀더 또렷하고 분명하게 출력된다. 캠핑 등에 가져간다면 어스름한 시간대까지 기다렸다가 써야 한다.
한 대로 30인치에서 최대 100인치, 두 대 연결해 160인치까지
화면은 0.8m에서 30인치, 1.5m에서 55인치, 1.7m에서 64인치, 최대 2.7m에서 100인치(254cm)다. 여기에 다양한 투사 기능이 실내외에서의 활용을 돕는다. 우선 놓고 화면을 투사하면 자동으로 기울기와 폭 등의 설정을 맞춰주는 오토 스크린 세팅이 적용되고, 투사 각도로 인해 화상이 사다리꼴로 투사되는 것을 보정하는 오토 키스톤 기능이 있다.
또한 바닥이 기울어져 있어도 좌우를 잡아주는 오토 레벨링과 자동 초점 기능이 각각 지원된다. 화면 및 초점 설정은 변경 시마다 자동으로 적용되지만, 옵션을 통해 수동으로도 보정할 수 있다. 화면 투사 역시 360도로 가능하므로 전면은 물론 천장 등에도 쏠 수 있다.
1세대와 2세대의 가장 큰 차이점은 와이드뷰 기능이다. 와이드뷰는 2대의 더 프리스타일을 연동해 가로 최대 160인치(28:9), 세로 최대 120인치(16:15) 화면을 만들어내는 기능이다. 두 대의 기기와 스마트폰을 동일한 네트워크에 연결해 사용한다(5Ghz 무선랜 환경 권장).
사용 방법은 삼성의 사물인터넷 앱인 ‘스마트싱스(SmartThings)’를 켠 뒤, 각각의 기기를 스마트폰에 연동한다. 그 다음 두 기기가 모두 켜진 상태에서 설정 화면에서 ‘와이드뷰’를 누르면 설정 화면이 뜬다. 설정 과정은 연결할 기기 연동, 레이아웃 선택, 배치 설명 등의 순서로 진행된다.
와이드뷰 설정 과정은 그리 어렵지 않지만, 빔프로젝터 초보자라면 사전 설정 테스트가 필요하다. 우선 연동을 위해 더 프리스타일 두 대의 조정 참고용 패턴을 길게 가로 혹은 위아래 세로로 배치한다. 다음으로 앱 내 중간의 두 아이콘이 겹치도록 본체의 위치를 적절히 조정한다. 아이콘이 완전히 겹치지 않아도, 스마트싱스 안내에 따라 여덟 개의 사각형 패턴만 고르게 배치되면 된다.
두 빔프로젝터는 가급적 수직과 수평을 유지하면서 좌우 패턴을 맞춰야 한다. 참고로, 스크린이 아닌 (표면이 고르지 못한) 벽면 등에 출력한다면 패턴이 제대로 인식 또는 연동되지 않을 수 있다. 만약 와이드뷰 출력 중 초점 등이 틀어지면 연동 과정을 종료하고 홈 화면에서 초점을 다시 맞추면 된다.
정확한 와이드뷰 투사 화면을 위해 투사 각도는 정밀하게 맞추는 것이 좋다. 설정에 익숙해지면 이후로는 금세 연동 구성할 수 있다. 두 대의 구성 위치를 바꾸지 않는다면, 다음번 와이드뷰 설정 시에 이전에 조정한 설정을 다시 불러올 수 있다.
체험해 보니 와이드뷰 기능 자체는 제법 매력적인 듯하며, 일반 소비자 외에도 작품 전시나 외부 공연, 강연 등 소형 빔프로젝터로 대화면을 구현해야 하는 특수 조건에도 적절하리라 예상한다. 추가로, 와이드뷰가 설정되면 화면 비율에 맞는 사진 슬라이드 쇼 혹은 스마트폰 미러링을 통한 화면만 연동되며, 본체 내장 운영체제는 사용할 수 없다. 미러링되면 스마트폰 화면 그대로 출력되니 스마트폰 화면 비율과 동일하게 투사된다.
타이젠 기반의 운영체제, 스마트TV같은 활용성 제공해
저가형 빔프로젝터의 경우 안드로이드 TV 혹은 중국산 운영체제 등을 탑재하기도 한다. 더 급이 낮은 제품은 출력 기능만 있어서 스마트폰 연동 없이는 동작하지 않는다. 이런 특성이 불편할 것 같다면 텔레비전 브랜드의 제품을 고르는 게 현명하다. 텔레비전 기술력이 있는 브랜드의 경우 동일한 운영체제를 빔 프로젝터에 탑재하므로 확장성이나 기능이 풍부하다.
더 프리스타일 2세대의 메뉴는 23년식 이후 출시된 삼성 TV에 도입된 것과 같은 스마트 허브다. 메모리 등의 성능 향상으로 전 세대보다 동작 속도가 소폭 향상된 느낌이다. 와이파이가 연결돼 있으면 삼성 스마트 TV 플러스를 통한 실시간 방송 시청은 물론 디즈니플러스 애플TV, 넷플릭스, 유튜브, 웨이브, 티빙, 아마존 프라임 등 국내외 OTT 공식 서비스를 곧바로 이용할 수 있다.
애플리케이션은 필요에 따라 추가 설치할 수 있고, 외부 기기 연동이나 장치 관리 등도 메뉴를 통해 조작할 수 있다. 조작은 리모컨 혹은 스마트폰으로 할 수 있다.
또한 1세대 제품에는 없던 게이밍 허브 기능도 추가됐다. 게이밍 허브는 콘솔 기기 없이 클라우드를 활용해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는 기능이다. 콘솔을 스트리밍 하는 게 아니므로 콘솔 자체가 필요 없고, 100여 개 이상의 게임 타이틀이 제공된다. 지원 플랫폼은 엑스박스, 지포스 나우, 트위치, 유튜브, 스포티파이 등이며, 본인 계정을 연결해서 쓰면 된다. 클라우드 게임인 만큼 외부에서 활용하려면 충분한 네트워크 성능이 확보되어야 하고, 조작을 위한 키보드나 마우스, 패드 등도 구비하면 좋다.
1세대와 큰 차이 없지만, 최대 160형 대화면 노려볼 만
삼성 더 프리스타일 2세대는 활용도와 디자인 두 가지를 모두 중시하는 사용자를 위한 제품이다. 리뷰에선 다루지 않았지만 렌즈캡을 끼워 무드등으로 쓸 수 있고, 장스탠드를 연결해 깔끔하게 배치할 수 있다. 특히 투사 각도가 360도에 이르기 때문에 천장 투사나 공연, 전시 목적으로 활용하기 좋다. 2세대에 추가된 와이드뷰와 게이밍 허브 기능도 목적만 맞다면 활용하기 좋다. 뛰어난 스마트폰 연동성이나 스마트 TV 운영체제를 그대로 쓰는 것도 장점이다.
다만, 다른 소형 빔프로젝터와 마찬가지로 인터페이스가 생략돼 USB나 외장하드 등 외부 저장장치를 연결할 수 없는 점은 다소 아쉽다. 또 배터리 내장이 아니어서 전원 연결이 필수다. 일반 소비자의 보편적인 영상 시청 용도라면 1대의 100인치 내외 화면으로도 부족함은 없을 듯하고, 와이드뷰 화면 연출이 필요한 상황이나 공간에서는 두 대를 적절하게 연동 구성해 활용할 수 있다.
가격은 더 프리스타일 2세대 본체에 캐리어, 스킨 및 크래들을 갖춘 구성 혹은 본체에 포터블 배터리, 스킨, 캐리어를 갖춘 구성이 각각 119만 원대다. 단품 구성은 87만 원부터 시작한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