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 시대] 전기차 전용 타이어 상용화 현황 살펴보니

김동진 kdj@itdonga.com

바야흐로 전기차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전동화 전환에 속도가 붙으면서 자동차 엔진과 소재, 부품뿐만 아니라 연료를 채우는 방식까지 기존과 달라지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무수한 의문점이 생겨납니다. ‘비 오는 날 전기차를 충전해도 될까’와 같은 질문입니다. 이에 IT동아는 전기차의 A부터 Z까지 모든 것을 살펴보는 ‘EV(Electric Vehicle) 시대’ 기고를 격주로 연재합니다.

출처=엔바토엘리먼츠
출처=엔바토엘리먼츠

타이어 주행저항은 내연기관차의 연비나 전기동력차의 전비에 영향을 미칩니다. 또한 조향과 제동 및 회생제동 성능에도 영향을 줍니다. 전문가들은 오래전부터 주행 중인 자동차 타이어가 소음과 다양한 공해물질을 배출한다고 지적해 왔습니다. 이에 따라 타이어 업체들은 소음을 줄일 수 있는 흡음재를 타이어 내부에 붙이거나, 저소음 트레드 패턴 기술을 개발해 노면 소음과 공명음 문제를 해결하고 있습니다.

타이어 내부 소음재 / 출처=콘티넨탈타이어
타이어 내부 소음재 / 출처=콘티넨탈타이어

주행 중 타이어가 배출하는 유해 물질이 자동차 배기관을 통해 나오는 유해 물질보다 최대 2000배 더 많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타이어는 사용 기간이 길어질수록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 입자 배출이 많아집니다. 과거에 비산먼지의 발생원 중 하나도 타이어로 평가했습니다. 특히 차량 중량이 무거울수록 타이어가 방출하는 공해물질이 많고, 도로도 파손시켜 대형트럭과 같은 상용차의 타이어 점검과 적재 중량 단속을 통해 안전성을 높이고 환경도 보호하고 있습니다. 타이어 업계도 연구개발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고 있습니다.

이처럼 타이어 업체들은 고안전·친환경 타이어를 개발해 왔습니다. 특히 타이어 업계는 전기동력차 보급이 빨라지자, 전기차 전용 타이어를 개발하기 시작했습니다. 전기차는 차체구조가 내연기관차와 다르고, 대용량의 배터리 탑재로 인해 중량이 무거워서 20% 이상 공해물질을 더 많이 배출한다는 평가도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무소음이 특징인 전기차가 타이어 소음을 유발하면 안 되겠지요. 내연기관차가 내 뿜는 공해물질은 내연기관차를 전기동력차로 대체해 해결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주행 중 타이어가 발생시키는 공해물질과 소음을 제거하기는 매우 어려운 문제입니다. 타이어를 장착하지 않고 달릴 수 있는 자동차는 없기 때문입니다.

전기차 전용 타이어 / 출처=금호타이어
전기차 전용 타이어 / 출처=금호타이어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싼 전기차용 타이어를 내연기관차에 장착하지는 않겠지만, 내연기관차용 타이어를 전기차에 장착하면 전비가 떨어집니다. 따라서 전기차는 전용 타이어를 장착해야만 소음도 줄이고 전비 효율도 제대로 얻을 수 있습니다. 또한 전기차는 배터리를 탑재해 무겁기 때문에 타이어에 부하되는 최대 허용하중인 하중지수와 긴 수명도 유지해야 합니다. 전기차의 토크가 강한 만큼, 타이어와 노면의 마찰력인 그립도 중요합니다. 토크는 타이어 축에 순간적으로 돌려주는 힘으로, 토크가 높으면 가속 페달을 조금만 밟아도 빠르게 최대 속도까지 도달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타이어는 주행 안전성도 보장해야 합니다.

타이어 업계는 전기차용 사계절 타이어를 생산하고 있지만 겨울철에 문제를 유발하고 있습니다. 시험·기준 전문업체인 Smithers가 온도에 따른 타이어 구동 마찰저항을 측정한 결과, 온도가 실온 이하로 떨어지면 타이어의 마찰저항이 더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겨울철 배터리 성능저하와 함께 전기동력차의 전비를 낮추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타이어 업체들은 전기차용 스노우 윈터 타이어도 개발했습니다. 전기차 보급이 증가하면서 교체용 타이어 수요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EU는 ‘유로 7’ 규제의 도입을 앞두고 타이어 마모에 따른 공해물질 배출을 억제하기 위한 규제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타이어 소재의 근본적인 변화를 모색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많습니다.

타이어업체들도 탄소중립에 대응하기 위해 공정 혁신을 추진하고, 친환경 소재를 사용하는 한편 폐타이어의 재활용을 적극 추진하고 있습니다. 지속가능개발을 위한 세계기업협의회(World Business Council for Sustainable Development)는 1년에 발생하는 폐타이어 수가 10억 본을 넘어서 재활용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에 따라 타이어 업계는 타이어 소재 순환과 생산공정의 탈탄소화 기술을 보유한 업체와 협력하고 있습니다. 시멘트공장은 폐타이어를 대체 연료로 사용해 연료비용을 낮추고, 운동경기장 바닥을 폐타이어로 깔기도 했지만, 유해성으로 인해 점차 사용량이 감소하고 있습니다.

동남아시아가 타이어의 주원료인 고무를 생산하고 있는데 타이어 수요가 증가할수록 삼림벌채가 증가하는 새로운 환경문제를 유발하고 있습니다. 가뜩이나 전기차 가격이 높아 전기차 수요가 둔화하고 있는 가운데 친환경 타이어의 개발과 상용화는 전기차 가격 인상 요인으로도 작용하고 있습니다. 자동차산업에서 친환경성과 경제성 문제가 또다시 충돌하고 있습니다.

글 / 이항구 자동차융합기술원장

이항구 원장은 1987년부터 산업연구원에서 자동차와 연관산업 연구에 매진했다. 이후 2020년부터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과 호서대학교 기계자동차공학부 조교수를 겸직했으며, 2023년 2월부터 자동차융합기술원 원장으로 재직 중이다.

정리 / IT동아 김동진 (kdj@itdonga.com)

IT동아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Creative commons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의견은 IT동아(게임동아) 페이스북에서 덧글 또는 메신저로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