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대한민국 소상공인대회’서 눈길 끈 K-스마트 상점 기술

권택경 tk@itdonga.com

[IT동아 권택경 기자] 키오스크에 주문을 입력하자 로봇이 절제 있는 움직임으로 커피를 내리고, 치킨과 돈가스를 튀긴다. 지난 3일과 4일 양일간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23 대한민국소상공인대회’에 마련된 소상공인 스마트기술 체험관의 풍경이다.

이번 체험관은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스마트 상점 기술보급사업과 이를 통해 보급 중인 기술을 알리기 위해 마련했다. 조리 로봇, 서빙 로봇을 비롯해 테이블 오더, 키오스크, 디지털 사이니지, 유동 인구 분석 솔루션 등 주요 스마트 상점 기술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 대회에 참여한 소상공인들 눈길을 끌었다. 개막식에 축사로 참석한 후 대회장을 둘러보던 윤석열 대통령 또한 잠시 멈춰서 주의 깊게 체험관을 살펴보기도 했다.

지광철 넥스트페이먼츠 대표가 '2023 대한민국 소상공인대회' 현장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에게 전시 내용을 설명 중인 모습 / 출처=넥스트페이먼츠
지광철 넥스트페이먼츠 대표가 '2023 대한민국 소상공인대회' 현장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에게 전시 내용을 설명 중인 모습 / 출처=넥스트페이먼츠

강성한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디지털지원실 실장은 “지난 2020년부터 스마트 상점 기술 보급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코로나19 시기에는 비대면 전환 필요성, 엔데믹 이후에는 인력난과 인건비 부담 때문에 스마트 상점 기술에 대한 소상공인들의 수요가 꾸준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날 전시장에서 상생형 스마트 상점 기술 보급사업 주관 기업으로서는 유일하게 넥스트페이먼츠도 참석했다. 상생형 스마트 상점 기술보급사업은 넥스트페이먼츠를 비롯해 KT, 섹타나인 등 국내 대표 스마트 상점 솔루션 기업들이 주관기관으로 참여해 민간주도로 소상공인들의 디지털 전환을 돕는 기술 패키지 보급 사업이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마련한 소상공인 스마트기술 체험관 / 출처=IT동아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마련한 소상공인 스마트기술 체험관 / 출처=IT동아

강성한 실장은 “상생형 스마트 상점 기술보급사업은 그간 개별적으로 보급되던 기술을 패키지로 구성해 효율성을 높였다. 소상공인들의 반응이 아주 좋아 내년에는 예산을 더 늘려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특히 넥스트페이먼츠는 직접 솔루션을 개발하고 운영하기 때문에 충실한 사후지원과 기술 지원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점이 소상공인들에게 메리트로 작용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넥스트페이먼츠는 이날 커피 프랜차이즈인 감성커피와 협업해 스마트 상점 솔루션을 적용한 카페 콘셉트로 관람객들에게 음료를 제공하는가 하면, 수제 드립 커피를 내리는 로봇 바리스타와 무인 돈가스 조리 로봇 등도 무인 매장을 위한 로봇 기술도 선보였다. 키오스크를 통해 주문하면 그 내용이 로봇에 전송되어 조리가 시작되는 방식이다. 이중 돈가스 조리 로봇은 협동로봇 서비스 전문 기업인 코보시스와 협력해 구현했다.

돈가스 조리 로봇 / 출처=IT동아
돈가스 조리 로봇 / 출처=IT동아

장거리 라이다(LiDAR) 센서를 활용해 전시관과 같은 대형 공간에도 적용할 수 있는 유동 인구 분석 솔루션도 선보였다. 기존 유동 인구 분석 솔루션이 중거리 라이다를 채택해 비교적 소규모 실내 매장에 최적화한 솔루션이었다면 이번에 선보인 솔루션은 100평이 넘는 미술관, 박물관 등 대형 공간에도 비교적 적은 라이다 센서로도 넓은 공간을 한 번에 분석할 수 있다.

지난달 말 삼성전자와 협업 사실을 공개한 넥스트페이먼츠는 이번 체험관에서 이를 알리는 전시 공간도 마련했다. 키오스크, 디지털 사이니지, 테이블 오더 등 삼성전자의 하드웨어에 넥스트페이먼츠의 솔루션을 결합해 국내 스마트 상점 시장을 함께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윈도우, 안드로이드, 타이젠 등 서로 다른 운영체제의 기기를 클라우드로 아우르고 연동시킬 수 있는 넥스트페이먼츠의 솔루션을 삼성전자가 높이 평가하면서 이번 협업이 성사됐다는 후문이다.

삼성전자의 키오스크, 태블릿, 디지털 사이니지 등에 넥스트페이먼츠의 솔루션을 탑재했다 / 출처=IT동아
삼성전자의 키오스크, 태블릿, 디지털 사이니지 등에 넥스트페이먼츠의 솔루션을 탑재했다 / 출처=IT동아

이번 협업은 특히 국내 대기업과 스타트업이 손잡고 국내 스마트 상점 기술 시장의 국산화에 기여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깊다. 그동안 기존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이 이끌던 스마트 상점 솔루션 업계는 단가가 저렴한 중국산 하드웨어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었다. 이 때문에 정부가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스마트 상점 기술 보급 사업을 펼치거나, 관련 기업을 지원하는 게 오히려 중국산 기기 보급률을 높이는 딜레마가 있었다. 하지만 이번 협업으로 이 딜레마를 해소할 계기를 마련한 셈이다.

넥스트페이먼츠는 삼성전자와 협업을 바탕으로 국내 시장에서 B2B 사업 확장에 나선 뒤 향후에는 해외 시장 공략에도 나설 예정이다. 지광철 넥스트페이먼츠 대표는 “현재 해외향 솔루션 개발도 이미 완료해 캐나다 밴쿠버 매장 2곳과 토론토 매장 2곳에서 기술 실증을 진행한다”며 “내년 상반기까지 100개까지 적용 매장을 늘리고 하반기에는 캐나다 정부의 스마트 상점 기술보급사업에도 참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글 / IT동아 권택경 (t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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