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U 쿨러, 외형보다 CPU 규격에 맞춰 골라야
[IT동아 남시현 기자] 윈도 11의 등장이나 DDR5 메모리의 대중화, 새로운 세대의 그래픽 카드와 CPU 등이 등장하면서 미뤄왔던 데스크톱의 세대가 교체되고 있다. AMD 라이젠 5000 시리즈나 11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 이전 CPU 사용자들이라면 최대한 그래픽 카드 교체만으로 업그레이드를 해왔겠지만, AMD 라이젠 7000 시리즈나 13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부터는 성능 차이가 상당해지면서 데스크톱 전체를 교체하는 분위기가 되고 있다. 특히 최근 출시된 베데스다 게임 스튜디오의 스타필드만 하더라도 그래픽 권장 사양이 지포스 RTX 2080에 이르는 등 요구하는 성능과 사양도 꾸준히 오르고 있다.
하지만 게이머들이 PC를 구축할 때 가장 혼란스러워하는 부분이 부품의 호환성이다. 데스크톱의 경우 CPU를 선택하고 끝이 아니라, 수준에 맞는 칩셋 메인보드와 쿨러, 메모리 용량, 파워 서플라이, 그래픽 카드가 각각 필요하다. 비교적 작은 데스크톱 케이스를 고른다면 케이스 호환성과 CPU 쿨러 높이까지 복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그런데 견적 부분에서 잘 설명되지 않는 부분이 바로 CPU 쿨러다. CPU 쿨러는 CPU와 칩셋 호환성처럼 딱 가이드라인이 정해져 있지 않고, TDP(열설계전력)를 고려해서 선택해야 한다. 등급에 따른 CPU와 적정 쿨러를 알아보자.
CPU 쿨러 선택의 기준, 열설계전력
열설계전력(Thermal Design Power, TDP)은 CPU에서 발생하는 열이 빠져나오는데 필요한 시스템 냉각의 최대 전력을 나타낸다. 예를 들어 인텔 코어 i5-13600K의 TDP는 125W며, 최고 동작 속도에서 181W까지 상승한다. 따라서 사용자는 최소 125W를 해소하고, 적어도 181W까지는 무난하게 해소할 수 있는 쿨러를 골라야 한다. 하지만 181W에 딱 맞춰 쿨러를 고르면 최대 성능은 발휘할 수 있으나 활성 온도는 그만큼 높게 유지된다. 따라서 200~250W 수준으로 넉넉하게 TDP를 해소할 수 있는 제품을 골라야 시스템 안정성을 무난하게 유지할 수 있다. TDP는 제품 사양에서 별도로 확인할 수 있다.
보급형 PC, 기본 제공 쿨러로도 무난해
인텔과 AMD 모두 보급형 라인업에서는 사용자들이 쿨러 선택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기본 제공하고 있다. 13세대 인텔 코어 시리즈의 경우 내장 그래픽이 없는 ‘F’ 모델과 내장 그래픽을 탑재한 일반 모델은 라미너 쿨러를 기본 제공하고, 전력 제한이 해제돼 오버클록을 지원하는 ‘K’ 및 ‘KF’ 모델은 소비자가 별도로 쿨러를 구매해야 한다. AMD 라이젠 7000 시리즈도 숫자가 붙지 않은 저전력 모델은 AMD 레이스 스텔스, 레이스 프리즘 쿨러를 기본 제공하고, X 및 X3D 모델은 쿨러를 별도로 장착해야 한다.
따라서 쿨러를 기본제공하는 일반 모델을 구매한다면 CPU 쿨러를 선택하느라 고민할 필요가 없다. CPU 쿨러 제공 모델을 구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상품 이미지를 참고하는 것이다. CPU 쿨러 제공 모델은 구분을 위해 함께 제공하는 쿨러 이미지를 꼭 같이 넣어두고, 반대로 쿨러를 제공하지 않는 모델은 상품 이미지에서 기본 제공 쿨러를 찾아볼 수 없다. 따라서 쿨러에 대한 지식이나 오버클록 등을 할 예정이 없다면 기본 모델을 구매하자.
다만 기본 제공 쿨러의 경우 기능만 할 수 있게 제작된 물건이라 분당 회전수가 높고, 그만큼 소음이 크다. 소음이나 높은 온도가 부담스럽다면 TDP가 200W 내외의 타워형 쿨러를 장착하면 된다.
오버클록 지원 CPU, TDP 반드시 따져봐야
인텔 K 및 KF 시리즈, AMD 라이젠 X 및 X3D 모델은 소비자가 알아서 TDP를 보고 쿨러를 구매해야 한다. 13세대 인텔 코어 K시리즈의 경우 전체 모델 TDP가 125W지만, i5 모델은 최대 181W, i7 및 i9 모델은 253W로 훨씬 높다. AMD 라이젠은 7600X 및 7700X는 105W, 7800X3D 등 X3D 라인업이 120W, 7900X 및 7950X가 170W다.
따라서 i5-13600K 계열 및 AMD 라이젠 7600X, 7700X, X3D 라인업은 140mm 쿨링팬 두 개 이상을 장착해 TDP가 250W 이상의 공랭식 쿨러를 선택해야 하고, 데스크톱 크기가 작다면 240mm 및 280mm 수랭 쿨러 사용도 고려해야 한다. 만약 2~3만 원대의 소형 쿨러 혹은 200W 내외 TDP 제품을 사용할 경우 사용 시 평균 온도가 60~90도 선에서 안정되므로 오버클록에 여유가 없고, 시스템 전반의 온도도 높은 상태를 유지한다.
최대 TDP가 170W 수준인 7900X와 7950X도 공랭 쿨러를 사용해도 된다. 테스트에서는 TDP 200W대 쿨러로도 충분히 사용할 수 있다고는 하나, 편집이나 게임 등 시스템에 부하가 꾸준히 가해지는 상황에서는 성능이 꾸준히 내려갈 수 있으므로 TDP가 250W를 넘는 2열 140mm 쿨러를 사용하는 게 좋다. 실제로 다수의 테스트에서 3열 360mm 수랭식 쿨러와 2열 140mm 쿨러의 온도가 7~10도 정도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 게 확인되므로 관리가 어려운 수랭식 쿨러를 굳이 쓸 필요는 없다. 수랭식 쿨러를 사용한다면 240 및 280mm로도 충분하다.
반면 13세대 인텔 코어 시리즈 중 i7 및 i9 모델은 공랭보다는 수랭식 쿨러를 쓰는 게 좋다. 스펙상 TDP로 공랭식 쿨러를 사용할 수 있지만, 장시간 부하가 가해지는 상황을 고려하면 수랭식 쿨러가 낫다는 게 평가다. i7-13700K는 최소 280mm 수랭식 쿨러를 사용하고, 360mm 쿨러가 적합하다. i9-13900K는 3열로 구성된 360mm 쿨러 사용이 일반적이다. 누수 등으로 인해 수랭식 사용이 불안하다면 TDP가 낮은 일반 모델 혹은 F 모델에 공랭 조합을 사용하는 게 현명하다.
CPU 쿨러, 서멀 페이스트와 소켓도 고려해야
CPU 쿨러를 고르는 기준은 TDP지만, 소켓 역시 고려해야 한다. AMD는 이번 라이젠 7000 시리즈부터 AM5 소켓을 사용하므로, AM4까지만 지원하는 쿨러는 장착할 수 없다. 인텔은 12세대와 13세대가 LGA1700 소켓을 공유한다. 제품 스펙 상에서 해당 CPU의 소켓을 지원하지 않는다면 정작 쿨러를 사고도 장착을 못할 수도 있다. 일부 제품의 경우 제조사에서 별도로 호환 키트를 만드는 경우도 있지만, 미세하게 유격 등이 있을 수 있어서 온전한 성능을 발휘하지 못할 수 있다. 따라서 처음부터 최신 소켓을 지원하는 최신형 쿨러에 초점을 맞추는 게 좋다.
CPU와 쿨러를 연결하는 부위에 마르는 서멀 페이스트, 흔히 서멀구리스라고 하는 소모품도 중요하다. 서멀 페이스트는 열이 발생하는 CPU와 열을 해소하는 쿨러의 접촉면에 바르는 열전달 물질이다. 저가형 서멀 페이스트를 바르면 고급 제품에 비해 열 해소가 느리고, 또 제대로 발리지 않아도 해소가 느리다. 4천 원이면 열전도율이 8.3W/(m⋅K) 이상인 적정 성능의 제품을 구매할 수 있고, 1만 원대에 쿨링 전문 브랜드에서 출시된 제품을 써도 좋다. 쿨러가 좋아도 서멀 페이스트가 엉망이면 열 해소율이 상당히 떨어지니 적당한 제품을 고르자. 참고로 기본 제공 쿨러의 경우 쿨러 하단에 일회용 서멀 페이스트가 도포돼 있으니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