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ing] (주)로드맵 조은비 대표 “주차장 빈 곳을 실시간으로 찾아드립니다”
[IT동아 권명관 기자] 불법 주정차, 이로 인한 교통사고, 부족한 주차 공간 탓에 발생하는 다툼이 적지 않다. 특정 시간에 많은 사람이 몰리는 곳에 차를 운전하고 나가면, 주차할 곳을 찾기 위해 돌아다니는 일은 다반사다. 주말 기분 전환을 위해 나선 나들이에 운전대를 잡고 빈 주차면을 찾아 주차장을 빙빙 수십 분을 돌고 있을 때면 되려 스트레스만 쌓인다. 특히, 인구가 밀집된 대도시라면 피할 수 없는 문제 중 하나다.
서울시 주요교통통계에 따르면, 자동차등록대수는 지난 2012년 296만 9000대에서 지난 2022년 319만 3000대로 10여년만에 20만 대 넘게 늘어났다. 서울시에 따르면, 2022년 말 기준 서울시의 주차장 확보율은 137%다. 차량 100대당 주차 공간은 137면이라는 뜻이다. 언뜻 충분히 확보한 듯한 수치지만, 주택가로 한정하면 확보율은 104.3%이며 아파트를 뺀 다세대, 연립, 빌라는 63%에 불과하다. 100대 중 40대는 주차할 곳이 없는 셈이다.
경기도 안양시에 위치한 주식회사 로드맵(이하 로드맵)은 이 같은 주차난을 해결하기 위해 CCTV와 라이다 센서를 활용, 새로운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는 기업이다. CCTV로 촬영한 영상 정보와 라이다 센서로 수집한 공간 정보를 결합해 실시간으로 정확한 주차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이에 IT동아가 조은비 로드맵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로드맵은 사회 문제를 기술로 해결하고자 노력합니다
IT동아: 만나서 반갑다. 먼저 로드맵은 어떤 업체인지, 소개를 부탁한다.
조 대표: 로드맵은 CCTV, DVR 영상감시장치, 주차관제 장치, 경비 및 출입시스템 영상, 음향장치 등 교통 신호장치 기반 제품 및 서비스를 제공하는 제조기업이다. 사업 특성상 고객 대부분은 정부, 지자체 등 공공 기관에 납품하는 B2G에 집중하고 있으며, 조금씩 B2B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다. CCTV를 활용한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해 제공하는 기업이라고 이해해주면 좋겠다(웃음).
그리고 약 2년 전부터 기업부설연구소를 설립, 새로운 기술을 활용한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정부지원과제 및 R&D 지원 등을 통해 일상에서 겪을 수 있는 교통 분야에서 겪을 수 있는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주차난’, ‘침수’, ‘불법 과속’ 등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다.
IT동아: 조금 더 자세한 설명을 듣고 싶다.
조 대표: 최근 집중하고 있는 것은 정확한 주차 정보를 수집해 운전자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24시간 주차장을 촬영하는 CCTV에 라이다(LiDAR) 센서와 인공지능 기술을 도입해 주차 정보를 수집하는 올인원(All-in-One) 플랫폼이다.
많은 사람이 한정된 공간에 밀집해 거주하는 대도시는 항상 주차 문제로 혼잡하다. 가끔 차를 운전해 서울에 출장을 다녀올 때면, 방문하는 곳 주변에 빈 주차장을 찾기 위해 몇 바퀴를 돌아다니기 일쑤다. 지하주차장이 없는 오래된 아파트에서는 주차 문제 때문에 이웃간 얼굴을 붉히는 일도 다반사다.
서울, 수도권과 같은 대도시에서만 일어나는 문제도 아니다. 주말에 많은 사람이 차를 운전해 방문하는 인기 카페, 유명 관광지 등도 마찬가지다. 입구에서 분명 “빈 자리가 있다”라는 말을 듣고 들어가도, 차를 주차할 곳을 찾아 수십 분을 돌아다닐 때도 있다. 그러다가 문득 ‘정확한 주차장 정보를 수집해 제공하면, 해결할 수 있을텐데…’라고 생각했다.
실시간으로 정확한 주차정보를 파악한다면?
IT동아: 맞다. 기자도 주말에 자주 방문하는 대형마트에서 흔히 겪는 일이다. 분명 빈 자리가 있다는 정보를 보고 들어갔는데, 빼곡이 들어찬 차량들로 운전대를 몇 번이나 돌려야만 했었다.
조 대표: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한다. 누구나 주차 관련 문제를 한번쯤 겪는다. 유튜브나 TV 프로그램에서 주차 문제로 언성을 높이는 블랙박스 영상도 쉽게 볼 수 있을 정도다. ‘대체 왜?’라는 의문을 가지고 있던 와중에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면 해결할 수 있겠다’라는 확신으로 연구개발하기 시작했다.
기업부설연구소 연구원들과 주변으로부터 조언을 얻으며 방법부터 찾았고, 기술적으로 풀어볼 수 있을 것 같다는 결론을 내렸다. 라이다 센서와 인공지능 기술이다. 24시간 주차장을 촬영하는 CCTV 영상을 인공지능 기술로 분석하고, 레이저를 이용해 주변 사물과의 거리 주변 정보 등을 파악할 수 있는 라이다 센서로 정확도를 높였다. 지금 당장 빠르고 신속하게 도입해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다.
IT동아: 정리하자면, 실시간으로 주차장의 정확한 정보를 파악해 주차를 원하는 사용자가 손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겠다는 것인가.
조 대표: 맞다. ‘실시간’과 ‘정확도’다. 조금 더 풀어 설명하면, 빈 자리가 있는 주차장이 어디에 있는지 바로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다. 서울시 종로에 위치한 곳에 방문할 때, 가고자 하는 인근 주차장의 빈 자리를 바로 확인할 수 있다면 어떨까?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다. 빈 자리 찾아 빙빙 돌아다닐 필요가 없지 않겠나. 내가 가는 주차장의 빈 자리를 목적지로 설정해 가서 주차하면 그만이다.
주차는 자동차 운전, 주행의 시작과 끝이다. (주차한 곳에서) 운전을 시작해 (주차할 곳으로) 운전을 마무리한다. 자율주행, 크루즈 컨트롤(Cruise Control, 정속 주행) 등 도로 위 운전을 보조할 수 있는 다양한 기술이 등장하는 만큼, 주차를 위한 기술이나 서비스도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CCTV 영상 정보와 라이다 센서를 더한 공간 매핑
IT동아: 어떤 의미인지 이해했다. 운전의 시작과 끝은 ‘주차’라는 말에 공감가는 부분이 많다.
조 대표: 결국 데이터다. A 주차장에 주차면은 몇 개 있고, 빈 자리는 몇 곳이 있는지 실시간으로 정확하게 파악하는 방법이 필요하다. 현재 로드맵이 개발한 ‘주차 올인원 플랫폼’은 영상 정보와 라이다 센서로 수집한 공간 정보를 더해 공간을 매핑(Mapping)하는 기술이다. 주차장에 가상의 구획을 설정해 주차 공간을 나누고, 라이다 정보와 영상 정보의 가상 구획 정보와 차량 위치 정보를 매핑해 차량 위치를 인식하며 주차 상황을 파악한다.
앞서 설명했듯 라이다 센서를 더한 이유는 정확도 때문이다. CCTV로 촬영한 영상 정보만으로는 어두운 야간이나 눈, 비 등이 내리는 악천후 시에 제대로 정보를 분석하기 어렵다. 강한 햇빛이나 자동차 헤드라이트 등으로 반사되는 빛으로 인해 떨어지는 정확도도 보완할 수 있다.
IT동아: 주차장 1면을 하나의 공간으로 인식해 자동차가 주차할 경우 확인하는 형태인 듯하다.
조 대표: 내부 테스트를 통해 만족할만한 결과도 얻었다. 라이다 및 AI가 주차 상황을 얼마나 정확하게 분석하는지(98% 이상), 데이터를 분석 및 처리 시간(1초 미만), 라이다 센서가 차량을 얼마나 잘 인식하는지(99% 이상), 라이다와 인공지능 시스템 작동 가능 시간(98%) 등의 결과를 얻었다. 또한, 기존 시스템 대비 비용 절감률(20% 이상), 수집한 데이터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사용하는지(95% 이상) 등의 수치를 달성했다.
로드맵의 주차 올인원 플랫폼을 주차장에 도입할수록 수집하는 데이터를 쌓아 다양한 편의 서비스로 활용할 수도 있다. 정확한 주차면 분석 정보를 통한 자율 주차, 실시간 주차 예약 및 변경, 내비게이션과 연동할 수 있는 정확한 목적지(주차장) 설정 등이다. 아, 주차장을 운영하는 공공 기관, 민간 기업 등도 운영 효율화를 통해 비용을 절감하며 수익을 높일 수도 있다(웃음). 주차 데이터를 바탕으로 편의성을 높일 수 있는 확장 서비스다. 공공 및 민간 주차장의 데이터를 통합해 빅데이터로 활용하고 싶다.
사회 문제를 기술로 해결한다는 자신감으로 시작했습니다
IT동아: 이전 이야기를 듣고 싶다. 로드맵을 설립한 이유가 궁금한데.
조 대표: 로드맵 설립 전, CCTV 관렵 기업에 약 2년간 일하며 기획 관련 업무를 담당했었다. CCTV는 영상을 촬영하고 저장해 다시 확인하는 용도의 장치다. 그런데, 문득 ‘CCTV 영상 정보를 활용하면, 더 많은 것을 제공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다. 촬영하고 저장해 확인하는 용도뿐만 아니라 영상 분석 인공지능 기술과 빅데이터 기술을 더하면 더 많은 편의를 제공할 수 있겠다고 말이다. 이후 바로 로드맵을 설립했다.
(법인을 설립했다는 말인가?)
맞다. 법인부터 설립했다. ‘뭔가 할 수 있겠다’라는 자신감으로 시작했다(웃음). 일단 매출을 확보해야 한다는 생각에 영업에 도움을 얻을 수 있는 벤처기업 인증, 기술혁신형 중소기업(이노비즈) 인증, 여성기업 인증 등을 취득했다. 지금 돌이켜보면 로드맵 법인 설립 전, ‘예비창업자 및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이나 사업에 참여했으면 더 좋았을텐데’라는 아쉬움이 남는 일이다.
2019년 로드맵을 설립하고, 약 1년 8개월 동안은 이렇다 할 매출이 없었다. 발품부터 팔았다. 정부 및 지자체가 발주하는 CCTV 관련 사업을 수주하기 위해 일단 부딪히기 시작했다. 좌충우돌했던 시기다(웃음). 어떻게 영업해야 하는지도 몰랐던, 나이 어린 사회 초년생의 모습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런 노력 끝에 2020년 말부터 조금씩 사업을 수주할 수 있었고, 2020년 2억 원, 2021년 17억 원, 2022년 21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IT동아: … 그럼 기술 개발이 아니라 영업에 더 집중하는 게 좋았던 것 아닌가.
조 대표: 어느 정도 매출을 올리며 사업을 안정화하고 있을 즈음, 처음 로드맵을 설립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이 사업을 ‘왜 시작했나?’였다. CCTV 정보를 통해 더 많은 편의를 제공하겠다는 목표 말이다. 그 결과가 성공이든 실패든 어떻게든 처음 생각했던 아이디어를 실현시키겠다고 생각했다.
2021년 손익분기점(BEP)을 달성한 순간부터, 새로운 사업을 위한 연구개발을 시작했다. 다양한 아이템에 도전했다. 앞서 소개한 올인원 주차 플랫폼 외에도 수위 센서를 활용해 지하주차장이나 터널 등의 수위 위험도를 측정해 알리는 모니터링 시스템, 전기를 동력원으로 활용하는 냉동탑차의 화물 온도를 측정하고 제어할 수 있는 냉동탑차 온도 제어 시스템, 이륜차 번호판에 RFID를 탑재해 과속과 같은 불법을 단속하는 시스템 등을 개발했다.
IT동아: 영업에 집중하며 새로운 기술을 필요로 하는 사업 영역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으며 공공기관이나 기업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 제품을 개발한 듯하다.
조 대표: 맞다. 그리고 필요한 과정이다. 다음 단계 성장을 위해 새로운 성장 아이템을 찾아야 하지 않나. 2021년부터 주차 문제에 집중하기 시작했고, 이제 보여줄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 1차 타겟은 공공 주차장이다. 주차장 내 정보의 정확도가 부족하다는 인식은 모두 공감하고 있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확실한 결과를 보여주면, 로드맵의 경쟁력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이후 민간 주차장으로 영역을 확대해 더 많은 정보를 확보하고, 일반 사용자에게 더 많은 편의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매출 증대와 이익 확대, 기업에게 중요한 부분이다. 다만, 로드맵을 설립한 이유, 초심을 읽고 싶지 않다. 우리 기술, 우리 제품, 우리 서비스를 통해 아직 만연해 있는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 앞으로도 우리 로드맵에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