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대 S-Run] 예비창업자를 위한 검증 절차 ‘상품성 진단 프로그램’
‘[과기대 S-Run]’은 서울과학기술대학교(이하 서울과기대) 창업지원단이 주관기관으로 선정되어 운영하고 있는 ‘메이커스페이스 구축·운영 사업(전문랩)’에 참여하고 있는 스타트업들의 현장 스토리입니다. 메이커스페이스 구축·운영 사업은 창작 활동 공간을 전국에 조성해 메이커 문화를 확산하고, 제조창업 저변 확대를 지원하는 사업입니다. 이에 IT동아가 메이커스페이스 사업을 통해 도전하는 예비창업자 및 팀들의 모습을 전하고, 그들의 고민과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그대로 전달하고자 합니다.
[IT동아 권명관 기자] 창업은 어렵다. 매 순간 고통의 연속이자, 선택을 강요받는다. 누구나 세상을 혁신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과 기대감으로 창업을 선택하지만, 현실은 언제나 예상을 뛰어 넘는다. 거친 바다 위에서 풍랑을 만난 외로운 돛단배처럼 위태위태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주변에는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창업가와 스타트업이 있다. 누군가는 자신이 꿈꾸던 미래이기에, 누군가는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누군가는 기존에 볼 수 없던 제품과 서비스를 알리고자 창업을 선택하다.
살아있는 권투계의 전설 마이크 타이슨이 시합 전 인터뷰에서 “누구나 그럴듯한 계획은 가지고 있다. 맞기 전까지는(Everyone has a plan, until they get punched in the mouth)”라는 말을 남겼다. 마냥 장밋빛 미래를 꿈꾸는 스타트업에게 썩 어울리는 경고문구다. 아무 준비 없이 이상만 쫓는 스타트업은, 현실에서 날아 온 주먹 한 대에 맞아 쓰러질 수 있기 때문이다.
스타트업에게 철저한 준비는 필수다. 구현하고자 하는 아이디어를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기술, 자금, 인력, 인프라 등을 갖춰야 한다. 쉽지 않다. 이제 막 걸음마를 떼기 시작한 아이에게 다짜고짜 100m를 전력으로 달리라는 것과 같다. 이미 저 앞에 달려나가는 어른과 경쟁하면서 말이다. 이에 정부, 지자체, 민간 기업 등이 다양한 창업 보육 프로그램을 운영해 지원한다.
서울과기대 창업지원단은 ‘창업교육센터’, ‘창업사업화지원센터’, ‘창업보육센터’, ‘창업메이커지원센터’, ‘LINC3.0’ 사업 등 창업 전담 조직을 구성해 체계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2022년부터 선정되어 운영하고 있는 메이커스페이스 사업뿐만 아니라, 중소벤처기업부 창업진흥원 사업 중 ‘예비창업패키지’와 ‘초기창업패키지’, 그리고 ‘글로벌 기업 협업 프로그램’ 등 다양한 창업 지원 사업의 주관기관으로 선정되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상품성을 통해 미리 제품을 검증할 수 있습니다
지난 2023년 7월, 서울과기대 창업지원단은 약 한달간 메이커스페이스 사업의 일환으로 제조창업 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2023 상품성 진단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상품성 진단 프로그램은 (예비)창업자의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도록 아직 시장에 선보이기 전인 서비스 또는 제품 등을 검증해 나아갈 방향을 진단하는 프로그램이다. 말 그대로 ‘상품성’을 사전에 먼저 검증하는 과정이다.
이번 상품성 진단 프로그램에는 23명의 지원자 중 서류평가를 통해 선발된 총 10개 (예비)창업가가 참여했다. 이중 3D 프린터를 활용해 반려동물의 생전 모습을 그대로 재현하고자 하는 ‘마인3디피’와 허브 등을 활용해 기존 담배를 대체할 수 있는 수제담배 제품을 개발하고자 하는 ‘미향시대’, 그리고 자전거 바퀴에 부착하는 발전기를 통해 전기를 생산해 충전 없는 자전거를 개발하고자 하는 ‘친환경모빌리티’ 3개 기업을 소개한다.
1. 김현석 마인3디피 대표
마인3디피(MINE3DP)는 펫로스(Pet-Loss) 증후군을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 애견장례용품을 개발하는 팀이다. 펫로스 증후군이란, 반려동물의 사망 등과 같은 이유로 우울감, 죄책감, 수면장애, 식욕부진 등의 증상을 겪으면서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느끼는 것을 뜻한다. 오랜 시간 함께한 반려동물의 죽음으로 인한 정신적인 충격이다.
김현석 마인3디피 대표(이하 김 대표)는 “반려동물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규모를 확대하고 있지만, 사후관리 서비스나 제품 등은 거의 없는 상황이다. 반려동물 장례문화 역시 그만큼 미성숙한 실정”이라며, “반려인이 반려동물을 추억하며 펫로스 증후군을 극복할 수 있는 서비스와 제품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반려동물을 촬영한 사진을 통해 3D 프린터로 생전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한 장례용품을 제작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IT동아: 반려동물의 생애 모습을 그대로 재현한 유골함이라고 생각하면 될까?
김 대표: 맞다. 수명, 사건사고 등으로 인해 반려동물을 떠나 보낸 반려인들은 오랜 시간 정신적인 피로감을 호소한다. 주변에서도 반려동물을 잃은 슬픔으로 힘겨워하는 지인을 많이 봤다. 반려인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3D 프린터를 이용해 반려동물 유골함, 추억 기념품 등을 제작해 보면 어떨까?’라고 생각했다. 반려동물 모형을 3D 프린팅 제작한 장례용품이다.
IT동아: 반려동물의 생전 모습을 그대로 재현한다는 뜻인가.
김 대표: 반려동물을 촬영한 사진이나 동영상을 통해 자료를 받고, 제작 상담을 통한 맞춤 제작을 지향하고 있다. 고객으로부터 사진을 받아 데이터를 3D 모델링하고, 3D 모델링을 3D 프린터로 출력한다. 이후 채색 등 후가공을 통해 제품을 완성해 고객에게 발송하는 형태다. 다양한 디자인의 제품을 빠르게 생산할 수 있는 3D 프린터의 장점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생각했다. 8년 이상의 3D 프린터 경험과 노하우를 활용한 기술력을 담았다.
IT동아: 반려동물의 모습을 얼마나 잘 구현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
김 대표: 사진, 동영상 등 과거 모습을 담은 데이터가 많을수록 3D 모델링을 보다 생애 모습과 가깝게 구현할 수 있다. 반려인과의 상담도 필요하다. 때문에 초기에는 맞춤 제작으로 대응하려고 한다. 3D 모델링과 후처리 과정에 아직은 사람의 손을 많이 빌리고 있지만, 이 부분은 인공지능 3D 스캔 등의 기술을 통해 더욱 빠르고 정확하게 발전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2. 안보근 미향시대 대표
미향시대는 수제담배 제조기를 개발 중이다. 제로슈가, 논알콜, 디카페인, 비건 등 건강한 삶을 지향하는 최근 트렌드에 맞춰, 니코틴 없는 담배를 원하는 사용자들을 위한 수제담배 제조기다.
안보근 미향시대 대표(이하 안 대표)는 “가격보다 나만의 취향을 우선시하는 ‘취향시대’다. 이에 맞춰 건강을 생각하는 웰빙 시장의 성장을 보며, 니코틴 없는 담배를 원하는 이들에게 기존 연초를 대안할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하고 싶었다”라며, “해외에는 허브를 사용해 직접 만든, 니코틴 없는 담배를 즐긴다. 이른바 허브 담배다. 담뱃잎 대신에 로즈마리, 장미 등을 말려서 제작한 수제담배를 흡연한다. 미향시대는 이 같은 허브 담배를 보다 쉽고 간편하게 제작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IT동아: 쉽게 말해 개인이 쉽게 담배를 만들 수 있는 제조기인 것인가.
안 대표: 맞다. 담배 안에 넣는 내용물을 사용자 개인이 선택해 만들 수 있는 제조기다. 3D 프린터를 활용해 시제품을 개발하고 있으며, 최종적인 제품 크기는 일반적인 책 한권보다 조금 작은 정도다. 스마트폰용 보조배터리 크기로 충전해서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지향하고 있다. 아직 결정한 것은 아니지만, 제품명은 ‘허브’와 ‘breath(숨)’를 합성한 ‘허브레서’다.
IT동아: 허브레서… 마치 네스프레소가 선보인 캡슐커피머신 같은 느낌이다. 캡슐을 머신에 넣어 커피를 내려 마실 수 있는 것처럼, 사용자가 원하는 향의 허브를 넣어 수제담배를 만들 수 있는 것인가.
안 대표: 맞다. 현재 개발하고 있는 제조기를 완성하고 난 뒤에, 여러 허브를 활용한 다양한 레시피를 제공할 계획이다. 니코틴 없는 담배인 셈이다. 니코틴 없는 담배, 해외의 허브 담배 문화 등을 확인하며 작년말부터 아이디어를 구현하고자 준비했다. 현재 3D 프린터로 시제품 개발을 위해 열심히 고도화 중이다. 최종적으로 금형을 제작해 사출할 수 있는 형태를 고려하고 있다.
IT동아: 이번에 상품성 진단 프로그램에 참여한 계기가 궁금한데.
안 대표: K스타트업을 통해 프로그램을 알게 됐다. 이후 사업설명회에 참여해 상품성 진단뿐만 아니라 BM컨설팅, 시제품 제작 등 제조창업 관련해 다양한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듣고 지원했다. 메이커스페이스 제작 공간, 성능 좋은 3D 프린터 장비 등을 보며 시제품 개발과 제작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IT동아: 허브레서를 개발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안 대표: 시작은 단순했다(웃음). 군대를 다녀와 학교에 복학한 뒤, 과제로 받은 ‘크레이지하고 크리에이티브한 아이템’을 고민하다가 해외의 허브 담배 문화를 알게 됐다. 흡연자 중 한 사람으로 허브 담배가 무엇인지 확인하게 되었고, 니코틴 없는 담배라는 점에 끌렸다. 이후 리서치 등을 통해 시장을 조사하며 수요층이 있다고 판단, 개인이 쉽게 허브 담배를 제조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면 기존의 불편함을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최종적으로 국내 보다는 해외에 맞춰 제품을 개발 중이다.
3. 최석봉 친환경모빌리티 대표
친환경모빌리티는 전기를 자가 생산해 외부 충전이 필요 없는 전기 자전거를 개발하고 있다. 발전기를 자전거 바퀴에 부착해 부착된 발전기를 통해 60~100W의 전기를 자체 생산하고, 이를 다시 동력원으로 활용한다는 아이디어다.
최석봉 친환경모빌리티 대표(이하 최 대표)는 “바퀴에 발전기를 부착한 전기 자전거다. 기존 전기 자전거와 달리 발전 기능, 충전장치, 전자식 브레이크 등을 추가하는 형태다. 사람이 자전거를 타고 움직이면, 움직인 만큼 전기를 생산해 다시 활용할 수 있는 방식이다”라며, “꼭 충전해야 탈 수 있는 전기 자전거의 불편함을 해소하고, 2~3년 마다 교체해야 하는 배터리도 필요 없다. 사람의 힘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기 때문에 온실가스 배출도 없다(탄소 저감)”라고 설명했다.
IT동아: 충전 없는 전기 자전거라고 제품을 소개했다. 정리하자면,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기를 부착한 자전거다. 사람이 자전거 페달을 밟아 움직이는 바퀴에서 전기를 생산, 다시 활용하는 개념으로 보이는데.
최 대표: 맞다. 자석판과 코일판을 활용해 자체 개발한 발전 겸용 동력기를 자전거 바퀴에 부착했다. 발전 효율은 81.4%다. 현재 시제품을 개발 중인데, 메이커스페이스 사업을 통해 시제품을 완성하면 제품 인증을 받아 출시할 계획이다. 발전 겸용 동력기의 발전 효율은 한국전자시험연구원에서 받았다.
IT동아: 반영구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충전 장치도 있다고.
최 대표: 기존 전기 자전거 대부분의 배터리는 리튬 이온 배터리를 사용한다. 일반적으로 리튬 이온 배터리는 충전과 방전을 거듭할수록 수명은 줄어드는데, 2~3년 마다 바꿔줘야 한다. 친환경모빌리티의 발전 겸용 자전거는 충방전 50만 회를 만족하는 반영구적인 슈퍼 캐퍼시터(super capacitor)를 사용한다. 기존 슈퍼 캐퍼시터는 크고 무거웠는데, 자전거에 부착할 수 있을 정도로 개선했다.
IT동아: 사람의 페달을 밟는 힘으로 전기를 충전, 다시 동력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자전거… 궁금하다. 얼마나 자전거를 타야 100% 충전할 수 있고, 100% 충전 시 전기로 얼마나 더 탈 수 있을까?
최 대표: 내부 테스트 중이다(웃음). 시제품을 개발하는 중이라 여러 환경에서 다양하게 테스트하고 있다. 자세한 수치는 시제품을 완성하고, 관련 기관으로부터 인증을 받은 뒤에 공개할 예정이다.
서울시 도시계획과에서 담당 주무관으로 30년간 일하며 인연을 맺은 개발자와 협력해 시작한, 생애 첫 사업이다. 지난 2022년 12월 퇴직했는데,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사업이라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직접 체험하고 있다. 메이커스페이스와 같은 다양한 창업 지원 프로그램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열심히 배우고 있는 단계다.
지금은 여러 창업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교육을 받으며 열심히 시제품을 개발하는 단계다. 시제품 완성 후 시험연구소 제출해 성능 테스트를 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서울과기대 메이커스페이스 사업의 상품성 진단 프로그램, BM컨설팅, 시제품 제작 지원 등을 참여하며 완성도를 높이고자 한다.
예비창업자 3팀의 상품성은?
상품성 진단 프로그램 인터뷰를 끝낸 뒤, 프로그램을 진행한 김남현 더함협동조합 이사장(김 이사장)을 만났다. 더함 협동조합은 예비 창업자, 스타트업이 사업 아이템 구상부터 아이템을 실제 런칭해 판매하기까지 겪는 수많은 시행착오와 시간, 자본 및 노력 등의 추가적인 비용 발생을 줄이기 위해 함께하는 협동조합이다.
IT동아: 상품성 진단 프로그램이 무엇인지 간단하게 설명을 부탁한다.
김 이사장: 간단하게 말해 아직 시장에 선보이지 않은 서비스나 제품의 사업 아이템을 미리 검증하는 프로그램이다. 아이템을 시장에 선보이고, 이를 판매했을 때 얼마나 경쟁력을 발위할 수 있는지 사전에 진단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해도 좋다.
아이템을 평가하는 기준이 여러 가지인데, 시장성, 혁신성, 수익성, 서비스, 기타 등 세부 항목으로 나눠 여러 전문가의 의견을 첨부해 제공한다. 다양한 자료를 제공해 예비창업자, 스타트업이 추후 IR(투자 유치) 등에 활용할 수 있다.
IT동아: 마인3디피는 어떠셨는지 궁금하다.
김 이사장: 마인3디피는 기술력을 갖추고 있는 팀이다. 애경장례용품이라는 아이템을 선보이기 이전에도 오랜 시간 3D 프린터 관련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개인사업자다. 3D 프린터 사출, 3D 프린터 교육 등의 노하우를 갖추고 있다.
다만, 이번 아이템만을 봤을 때 사업화하는 부분에 대해 추가적인 보완을 갖춰야 한다. 반려동물 시장, 반려동물을 대하는 반려인들의 생각, 실제 현장에서 반려동물을 떠난 반려인이 원하는 것 등 세부적인 사항을 우선 파악했으면 한다. 특히, 국내 시장은 아직 이렇다 할 선두주자가 없는 사업 영역이다. 그만큼 데이터가 부족하다.
고객들이 ‘그저 이런 것을 원할거야’라는 생각은 지양해야 한다. 확실한 근거와 정보, 데이터를 바탕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것을 전해드리고 싶다.
IT동아: 미향시대도 궁금하다.
김 이사장: 많이 어려웠다(웃음). 수제담배 특히, 허브 담배는 아무래도 국내 시장에서 낯선 영역 아닌가. 상품성을 진단하며 시장성을 찾기 위해 해외 동향을 많이 살폈다. 결과적으로 수제 허브 담배 시장은 분명 존재한다. 타겟을 명확하게 잡아 공략한다면, 사업화 가능성은 존재한다.
남은 것은 미향시대팀 내부 경쟁력 강화다. 안보근 대표는 산업디자인과에 재학 중인 학생이다. 허브 담배 제조기라는 제품을 개발하는 데 있어 디자인적인 능력은 충분하지만, 실제 시제품을 만들거나 완성하기 위해 필요한 스킬도 갖춰야 한다. 3D 모델링을 그리는 것과 이를 바탕으로 실제 제품을 만드는 것은 다른 능력을 필요로 한다. 음… 소프트웨어 개발자와 하드웨어 개발자의 영역이라고 생각해도 좋다.
각각의 능력을 갖춘 팀원들이 모여 하나의 팀을 이루는 것은 맞다. 하지만, 대표자는 이러한 팀원을 조율할 수 있어야 한다. 서로 의견을 나누고 소통하기 위한 중개자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개발자와 디자이너가 서로 말이 안통한다는 우스개 소리도 있지 않나(웃음).
미향시대가 걸어야 하는 길은 아직 많이 남았다. 시제품 개발을 마무리한 뒤에는 허브 담배 내용물을 제공하는, 다양한 향을 담은 패키지 등의 레시피도 갖춰야 한다.
IT동아: 마지막으로 친환경모빌리티에 대한 평가도 궁금하다. 사람의 힘을 전기로 회생해 구동하는 전기 자전거… 유사한 제품도 꽤 많았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김 이사장: 아이템만 놓고 보면 이상적이다. 사람의 힘으로, 자가발전으로 전기를 생산해 추가적인 동력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 매력적이다. 숙제는 명확하다. 실제 구현이다. 시제품을 완성해 발전 효율은 얼마나 나오는지, 자전거를 타고 사람이 얼마나 이동할 수 있는지 등을 검증해야 한다.
공무원 출신인 최 대표님이 기술 개발자와 협력해 사업을 진행 중인데, 서로의 영역을 나누지 않아야 한다. 앞서 언급한 미향시대처럼 대표는 팀원 누구와도 원활하게 대화할 수 있어야 한다. 즉, 기술에 대한 이해도를 높어야 한다. 기술을 설명할 때 뒤에 물러나 가만히 있으면 곤란하지 않겠나(웃음).
일단 현재 상황에서 필요한 것은 명확하다. 친환경모빌리티 생각대로 움직이는 자전거의 시제품을 완성해야 한다. 이후 시제품으로 다양한 테스트를 거쳐야 한다.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를 쌓아 고객을 설득해야 한다. 기술 평가다. 이 부분을 만족하면 지금보다 많은 매력을 갖춘 스타트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IT동아: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김 이사장: 상품성 진단 프로그램은 예비창업자, 초기 창업 팀의 아이템을 다듬는 과정이다. 스타트업이 창업하는 과정에서 초기 아니, 극초기 단계에 해당한다. 거친 원석의 표면을 열심히 깍아 원하는 작품을 꺼내는 과정이다. 그렇게 작품을 완성했다고 모든 것이 끝났을까? 아니다. 더 많은 과정을 거쳐야 한다.
작품 완성이라는 자기 만족으로 끝나서는 사업이라고 할 수 없다. 작품의 유용성을 알리고, 활용도를 찾아야 한다. 고객이 돈을 주고 구매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아야 한다. 결코 쉽지 않은 과정이다. 이제 막 첫걸음을 뗀 아이라고 할 수 있다.
서울과기대는 상품성 진단 프로그램 이후 BM솔루션 컨설팅, 시제품 제작 지원 등 제조창업에 필요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단계별로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앞으로도 많은 예비창업자, 스타트업이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기를 바란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