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ing] 펀블 ‘부동산 토큰증권 발행부터 소각까지 완료’

한만혁 mh@itdonga.com

[IT동아 한만혁 기자] 토큰증권(Security Token)은 블록체인의 분산원장을 활용해 디지털화한 증권이다. 토큰증권을 이용하면 부동산, 미술품, 저작권 등 다양한 자산의 소유권을 디지털 증권으로 만들 수 있다. 덕분에 자산의 범위를 넓힐 수 있고, 대형 자산에 대한 조각 투자가 가능하다.

현재 토큰증권은 제도권으로의 편입이 진행 중이다. 지난 2월 금융위원회는 토큰증권 및 토큰증권 발행(Security Token Offering, STO)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했고, 7월 13일 윤창현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전자증권법과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올해 안에 법안 통과를 목표로 신속하게 진행하고 있다.

펀블은 부동산 조각투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부동산 투자 전문가가 선정한 상품을 일반인이 투자하도록 토큰증권으로 발행한다. 아직 관련 법안이 구축되지 않았지만, 금융당국의 규제 특례를 통해 발 빠르게 토큰증권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 토큰증권을 매수한 투자자는 월 배당금(월세), 토큰증권 매수 및 매도 통한 시세차익, 자산 매각 시 차익으로 수익을 얻을 수 있다.

현재 펀블은 토큰증권 발행부터 소각까지 모든 과정의 실증 사례를 확보했다. 이 과정에서 얻은 노하우와 전문성으로 서비스를 더욱 고도화하고 있다. 하반기에는 6~7개 자산을 새롭게 토큰증권화할 예정이며, 해외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

조찬식 펀블 대표 / 출처=IT동아
조찬식 펀블 대표 / 출처=IT동아

일반인도 쉽게 접근하는 부동산 투자

부동산 펀드나 리츠(REITs, 부동산 투자회사) 등 좋은 자산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는 소수의 고액 자산가나 대형 투자기관에만 주어진다. 일반인도 접근할 수 있는 제도는 갖춰져 있지만 실제로는 제대로 활용되지 못한다.

당시 자산운용사에서 근무하던 조찬식 펀블 대표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으로 블록체인 기술에 주목했다. 실물자산과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해 상품화하면 일반인에게도 좋은 자산에 투자할 기회가 제공될 것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펀블을 창업했다.

조찬식 대표는 안정적인 사업 진행을 위해 금융당국의 문을 두드렸다. 금융위원회와 협의하면서 2년간 준비한 결과 2021년 5월 혁신금융서비스 사업자로 지정되면서 합법적으로 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이를 통해 두 가지 규제 특례를 받았다. 신탁사가 발행한 부동산 증권에 대한 투자자 공모와 투자자 간 매매를 중개하는 투자중개업, 증권거래소 개설 및 운영 권한을 승인받았다. 현재 펀블은 토큰증권 발행, 매매 등의 업무를 합법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안정적인 서비스 위한 전문 인력 확보

펀블의 가장 큰 장점은 전문 인력이다. 증권사나 자산운용사에서 부동산 펀드, 장기 자금 조달, 기업 인수·합병 등의 업무를 하던 전문 인력을 모았다. 기술 부분 역시 금융 IT를 전문 개발자가 담당하고 있다.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 홈 트레이딩 시스템(HTS) 등 금융 관련 시스템을 오랜 기간 운영하던 인력이다. 이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투자 플랫폼을 구축했다.

펀블은 전문 인력과 우수한 상품 기획 능력을 갖췄다 / 출처=IT동아
펀블은 전문 인력과 우수한 상품 기획 능력을 갖췄다 / 출처=IT동아

우수한 상품 기획 능력도 갖췄다. 투자 가치가 높은 자산을 발굴하고 금융 구조화를 통해 상품화 후 안전하게 운영 및 관리한다. 실제로 펀블은 롯데월드타워 시그니엘, 부산 해운대 엘시티 등의 랜드마크를 토큰증권화했다. 펀블은 앞으로도 성공적인 투자 가능성이 높은 자산을 지속적으로 상품화할 예정이다.

조찬식 대표는 “전문 인력 덕에 안정적으로 서비스를 운영하는 노하우와 기술력, 전문성을 확보한 상태에서 시작했다”라며 “지금도 사업 진행 과정에서 확보한 사례와 노하우를 기반으로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선제적으로 구축한 금융권 수준의 투자자 보호

펀블이 안정적인 사업 전개만큼 신경 쓰는 것이 투자자 보호다. 펀블 구성원은 금융권에서 오랜 업력을 쌓은 인력이기 때문에 자본시장법, 개인정보보호법, 금융소비자법 등 관련 법령에 익숙하다. 기존 자본시장법을 충족하는 투자자 보호 체계를 갖추고 있다는 말이다.

토큰증권은 자본시장법, 전자증권법의 개정을 통해 분산원장에 공적장부로서의 효력을 부여하고, 투자자의 소유권을 명확하게 보호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하지만 아직 구체적인 법안은 나오지 않은 상태다. 이에 펀블은 자체적으로 부동산 자산 및 투자자 보호 방안을 세웠다.

부동산 자산의 경우 금융위원회 승인을 받은 부동산 신탁사에 예탁 보관한다. 투자 기간 동안 부동산 자산의 소유권은 신탁사에 있기 때문에 펀블에 안좋은 상황이 발생해도 고객 자산은 안전하게 보호된다. 펀블의 경우 우리금융그룹의 우리자산신탁과 함께 협업하고 있다.

부동산 토큰증권을 매매할 수 있는 펀블 앱 / 출처=IT동아
부동산 토큰증권을 매매할 수 있는 펀블 앱 / 출처=IT동아

투자자 보호의 경우 SK증권 전산원장을 활용한다. 펀블은 분산원장에 투자자가 보유한 증권을 기록한다. 물론 법 시행 전이라 이것만으로 투자자를 보호할 수 없다. 이에 펀블은 토큰증권 발행 부분에서 협업하고 있는 SK증권의 전산원장에도 실시간으로 동일하게 기록한다. 기존 전자증권법으로 투자자를 보호하는 영역이다. 덕분에 투자자는 토큰증권 법이 시행되기 전인 지금도 법적인 보호를 받을 수 있다.

이외에 내부 통제 시스템도 구축했다. 준법 감시인 제도, 투자자 보호 위한 행동강령 및 윤리강령, 민원 처리 제도 등 금융권에 준하는 투자자자 보호 시스템을 제도화해서 운영하고 있다.

조찬식 대표는 “금융위원회가 개인정보 보호와 정보 보안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어서 금융권 수준의 보안을 구축했다”라며 “법령이 없다 보니 다소 불필요한 과정이 생기기도 하지만, 불편함보다는 국내 토큰증권 산업의 초석을 깔고 있다는 자부심이 더 크다”라고 설명했다.

토큰증권, 발행부터 소각까지

펀블은 전문 인력과 기술력을 기반으로 토큰증권의 시작과 끝을 모두 수행했다. 지난해 8월 롯데월드타워 시그니엘을 토큰증권으로 발행했다. 공모가는 64억8000만 원으로, 3700명 이상의 투자자가 몰렸다. 이후 매월 발생하는 월세 등 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분했다. 토큰증권 투자자 간 거래도 안정적으로 지원했다.

지난 4월에는 매수를 원하는 제3자에게 매각했다. 물론 매각 전 투자자 의견을 물었다. 블록체인 기반 전자투표 시스템을 활용해 투표를 진행했고, 전체 투자자 92% 참여, 참여자 98% 찬성으로 매각을 결정했다. 이때 발생한 매각 차익은 투자자에게 지분율에 맞춰 배당했다. 투자자 누적수익률은 연 10.6%다. 부동산 가치가 많이 떨어지는 시기임에도 좋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현재 롯데월드타워 시그니엘 토큰증권은 모두 소각한 상태다. 우리자산신탁, SK증권, 한국예탁결제원과의 협업을 통해 모두 소각했다.

조찬식 대표는 “펀블은 토큰증권의 발행부터 소각까지 모든 과정을 수행한 첫 번째 플랫폼”이라며 “전문 인력과 기술력 덕에 짧은 기간임에도 안정적으로 진행했고 이를 통해 토큰증권 관련 노하우와 전문성을 더욱 강화할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사업을 전개하면서 확보한 실증 사례를 토대로 금융당국에 토큰증권 법령 개정 사항을 먼저 제안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펀블은 롯데월드타워 시그니엘 토큰증권의 발행부터 소각까지 완료했다 / 출처=IT동아
펀블은 롯데월드타워 시그니엘 토큰증권의 발행부터 소각까지 완료했다 / 출처=IT동아

펀블은 이 경험을 서비스 운영 및 관리에 적극 반영해 분산원장 처리 속도, 확장성, 안정성 등 서비스 고도화를 진행 중이다. 하반기에는 6~7개 상품을 토큰증권화할 예정이며, 해외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 이르면 내년 미국이나 유럽에 진출할 계획이다.

조찬식 대표는 “글로벌 시장에서 활동하는 STO 전문 기업이 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며 “혁신 기술을 통해 보다 많은 사람에게 투자 기회가 주어지는 공평한 세상을 만들겠다”라고 포부를 전했다.

글 / IT동아 한만혁 (m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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