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면에 더 눈길? ‘낫싱 폰(2)’ 한국 상륙
[IT동아 김영우 기자] '낫싱(Nothing)'은 최근 글로벌 모바일 시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브랜드 중 하나다. 쟁쟁한 강자들이 수두룩한 이 시장에서 이제 막 설립된 영국의 신생기업이 이런 관심을 모은 건 이례적이다. 특히 이 회사의 무선 이어폰인 ‘낫싱 이어(Nothing ear)’와 스마트폰 ‘낫싱 폰(Nothing Phone)’은 개성 넘치는 디자인에 참신한 기능을 앞세워 상당한 호평을 이끌어냈고, 레드닷(Red Dot) 디자인 어워드를 비롯한 상도 다수 받았다.
한편, 낫싱은 기존 낫싱 폰(1)의 후속작이자 상위 모델인 ‘낫싱 폰(2)’도 선보였다. 이 제품은 한국에 정식 출시되는 낫싱의 첫 번째 제품이기도 하다. 17일, 낫싱은 서울 성수동의 ‘타임애프터타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에 출시되는 낫싱 폰(2)의 면모를 소개했다.
이날 행사의 발표 세션은 낫싱 공동창업자이자 마케팅 총괄인 아키스 에반겔리디스(Akis Evangelidis)가 담당했다. 그는 “낫싱은 2020년에 설립된 젊은 회사지만 시작 단계에서 700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하고, 4개의 제품을 선보여 150만대를 판매하는 등의 큰 성과를 거뒀다”라며 “특히 낫싱 폰(1)은 80만대의 글로벌 판매 실적을 올렸는데, 애플이나 삼성 등이 압도하고 있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독립 브랜드가 올린 성과로서는 독보적”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선보인 낫싱 폰(2)는 전작의 장점을 계승하면서 프리미엄 요소를 한층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본체 두께가 전작보다 얇아졌고, 후면 유리에 굴곡을 넣어 그립감도 더 좋아졌다. 또한 충전 케이블과 같은 액세서리에도 정교한 디자인 요소를 넣어 개성을 더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건 전작에서 호평 받은 본체 후면의 개성적인 인터페이스, ‘글리프(Glyph)’가 한층 업그레이드되었다는 점이다. 글리프 인터페이스를 구성하는 LED의 수와 패턴이 한층 늘어났는데, 이를 통해 사용자는 전면 화면을 보지 않고도 전화나 문자 도착 여부, 음량, 남은 배터리 용량, 카운트다운, 타이머 등의 정보를 본체 후면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또한 택시를 부르거나 음식 배달을 시켰을 때 남은 시간을 게이지 형태로 표시하기도 하며, 주소록에 있는 특정 사람에게 전화가 왔을 때 사용자가 미리 지정한 패턴이 표시되도록 설정하는 등의 독특한 활용법도 있다.
구글 안드로이드를 기반으로 개발된 낫싱 폰 전용 운영체제인 ‘낫싱 OS’ 역시 2.0 버전으로 업그레이드되어 낫싱 폰(2)에 탑재했다. 안드로이드의 기본적인 기능에 더해, 낫싱 하드웨어 특유의 활용성과 개성에 부합하는 디자인과 기능을 갖췄다고 에반겔리디스 총괄은 강조했다. 위젯 기능을 한층 세분화해 자신이 원하는 요소를 전면에 우선 배치할 수 있으며, 화면 전체를 단색(흑백)으로 표시하거나 각 앱의 레이블(이름 표시)을 삭제하는 등의 개성적인 편집이 가능하다.
카메라도 업그레이드했다. 3200만 화소의 전면 카메라 및 소니 IMX890 이미지 센서를 적용한 5000만 화소의 후면 카메라를 탑재했는데, 여기에 고급 18비트 이미지 신호 프로세서(ISP)를 더해 전작대비 최대 4,000배 더 많은 카메라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다.
또한 다양한 노출 상황에서 8개의 프레임을 촬영한 후 이를 결합하는 ‘어드밴스드 HDR 알고리즘’을 갖췄다. 덕분에 역광 상황에서 촬영해도 선명한 결과물을 기대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실시간으로 움직이는 대상을 추적해 정확한 초점을 맞추는 ‘모션 캡처 2.0’ 기술, 그리고 4K 해상도를 초당 60프레임(후면 카메라 기준)으로 녹화가 가능한 동영상 촬영 성능이 특징이다.
그 외에 낫싱 폰(2)는 스냅드래곤 8+ 1세대 프로세서를 탑재했다. 스냅드래곤 778G+ 프로세서를 탑재한 전작 대비 전반적으로 80% 가까이 성능이 향상되었다고 낫싱은 강조한다. 또한 120Hz 주사율로 부드럽게 움직이는 OLED 화면, 용량이 향상된 배터리(4700mAh), 고속 유선 충전 및 무선 충전 기능, 그리고 다른 모바일 기기를 폰 위에 올려 두고 충전시킬 수 있는 ‘역충전’ 기능 등을 갖춰 높은 활용성을 기대할 수 있다고 에반겔리디스 총괄은 밝혔다.
한편, 낫싱 폰(2)는 오늘(12일) 부터 11번가 및 크림(Kream), 프리즘, 카카오 선물하기 등을 통해 사전주문을 받는다. 그리고 15일부터 서울시 마포구 상수동의 ‘크림 상수 쇼룸’에서 한정 수량을 판매하며, 21일부터는 바로 일반구매가 가능하다. 제품 컬러는 화이트와 그레이 중 선택할 수 있고 가격은 12GB(램)/256GB(저장소) 모델이 89만 9,900원 12GB/512GB 모델이 109만 9,000원이다.
현장에서 살펴본 낫싱 폰(2)의 가장 큰 장점은 개성 넘치는 디자인이었다. 특히 본체 후면의 글리프 인터페이스는 다양한 패턴의 조명과 사운드를 조합할 수 있어 존재감이 상당하다. 뚜렷한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것 외에, 각종 알람이나 타이머 등의 부가기능도 이용할 수 있다. 그동안 이렇다할 활용 방안이 없던 스마트폰 뒷면의 용도를 재확인한 느낌이다.
낫싱 폰(2)의 두뇌인 스냅드래곤 8+ 1세대는 갤럭시 Z 폴드4, 플립4 등의 제품에도 탑재된 바 있는 모바일 프로세서로, 상당히 고성능 모델이긴 하다. 다만 갤럭시 S23과 같은 타사의 최상위급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스냅드래곤 8 2세대 프로세서에 비하면 한 수 아래인 것도 사실이다. 이와 관련해 낫싱 측은 “우리의 제품에 최적화된 경험을 제공하는데 스냅드래곤 8+ 1세대가 충분하다고 판단해 이를 선택했다”라고 의견을 밝혔다.
그리고 낫싱은 한국에 따로 지사를 설립하지 않고 본사에서 직접 마케팅을 전개하며, 제품의 유통 및 판매, A/S를 위해 한국의 파트너사들과 협력한다고 밝혔다. 얼마나 원활하게 제품이 공급될지, 그리고 A/S는 충실하게 이루어질지 두고 볼 일이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