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포트폴리오 전환으로 2030년까지 매출 100조 달성"

권택경 tk@itdonga.com

[IT동아 권택경 기자] “고객들이 지어주신 ‘가전은 역시 LG’라는 명성을 자랑스럽고 감사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결코 현재에 만족하고 머무르지는 않겠다. LG전자는 이제 가전을 넘어 집, 상업공간, 이동공간, 메타버스까지 고객의 경험을 연결하는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으로 거듭나겠다”

LG전자 최고경영책임자(CEO) 조주완 사장이 12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말이다. 이날 LG전자는 비하드웨어(Non-HW), 기업간거래(B2B), 신사업 등 3대 신성장동력을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전환해 2030년까지 매출액 100조 원을 돌파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를 위해 R&D 투자 25조 원, 설비투자 17조 원, 전략투자 7조 원 등 50조 원 이상을 투자하겠다고도 덧붙였다.

LG전자 CEO 조주완 사장. 출처=LG전자
LG전자 CEO 조주완 사장. 출처=LG전자

LG전자가 신성장동력으로 가장 먼저 내세운 비하드웨어는 단순한 하드웨어 판매를 넘어서, 하드웨어들을 플랫폼으로 삼아 펼치는 구독, 콘텐츠, 솔루션, 서비스 등의 무형 사업을 의미한다. 조주완 사장은 “매년 LG전자가 판매하고 있는 제품을 다 합하면 연간 1억 대에 달한다. 제품 수명을 5년으로만 잡아도 현재 총 5억 대의 LG전자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는 것”이라며 “이 모두를 서비스 사업을 전개할 수 있는 요소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플랫폼 기반 서비스 사업의 예시로는 TV의 미디어 서비스화를 들었다. LG전자의 스마트 TV 운영체제인 웹OS에서 제공하는 광고 기반 무료 채널 서비스인 ‘LG 채널’을 통해 TV를 미디어 플랫폼화하고 이를 통해 광고 수익을 올린다는 설명이다. 조주완 사장은 모수 확대를 위해 다양한 TV 제조사에 웹OS를 공급하고 있으며, 디지털 사이니지, 차랑용 디스플레이 등 여러 기기로 웹OS를 적극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LG전자 CEO 조주완 사장이 2030년까지 매출 100조 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밝히고 있다. 출처=LG전자
LG전자 CEO 조주완 사장이 2030년까지 매출 100조 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밝히고 있다. 출처=LG전자

또한 지난 2021년 인수한 LG전자가 지난 2021년 인수한 TV 광고, 콘텐츠 데이터 분석 기업인 알폰소를 통해서 고객 맞춤형 광고 솔루션을, 파라마운트 등 글로벌 콘텐츠 기업과의 파트너십으로는 콘텐츠 경쟁력을 확보한다.

B2B 사업은 자동차 전장 사업과 HVAC(Heating, Ventilationg, and Air Conditioning·공기조화기술) 두 축을 동력으로 가속한다. 인포테인먼트와 전기차 파워트레인, 지능형 램프 등을 앞세워 지금도 순조롭게 성장 중인 전장 사업은 금년 말 수주 잔고가 100조 원에 이를 전망이다. 증권가에선 올해 매출 규모가 1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LG전자는 앞으로도 그간 B2C 분야에서 쌓은 기술력과 노하우, 마그나와의 시너지 확대를 통한 경쟁력 강화로 북미뿐만 아니라 유럽과 같은 신규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LG전자 CEO 조주완 사장
LG전자 CEO 조주완 사장

조주완 사장은 HVAC 사업 확대에 대해서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 유럽의 그린딜 정책 등 탈탄소 정책과 규제가 가속화되면서 탈탄소 제품을 구입하려는 경향이 가속화되고 있고, 에어컨 기술을 활용한 난방의 중요성이 강화되는 등 고효율 에너지 기술이 중요해지고 있다”면서 “지금이 LG전자의 고효율 에너지 인버터 기술을 활용한 사업 확대의 적기라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HVAC 시장은 950억 달러 규모에 달하는 매력적인 시장”이라며 "전체 시장에서 37%를 차지하는 미국, 유럽 등 선진국 공략을 위해 현지 완결형 체제를 구축하겠다. 역내 생산 시설을 마련하고 R&D 인프라 확보해 영업력을 강화하여 빠르게 수익을 최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제시한 신성장 동력은 전기차(EV) 충전 사업과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 사업이다. LG전자는 기존 전기차 충전 업체들과 차별화되는 제조 및 운영 역량, 서비스망, 고객 네트워크를 활용해 EV 충전 사업을 빠르게 조 단위 사업으로 육성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V 충전기 판매 사업부터 시작해 중장기적으로는 관제 영역을 아우르는 통합 솔루션 업체로 진화해나간다는 계획이다.

디지털 헬스케어에 관해서는 “현재 북미 파트너사와 함께 자체 개발한 솔루션으로 병원 내 원격 진료 서비스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며 “북미이노베이션센터가 발굴한 스타트업들과 신 사업을 개발 중이며, 벤처캐피탈과 신규 법인 설립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LG전자 CEO 조주완 사장과 임원진이 기자간담회를 마친 뒤 모두 무대에 올라 인사말을 하고 있다
LG전자 CEO 조주완 사장과 임원진이 기자간담회를 마친 뒤 모두 무대에 올라 인사말을 하고 있다

ESG 경영 강화 의지도 재차 밝혔다. 조주완 사장은 “협력사와 파트너를 포함한 전 세계가 함께하고, 궁극적으로는 고객까지 함께해야 달성 가능하다”며 “고객들도 즐겁게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조주완 사장은 “시장 트렌드의 변곡점이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 그동안 해왔던 방식이나 속도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이날 포트폴리오 전환을 선언한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3대 영역에서 퀀텀 점프를 어떻게, 그리고 얼마나 크게 만들 수 있을지 여러분께 하나씩 보여드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글 / IT동아 권택경 (t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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