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25이어 이마트까지, ‘금 자판기’ 경쟁 막 올랐다

김영우 pengo@itdonga.com

[IT동아 김영우 기자] 경기 흐름이 불안정할 때 몸값이 오르는 것이 안전자산이며, 대표적인 것이 바로 ‘금’이다. 다만, 주식이나 달러, 채권 등과 다르게 금은 물리적 실체가 중시되는 자산이기에 거래 및 소유 과정이 상대적으로 번거로운 편이었다. 금 시세에 따라 통장의 잔고가 변동되는 이른바 ‘금 통장’, 금과 관련된 기업이나 기관에 중점적으로 투자하는 ‘금 펀드’ 같은 상품도 등장하긴 했지만 아직도 상당수의 투자자들은 골드바와 같은 실물을 중시한다.

이마트 용산점에 설치된 금 자판기(출처= 한국금거래소)
이마트 용산점에 설치된 금 자판기(출처= 한국금거래소)

‘금 자판기’는 이러한 투자자들의 심리를 반영해 등장한 이색 자판기다. 판매자와 직접 대면할 필요도 없고, 흥정할 필요도 없다. 마치 캔음료를 사듯 자판기에 금액을 지불하고 원하는 제품을 선택하면 골드바가 뚝딱 나온다. 미국이나 아랍에미리트 등의 해외에는 이미 10여년 전에 금 자판기가 등장해 화제가 된 적이 있는데, 최근 들어 한국에도 보급되기 시작했다.

국내에는 작년 9월, GS리테일에서 처음 도입했다. GS25 편의점 및 GS더프레시 슈퍼마켓 5곳에 금 유통기업 ‘우수골드네트워크’가 개발한 금 자판기를 설치한 것을 시작으로 관련 사업을 본격화했다.

작년 9월 부터 GS25에 도입된 금 자판기 (출처=GS리테일)(출처=GS리테일)
작년 9월 부터 GS25에 도입된 금 자판기 (출처=GS리테일)(출처=GS리테일)

GS리테일에서 도입한 금 자판기는 기대 이상의 반응을 얻었다. 올해 4월 기준으로 20억원 이상의 누적 매출을 올렸으며, 30여곳으로 보급을 확대했다. 일반 골드바 외에 가정의 달을 맞아 카네이션 골드바를 한정 판매하는 등, 판매 제품 다양화도 노리고 있다.

그리고 이제는 이마트에서도 금 자판기를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대표적인 금 유통 기업 중 한 곳인 ‘한국금거래소’에서 개발한 이 자판기는 지난 4일 이마트 용산점에 처음으로 설치됐다.

한국금거래소의 금 자판기는 앞서 등장한 GS리테일의 것과 유사한 점이 많다. 국제 시세를 반영해 거래 조건이 매일 바뀌는 점, 보안을 위해 휴대폰 본인인증을 거쳐야 카드 결제로 제품 구매가 가능한 점, 그리고 CCTV 녹화 기능을 통해 분실카드 도용 문제를 최소화하고자한 점도 크게 다르진 않다.

한국금거래소의 금 자판기에서 판매되는 골드바 (출처= 한국금거래소)
한국금거래소의 금 자판기에서 판매되는 골드바 (출처= 한국금거래소)

하지만 나름의 차별점이 없는 건 아니다. 한국금거래소의 금 자판기는 골드바 외에도 돌반지, 금수저, 백금바 10g, 실버불리온 메달 1oz 등 10종의 다양한 제품을 살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GS리테일의 금 자판기가 ‘자산’으로서의 금을 강조하는 반면, 한국금거래소의 금 자판기는 상대적으로 ‘귀금속’의 개념에 더 가까운 제품에도 무게를 실은 느낌이다.

한국금거래소는 3년 내 전국 1,000여대의 금 자판기를 설치하는 것이 목표라고 한다. 금 자판기 시장의 경쟁이 본격화된 만큼, 향후 편의점이나 대형마트 외에도 다양한 장소에서 금 제품을 손쉽게 구매할 수 있는 시대가 올 것 같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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