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크스에 또 운 구글…픽셀 폴드 초기불량 속출
[IT동아 차주경 기자] 구글이 만든 첫 폴더블 스마트폰 ‘픽셀 폴드’가 판매 초기부터 홍역을 앓는다. 판매 가격이 다른 제품보다 비싸다는 소비자의 비판을 받았고, 생산량이 주문량보다 부족해 배송 연기를 선언했다. 제품을 받은 소비자들은 사용한지 불과 수 시간만에 화면이 파손됐다며 초기 불량이라고 주장한다.
구글 픽셀 폴드는 인공지능 연산에 특화된 구글 텐서 G2 주연산장치와 12GB 램, 256GB/512GB 저장 공간과 4,821mAh 용량 배터리를 탑재했다. 외부 화면 크기는 5.8인치, 본체를 열면 나오는 내부 화면 크기는 7.6인치인데, 내외부 화면 비율이 다른 폴더블 스마트폰과 달리 옆으로 넓은 형태여서 주목 받았다. 본체를 접으면 화면이 거의 맞닿아 두께가 얇은 점, 고성능 카메라를 탑재한 점도 장점이다. 가격은 1,799달러(약 237만 원), 삼성전자 갤럭시Z 폴드4와 같다.
소비자와 업계는 구글 픽셀 폴드의 판매 가격이 다소 비싸다고 지적했다. 성능이 폴더블 스마트폰 가운데 최고인 것도 아니고, 무게는 오히려 다른 제품보다 무거워서다. 구글은 예약 판매자에게 스마트워치 ‘픽셀 워치’를 증정하는 대안을 내놨다.
정식 판매일인 6월 27일(이하 현지시각)이 다가오자, 이번에는 물량 부족과 주문의 임의 취소라는 말썽이 일어났다. 구글 픽셀 폴드를 예약 구매한 소비자에게 주문이 취소됐다는 메시지가 속속 전송됐다. 원인은 소비자들이 예약 판매 시 제출한 은행 계좌, 카드 정보가 일시적으로 확인되지 않아서였다.
문제는, 주문 취소 시 제품 배송일이 한 달에서 두 달까지도 미뤄지는 점이다. 5월 초에 제품을 예약 구매한 소비자 가운데 일부는 구글 픽셀 폴드를 8월~9월 초에나 받아볼 예정이다. 이는 구글 픽셀 폴드의 생샨량이 주문량을 만족하지 못하는 증거다.
더 치명적인 초기 불량도 보고됐다. 구글 픽셀 폴드를 사서 사용하던 정보통신기술 크리에이터 가운데 일부가 제품을 사용한지 불과 4일만에 화면이 고장났다고 밝혔다. 그는 화면과 베젤(화면 테두리) 사이에 틈이 있다며, 이 곳에 이물질이 들어간 것을 고장 원인으로 지목했다.
이어 영국의 한 소비자는 구글 픽셀 폴드를 받아 사용한지 2시간만에 화면에 분홍색 세로 선이 그어졌고, 이내 화면이 고장났다고 보고했다. 또 다른 사용자는 제품을 사서 5시간 동안 쓰면서 화면을 겨우 세 번 여닫았음에도 화면의 보호 필름이 벗겨지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구글은 스마트폰 픽셀 시리즈를 여러 개 선보였는데, 꾸준히 초기 불량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다. 구글 픽셀 2 이후 제품들은 간혹 화면이 까맣게 변하는 '검은 화면' 에러를 일으킨다. 구글 픽셀 3과 4 시리즈는 통화 불량 문제로, 구글 픽셀 5는 본체와 화면 사이 유격 문제로 지탄을 받았다. 지문 인식 오류와 화면 색깔이 변하는 현상도 보고됐다.
구글 픽셀 6에서도 여러 초기 불량이 일어났다. 화면 밝기가 저절로 바뀌는 현상, 급속 충전이 안되고 전화가 임의의 번호로 걸리는 현상이 있었다. 배터리가 완전 방전되면 지문인식 센서가 고장나는 불량 사례는 치명적이었다.
구글은 픽셀 폴드의 초기 불량 문제를 차근차근 대응 중이다. 다만, 초기 불량 인정 후 제품 교환까지의 시간이 열흘 남짓으로 오래 걸리는 점, 처리가 빠른 시간 내 이뤄지지 않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불만을 산다.
글 / IT동아 차주경(racingca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