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흥행에는 이유가 있다”…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
[IT동아 김동진 기자] 모처럼 쉐보레에서 흥행몰이에 성공한 차량이 나왔다. 세단과 SUV의 특성을 조합한 크로스오버 유틸리티(CUV), ‘트랙스 크로스오버’가 그 주인공이다. 옵션을 모두 넣어도 2,872만원이라는 착한 가격에 각종 첨단·편의 기능을 대거 탑재한 신차에 소비자들이 반응했다. 사전계약 개시 일주일 만에 계약 건수 1만3,000대를 돌파한 것이다. 화제의 차량,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를 시승하며 그 매력은 무엇인지 살펴봤다.
알파벳 엑스(X) 형상 외관 디자인…트레일블레이저보다 더 긴 전장 돋보여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외관을 살펴보면, 쉐보레 소형 SUV, 트레일블레이저를 연상케 한다. 쉐보레 관계자는 “크로스오버를 상징하는 알파벳 엑스(X) 형상을 차체 디자인 전반에 적용했다”며 “넓은 휠베이스와 낮게 떨어지는 루프라인 등으로 크로스오버 특유의 역동성을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소형 CUV이지만, 전혀 작지 않은 크기를 지녔다.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전장(자동차 길이)은 4,540㎜, 전폭(자동차 폭)은 1,825㎜, 전고(자동차 높이)는 1,560㎜, 축거(자동차 앞바퀴 중심에서 뒷바퀴 중심까지 거리)는 2,700㎜다. 한 체급 위인 트레일블레이저(전장 4,425㎜, 전폭 1,810㎜, 축거 2,640㎜)보다 오히려 더 길고 넓다.
넓은 휠베이스 덕분에 여유로운 2열 공간을 자랑한다. 성인 남성이 앉아도 주먹 두 개 이상이 남을 정도다.
1열에는 D컷 스티어링 휠과 8인치 컬러 클러스터, 11인치 컬러 터치스크린으로 구성한 듀얼 스크린을 탑재했다. 중앙 터치스크린을 운전자 쪽으로 약 9도가량 기울어지도록 설계해 운전자의 편의를 고려했다. 시승한 RS 트림에는 전동, 통풍, 열선 기능을 탑재한 시트가 적용됐고, 요추 받침 기능의 럼버 서포트와 무선 휴대폰 충전, 오토홀드, 뒷좌석 에어벤트뿐만 아니라 무선 안드로이드 오토, 애플 카플레이가 적용됐다. 덕분에 쾌적하고 편리한 주행이 가능하다.
다만 실내등과 프론트 도어 데코 패널 등 실내 자재가 주는 느낌은 아쉬웠다. 1세대 트랙스와 큰 차이가 없는 도어트림과 2열 에어벤트 등의 플라스틱 마감과 LED 실내등 미적용, 사이드미러 락폴딩 미적용 등은 단점으로 꼽을 수 있다.
트랙스 크로스오버에는 LED 테일램프와 방향지시등, 샤크핀 안테나가 적용됐다. 이 차의 트렁크 용량은 기본 414리터로 2열 폴딩 시 최대 1,405리터까지 늘어난다.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대폭 적용…아쉬운 가속 성능
주행을 시작했다. 시승은 서울 양천구에서 경기도 시흥시를 오가는 코스로 진행했으며, 도심 정체와 외곽의 여유로운 도로 상황이 공존하는 주행 환경이었다.
정체 상황뿐만 아니라 가속 시 일정한 속도와 함께 앞차와 안전거리, 차선 유지를 돕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주행 피로를 덜어줬다. 이뿐만 아니라 ▲전방충돌 경고시스템 ▲차선이탈 경고 및 차선유지 보조시스템 ▲전방 보행자 감지 및 제동시스템 ▲차선 변경 및 사각지대 경고 시스템 ▲후측방 경고 시스템 ▲뒷좌석에 탑승한 아동을 두고 내리는 사고가 생기지 않도록 ‘뒷좌석 승객 리마인더’를 기본 트림부터 적용한 점은 차의 가격을 고려하면, 놀라웠다.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엔진은 말리부와 트레일블레이저에도 적용된 바 있는 E-터보 프라임(E-Turbo Prime) 엔진이다. 쉐보레는 트랙스 크로스오버에 맞게 해당 엔진을 재설계해 1.2리터로 적용했으며, 젠3(GENⅢ) 6단 자동변속기를 맞물렸다. 그 결과 최고출력 139마력, 최대 토크 22.4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8.6초다.
가속 성능에 초점이 맞춰진 차량이 아닌 만큼, 배기량과 출력이 낮은 편인데 역시 고속 주행 시에는 힘이 달렸다. 가속 페달을 깊게 밟아도 반 박자 늦게 반응하곤 했다. 하지만 시속 100km 이하 시내 주행 시에는 가속 성능이 답답하다는 느낌은 없었으며, 승차감도 안정적이었다.
쉐보레 관계자는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바디 스트럭처는 GM의 최신 설계 프로세스인 ‘스마트 엔지니어링’을 적용해 설계됐다”며 “스마트 엔지니어링은 다양한 주행상황을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구현해 하중이 실리는 부분을 파악해 보강하고 그렇지 않은 부분은 무게를 덜어내는 설계 방식으로, 최신 쉐보레 모델들이 경쟁모델보다 크고 강성이 높은 차체를 적용하면서도 경량화를 실현할 수 있는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시승을 마치고 계기판을 살펴보니, 총 주행거리 109.6km에 평균 연비 리터당 8.4km가 기록됐다. 공인 복합연비 리터당 12.0km (도심 11.1km /고속도로 13.2km)에는 미치지 못했다.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주행 성능과 내부 플라스틱 자재가 주는 아쉬움보다는 넉넉한 실내 공간과 첨단 운전자 보조 기능, 편의 사양, 합리적인 가격이라는 장점이 더 많은 차량이다. 높은 가성비를 자랑하는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흥행에는 이유가 있었다.
이 차의 출시 가격은(개소세 인하 기준) ▲LS 2,052 만원 ▲LT 2,366 만원 ▲ACTIV 2,681 만원 ▲RS 2,739 만원이다.
글 / IT동아 김동진 (kdj@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