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저니 “사진 인공지능, 예술 도용 안해…소송 기각돼야”
[IT동아 차주경 기자] 작품 도용을 이유로 예술가들로부터 피소된 사진 제작 인공지능 개발사 ‘미드저니(Midjourney)’와 ‘스테이빌리티 AI(Stability AI)’가 미국 연방법원에 반소를 제출했다. 피소될 사유가 없다며 예술가들이 제기한 소송을 기각해달라고도 덧붙였다.
2023년 1월(이하 현지시각) 미국에서 활동 중인 예술가 세 명은 사진 제작 인공지능 개발사 미드저니와 스테이빌리티 AI, 사진 인공지능 서비스 앱 드림업(DreamUp)의 개발사 데비안트아트(DeviantArt)를 고소했다. 이들 기업이 사진 제작 인공지능을 만들고 훈련시킬 때 예술가들의 창작물을 허가 없이, 무단 사용했다는 이유다. 나아가 사진 제작 인공지능이 예술가들의 화풍이나 개성을 무단 복제해 저작권 침해 피해를 입힐 것이라고 비판했다.
예술가 세 명을 변호하는 변호사 겸 사진작가 매튜 버터릭(Mattew Buttrick)은 “사진 인공지능은 수백만 명의 예술가의 작품을 자르고 이어붙이는, 21세기의 콜라주(각기 다른 소재나 그림의 일부분을 이어붙여 하나의 새로운 그림을 만드는 기법)도구다.”라고 비판했다.
피소된 사진 제작 인공지능 개발사들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다가 3개월만에 반소를 제기했다. 이들은 “인공지능이 만든 사진은 예술 작품과 비슷하지 않다. 우리가 어떤 예술 작품을 무단 사용했는지도 불분명하다. 따라서 미국 연방법원이 이 소송을 기각해주기 바란다.”고 설명했다.
이어 스테이블 디퓨전은 “자체 조사 결과, 사진 제작 인공지능이 만든 작품 가운데 저작권이 있는 예술 작품과 비슷한 것을 식별하지 못했다.”라고, 데비안트아트는 “사진 제작 인공지능 기업의 위법 행위에 대해 우리는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각각 덧붙였다. 즉, 자신들이 어떤 예술 작품을 무단 사용했고 또 어떤 예술 작품의 저작권을 침해했는지 예술가 세 명이 증명하지 못했으니, 소송 요건을 만족하지 못한다는 논리다.
예술 업계와 인공지능 기업은 이번 소송을 주목한다. 인공지능을 고도화하려면 학습용 데이터의 양과 질을 모두 확보해야 한다. 예술 작품을 만드는 인공지능은 수많은 예술 작품을 보고 배운다. 이 때 예술 작품을 고르는 기준을 명확히 제시하지 않으면, 인공지능은 예술가의 작품을 닥치는 대로 보고 베낄 것이다. 나아가 예술가의 작품을 위조할 가능성도 높다. 이는 자연스레 저작권 침해로 이어진다.
예술 업계는 사진 제작 인공지능 개발사들의 해명이 빈약하다고 비판한다. 이들이 이미 사진 데이터를 무단 사용한 사례가 있었던 만큼, 다른 예술 작품의 데이터도 무단 사용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세계 스톡 이미지(판매용 사진) 기업 게티이미지(Getty Images)는 스테이빌리티 AI가 자신들의 사진을 무단 사용했다며 증거 사진 수백 장을 제시했다. 이들 사진은 스테이빌리티 AI의 사진 제작 인공지능 스테이블 디퓨전(Stable Diffusion)으로 만든 것인데, 사진 안에 게티이미지의 사진의 워터마크(사진 복제 방지용 식별 마크)가 고스란히 찍혀 있다. 게티이미지는 이를 근거로 2월 3일, 스테이빌리티 AI에 최대 1조 8,000억 달러(약 2,402조 원)의 대규모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글 / IT동아 차주경(racingca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