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서비스 기업 “요금 나눠서 여럿이 싸게 타세요”
[IT동아 정연호 기자] 지난 2월 1일, 서울시는 중형택시(승차정원 5인승 이하) 기본요금을 3800원에서 4800원으로 26% 인상했다. 기본요금만 받는 거리도 2km에서 1.6km로 줄였다. 이에 택시를 타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사람이 많아졌다.
하지만, 회식이나 야근을 하고 집에 갈 때 택시만큼 편한 교통 수단도 드물다. 비싸진 택시 요금 부담을 덜 방법이 없을까? 최종 목적지는 달라도, 같은 방향으로 가는 사람들이 모여 택시를 타고 요금을 N등분하는 것이 대안이다. 마침, 카카오모빌리티의 카카오T 벤티나 타다 택시 등의 서비스가 요금 N등분을 지원한다.
카카오T 벤티는 최대 5명까지 탑승 가능한 대형택시다. 대형택시는 배기량 2000cc 이상인 승용차(6인승 이상 10인승 이하) 또는 승합차(13인승 이하)의 차량을 뜻하지만, 택시 서비스 기업에서 최대 탑승 인원을 직접 설정할 수 있다.
카카오T 벤티는 출발지와 목적지를 설정할 때 경유지를 최대 5개까지 입력할 수 있다. 카카오T 벤티는 실시간 호출도, 예약도 된다. 단, 경유지 기능을 쓰려면 실시간 호출이 아닌 예약을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카카오T 앱에서 ‘택시’ 메뉴를 누르고 출발지와 목적지를 입력해야 한다. 그럼, 가맹택시 카카오T 블루, 일반택시, 카카오T 벤티, 프리미엄 차량 카카오T 블랙 등을 호출하는 선택지가 나온다. 카카오T 블루와 일반택시는 경유지 입력이 불가능하다.
카카오T 벤티를 누르면 편도/대절 선택지와 예약시간을 정하는 창이 나온다. 예약을 하려면 탑승하기 30분 전 해야 한다. 택시 요금 N등분 서비스들의 요금을 비교하기 위해서 출발지와 도착지, 경유지와 이용 시간의 기준을 정했다. 먼저 출발지는 소사역, 도착지는 서울역으로 정하고 시간은 평일 오후 1시 30분 편도 예약했다. 이때 카카오T 벤티의 확정 요금은 4만 3300원이었다.
경유지를 입력하려면 출발지와 목적지 사이에 있는 ‘+’버튼을 눌러야 한다. ‘온수역’, ‘신도림역’을 경유지로 입력했다. 이때 경로가 달라짐에 따라 확정요금이 3만 7300원으로 줄었다.
카카오T 벤티가 아닌, 일반택시로 소사역에서 서울역까지(평일 오후 1시 33분) 갈 경우 예상 요금은 2만 6900원이 나온다. 즉, 목적지가 다른 두 명 이상이라면 카카오T 벤티를 써서 요금을 N등분하는 것이(2인 기준 1인당 1만 8650원) 더 싸다.
타다 역시 경유지 설정과 요금 N등분을 지원한다. 중형 택시 ‘타다 라이트’, 승합차 택시 ‘타다 넥스트’, 준고급 세단 ‘타다 플러스’ 등 모든 서비스에서 경유지 입력이 가능하다. 또한, 이용자에게 이동 거리별 택시 요금을 알려준다. 단, 서비스별로 최대 탑승 인원이 다르다.
타다 택시는 즉시 호출도, 예약도 된다. 다만, 예약은 타다 넥스트와 타다 플러스만 가능하고, 타다 라이트는 불가능하다. 또한, 예약할 경우 출발지가 제한된다. 출발지가 서울, 위례 신도시, 광명시, 인천/김포공항인 경우에 한해 예약이 가능하다.
타다 앱에서 택시를 타면 요금을 얼마나 내야 할지 확인해봤다. 우선, 타다 앱을 켜고서 출발지와 목적지를 입력하면 된다. 카카오T 벤티와 기준을 맞춰, 오후 1시 30분에 출발지를 소사역, 목적지를 서울역으로 설정했다. 목적지 옆에 있는 ‘경유’ 메뉴를 누르면 경유지를 최대 2개 설정할 수 있다. 경유지는 ‘온수역’과 ‘신도림역’으로 설정했다.
예상요금은 타다 라이트(최대 3명) 2만 4400원, 타다 넥스트(최대 5명) 2만 5800원, 타다 플러스(최대 3명) 3만 5700원이었다. 그리고, 경유지를 입력하지 않은 채 출발지를 소사역, 목적지를 서울역으로 설정해봤다. 예상요금은 타다 라이트 2만 5000원, 타다 넥스트 2만 7400원, 타다 플러스 3만 6700원이었다. 카카오T 벤티와 마찬가지로, 경유지 기능을 잘 활용하면 타다 택시를 타는 것이 일반 택시를 탈 때보다 저렴하다.
운행이 종료되면, ‘나눈 요금 보러가기’ 기능으로 탑승자별 택시 요금을 알게 된다. A가 경유지인 온수역에서 내렸으면, 소사역에서 온수역까지의 거리로 환산한 택시 요금이 나온다. 이 내역을 카카오톡으로 다른 탑승자에게 보내면 된다.
택시 서비스 기업, 대형택시 요금은 직접 정해
한 모빌리티 업계 관계자는 “탄력호출료, 심야할증 등이 붙는 심야시간에는 모빌리티 플랫폼을 통해서 대형택시를 부르고, 경유지를 설정하는 것이 오히려 더 저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자체가 요금을 정하는 일반 중형택시와 달리, 카카오T 벤티나 타다 넥스트 등의 대형택시는 서비스 기업이 요금을 정하고 신고한다. 일반 중형 택시는 탄력호출료(수도권 지역 일반 중형 택시 기사가 밤 10시~새벽 3시 심야 시간대에 호출료를 3000~5000원까지 받도록 한 제도)가 반영돼 요금이 비싸진다. 반면, 카카오T 벤티와 타다 넥스트·플러스는 심야 및 야간 할증을 적용하지 않아 요금을 낮췄다.
글 / IT동아 정연호 (hoh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