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멜그룹, 모니터 암·디스플레이 넘어 '가구 브랜드'로 진화 中
[IT동아 남시현 기자] 가트너(Gartner)에 따르면, 2023년 말까지 전 세계 지식 근로자의 39%는 재택근무와 원격 근무가 혼합된 하이브리드 근무 체계로 일할 것이라고 조사됐다. 22년 37%에서 소폭 증가한 수치다. 또한 2025년까지 전체 근로자의 10%가 영업, 온보딩(조직 사회화 교육), 원격 근무에서 가상 회의나 메타버스 등의 기술을 활용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코로나 19로 확산한 원격 근무가 하이브리드 근무 체계로 자리를 잡으면서 전체 근로자의 업무 환경에도 변화를 초래하고 있다.
하이브리드 근무와 관련된 시장 역시 발맞추고 있다. 협업 툴 업계는 대면과 비대면을 아우르는 서비스를 내놓고 있으며, 클라우드 및 보안 기업들은 원격 근로에 맞는 솔루션으로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재택 근무의 ‘하드웨어’에 해당하는 가구 업계는 전환점을 맞고 있다. 초기에는 사무용 가구로도 수요를 맞췄지만, 하이브리드 근무 체계가 보편화하면서 이제는 집에 잘 어울리면서 기능성도 겸비한 사무용 가구가 주목받고 있다. 국내 모니터암 시장의 강자이자, 최근 사무용 가구 시장에도 도전장을 내민 카멜그룹을 방문해 최신 트렌드를 짚어봤다.
하이브리드 근무, 어떤 책상을 사용할지도 중요해
카멜그룹은 2000년 설립된 멀티미디어 전문 기업으로, 국내 모니터암 및 디지털 사이니지 시장에서는 인지도가 상당하다. 그룹 구성은 디스플레이 및 디지털 사이니지를 취급하는 카멜, 모니터 암 및 거치대, 모션데스크 등을 취급하는 카멜인터내셔널, 그리고 카멜차이나, 카멜 F&B 등 기타 법인으로 구성돼있다. 우리가 접하는 사무용 제품은 카멜인터내셔널에서 다루고 있다. 특히 코로나 19 이후 디스플레이와 모니터암 등 주변기기에 대한 소비자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카멜그룹 역시 시장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한 행보를 거듭하고 있다.
대표적인 시도가 지난해 공개한 디자인 모니터암이다. 그간 출시된 모니터암은 사무용 시장에 초점을 맞춘 편이어서 단색 위주에 단조롭고 투박한 외관을 갖춘 경우가 많았다. 그러던 중 코로나 19가 터지면서 재택근무에 쓰면서도 집안 인테리어에 어울릴만한 모니터암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기 시작했다. 이에 맞춰 카멜이 선보인 고든 디자인 모니터암 GDA 시리즈는 기존 모니터암보다 더 높은 수준의 디자인과 품질, 가죽을 비롯한 다양한 재질과 배색을 갖춰 소비자들 사이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카멜, 신규 브랜드 ‘핏처’로 가구 시장에 도전장
그다음 카멜의 행보는 올해 첫선을 보인 가구 브랜드 ‘핏처’다. 핏처는 맞춤을 뜻하는 핏(Fit)과 가구를 뜻하는 퍼니처(Furniture)를 합친 브랜드로, 단순한 사무용 가구를 넘어서 사용자친화적인 제품이다. 핏처 제품군은 현재 금천구 가산디지털1로에 위치한 카멜그룹 본사에 쇼룸이 마련돼 있으며, 관심 있는 소비자 누구나 방문할 수 있다. 23년 3월을 기준으로는 새로운 모션 데스크 E1 제품을 비롯한 다양한 핏처 제품이 쇼룸 형태로 전시돼 있는데, 카멜그룹 김용선 대표를 통해 새 제품에 대한 소개와 기업에 대한 소개를 듣는 시간을 가졌다.
카멜이 기능성 가구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데 대해 김용선 대표는 “최근 하이브리드 근무가 확산하면서 사무용 가구가 가정에서 쓰이는 경우가 늘었다. 하지만 오피스 가구가 사람들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서 핏처 브랜드로 소비자 눈높이에 맞는 제품을 내놓게 됐다”라고 말했다. 핏처 브랜드의 특징에 대해서는 “사무용 의자만 하더라도 높이조절 뿐만 아니라 각도 조절, 등받이 압력 등등 많은 부분을 조정할 수 있다. 그래서 카멜은 모니터암과 조합하기 좋은 모션 데스크로 사업을 시작한다. 핏처 브랜드는 앞으로 가정 내 오피스라는 콘셉트로 베드나 리클라이너 등 인체공학적인 제품에 초점을 맞출 예정”이라고 답했다.
현재 출시된 모션 데스크 E1의 경우 ‘합리적인 가격에 좋은 제품을 공급하자’는 김 대표의 기업 철학을 잘 반영하고 있다. E1은 상판과 프레임의 색상 조합, 수동 및 자동 구분에 따라 총 36가지의 조합이 가능하며, 크기도 1200·1400·1600으로 다양하다. 가격도 21만 원대부터 시작해 높낮이 조절을 지원하는 책상 중에서는 합리적인 편이다. 기능면에서는 프로필을 활용해 높낮이를 버튼으로 빠르게 조합할 수 있고, 최소 65cm에서 최대 108cm까지 끌어올려 왜소한 성인 여성부터 체격이 큰 남성까지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아울러 체형이 빠르게 변하는 아이들을 위한 핏쳐키즈 FKDE1이나 책상에 놓고 쓰는 접이식 테이블, 이동과 높낮이 조절, 각도 변경까지 가능한 무빙데스크와 사이드 테이블 등 다양한 제품들이 함께 출시돼 있다. 핏쳐키즈 FKDE1의 경우 최저 56cm로 유아부터 유치원생이 쓸 수 있는 높이부터 17세 이상 학생 체형에 맞는 90cm까지 다양하게 조절할 수 있으며, 서서 사용할 수 있는 스탠딩 모드나 상판 각도 조절, 서랍, 선반까지 아이가 쓰기 좋은 기능들이 대거 포함된다.
단순히 시장성만 보고 뛰어든 게 아니라, 기능이나 구성 면에서도 사용자를 고려했다는 점이 잘 느껴지는 편이다. 제품과 관련해 김 대표는 “합리적인 가격대의 E 시리즈 모션데스크 이외에도 가격대가 조금 더 높은 S 시리즈와 P 시리즈까지 다양하게 라인업을 구성할 예정이다. S 시리즈의 경우 애플리케이션과 연동해 움직이는 시간 등을 맞추거나 기록할 수 있고, P 시리즈는 더욱 프리미엄 급 소재를 활용해 고품질 디자인을 찾는 소비자들에 대응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카멜의 사업 확장에서 가구 시장의 변화를 엿보다
카멜그룹의 가구시장 진출은 가구 시장의 변화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지금까지의 가구 시장은 소수의 대형 기업들이 주도해 왔는데, 앞으로는 앞으로는 소비자의 눈높이와 취향을 맞출 줄 아는 기업들이 나설 수 있다는 점이다. 카멜그룹의 모션데스크 E1이나 핏쳐키즈 FKDE1 같은 제품의 경우도 합리적인 소비와 깔끔한 디자인, 인체공학적 활용을 동시에 고려하는 소비자를 잘 겨냥하고 있다. 또한 제품을 내놓는 것에만 그치지 않고 2020년 서울 오피스 가구 및 오피스 페어, 2022 코펀 국제가구 전시회에 참여하는 등 가구 브랜드로서의 역량도 끌어올리고 있다.
멀티미디어 전문 기업에서 합리적 소비자를 위한 인체공학적 가구 기업으로 확장하고 있는 카멜의 모습에서 앞으로 가구 시장이 더 빠르게 변할 것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