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ing] 기분과 상황에 맞는 맞춤형 음악 추천 플랫폼 ‘인디제이’

김동진 kdj@itdonga.com

[IT동아 김동진 기자] 취향에 맞는 플레이 리스트가 있더라도, 그날의 기분과 상황에 맞는 또 다른 음악이 필요할 때가 있다. ‘집중력을 높이는 음악’, ‘기분이 좋아지는 음악’ 등을 찾는 이유다. 인디제이는 이런 틈새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기술을 활용하는 기업이다. ‘나보다 나를 더 잘 아는 인공지능 음악 플랫폼’ 개발을 목표로, 기분과 상황에 맞는 맞춤형 음악 추천 서비스 ‘인디제이(inDJ)’를 만들었다. 정우주 인디제이 대표를 만나 플랫폼 개발 동기와 작동 방식, 개발 과정에서 겪었던 시행착오, 향후 계획 등을 들어봤다.

정우주 인디제이 대표. 출처=IT동아
정우주 인디제이 대표. 출처=IT동아

인디밴드 활동 경험 계기로 플랫폼 개발…50만 다운로드 달성

2019년 3월, 인디제이를 설립한 정우주 대표에게 플랫폼 개발 계기가 무엇인지 물었다.

정우주 대표는 “대학 시절 인디밴드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데, 이때 우리나라 음악 시장의 구조적 문제를 경험했다. 예컨대 우리나라는 대형 플랫폼사가 음악 유통까지 도맡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대형 기획사에 속하지 못하면 아무리 좋은 음악을 만들어도 주목받기 어려웠다”며 “이런 경험과 함께 IT 업계를 거치며 서비스 추이가 개인화, 맞춤화되는 추세를 감지할 수 있었다. 이에 사용자 상황과 감정을 인식하는 콘텐츠 추천 플랫폼 개발을 결심하고 인디제이를 창업했다”고 말했다.

이용자들의 음악 취향은 다양한데, 정작 유통은 획일적으로 이뤄지는 구조를 개선하고자 인공지능을 활용하기로 결심했다는 정우주 대표. 플랫폼 개발에 필요한 데이터 수집이 만만치 않았다고 회상했다.

정우주 대표는 “사람들의 상황과 감정을 파악하려면, 민감한 개인정보를 방대하게 수집해야 했지만 쉽지 않았다”며 “사업 초기에는 데이터가 부족해 플랫폼 개발에 어려움이 있었는데 정부가 주도하는 학습데이터 구축사업에 참여하고, 자체 이벤트를 진행해 유의미한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었다. 서비스 이용자의 감정 유형이나 성격을 분석하기 위해 웹툰 형태로 심리테스트를 만들어 경품 이벤트까지 진행하자, 큰 호응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렇게 데이터를 확보한 인디제이는 ‘상황’과 ‘감정’을 기준으로 데이터를 활용, 맞춤형 음악 추천 플랫폼 개발에 성공했다.

인디제이를 소개하는 정우주 대표. 출처=IT동아
인디제이를 소개하는 정우주 대표. 출처=IT동아

정우주 대표는 “이용자의 상황과 감정을 파악하기 위해 스마트폰 센서를 활용했다. 예컨대 스마트폰 GPS에 잡히는 이용자의 현재 위치는 단순히 좌푯값이라 의미가 없다. 하지만 이동 포인트를 모아서 분석하면 이동 패턴이 나타난다”며 “이런 식으로 각종 센서가 수집하는 데이터를 결합해 분석한다. 스마트폰의 밝기 조절 값을 확보하면, 현재 이용자가 어두운 곳에 있는지, 밝은 곳에 있는지와 같은 상황을 알 수 있다. 그간의 음악 리스트 데이터는 취향을 알려주므로 센서에서 추출한 데이터와 음악 취향을 결합하면, 상황과 감정을 유추할 수 있다. 이런 방식으로 맞춤형 음악을 제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2만여 가지 상황과 감정 데이터를 인공지능에 학습시킨 덕분에 인디제이는 애플리케이션 다운로드 50만 건 돌파라는 실적과 함께 CES 2023 혁신상을 수상할 수 있었다.

인디제이 플랫폼 작동 방식. 출처=인디제이
인디제이 플랫폼 작동 방식. 출처=인디제이

정우주 대표는 “인디제이 인공지능은 지금도 상황과 감정을 계속해서 학습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정교한 음악 추천 서비스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한다”며 “한국음악저작권협회와 협업해 다른 플랫폼 기업보다 저렴한 월 정액권 가격을 형성할 수 있었다. 대형 플랫폼사에 비하면 확보한 음악의 수는 적지만, 음악 범위를 넓히기 위한 협업을 지속해서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전남대병원·BMW·테슬라 등과 협업 추진…하반기 인디제이 신규 서비스 업데이트

상황과 감정이라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서비스를 개발한 인디제이는 플랫폼의 확장을 꾀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전남대병원과 BMW, 테슬라 등과 협업을 추진하고 있다.

전남대병원은 인디제이와 함께 감정인식 정신건강케어 서비스를 개발하고자 한다. 예컨대 환자가 병원을 방문해야만 알 수 있던 상황과 감정을 생활 속에서도 파악할 수 있도록 솔루션을 활용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디지털 치료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BMW와 테슬라는 인디제이 플랫폼을 차량에 탑재, 운전자의 상황과 감정별로 맞춤형 음악을 제시해 운전의 재미를 더하고자 한다.

인디제이 메인화면. 출처=인디제이
인디제이 메인화면. 출처=인디제이

정우주 대표는 “여러 기업과 기관에서 서비스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2~3년 안에 BMW, 테슬라 차량에 인디제이 플랫폼을 탑재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 꾸준히 협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광역시 기반으로 사업 영위…인공지능산업융합사업단 지원 속 성장

인디제이의 사업 소재지는 광주광역시다. 지역에 자리 잡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지만, 지자체의 지원 속에 성장을 거듭할 수 있었다는 후문이다.

정우주 대표는 “지역인 광주광역시에서 사업을 영위하는 과정이 만만치는 않았다. 특히 수도권으로 인력이 몰리는 현상 때문에 실력 있는 개발자들을 구하기가 어려웠다”며 “이는 현재도 극복해야 할 문제지만, 정부 기관의 지원 덕분에 큰 도움을 얻었다. 인공지능산업융합사업단 덕분에 광주 동구 AI 창업캠프 2호점에 입주할 수 있었고, 시제품 개발 과정에서 지원까지 받았다. 스타트업이 데스밸리를 겪는 기간에 이 같은 정부 지원은 가뭄 속 단비와 같은 역할을 하므로 더욱 많은 지원이 이뤄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끝으로 인디제이의 향후 계획을 들었다.

정우주 대표는 “하반기쯤 선보일 신규 서비스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글로벌 팬덤을 겨냥한 서비스로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의 노래를 듣기만 해도 활동 비용을 자동으로 후원하는 방식의 서비스”라며 “이같은 방식으로 글로벌을 겨냥한 서비스를 추가해 해외 진출을 노릴 계획이다. 인디제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플랫폼 안에서 음악을 듣고, 놀고, 소통할 수 있도록 새로운 콘텐츠 소비 생태계를 제시하고 싶다” 고 말했다.

글 / IT동아 김동진 (kdj@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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