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크리에이티브 “직원의 행복? 업무 집중할 수 있는 환경 만들면 따라오는 것”
[IT동아 권택경 기자] 게임 업계에는 게임 출시일이 임박했을 때 고강도 야근으로 프로젝트를 마무리하는 ‘크런치’ 문화가 관습처럼 자리 잡고 있다. 일부 업계인들은 제때 게임을 완성하려면 크런치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도 말한다. 이처럼 야근이 일상처럼 자리 잡은 게임 회사들은 종종 ‘등대’에 비유되기도 한다.
슈퍼크리에이티브 강기현 대표는 이런 업계 행태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 중 한 명이다. 실제로 슈퍼크리에이티브는 철야 근무를 원칙적으로 금지한다. 비상 상황 대응을 위해 어쩌다 한두 번 철야를 하더라도 몇 날 며칠이고 이어지는 일상적 철야 근무는 슈퍼크리에이티브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슈퍼크리에이티브가 대형 게임사 부럽지 않게 일하기 좋은 기업으로 꼽히게 된 이유를 알 수 있는 일면이다.
그런데 강기현 대표는 뜻밖에도 “회사의 가장 큰 목표는 생산성이지, 직원의 행복이 아니다. 우선순위를 착각하면 안 된다”라고 강조한다. 강기현 대표를 만나 그의 조직 운영 철학을 들어봤다.
언제부터 게임 업계에서 일하셨죠?
99년도부터 게임 개발을 시작했으니 어느덧 20년이 넘었네요. 프로그래밍으로 시작해서 PD 하다가, 정신 차려보니 대표까지 하게 됐는데, 시작은 ‘킹덤 언더 파이어’, ‘샤이닝 로어’로 유명한 판타그램이었습니다. 이후 엔플레버라는 게임 스타트업에 창업 멤버로도 참여했어요. 슈퍼크리에이티브는 2015년에도 같이 일했던 김형석 공동 대표님과 합이 맞아서 창업하게 됐고 지금은 ‘에픽세븐’이라는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내 회사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한 계기나 이유가 있으신가요?
처음에는 시장에서 인정을 받고 싶은 마음이 컸어요. 직전 회사 결과가 좋지 않았거든요. 결과물이 좋아지려면 조직문화부터 바뀌어야 하는데, 그러려면 내 스타일대로 할 수 있는 내 회사를 만들어야 했죠. 게임 스타트업에서는 이사 직책을 맡았었는데 조직문화까지 제가 원하는 방식으로 만들 수는 없었거든요. 개발자가 개발만 생각하고 편하게 다닐 수 있는 회사, 그래서 자연스럽게 성과까지 잘 나올 수 있는 회사. 저는 그런 회사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이전 회사들에서 어떤 부분이 가장 맞지 않았나요?
야근에 대한 견해 차이가 컸어요. 저는 야근을 계속하는 건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늦게까지 일하면 체력도, 집중력도 떨어지기 마련이죠. 그래서 밤 11시가 넘어서까지는 일하지 말자고 제안했는데 ‘그러다 게임 안 나오면 어떡할 거냐’는 답변이 돌아왔어요.
답답했습니다. 늦게까지 야근한 사람들은 그만큼 늦게 출근하기 때문에 실질적인 근무 시간은 정시 출퇴근한 사람보다도 짧았거든요. 늦게까지 일하느라 오전에 못 나오고 컨디션 망가져서 휴가 쓰고 이러니 순수하게 일하는 시간 자체가 더 짧을 수밖에 없는 거죠. 체력과 집중력이 떨어지니 결과물 품질도 떨어지는데 그럴 거면 굳이 왜 그래야 하냐는 거죠.
게임 업계에는 원래 발매일 앞두고 고강도 야근을 하는 크런치 문화가 있잖아요. 슈퍼크리에이티브는 다르다는 말씀인가요.
저는 크런치 문화가 백해무익하다고 생각해요. 예전 패키지 게임 시대면 몰라도요. 그때는 완성본을 보내야 하니까 하루 이틀 정도 밤 샐 수는 있겠죠. 그런데 이제는 온라인 게임의 시대잖아요. 완성본 만든다고 끝나는 게 아니라 계속해서 라이브 서비스도 운영해야 해요. 런칭 때 밤새고 그다음 날 첫 오픈 일에 지쳐 손 놓고 있을 수 없는 거죠. 그래서 지속가능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의 집중력이나 체력에는 한계가 있으니까요.
저희는 에픽세븐 출시 직전에도 밤 10시만 되면 회사 문을 닫았습니다. 제가 직접 불을 끄고, 사람들을 다 내보냈죠. 크런치에 익숙한 개발자들이 많다 보니 이 문화를 없애는 것부터 시작했어요. 시키지 않아도 나름 열심히 한다고 야근하려는 분들이 많았거든요. 또 야근을 해야만 인정받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도 있었던 것 같은데, 저는 ‘그런 거 하나도 없으니 나 귀찮게 하지 말고 빨리 나가라’고 했어요.
크런치 문화는 온라인 게임, 라이브 서비스 게임의 시대와 맞지 않는 패키지 시대의 구습이라는 말씀인가요?
저는 예전에도 그게 착각이었다고 생각해요. 크런치로 집중할 수 있는 건 그날 하루뿐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다음 날에는 절대 정상일 수 없어요. 저희도 라이브 서비스를 하다 보니 사고가 터지면 어쩔 수 없이 철야로 대응하는 경우도 있긴 합니다. 그런데 그걸 장려하거나, 좋다고 생각하지는 않죠. 이게 근로자 삶의 수준을 생각해서 하는 얘기가 아니라, 순수하게 회사의 생산성만 놓고 봐도 그렇습니다.
철야 근무는 공부로 치면 벼락치기 같은 거예요. ‘벼락치기 하면 되지’ 하고 해야 할 일을 미루거나 열심히 안 하고 놀기도 하잖아요. 업무도 마찬가집니다. ‘마감 전날 밤새서 하면 되지’ 생각하면 평소에 업무에 덜 집중하게 되죠. 그리고 이렇게 되면 자기가 하루에 집중해서 소화할 수 있는 업무량에 대한 감각도 떨어지게 돼요. 그러면 일정에 대한 예측 가능성도 떨어지는데, 저는 이런 부분에서 오는 손실도 크다고 봐요. 내가 하루에 어느 정도 업무를 할 수 있는지 체득이 되어야 업무 계획도 예상대로 잘 굴러가는 거죠.
결국 근태가 중요하다는 말씀 같네요.
네, 저는 근태가 정말 기본이라고 생각해요. 근태가 흐트러지지 않게 항상 신경을 많이 쓰죠. 나는 열심히 하는데 다른 사람은 열심히 안 하는 게 눈에 보이면 정말 힘 빠지잖아요. ‘다들 열심히 하고 있구나, 내가 민폐가 되면 안 되겠다’ 그런 분위기를 만드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그리고 그 근간이 되는 게 근태라고 생각해요.
누군가 자리를 비웠을 때 ‘저 사람 일 안 하고 어디 놀러 간 거 아니야?’라는 의심부터 든다면 그 조직은 상호 간의 신뢰가 없는 거죠. 그래서 이러한 의심이 개입하는 상황 자체를 만들지 않기 위해서라도 근태를 중요하게 관리하고 있습니다. 근태가 그런 신뢰를 만드는 근간이거든요.
요새는 재택근무나 유연근무제를 하면서 장소나 시간 상관없이 알아서 결과만 잘 내면 된다고 생각하는 곳들도 있는 거 같아요. 그것도 틀린 거라고 생각하진 않아요. 다만 저는 사무실에서 모두가 자리를 지키고 열심히 하고 있다는 걸 서로 인식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초창기에는 인원이 적었으니 근태 관리를 직접 할 수 있었겠지만, 지금은 200명이 넘잖아요. 그러면 결국 시스템을 만드는 게 중요했을 텐데, 어떻게 하셨나요?
예전 회사에선 지각하면 페널티를 줬었는데요. 아무 소용이 없더라고요. 벌금 제도를 하면, ‘벌금 냈으니 괜찮아’하고 정당화를 하기도 하고요. 페널티는 작동을 안 한다는 결론을 내렸죠. 그래서 지각자 알림 시스템을 도입했어요. 매일 오전, 전 직원이 보는 근태 채널로 지각자 명단을 발송하고 있는데, 1초라도 지각하면 대표인 저도 예외 없이 거기에 뜹니다. 대표인 나부터 모범을 보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거든요. 그것만으로도 지각을 줄이는 데 충분한 효과가 있어요. 지각이 습관이었던 분들도 스스로 인지하게 하니 점차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죠. 저는 이렇듯 사람에게는 기본적으로 타인에게 민폐가 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선한 마음이 있다고 믿습니다. 이 시스템 또한 그 믿음에 기대서 운영 중인데 아직까진 잘 작동하고 있는 것 같아요.
아무 페널티가 없으니 ‘지각해도 되겠구나’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잖아요.
다행히 그런 사람들은 아직까지 없었어요. 분명 세상에는 그런 사람들도 많겠죠. 다만 저희는 그렇게 시스템을 악용하려는 의도를 가진 사람들은 채용 과정에서 잘 걸러내도록 노력하고 있어요. 그리고 페널티는 없지만 보상은 있습니다. 한 달 동안 지각을 한 번도 안 하면 다음 달에 ‘오아시스 휴가’라는 오후 반차를 하나 주고 있어요. 일부러 오전 반차나 다른 반차랑 붙인 전일 휴가로 쓸 수 없게 했죠. 오후에 먼저 퇴근하는 동료의 모습이 동기 부여가 되기를 바랐거든요. 또 집에서 늘어진 채 맞는 휴가보다는 단장하고 출근한 날의 오후에 맞는 휴가가 더 가치가 있을 거라는 생각도 있었고요.
대표도 지각 알림에서 제외하지 않는 건 권위적이지 않은 대표, 수평적 조직 문화 같은 걸 지향하는 의미도 있나요?
사실 수평적인 분위기 같은 걸 의도한 건 아니에요. 예전에 제가 있던 스타트업 하나가 다국적 기업에 인수돼서 여러 국적 임원들이 모인 미팅에 참관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때 다들 열심히 건의사항을 말하는데 한국인하고 일본인들만 아무 말도 안 하더라고요. 이런 게 바로 어쩔 수 없는 문화 차이가 아닐까 싶어요. 그걸 극복하는 것 또한 쉽지 않죠. 실리콘밸리처럼 수평적 조직 문화를 하겠다고 영어 이름 쓰는 조직도 있던데, 강제로 해봤자 호칭은 루카스님, 엘리엇님 해도 배달 음식 치우기 등 허드렛일은 결국 막내인 엘리엇이 하게 되더라고요.
저희도 각종 문의사항이나 건의사항을 편하게 질의할 수 있는 채널이 하나 있어요. 가벼운 의견이야 많이들 얘기해주시지만 무거운 주제를 적극적으로 얘기하시는 분들이 많지는 않죠. 한국적 문화에서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다만 저는 그 채널이 열려 있다는 걸 모두 인지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채널을 통해 누군가 조금은 과감한 얘기를 하더라도 그걸 억누르려고 하지 않아요. 조직의 안 좋은 얘기를 공개적으로 말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거든요. 그러한 얘기들이 음지에서 알음알음 퍼지면서 더 안 좋게 발전하거나, 사내에 그런 얘기가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상황을 경계합니다. 그것보다는 차라리 공개적으로 다뤄지는 게 나은 거죠.
이런 게 ‘수평적인 건가?’ 하면 그런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수평적 조직이나 민주적 의사 결정의 좋은 점도 많겠죠. 하지만 모두의 책임이라는 것은 결국 누구의 책임도 아니게 될 수 있으니 어떻게 보면 무책임한 거라고도 생각하거든요. 의사 결정은 결정권을 가진 사람들이 책임을 갖고 내리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다만 인간이기 때문에 잘못된 결정을 내릴 수도 있으니, 거기에 대해서는 항상 의견을 들으려고 귀를 열어놓고 있는 거죠.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게 하려면 수평적 분위기보다 어떤 피드백을 주느냐가 더 중요한 거 같아요.
저도 피드백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인사팀에도 공식적으로 들어온 질의는 질의 채널을 통해 모든 사람이 볼 수 있게 해달라고 해요. 그 사람의 질문만 해결하기보다 질의에 응답하는 과정에서 회사가 가진 철학을 공유하는 것과 피드백이 있다는 메시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이러면 직접 질의에 참여한 적이 없는 분들도 소통 채널이 늘 열려 있다는 느낌, 함께 소통한다는 느낌을 받게 되는 거죠.
초반에 개발자가 개발만 생각하고 편하게 있을 수 있는 회사를 만들고 싶었다고 했는데, 전에는 그렇지 않았나요?
일을 하다 보면 조직적인 문제나 사업적인 문제 등 전문 분야 이외의 것들도 많이 신경 쓰고 의식해야 했죠. 그리고 그런 사람들이 잘한다고 인정받기도 했고요. 그런데 사람이 모든 걸 다 잘할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프로그래머는 프로그래밍만 잘하고, 아티스트는 그림만 잘 그려도 충분히 인정받을 수 있는 조직을 만들고 싶어요. 저는 회사 분들에게 “장인으로서 은퇴할 수 있는 회사가 되고 싶다”고 얘기하거든요. 전문 분야 역량과 조직이나 사람 관리 역량을 분리하는 것부터 시작이었죠. 그림은 잘 그려도, 조직이나 사람 관리는 잘 못할 수도 있으니까요. 전문 분야 외의 영역은 회사가 시스템적으로 지원해서 해결하면 된다고 생각했어요. 자기 전문 분야에만 집중해도 충분히 인정받고 보상도 받아 갈 수 있는 그런 조직 문화를 만들고 싶었어요.
슈퍼크리에이티브의 어떤 부분이 그런 조직 문화를 만드는 데 기여하고 있나요?
프로젝트 매니저(PM) 조직의 구축이 그 시작이었어요. 저희는 팀장을 정할 때 전문 분야 역량이 더 뛰어난 사람과 조직 관리 역량이 더 뛰어난 사람 중 선택해야 한다면 전자를 택하죠. 관리 역량만 보고 팀장을 정하면 팀원들의 존중을 끌어내기는 힘들다고 보거든요. 팀원이 팀장보다 그림을 훨씬 잘 그리면 팀장의 지시나 조언을 신뢰할 수 없을 테니까요. 그래서 팀장은 본인 업무에서 최고의 실력을 지닌 사람이 되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다만 그러면 관리 역량이 떨어지는 건 어쩔 수 없고, 거기에서 오는 문제도 있죠. 저는 그걸 회사가 뒷받침해줘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PM 조직 구축에 공을 많이 들였어요. 각 부문별 팀장분들의 성향이나 능력을 고려해서 그분들에게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줄 수 있는 PM을 맞춤형으로 조직해서 조직이나 일정 관리에 차질이 없도록 신경을 많이 쓰고 있어요. 처음에는 잘 작동하지 않기도 했는데, 지금은 잘 자리를 잡았습니다.
처음에 어떤 부분이 잘 작동하지 않았나요?
PM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일이 잘 돌아가는 건 아니거든요. PM에게도 담당 분야의 전문성이 필요하죠. 그게 있어야만 조직의 이해관계를 잘 파악하고 조율을 할 수 있어요. 처음부터 PM 경력만 있다면 쉽지 않죠. 저희의 경우, 담당 분야에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 분들 중에서도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뛰어나신 분들로만 선별해서 PM 조직을 구축하려다 보니 그 과정이 정말 쉽지가 않았어요. 그런 역량을 지닌 분들이 너무 없어서 처음에는 개발하시던 분을 설득해서 전직을 시키기도 했죠.
사실 조직 관리를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별로 없거든요. 힘든 일이고, 갈등도 많죠. 그래서 저희 PM 조직에는 조직 관리가 좋아서 PM이 된 분들은 거의 없어요. 오히려 개발을 하다가 관리 문제로 병목 현상이 생겨서 일이 제대로 안 되는 걸 경험해본 분들이 문제를 해결해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접근하는 경우가 더 많죠.
조직 관리 측면에서 특별히 더 신경 쓰시는 부분이 있나요?
저는 본업의 생산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요. 생산성이 좋아야 급여도 잘 나오고, 인센티브도 잘 나오고, 개발도 지속 가능하고, 사람들도 행복할 수 있잖아요. 직원들의 행복이 최우선 가치는 아닌 거죠. 생산성이 좋아지려면 직원들이 행복해야 하니까 행복할 수 있는 걸 해주려는 하는 거예요. 그런데 이 선후 관계가 뒤바뀐 조직도 있다고 봐요. 게임도 재밌을 거 같은 요소를 다 집어넣는다고 해서 무조건 더 재밌진 않은데, 조직 관리도 비슷합니다.
회사는 직원들에게 멋진 일을 하고 있다는, 의미 있는 걸 만들고 있다는 자부심을 줄 수 있어야 해요. 복지가 아무리 좋아도 프로젝트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면 일에 대한 동기도, 직장에 대한 보람도 안 생기거든요. 그러면 결국 불행해지는 거죠. 사람은 효능감을 통해, 존재 가치를 확인하고 살아갈 힘을 얻잖아요.
생산성과 직원 행복이 충돌하는 경우는 없나요?
물론 그런 경우도 있지만 저희는 그럴 때마다 의사 결정 뒤에 있는 철학과 의도를 분명히 전달하려고 해요. 예를 들어 지난 월드컵 때 새벽 경기를 앞두고 출근 시간을 조금 늦춰달라는 요청이 있었어요. 그런데 그게 우리가 본업을 잘하는 데 도움이 되는 일은 아니라고 생각했죠. 미리 예견된 일이라면 또 모를까, 갑자기 오전 일정이 사라지면 일의 예측 가능성에도 문제가 생기거든요. 그래서 안 된다고 했어요. 다만 그런 결정들에 대해 ‘되는 건 이래서 된다. 안 되는 건 이래서 안 된다’ 설명하고 설득하려고 노력하죠. 모든 결정은 항상 동일한 철학과 의도로 이뤄지기 때문에 일관성이 있어요. 그 덕분에 신뢰가 쌓여서 회사에 대한 직원들 만족도도 더 탄탄해진 것 같아요.
앞으로의 계획이나 목표가 있나요?
정해 둔 회사의 모습 그런 건 없어요. 그저 재능 있는 사람들을 모으고, 이 사람들이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을 때 그 가능성이 어디까지 펼쳐질지 그걸 한번 확인해보고 싶어요. 지금 회사 모습도 딱히 계획해서 만든 건 아니거든요. 다만 처음 창업할 때 생각했던 것보다 더 멋진 회사가 됐다고 생각해요. 이렇게까지 성장할 거라고는 예상 못 했거든요. 앞으로도 훨씬 더 나아갈 수 있을 거 같다는 느낌이 들어요. 저는 그저 직원들이 방해받는 일 없이 열심히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려고 합니다.
글 / IT동아 권택경 (t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