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국제오디오쇼에서 만난 기어라운지..."좋은 소리 원하면 하이파이 음향기기로"

정연호 hoho@itdonga.com

[IT동아 정연호 기자] 음악애호가들이 원음의 생생함을 뽑아내는 음향기기를 접하기 위해 서울 삼성역 코엑스로 모였다. 오늘 3일 시작해 5일까지 코엑스 3층에서 진행되는 '2023 서울국제오디오쇼'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2011년 시작한 서울국제오디오쇼는 올해 11회차를 맞이했다. 하이엔드급 하이파이 음향기기, 4k 홈시어터 시스템, 오디오 액세서리 등을 한눈에 볼 수 있어 해마다 약 2만 명의 관람객이 참석한다. 업계 관계자들은 서울국제오디오쇼를 음반 제작이나 무대에 사용하는 ‘프로오디오’보다는 ‘하이파이’ 음향기기에 초점이 맞춰진 행사로 본다.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국제오디오쇼, 출처=IT동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국제오디오쇼, 출처=IT동아

프로오디오가 듣기에는 좋지 않더라도 정확한 사운드를 구현하는 제품이라면, 하이파이 제품은 좋은 음악을 들을 수 있게 약간의 보정이 들어간다. 다만, 두 가지 제품군도 하이엔드급에선 구별이 모호해진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고급 제품일수록 출력되는 소리도 더 명확해지기 때문이다.

기어라운지의 전시 공간, 출처=IT동아
기어라운지의 전시 공간, 출처=IT동아

프로오디오를 위주로 유통해온 음향장비 기업 '기어라운지'가 올해 처음으로 서울국제오디오쇼에 참석한 이유도 프로오디오, 하이파이 두 제품군을 모두 취급할 수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기어라운지는 SSL, UA 등 해외 유명 음향장비 브랜드의 프로 오디오와 악기를 수입하고 유통하는 기업이다. 국내 음악 애호가들 사이에서도 잘 알려졌으며, 현재 JYP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안테나뮤직 등의 스튜디오에서도 이들이 유통하는 프로오디오 장비들을 사용하고 있다.

코엑스 3층 콘퍼런스룸 사우스 300에서 만난 기어라운지 관계자는 “프로오디오를 유통할 때 쌓아온 노하우를 하이파이 제품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어라운지는 지난해부터 하이파이 제품 사업을 확장했다. 이들이 이번 국제오디오쇼를 통해 공개, 시연하고 있는 주요 제품을 전시 현장에서 살펴본다.

기어라운지가 유통하는 제품들, 출처=IT동아
기어라운지가 유통하는 제품들, 출처=IT동아

기어라운지가 유통하는 제품들, 출처=IT동아
기어라운지가 유통하는 제품들, 출처=IT동아

네 개의 스피커 중 가장 오른쪽에 위치한 짙은 갈색 스피커는 하이파이용으로 제작된 ‘암피온 홈오디오’이다. 기어라운지는 암피온 브랜드의 프로오디오와 하이파이 제품을 모두 공급하고 있다.

하이파이와 프로오디오는 제품 스펙에서 차이가 있는 걸까? 기어라운지 관계자는 “스펙보단 소리가 명확하게 들리는 것(프로오디오), 기분 좋은 소리(하이파이)를 듣는 것 같은 방향성 차이”라고 설명했다. 스펙에서 조금씩 차이가 있을 순 있어도 주파수 대역 등은 유사하다.

하이파이 제품은 일반 스피커 대비 가격대가 꽤 높은 편이다. 그럼에도 하이파이 음향기기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추세라고 한다. 하이파이 스피커를 사용하는 애호가들의 취향은 클래식, 재즈, 연주/공연, 대중가요까지 다양하다. 기어라운지 관계자는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들을 때 좋은 소리를 듣고 싶은 사람이 찾는 제품군”이라고 말했다.

키오디오 스피커의 프리셋을 조정하는 장치, 출처=IT동아
키오디오 스피커의 프리셋을 조정하는 장치, 출처=IT동아

하얀색 키오디오는(Kii THREE BTX SYSTEM)은 하이파이와 프로오디오 두 가지 용도로 모두 사용 가능한 제품이다. 프리셋을 통해서 게임, 영화 감상, 음반 작업 등에 맞춰 설정을 조정할 수 있다. 검은색의 ‘헤드(HEDD)’ 스피커(Towermain)도 하이파이 제품이지만 이퀄라이저(EQ) 설정 등을 통해 음반 제작자도 충분히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아웃풋이 만든 스피커(Frontier), 출처=IT동아
아웃풋이 만든 스피커(Frontier), 출처=IT동아

아래 하얀색 스피커가 뻬호(PERREAUX)의 인티앰프다, 출처=IT동아
아래 하얀색 스피커가 뻬호(PERREAUX)의 인티앰프다, 출처=IT동아

가구회사가 만든 스피커도 있다. 큐빅 모양의 아웃풋 스피커(Frontier)다. 집을 꾸미는 인테리어처럼 쓰는 초보자용 엔트리급 제품이다. 뻬호(PERREAUX)는 파워앰프와 블루투스 송수신기(리시버)를 모두 포함한 일체형 하이파이 스피커다. 이 제품들은 청음 공간이 마련되지 않아서 직접 체험을 해보진 못했다. 청음 공간이 없으면 소리를 명확하게 들을 수 없기 때문이다.

기어라운지의 제품 청음공간, 출처=IT동아
기어라운지의 제품 청음공간, 출처=IT동아

HEDD 헤드폰, 안텔롭 아마리, 챌(Zähl) HM1 앰프, 출처=IT동아
HEDD 헤드폰, 안텔롭 아마리, 챌(Zähl) HM1 앰프, 출처=IT동아

스피커가 전시된 공간 옆에는 헤드폰 청음을 위한 자리가 있었다. HEDD의 헤드폰을 끼고 재즈, R&B, 클래식, K팝 등의 음악을 들어봤다. 오버이어 헤드폰 제품으로 귀를 다 덮음에도 답답하거나 통증이 느껴지지 없었다. 이어패드 안 공간을 널찍하게 설계해서 귀를 조이지 않게 했기 때문이다. 헤드밴드가 고정되면 압박감 때문에 착용이 불편해지는데, 밴드를 조절할 수 있게 해 이용 시 불편함을 줄였다.

이어패드 안 공간이 넓다, 출처=IT동아
이어패드 안 공간이 넓다, 출처=IT동아

또한, 안텔롭의 아마리, 챌(Zähl) HM1 앰프를 사용해 해상도를 높였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는 “안텔롭의 아마리는 소리를 만드는 컨버터 중에서도 하이엔드급 제품이다. 해상도가 상당히 높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챌 HM1 앰프가 정확한 파워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파워를 너무 많이 넣으면 소리에 왜곡이 일어나고, 파워가 부족하면 저역대 소리가 안 좋아진다. 헤드폰으로 소리를 들을 때 저음 부분이 단단하게 들렸다.

덕분에 헤드폰을 쓸 때 소리를 크게 할 필요가 없었다. 저가형 제품은 고역대는 잘 나오지만 저역대가 막힌 느낌이 들어서 소리를 크게 키우는 경우가 많다. 볼륨을 높일수록 귀가 찔리듯 아프곤 하는데, 해상도가 높으면 이런 불편함을 겪지 않아도 된다.

해상도가 높기 때문에 보컬과 악기들의 소리도 명확히 구별됐다. 진동의 크기도 섬세하게 표현돼 그 차이에서 오는 즐거움이 있었다. 다양한 악기가 연주되는 클래식을 들을 때 장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악기들의 위치가 소리에도 반영되기 때문에 공간감을 더 느낄 수 있다.

 Solid State Logic의 SSL 2와 오스트리아 오디오 헤드폰, 출처=IT동아
Solid State Logic의 SSL 2와 오스트리아 오디오 헤드폰, 출처=IT동아

청음 공간에는 엔트리급 음향 기기들도 놓여 있었다. 하이엔드 급의 제품군과는 착용감이나 음향에서 차이가 느껴졌다. 다만, 소리는 부드럽고 저음은 명확하며 다양한 악기 소리가 하나로 조화롭게 들렸다. 오스트리아 오디오의 헤드폰 앞에 놓여진 Solid State Logic의 SSL 2가 앰프와 컨버터 역할을 동시에 한다고 한다. 관계자는 “오스트리아 오디오 헤드폰은 엔트리급 제품을 원하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글 / IT동아 정연호 (hoh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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