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ing] 인포플라 최인묵 대표 “쉽게 쓰는 RPA로 우리 삶을 편하게 할 것”
[IT동아 정연호 기자] 기업의 인력 채용은 경기 사이클에 탄력적이지 못하다. 경기 확장 국면이라고 해서 필요한 만큼 사람을 더 뽑을 수는 없다. 대대적인 디지털전환에 따라 IT시스템 운영 작업이 폭발적으로 늘더라도 소수의 IT관리자가 늘어난 업무까지 추가로 담당하는 게 현실이다. IT운영관리 업계 관계자들은 “관리 인력이 작업 규모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호소한다.
문제는 많은 시간과 인력이 필요한 작업을 주기적으로 해야 할 때 발생한다. IT장비의 비밀번호를 변경하는 일을 할 때는 모든 관리자가 함께 작업을 해도 오랜 시간이 걸린다. 다른 작업을 아예 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한다. 작업이 너무 많으니 유지보수 업체에 IT운영관리 작업을 아웃소싱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RPA, IT운영관리 분야를 혁신하다
인포플라의 최인묵 대표가 RPA(로봇프로세스자동화)로 혁신하려는 곳은 여전히 자동화와는 거리가 있는 IT운영관리 분야다. 일의 A부터 Z까지를 사람이 전담하면 자잘한 실수부터 중대한 실수까지 휴먼 에러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게 최 대표의 설명이다. 단순 반복되는 작업을 RPA가 맡으면 사람은 중요한 일을 할 수 있고, 휴먼 에러도 줄어든다고 한다.
아이톰스는 IT운영관리 작업을 자동화하는 인포플라의 솔루션이다. 현재 장비헬스체크, 비밀번호변경, 웹서비스모니터링 총 세 가지 작업을 자동화할 수 있다. 앞으로 IT운영관리 작업 자동화 기능을 계속 추가할 예정이다. 인공지능(이하 AI)이 적용된 자체 RPA를 활용하기 때문에 복잡한 작업도 자동화할 수 있다고 한다.
장비헬스체크는 IT장비의 CPU, 메모리, 네트워크, 디스크 항목에서 리소스 사용량을 확인하는 기능이다. 최 대표는 “AI가 적용돼 현재부터 약 1시간이 지날 때까지 발생할 수 있는 과부하를 예측한다”고 설명했다. 장비 데이터를 학습해 리소스가 과도하게 사용될 수 있다는 단서를 잡는 것이다. IT장비 관리자는 문제를 미리 확인하고 사전에 대응할 수 있다.
비밀번호변경 기능을 통해선 IT장비 비밀번호 변경을 자동화할 수 있다. 기존 비밀번호 변경 자동화 솔루션들은 웹에서 관리하는 IT장비에는 사용하기 어려웠지만, 아이톰스는 웹에도 적용이 가능하다.
웹서비스모니터링은 RPA가 정해진 시간마다 웹페이지가 정상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기능이다. CPU나 메모리 부하체크 시 정상으로 나와도 웹페이지에 장애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고객들이 연락해 서비스에 문제가 있다고 알려주면 이를 해결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RPA가 수시로 웹을 모니터링하게 하면 서비스 장애 발생 시 빠르게 발견할 수 있게 된다고 한다.
최 대표는 “RPA를 통해서 IT인력의 업무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이들은 더 중요한 일에 집중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3천 대 IT장비의 비밀번호 변경을 관리자 10~15명이 맡을 때 이 일에만 20일 정도가 걸린다. 최 대표는 아이톰스를 사용하면 5시간 만에 끝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IT운영관리 작업자들도 반복되는 업무를 하면서 ‘내가 이 일을 하려고 여길 들어왔나?’라고 회의를 느끼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단순반복되는 작업은 자동화하고 인력들은 더 중요하고 가치 있는 일에 투입해야 하는 것”이라고 했다.
고객에게 필요한 것은? ‘신뢰’와 ‘편의성’
최 대표가 아이톰스 개발단계부터 가졌던 목표는 고객이 신뢰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었다. 기업의 IT시스템을 관리하는 만큼 신뢰가 없으면 고객들도 일을 맡기지 않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인포플라는 기존 IT시스템 관리자들의 페인포인트에 신경을 썼다.
가령, 기존 비밀번호 변경 자동화 솔루션은 작업이 중간에 멈추면 변경된 비밀번호가 저장되지 않는 문제가 있었다. 이를 막기 위해서 아이톰스는 비밀번호 변경 히스토리가 계속 저장되게 했다.
최 대표는 또 고객들이 솔루션 사용에 어려움이 없도록 쉽게 사용할 수 있는 RPA ‘알파카’를 만들었다. 그는 “노코드 기반이라 개발코딩 지식이 필요하지 않다”고 설명한다. 타사 RPA 제품은 어느 정도의 코딩 지식이 요구되며, 제품당 2~4개월 정도는 공부가 필요하다고 한다. 알파카는 마우스 드래그만 하면 기능을 바로 구현할 수 있을 정도로 쉬운 제품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고객사 중에는 일반 직원들이 업무 자동화에 알파카를 쓸 수 있는지 물어보는 곳도 있다. 당연히 가능하다. 쉽고 편하게 직원들의 작업도 자동화할 수 있다”고 했다.
최 대표가 RPA를 사용하는 방식이 쉬워야 한다고 판단한 이유는 RPA 컨설턴트로 일했던 그의 이력과 관련이 있다. 회사마다 시스템이 다르고 사용하는 업무 솔루션도 다르기 때문에, RPA는 SI성으로 일일이 스크립트를 짜야 한다. 그는 “개발자들도 제품별로 계속 공부가 필요하니 일이 비효율적으로 진행된다”고 말했다.
게다가 최 대표는 IT장비를 관리하던 기업의 대표였던 적도 있다. 이때의 경험을 통해서 IT운영관리 작업이 꽤나 비효율적이라는 걸 알게 됐다. 그리고, RPA와 친화성도 좋다는 걸 깨닫게 됐다. 그는 “IT운영관리 작업은 정해진 유형들이 있다. 사용하는 장비도 정해져 있어서 RPA 표준 스크립트를 만들고 고객사에 바로 적용하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체 RPA의 또 다른 이점으로 그는 가격 경쟁력을 꼽았다. 일반적으로 RPA는 라이선스 1대를 사용하는 데 연 1000만 원 정도의 비용이 들어간다. 자체RPA를 사용하기 때문에 아이톰스 솔루션 비용을 낮출 수 있었다.
아이톰스 고객들의 반응을 묻자 그는 “대부분 RPA에 대한 경험이 조금씩 있다. 데모를 하기 전엔 ‘RPA 그거 사용하기 어려운 거 아닌가요?’ 이런 반응이다. 제품을 다 보고 나선 쉽게 사용할 수 있다는 걸 다들 이해한다”고 했다.
정부기관의 정보시스템을 관리하는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이하 국자원)이 인포플라의 고객사였다. 공무원들이 온-나라 메일기능을 쓰면서 장애가 발생하면 국자원에 신고를 한다. 과거엔 CPU 등의 부하를 체크해도 웹 서비스에 발생하는 장애까지 모두 탐지하기는 어려웠다고 하지만, 아이톰스의 웹서비스모니터링 사용한 이후로 장애를 더 쉽고 빠르게 잡아냈다고 한다.
최근 기업들은 IT장비를 직접 사용하는 대신 클라우드를 많이 사용한다. 인포플라는 이런 기술 트렌드와 무관한 것일까? 최 대표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관리하는 MSP 기업들과 친화성이 좋다. MSP 기업들도 자신들의 작업을 자동화하는 RPA에 대해서 관심을 많이 보였다”고 했다.
최 대표는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 “우리 삶에 RPA가 결합해 더 편리해지는 서비스를 계속 만들고 싶다”고 답했다. 그는 “시각장애인들이 온라인쇼핑몰에서 쇼핑을 할 때 상품 설명 이미지에 있는 글을 OCR(이미지 속 글자를 읽어내는 기술)이 읽어내고 이를 음성 낭독기로 전달하는 솔루션도 개발했다. 이런 솔루션을 통해 삶의 편리함을 증진하고 싶다”고 했다.
글 / IT동아 정연호 (hoh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