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트라’만 챙겨? 하위 모델 차별 논란, 갤럭시S23에선 달라졌을까
[IT동아 김영우 기자] 갤럭시S 시리즈는 삼성전자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제품군으로, 기본형 외에 화면을 더 키운 모델인 ‘플러스’, 그리고 최상위 모델인 ‘울트라’로 나뉜다. 다만 기본 모델의 경우, 다른 모델과 마찬가지로 삼성전자를 대표하는 플래그십 제품에 속하는 것이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제품의 재질이나 부가기능 등의 측면에서 은근히 ‘차별대우’를 받는다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재질과 와이파이 성능, 냉각 구조까지 한 수 아래였는데
이를테면 갤럭시S21 시리즈의 경우, 플러스와 울트라는 후면에 고급 재질인 코닝 고릴라 글래스 기반 유리를 적용한 반면, 기본 모델에만 저렴한 플라스틱 재질을 적용했다. 때문에 S21 기본 모델은 상대적으로 흠집이 잘 생기고 고급스러운 느낌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다. 또한, 와이파이6E 기술 역시 울트라 모델에만 적용해 기본 및 플러스 모델은 최신 인터넷 공유기의 성능을 최대한 이용할 수 없었다.
갤럭시S22 시리즈에서는 위와 같은 지적을 일부 받아들였는지, 기본모델에도 후면에 유리를 적용했다. 하지만 와이파이6E의 경우는 여전히 기본모델에만 미적용 되었다(플러스, 울트라 모델에는 적용).
특히 갤럭시S22 기본 모델의 경우, 갤럭시S22 시리즈 중 유일하게 ‘베이퍼 챔버’가 적용되지 않았다. 베이퍼 챔버는 유체의 증발 및 응축을 통해 내부의 열을 제어하는 냉각 장치의 일종이다. 기본 모델의 베이퍼 챔버 미적용은 갤럭시 S22 시리즈 출시 당시 시장을 뜨겁게 달군 이른바 ‘GOS 논란’과 맞물려 더 큰 파장을 일으켰다.
GOS는 갤럭시 시리즈에 탑재되는 게임 최적화 애플리케이션인 ‘Game Optimizing Service’의 약자다. 이는 고사양 게임 구동 시, 과도한 발열로 인한 저온 화상이나 기기 손상을 줄이기 위해 원활한 게임 플레이에 지장이 없을 정도로만 프로세서의 동작 속도를 낮추는 기능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상당수 전문가들 및 애널리스트들은 발열 정도와 상관없이 GOS가 너무 자주 개입해 과도하게 성능을 낮추고 있으며, 심지어 게임이 아닌 일반 애플리케이션에도 GOS가 성능을 저하시키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또한, 평상시에는 너무 자주 개입하던 GOS가 유독 시스템 성능 측정용 벤치마크 애플리케이션을 구동할 때만 작동하지 않았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간단히 말해 제조사에서 강조하고, 또 벤치마크 애플리케이션에서 수치상으로 표시되는 시스템의 최대 성능을 실제로는 이용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당시 삼성전자는 이러한 의혹을 부인하는 한편, 사용자가 원한다면 GOS의 개입 없이 최대 성능을 선택 가능하도록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 하겠다고 발표했다. 다만, 이러한 업데이트 이후에도 플러스나 울트라 모델에 비해 상대적으로 냉각 구조가 미흡한 갤럭시 S22 기본 모델이 유독 높은 발열 때문에 이용에 불편을 준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기본 모델도 구조 보강한 갤럭시S23, 그래도 ‘울트라’에 쏠리는 눈길
한편 2일 새벽, 삼성전자는 언팩 행사를 통해 갤럭시S 시리즈의 최신작인 갤럭시S23 시리즈를 공개했다. 갤럭시S23 시리즈의 경우, 이전 시리즈와 달리 기본 모델에도 베이퍼 챔버를 탑재했으며, 와이파이6E 기능 및 후면 유리 재질 역시 전 모델에 적용한 것이 눈에 띈다.
물론, 삼성전자는 행사 시간 내내 2억 화소 카메라 및 1750니트(nit) 밝기의 QHD+급 화면, 그리고 S펜 내장 등, 울트라 모델에만 적용한 일부 고급 구성을 집중 강조했으며, 기본 및 플러스 모델도 ‘곁가지’ 수준으로 소개하긴 했다. 그래도 이 정도면 이전 시리즈에 비해 하위 모델에도 나름 신경을 썼다고 볼 수 있다.
가장 비싼 최상위 모델을 많이 팔고자 특별히 신경 쓰는 건 제조사의 입장상 당연하긴 하다. 다만, 그렇다고 하여 소비자들의 접근 문턱이 낮은 하위 모델에서 눈에 잘 띄지 않는 부분에 노골적인 원가절감을 하는 것은 비판을 받을 만하다. 앞서 말한 것처럼 갤럭시S 시리즈는 기본모델일지라도 소비자들의 기대치가 높은 플래그십 제품군임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갤럭시 S23의 기본 모델의 구성은 나름 긍정적인 변화라고 볼 수는 있다.
참고로 이번에 발표된 갤럭시S23 시리즈의 출고가는 저장공간 256GB 모델 기준, 기본 모델 115만 5,000원, 플러스 모델 135만 3,000원, 울트라 모델 145만 2,000원이다. 이전 시리즈에 비해 15만원가량씩 ‘평등하게’ 인상되었다.
다만, 그러다 보니 이전 모델에선 기본 모델과 울트라 모델의 가격 차이가 45% 정도였지만 갤럭시 S23 시리즈는 그 차이가 38% 정도로 줄어들었다. 소비자 입장에서 ‘기왕이면’ 울트라와 같은 상위 모델을 구매하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을 할 만한 가격 설정이다.
한편, 이날 언팩 행사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은 “갤럭시S23은 울트라 모델이 전체 판매량의 50% 이상을 차지할 것”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어찌되었건 울트라 모델을 많이 팔고자 하는 삼성전자의 의도는 변함이 없는 것 같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