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아온 2023년, 올해 바뀌거나 시작하는 IT 제도는?

남시현 sh@itdonga.com

[IT동아 남시현 기자] 2023년 계묘년(癸卯年)이 밝았다. 계묘는 육십갑자 중 40번째로 흑색을 뜻하는 계(癸)와 토끼를 뜻하는 묘(卯)를 합쳐진 단어로, 검은 토끼를 의미한다. 올해부터는 한국식 나이 계산법이 폐지되고 생년월일을 기준으로 나이를 계산하는 ‘만 나이’가 본격적으로 도입되고, 85년도부터 도입된 식품 유통기한대신 소비기한 표시제가 시작되는 등 일상 속 변화가 많다. 코로나 19를 바탕으로 성장한 디지털 생태계 역시 법적, 제도적으로 여러 가지 변화를 맞이한다. 2023년에는 어떤 디지털 정책과 변화들이 있을지 소개한다.

개인정보보호위, 마이데이터 시대 본격 연다

출처=엔바토 엘리먼트
출처=엔바토 엘리먼트

마이데이터는 본인이 생성한 디지털 정보에 대한 관리 및 활용 권한의 주체가 본인에게 있고, 이를 활용해 기술 및 플랫폼을 개인화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2020년 데이터 3법(개인정보보호법, 신용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법) 개정 이후부터 금융 상품이나 헬스케어, 인공지능 기반 추천 서비스 등에 사용되고 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올해 상반기 중 ‘대한민국 마이데이터 로드맵’을 수립해 데이터 형식 및 전송체계 표준화를 10개 분야로 확대하고, 플랫폼 구축을 위한 정보화 전략계획도 추진한다.

이를 통해 각 국민은 데이터 주권이 보장되는 마이데이터 사용 환경을 누리게 되며, 정부는 물론 스타트업 등의 기업도 혁신적인 서비스를 창출할 수 있게 된다. 공공부문에서는 현재 대규모 민감정보를 처리하는 1천515개 시스템을 관리 대상으로 선정해 접속관리 시스템 및 접근 통제를 강화하고, 2024년 ‘개인정보 보호수준 평가제’ 도입에 맞춰 1천670개 법령을 정비한다. 민간 부문에서도 ‘민간협력 자율규제’를 통해 마이데이터 활용처가 확대될 예정이다.

아울러 3월 중에는 개인정보 보호 및 유출신고, 분쟁 조정을 한 번에 처리하는 ‘프라이버시 One포털’이 문을 열고, 4월 중에는 사후 데이터를 관리하는 ‘디지털 잊힐 권리 시범사업’을 실시한다. 또 1월부터 개인정보를 고의로 유출한 공무원을 즉시 파면·해임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 제도가 즉시 도입된다.

CSAP 등급제로 공공기관도 해외 클라우드 쓸 길 열려

CSAP 인증서 발급 현황, 현재 국내 기업만 이 기준을 통과하고 있으나 올해부터는 등급제가 도입돼 해외 기업도 리스트에 오를 전망이다. 출처=KISA
CSAP 인증서 발급 현황, 현재 국내 기업만 이 기준을 통과하고 있으나 올해부터는 등급제가 도입돼 해외 기업도 리스트에 오를 전망이다. 출처=KISA

CSAP는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가 발급하는 클라우드 서비스 보안인증이다. 현재 국내 민간 클라우드 사업자가 공공기관에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CSAP 인증이 필수인데, 국내에 데이터 서버를 두어야 하는 등의 제약이 있어 해외 사업자의 공공 클라우드 진출에 걸림돌이 돼왔다. 하지만 지난 12월 29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클라우드컴퓨팅서비스 보안인증에 관한 고시'를 행정 예고하고 CSAP를 허가제에서 상·중·하 등급제로 조정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해외 클라우드 기업도 도입 기관이 필요한 수준에 맞추기만 하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공공 기관에서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를 사용하게 될 경우, 국내 클라우드 서비스에는 없는 기능을 바탕으로 서비스를 고도화하거나 국제 규격에 맞는 서비스를 개발해 해외에 공공기관이 제작한 서비스를 판매하는 등의 이점이 있다. 다만 상승세에 있는 국내 클라우드 시장의 경쟁력이 약화하거나, 데이터의 해외 보관으로 인한 국민 주권 침해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서 논란은 계속될 예정이다.

디지털산업 활력 제고 위한 전파규제 혁신

KT는 지난 20일부터 23년 1월 9일까지 연말연시 대비 통신 서비스 관리를 진행하고 있다. 출처=KT
KT는 지난 20일부터 23년 1월 9일까지 연말연시 대비 통신 서비스 관리를 진행하고 있다. 출처=KT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디지털산업 활력제고 규제혁신 방안’의 일환으로 전파법 시행령을 개정한다. 주요 변경점은 △ 반도체 등 차폐시설 내 전파이용장비 검사 시 설비 중단 없이 건물 외부에서 검사 진행 △ 이동통신 기지국 설비 변경 시 전수검사 대신 표본 추출로 검사 △ 5G 기반 융합 서비스 ‘이음 5세대’의 주파수 공급 절차와 허가 간소화 △ 전파사용료에 대한 연납혜택 제공 등이다.

또한 고시 개정을 통해 전기차용 무선충전기가 상용화할 수 있도록 개선하고, 초광대역 기술이 스마트폰에 적용될 수 있도록 개선에 나선다. 과기부는 1월에 바로 산업용 기자재의 전자파 적합성 평가 면제에 나서며, 상반기 중으로 전기차용 무선충전기와 LED 기구 등 전파위해성이 낮은 제품에 대한 전자파 적합성 평가 제도를 완화한다.

디지털 경제 성장 위한 K-디지털 플랫폼 조성

과기부는 세계를 선도하는 디지털 플랫폼 경제·사회 실현을 비전으로 정부와 사업자, 시장 모두가 참여하는 플랫폼 구축에 나선다. 플랫폼은 혁신과 글로벌, 자율과 공정, 신뢰와 포용 등 대한민국 디지털 플랫폼 신질서 3대 원칙과 9대 핵심 과제를 추진전략으로 설계되며, 정부가 앞장서서 민간의 디지털 역량을 끌어올리는 그림으로 그려진다.

플랫폼은 민간이 확보하기 어려운 대규모 AI 컴퓨팅 자원을 제공한다거나,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AI 솔루션, 클라우드 도입 등을 지원하고, 데이터 가치평가 및 품질인증 등 데이터 유통·활용을 촉진한다. 아울러 해결형 규제 샌드박스 등 갈등 조정기구를 활용해 신-구산업 간의 이해 갈등을 조정하며, 글로벌 공동 창업 및 컨설팅 등 유망 기업의 해외 진출도 지원한다. 정부는 플랫폼의 성공적인 도입을 위해 ‘범부처 플랫폼 정책협의체’를 구축해 진행 현황을 점검하고, 민간 차원의 플랫폼 협력 등을 강화해나갈 예정이다.

보이스피싱 막기 위한 국제전화 음성알림 시행

출처=셔터스톡
출처=셔터스톡

올해 6월부터는 국외에서 걸려오는 국제전화를 받을 때 별도로 국제전화 음성안내가 적용된다. 국제전화를 활용한 보이스피싱 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다. 또한 보이스피싱에 이용하는 ‘미끼문자(스미싱)’을 쉽게 신고할 수 있는 간편문자 신고채널 등을 구축해 상반기부터 서비스를 시작한다.

현재 보이스피싱은 해외 콜센터를 거점으로 활동하고, 국제전화 번호를 국내 번호로 변조한 다음 범죄에 사용한다. 보이스피싱 피해자는 국내 번호를 보고 의심 없이 전화를 받아 범죄 피해를 입게 되지만, 정작 피의자가 해외에 있기 때문에 추적에 어려움이 있었다. 앞으로는 연락처에 있는 번호만 제대로 이름이 보이고, 그 외의 국제전화는 통화 시 안내가 오거나 국제전화라는 화면 안내가 뜬다. 따라서 등록되지 않은 사람이 국제전화를 걸어오면 범죄 가능성을 염두에 두면 된다.

정부, 안전한 드론 비행 위한 보험상품 내놓아

출처=엔바토 엘리먼트
출처=엔바토 엘리먼트

국토교통부는 ‘민·관 드론보험협의체’를 통해 드론보험 약관의 표준안을 마련하고, 이달부터 표준안이 반영된 드론 보험상품을 내놓는다. 드론 보험상품은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삼성화재 등 10개 보험사가 참여하고, 배상 책임이나 보장 범위 등이 표준화돼있어 가입 상의 어려움을 덜 수 있다. 표준안은 일반 상업 비행 등을 위한 보통 약관과 특수한 조건을 위한 특별 약관으로 구성되며,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높은 운송업과 대여업, 군집비행 등은 특약 사항으로 분리해 납입료 부담을 줄였다. 또한 보상 항목과 범위 등도 구체화해 피해 보상의 어려움을 줄였다.

이번에 출시되는 드론 보험은 사업용, 공공용 드론 기체에 한정돼있어서 일반 취미용보다는 업무용 드론에 적용된다. 국토교통부는 추후 보험사 등과 협의해 취미용, 레저용 드론 보험 상품도 개발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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