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이 IT(잇)다] 9단 수직 재배판으로 생산성 향상…파종부터 재배까지 자동화 꿈꾸는 ‘울트라파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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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동아 김동진 기자] 스마트팜 기업 ‘울트라파머’는 9단 높이로 쌓은 재배판에 AI기술을 적용, 언제 어디서나 농산물 생육 관리를 할 수 있도록 수직 농장을 구현한 기업이다. 높이 쌓은 재배판 덕분에 기존 유리온실 대비 생산성을 크게 높일 수 있었다고 한다. 이 기업은 파종부터 수확, 세척, 포장, 출하에 이르는 과정 모두를 자동화하기 위해 재배 자동화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박우태 울트라파머 대표를 만나 기업 설립 계기와 재배 자동화 시스템 구상, 향후 계획 등을 들어봤다.
9단 높이의 수직 재배판에 분사식 수경재배 기술 적용
울트라파머는 9단 높이의 수직 재배판 분사식 수경재배 기술을 적용, 토지 효율을 극대화하고 생산성도 함께 끌어 올렸다고 강조했다.
박우태 대표는 “보통 수경재배의 경우 재배판 아래 물이 고여 있기 때문에 뿌리가 항상 물에 잠겨 있다. 뿌리가 숨을 쉬지 못하는 이유”라며 “울트라파머가 개발한 분사식 수경재배 기술로 필요할 때만 뿌리에 물을 공급하고, 평소에는 뿌리를 공기에 노출해 원활한 영양분 흡수를 유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영양분을 고루 흡수한 덕분에 작물이 자라는 속도가 빨라졌다. 분사식 수경재배 기술에 9단 높이의 수직 재배판을 조합한 결과, 30일이 걸리던 재배기간이 20일로 줄었다”며 “이런 방식으로 연간 15번 이상 재배가 가능해 바닥면적 330제곱미터 기준 약 50톤의 채소를 수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필요할 때만 물을 사용하는 분사식 수경재배 기술을 도입한 덕분에 물 사용량도 4인 가구의 수도세 정도라고 덧붙였다.
‘생명공학·컴퓨터공학·메카트로닉스’ 전공에 ‘비철금속 가공’ 경험 더해 자체 개발
울트라파머의 9단 수직 재배판은 원격으로 조정이 가능하다. 시간과 장소의 제약 없이 생육 환경을 관리할 수 있어 편리하다. 박우태 대표는 생명공학을 전공한 후 컴퓨터공학과 메카트로닉스를 추가로 공부해 직접 이 같은 재배 프로그램을 설계하고, 9단 수직 재배판을 만들었다고 한다.
박우태 대표는 “아버지의 기업인 비철금속 가공 업체에서 각종 정제 시스템을 개발하며 기술력을 키웠다. 알루미늄 자동 정제시스템과 금속 자동 분류기, 자동 금속 세척기 등을 개발했다. 덕분에 울트라파머의 자동화 공정을 직접 설계하고 제작할 수 있었다”며 “가업을 물려받는 것도 좋지만, 생명공학 전공을 살려 농작물에 기술을 적용해보고 싶었다. 농업 선진국은 유니콘 기업도 나오는데 우리나라 기업이라고 못할 것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현재 울트라파머가 주력으로 생산하는 작물은 ‘로매인과 카이피라’로 월간 생산량은 4.5톤에서 5톤 사이다. 해당 작물들은 샐러드 프랜차이즈 ‘샐러디’에 납품 중이다.
박우태 대표는 “프랜차이즈 기업 입장에서 피해야 할 것은 불확실성이다. 언제나 일정한 양의 작물이 정기적으로 배송돼야 제품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라며 “스마트팜 기술을 적용하면, 태풍이 오거나 폭우가 내려도 작물 생산량에 영향이 없기 때문에 서로 이해관계가 맞았다. 일 년 내내 작물 가격이 일정한 것도 스마트팜 재배의 큰 장점이다. 이 때문에 협업 관계를 구축할 수 있었고 현재 여러 식음료 기업과도 납품을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파종부터 출하까지 전 과정 자동화 추진
울트라파머는 자동 금속 세척기와 금속 자동 분류기 기술 등을 농업에 응용해 파종부터 출하까지 이르는 모든 과정을 자동화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박우태 대표는 “9단 수직 재배판에서 성장한 작물을 수확하고 세척해 포장한 뒤 트럭에 싣는 모든 과정을 자동화하려고 한다. 내년까지 관련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모두 구축하는 게 목표”라며 “수확을 마친 재배판을 자체 세척하는 기술까지 적용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관리 인력 외에 재배 인력이 필요하지 않아 수익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현재 재배판의 자동 이송 시스템 관련 특허도 출원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자본과 시간, 인적 투자의 집중 필요
울트라파머는 파종부터 재배까지 자동화라는 원대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 청사진을 실현하기 위해 필요한 사항은 무엇일까.
박우태 대표는 “울트라파머는 식물 공장의 자동화와 운영에 필요한 소프트웨어까지 자사 제품으로 규정하고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자본과 시간, 인적 투자의 집중이 현재 가장 필요한 시기다.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 사람을 구하는 게 가장 어려웠고 현재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자금 조달이 쉽지 않지만,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의 농식품 벤처육성 지원 사업에 선정돼 도움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직영 농장 운영을 병행하고 있어 농산물 생산과 판매를 통해 현금 흐름을 창출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자금 조달에 쫓기기보다는 뜻이 잘 맞는 오래 협업할 수 있는 투자사를 찾기 위해 삼고초려할 생각이다”라고 전했다.
농가의 판로까지 보장해 농업 프랜차이즈 기업으로 거듭날 것
울트라파머는 농가에 스마트팜 시설을 구축해주는 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생산품의 판로까지 책임질 계획을 세우고 있다.
박우태 대표는 “파종부터 재배, 배송까지 모두 자동화 공정을 적용하면 인건비를 최소화할 수 있다. 하지만 판로가 없다면 수익을 극대화하기 어렵다”며 “농가에 스마트팜 시설을 구축해주고 그곳에서 생산한 작물의 납품처까지 확보해주는 방안을 솔루션에 포함하려 한다. 시설 구축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추고 높은 생산성과 판로 확보를 도와 우리나라 농업 혁명을 이끄는 것이 울트라마퍼의 지향점이다”라고 말했다.
글 / IT동아 김동진 (kdj@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