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3천만 원대 독일 세단을 찾는다면…해답은 ‘폭스바겐 제타’
[IT동아 김동진 기자] 폭스바겐이 ‘접근 가능한 프리미엄’ 전략을 앞세워 컴팩트 세단, ‘제타’의 부분 변경 모델을 국내에 출시했다. 3천만 원대 가격으로 구입 가능한 독일 세단에 각종 최첨단 운전자 보조시스템을 기본 장착해 눈길을 사로잡는다.
폭스바겐은 신형 제타 전 트림에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사각지대, 후방 트래픽 경고 시스템, 레인 어시스트 등 최첨단 운전자 보조시스템을 기본 장착했다. 이 밖에도 앞좌석 통풍·히팅 시트와 운전석 메모리, 앰비언트 라이트, 무선 애플 카플레이, 안드로이드 오토 등 고가의 차량 옵션으로 선택 가능한 편의사양도 기본 탑재해 국내 소비자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형 제타를 시승해 장단점을 살펴봤다.
전방 안개등 삭제한 전면부…두 줄 크롬으로 와이드한 이미지 강조
폭스바겐의 주력 세단인 제타는 글로벌 누적 판매 1,750만대를 돌파한 모델이다. 1979년 첫 출시 이후 어느덧 7세대 모델까지, 40년 이상 이름을 알렸다.
폭스바겐이 최근 출시한 신형 제타는 2020년 선보인 7세대 제타의 부분 변경 모델이다. 외관 변화를 살펴봤다. 전면부 헤드라이트 사이 라디에이터 그릴 부위를 가로지르는 두 줄 크롬을 확대 적용하면서 범퍼 부위 안개등을 제거해 와이드한 이미지를 강조했다. LED 헤드라이트 적용 범위도 넓혀 시인성을 개선했다. 후면부 범퍼의 디퓨저 부위를 크롬으로 마감해 다이내믹한 디자인을 전면부와 이어지도록 구성했다.
신형 제타의 전장(자동차 길이)은 4,740㎜, 전폭(자동차 폭)은 1,800㎜, 전고(자동차 높이)는 1,465㎜, 축거(자동차 앞바퀴 중심에서 뒷바퀴 중심까지 거리)는 2,686㎜, 공차중량은 1,416kg이다.
기존 7세대 대비 전장은 40㎜, 전고는 5㎜ 늘었다. 현대 아반떼보다 더 길고 높은 차량이다. 폭스바겐 관계자는 “폭스바겐의 최신 모듈형 가로배치 파워트레인 매트릭스(MQB) 플랫폼을 기반으로 신형 제타를 만든 덕분에 넓은 공간을 확보할 수 있었다”며 “뒤쪽으로 기운 지붕선을 설계해 쿠페를 닮은 모습으로 날렵한 이미지를 구현했다”고 말했다.
신형 제타는 준중형 세단이지만, 넓은 공간을 자랑한다. 키 183cm인 기자가 운전석에 앉았을 때 헤드룸 여유는 없었지만 레그룸이 넉넉해 불편함은 없었다. 2열 레그룸도 주먹 두 개가 여유 있게 들어갈 정도로 넉넉했다.
디지털 편의사양 대거 탑재…사이드미러는 왜 그랬을까?
신형 제타에는 다양한 디지털 편의사양이 기본 탑재됐다. 다만 사이드미러를 손으로 접고 펴야 하는 탓에 소비자 불편이 예상된다.
무선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를 기본 탑재해 편리함이 돋보였다. 고가의 차량도 무선애플 카플레이를 지원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신형 제타는 선 없이 애플 카플레이 연결이 가능하기 때문에 10.25인치 디지털 콕핏으로 휴대폰 화면을 보며 인포테인먼트를 즐기고 내비게이션을 손쉽게 연동할 수 있었다. 한국인들의 선호 옵션인 앞좌석 통풍·히팅 시트, 운전석 전동 및 메모리 시트, 2존 클리마트로닉 자동 에어컨까지 이 가격에 챙겼다는 점이 놀라웠다. 10가지 컬러의 앰비언트 라이트도 다양한 실내 분위기 연출을 돕는다. 휴대폰 무선 충전도 가능하다.
다양한 디지털 편의사양에 놀란 만큼, 사이드미러에 또 한 번 놀랐다. 손으로 접었다 펴야 하기 때문이다. 믿을 수 없어 회사 측에 문의했지만, 손으로 접고 펴야 한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신형 제타를 구입하는 소비자 중 상당수가 전동 사이드미러 시공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폭스바겐코리아 관계자는 “딜러 또는 사설 업체를 통해 전동 사이드미러를 시공했다가 고장이 발생할 경우, 해당 부품은 폭스바겐코리아의 공인 수리 대상이 아니다”라며 “최초 출고 상태의 차량 부위만 보증 수리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신형 제타 구매를 고려하는 소비자는 참고하길 바란다. 3천만 원대 세단에 디지털 편의사양을 대거 탑재한 점은 놀라웠지만, 손으로 접고 펴는 사이드미러 또한 놀라웠다.
실내 디자인도 다소 아쉬웠다. 특히 기어봉을 두른 가죽의 모습에서 예스러움이 느껴졌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폭스바겐 특유의 실내 디자인을 보였다.
도어트림 역시 심플한 실내 디자인을 그대로 반영했다.
‘최첨단 운전자 보조시스템’ 대거 탑재 느낌표…’연비’는 물음표
주행을 시작했다. 이날 폭설이 내린 관계로 충분히 시승하지 못했다는 점과 정체가 극심했다는 점을 참고 바란다. 정체가 극심할수록 신형 제타에 대거 탑재된 최첨단 운전자 보조시스템이 빛을 발했다.
폭스바겐은 ‘대거’ 탑재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신형 제타에 아낌없이 안전 옵션을 쏟아부었다. 안전 사양을 옵션으로 빼놓는 일부 제조사와 달리 전 트림에 최첨단 운전자 보조시스템을 기본 탑재했다. ‘안전에 타협 없다’는 기조는 칭찬받아 마땅하다.
3천만 원대 세단에 트래블 어시스트,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레인 어시스트, 프론트 어시스트 및 긴급 제동 시스템, 사각지대 모니터링 및 후방 트래픽 경고까지 빠짐없이 들어갔다.
특히 전방 레이더를 이용해 설정한 속도를 유지하면서 앞차와 간격까지 유지하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정체가 극심한 상황에서 운전자 피로를 덜어주는 유용한 기능이다. 신형 제타의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활성화한 후 주행한 결과, 끼어드는 차량도 인지해 간격을 유지해 유용했다. 브레이크를 밟아 직접 컨트롤을 설정하면, 즉시 기능을 취소해 상황에 맞게 사용할 수 있었다.
사각지대 모니터링 시스템도 예민하게 반응했다. 차선을 변경할 때 사각지대에 있는 차를 감지하면, 사이드미러에 있는 LED 심볼을 켜 알람을 보내는 방식이다. 후진 시에도 측면에서 접근하는 차가 있다면 요란한 알람음을 보내는 후방 트래픽 경고도 안전한 운행을 도왔다. 차선을 지키는지 감시하는 역할인 레인 어시스트도 운전 집중도를 높였다.
드라이브 모드를 변경할 때마다 라이트 색이 바뀌는 디지털 콕핏도 운전의 재미를 더했다.
이날 공조시스템은 24도, 주행모드는 노멀, 히팅시트를 최대로 가동하며 40여km를 주행한 결과, 리터당 연비 6.8km를 기록했다. 폭스바겐이 공개한 공인 연비 14.1km/l(도심 12.3km/l, 고속 17.1km/l)와 큰 차이가 있었지만, 눈이 내려 정체가 발생했다는 점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눈이 내린 탓에 주행감을 측정할 정도로 충분히 시승하지 못했지만, 이전 모델의 1.4 TSI 엔진 대비 10마력 높아진 4기통 1.5 TSI 가솔린 터보 엔진의 기민함은 느낄 수 있었다. 가속 페달을 밟을 때 즉시 반응하며 차체를 밀어냈다. 이 엔진의 최대 출력은 160마력(5,500rpm)이며, 1,750-4,000rpm의 영역에서 25.5kg.m의 최대 토크를 뿜어낸다. 여기에 8단 자동 변속기를 맞물려 효율과 성능을 동시에 챙겼다.
접근 가능한 프리미엄을 표방하는 폭스바겐 신형 제타의 출시가는 가격은 1.5 TSI 프리미엄 3,232만9,000원, 1.5 TSI 프레스티지 3,586만3,000원(개소세 3.5% 반영, VAT 포함 기준)이며, ‘5년/15만 km 보증 연장 프로그램’과 ‘사고수리 토탈케어 서비스’가 기본 제공된다.
글 / IT동아 김동진 (kdj@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