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게이밍 PC와 콘솔을 위한 SSD, WD 블랙 SN850X · P40 게임 드라이브
[IT동아 남시현 기자] 게이밍 데스크톱에서 가장 중요한 부품은 게임 데이터를 처리하는 그래픽 카드와 중앙 처리장치고, 그다음이 메모리 용량이다. 세 부품이 실사용 성능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보니 메인보드나 파워 서플라이, 저장 장치는 예산과 필요성에 맞춰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피시아이익스프레스(PCI Express, 이하 PCIe) 3.0 규격의 NVMe SSD가 대중화된 이후로는 가능한 좋은 SSD를 구매하려는 사용자들도 적지 않다. 저장 장치가 게임 성능에 직접 영향을 주진 않지만, PC 부팅 속도나 로딩 속도 등이 빨라지기 때문이다.
게이머들이 먼저 고성능 저장장치를 찾으면서 최근에는 많은 저장장치 브랜드들이 게이머를 겨냥한 제품들을 내놓고 있다. 미국의 저장장치 제조사 웨스턴디지털도 추세를 반영해 제품군을 분류하고 있다. WD 그린은 일상 용도, 사무용 제품에 적합하며, WD 블루는 작업용 PC 등에 적합하다. WD 레드는 데이터 저장 및 나스(NAS)용 제품에 붙고, WD 블랙이 게임용으로 특별히 최적화된 제품군이다.
WD 블랙의 특징은 일반 제품보다 동작 속도가 높고, 방열 및 안정성을 더욱 끌어올린 게 특징이다. 현재 NVMe 형태인 SN770, SN850, SN850X와 외부 저장장치 형태의 D10, D30, D50, HDD 기반의 7200/256M이나 P10 등 다양한 제품군이 있다. 가장 최근 출시된 웨스턴디지털 WD 블랙 SN850X NVMe와 P40 게임 드라이브를 기반으로 게이밍 저장장치의 특징을 짚어본다.
게이밍 SSD, 핵심은 ‘성능’
리뷰를 통해 다뤄볼 제품은 데스크톱 및 노트북 저장장치로 활용할 수 있는 WD 블랙 SN850X M.2 NVMe, 플레이스테이션 4 같은 콘솔의 외부 저장장치로 쓰기 좋은 WD 블랙 P40 게임 드라이브다. SN850X는 PCIe 4.0 기반의 저장 장치로, 초당 최대 7천300MB의 순차 읽기 속도 외 6천600MB의 순차 쓰기 속도를 지원한다. 저가형 PCIe 3.0 NVMe의 전송 속도가 1천200에서 2천MB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약 세 배 이상 빠른 전송 속도를 지원한다. 또한 최근 제외되고 있는 추세인 디램도 용량에 따라 최대 2GB까지 장착하며, 저장 공간도 BiCS5 112단 TLC 낸드가 적용돼있다.
WD 블랙 P40은 USB-C 3.2 Gen2x2 기반의 저장장치로, 일반 외장 하드는 물론 콘솔 게임기의 확장 스토리지 용도로 적합하다. 스펙상 전송 속도는 읽기 속도 2천MB를 지원하며, 500GB와 1TB, 2TB 제품 중 선택할 수 있다. 제품 크기는 가로 106mm, 세로 50mm에 무게 78.5g으로 가볍고, 외관은 금속으로 제조돼있다. 전원이 들어오면 하단 LED에 불이 들어오는데, 윈도우 운영체제에서는 하단의 RGB LED에 원하는 색상의 조명 효과를 부여할 수 있다.
외부입력 인터페이스는 20Gbps 급의 USB 3.2 Gen2x2 단자를 채용하고 있다. 다만 USB 규격에는 함정이 있다. WD 블랙 P40에 채용된 USB 3.2 Gen2x2 단자는 레인(Lane)이 추가 배치된 단자로 일반적인 컴퓨터에서는 잘 사용되지 않는다. 게다가 시장에서는 USB 3.2 Gen2x2를 건너뛰고 USB4로 가고 있기 때문에 더더욱 보기 힘들다. 이 규격을 지원하는 PC라면 소개대로 2천MB의 속도를 낼 수 있겠지만, 2x2가 아닌 일반적인 PC는 그 절반인 1천MB의 속도를 내는 게 정상이다.
두 저장 장치의 성능을 확인하기 위해 AJA 시스템 테스트, AS SSD 테스트, 그리고 크리스탈 디스크마크를 각각 진행했다. WD 블랙 SN850X의 경우 PCIe 5.0을 지원하는 기가바이트 X670E 어로스 메인보드와 AMD 라이젠 7950X를 조합한 데스크톱에서 테스트했으며, WD 블랙 P40은 기본 제공되는 케이블을 사용해 20Gbps급 USB 3.2 Gen2 2X2 단자와 10Gbps급 USB 3.2 Gen2 단자에 각각 연결해서 테스트를 진행했다.
WD 블랙 SN850X는 저장 장치의 영상 전송 성능의 적합성을 확인하는 AJA 시스템 테스트는 1080i 및 1GB 기본 구성에서 쓰기 6천283MB/s, 읽기 6천125MB/s으로 우수한 성능을 보여주었다. SSD의 순차 읽기 및 쓰기 속도를 확인하는 AS SSD 테스트에서도 읽기 6천300MB/s, 쓰기 6천63MB/s로 비슷한 수준을 보여줬다. 실제 성능에 가까운 4K-64thrd 항목도 읽기 2천832MB/s, 쓰기 4천482MB/s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가장 보편적으로 활용되는 크리스탈디스크마크 8.0.4 버전에서는 SEQ1M Q8T1 항목에서 읽기 7천377MB/s 쓰기 6천688MB/s로 확인됐다. 해당 속도는 1MB 크기의 데이터를 8개의 연속 묶음으로 만들고 1개의 작업 단위를 1GB까지 연속으로 읽거나 쓰는 속도로, SSD의 속도를 측정하는 데 가장 보편적인 비교 기준으로 쓰인다.
WD 블랙 P40는 AJA 시스템 테스트에서 읽기에서 쓰기 1천869MB/s, 읽기 1천618MB/s로 빠른 성능을 보여주었다. 다만 싱글 레인에서는 그 절반인 907MB/s, 읽기 915MB/s로 속도가 절반가량 깎였다. AS SSD에서도 읽기 1천767MB/s, 쓰기 1천865MB/s로 나타났으며, 싱글 레인은 읽기 958MB/s, 쓰기 927MB/s로 확인됐다. PS5나 엑스박스 시리즈 X등 최신 기기는 USB 3.2 Gen2 2x2를 지원하지 않는 데다가 외장 SSD로는 게임을 저장만 하기 때문에 무난하게 저장 용도로만 쓸 정도다. 물론 이정도 속도면 PS4 등 외장 SSD에 게임 저장 및 실행도 가능한 제품은 넉넉하게 쓸 수 있다.
게이밍 PC 및 콘솔 저장공간에 투자하고 싶다면
리뷰를 통해 살펴본 웨스턴디지털 WD 블랙 SN850X와 WD 블랙 P40은 고성능 게이밍 데스크톱, 그리고 콘솔 게임기의 확장 저장장치를 찾는 게이머에게 적절한 제품이다. 고성능을 추구하는 만큼 가격은 높은 편이지만, 신뢰성과 안정성도 그만큼 잘 갖춘 게 장점이다. 다만 가격 대비 성능비는 떨어지기 때문에 합리적인 제품을 찾는 사용자라면 WD 블루나 그린 라인업의 제품을 찾는 게 좋다.
특히 WD 블랙 SN850X는 PCIe 4.0 SSD 중에서는 가장 성능이 높은 SSD고, 최대 2GB 디램까지 장착돼 안정성도 우수한 편이다. 고사양, 고성능의 게이밍 데스크톱에서 메인으로 사용할 제품을 찾는다면 1순위로 고려할만한 제품이다. WD 블랙 P40은 플레이스테이션 4과 엑스박스 원과 조합하기 좋은 제품이다. 기본적으로 게이밍 콘솔에 꽂고 사용하는 조건에 맞췄고, 또 5년의 A/S가 보장돼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전송 규격이 USB 3.2 Gen2x2라서 해당 규격을 지원하지 않는 PC에서는 실사용 속도가 1천MB/S라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가격은 WD 블랙 SN850X 1TB가 20만 원대, 2TB가 38만 원대, 4TB가 97만 원대로, 여타의 순차 읽기 7천MB/s 급의 제품과 비교해 조금 더 비싸다. 초고성능 제품인 만큼 가격대가 일반 제품보다 훨씬 높다는 점은 인지가 필요하다. 외장하드인 WD 블랙 P40 게임 드라이브는 500GB가 15만 5천 원대, 1TB가 22만 원대, 2TB가 38만 9천 원대로 일반 사무용 외장하드의 동일 용량과 비교했을 때 15~20% 정도 더 비싸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