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 고장으로 사라진 데이터, 어떻게 살리지?
[IT동아 김영우 기자] 시장조사기업 IDC(International Data Corporation)가 2018년에 발표한 보고서에 의하면 2018년 전 세계에서 생성된 데이터의 규모는 33ZB(제타바이트, 약 1조GB)에 달하며, 2025년에는 175ZB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모든 업무가 디지털화되고 있는 최근의 상황을 고려하면 향후 생성될 데이터량은 한층 커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자원은 데이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만 여러가지 이유로 사람들은 데이터를 잃어버리기도 한다. 특히 노트북이나 스마트폰, 외장하드, USB 메모리와 같은 기기에 담긴 데이터가 가장 위험하다. 기기에 물리적인 충격이 가해져 망가질 수도 있고, 수분이나 자성, 진동 등에 노출된 환경에 기기를 보관하다 데이터가 손상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기기를 이용하다 조작 실수로 파일을 삭제하는 경우도 있다.
물론 가장 좋은 건 데이터를 미리 백업해 두거나 기기 이용에 신중을 기해 데이터의 손상을 방지하는 것이지만 사람의 앞일은 아무도 모르는 법이다. 이렇게 의도하지 않게 데이터가 손상되었을때 대비하는 방법에 대해 살펴보자.
윈도우 운영체제의 ‘시스템 보호’ 기능에 주목
윈도우 기반 PC의 경우, HDD/SSD에 담긴 데이터가 삭제되어도 일정 시점 상태로 드라이브 전체 상태를 되돌리는 ‘시스템 보호’ 기능을 제공한다. 다만, 이는 미리 시스템 보호 기능을 활성화해 둬야 이용할 수 있는 기능임을 참고하자.
윈도우10/11 시스템 기준, 시작 메뉴에서 설정→시스템→정보→시스템 보호 순서대로 이동하거나 시작 메뉴의 검색창에서 ‘복원 지점 만들기’를 입력하면 시스템 속성 메뉴의 시스템 보호 탭으로 이동할 수 있다.
여기서 보호를 원하는 드라이브를 선택한 후 ‘구성’을 선택, ‘시스템 보호 사용’을 활성화하자. 그리고 복원 기능을 이용하기 위해 필요한 디스크의 공간을 할당하자. 할당량이 높을수록 더 많은 복원 지점을 설정할 수 있지만 많은 공간을 할당할수록 이용할 수 있는 전체 드라이브의 크기가 줄어드므로 2~10% 사이 정도만 할당하는 것이 무난하다. 이렇게 시스템 보호 기능을 설정해두면 일정 시점마다 자동으로 복원 지점이 생성된다. 만약 수동으로 임의의 복원 지점을 설정하려면 시스템 보호 메뉴에서 ‘만들기’를 누르면 된다.
이렇게 시스템 보호가 설정된 시스템을 이용하다 이전 시점으로 드라이브 내용을 되돌리려면 ‘시스템 복원’을 선택해 사용자가 원하는 시점을 고르면 된다. 드라이브 용량이나 시스템 성능에 따라 다르지만 대략 수십 분 사이에 복원을 완료할 수 있다.
데이터 복구 소프트웨어나 전문 업체 이용도 고려할 만
만약 위와 같은 윈도우 시스템의 데이터 보호기능을 이용하고 있지 않을 경우는 별도의 데이터 복구용 소프트웨어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파이널 데이터(Final Data)’나 ‘리커바(Recuva, 일명 레쿠바)’등이 그 중에서도 유명한 제품이다. 이는 HDD나 SSD 등의 내장형 저장장치 외에도 외장하드나 USB 메모리와 같은 휴대용 저장장치의 데이터를 복구할 때 특히 유용하다.
다만 위와 같은 복원/복구 기능의 경우는 소프트웨어적으로, 혹은 사용자의 실수로 데이터가 소실되었을 때만 효과를 볼 수 있다. 저장장치 자체가 망가진 경우에는 소용이 없다는 의미다.
이 때는 전문업체에 의뢰해 데이터 복구를 하는 방법도 있다. 포탈 사이트에 ‘데이터 복구’만 입력해도 해당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를 여럿 검색할 수 있다. 어찌 보면 가장 확실한 방법이지만 가장 큰 단점은 역시 비용이 든다는 점이다.
데이터 복구 비용은 해당 저장장치의 용량이나 종류, 그리고 증상에 따라 달라진다. 단순히 사용자 실수로 데이터가 삭제되거나 소프트웨어 문제로 데이터가 소실된 저장장치라면 불과 몇 만 원 정도의 비용으로도 복구하기도 하지만 하드웨어 고장이 원인이라면 몇 십만 원 이상으로 비용이 높아지기도 한다.
저장장치 제조사에서 무료 데이터 복구 서비스 제공하기도
망가진 저장장치의 경우, 제조사가 제공하는 보증기간이 아직 남아 있다면 서비스센터를 통해 A/S를 받을 수 있다. 부분 수리보다는 제품 전체 교환 방식으로 A/S가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다만, 이렇게 제품이 교환되면 저장된 데이터 역시 사라진다. 제조사의 보증 서비스는 하드웨어만 보증할 뿐, 저장된 데이터는 보증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예외적으로 씨게이트(Seagate)의 경우, 자사에서 판매하는 저장장치(HDD, SSD, 외장하드, 외장 SSD 등) 중 상당수에 제품 교환 뿐 아니라 손실된 데이터까지 무료로 복구해주는 서비스 정책을 적용하고 있다. ‘레스큐(Rescue)’ 데이터 복구 서비스라고 불리는 이 정책은 제품 구매 후 일정 기간 내에 고장이나 파손 등으로 인해 데이터 손실이 발생하는 경우, 해당 제품을 씨게이트의 연구소로 보내면 1회에 한해 복구된 데이터까지 담아 신제품으로 교환해주는 것이 특징이다. 씨게이트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데이터 복구 성공률은 90% 이상이다.
레스큐 적용 여부는 제품마다 다르며, 또 일부 제품은 제품 보증기간과 레스큐 적용 기간이 다른 경우도 있으니 구매 전에 이를 확인해야 한다. 예를 들어 ‘씨게이트 파이어쿠다 530 M.2 NVMe’ SSD의 경우, 제품 보증 기간은 구매 후 5년이지만 레스큐 데이터 복구 서비스는 구매 후 3년내에 1회가 제공된다. 씨게이트의 저장장치를 구매한 사용자라면 참고하자.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