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이 IT(잇)다] 윌리스빌 “유산균으로 건강한 반려동물 문화 만든다 ”
[KOAT x IT동아] 한국농업기술진흥원과 IT동아는 우리나라 농업의 발전과 디지털 전환을 이끌 유망한 스타트업을 소개합니다. 기발한 아이디어와 상품, 그리고 독창적인 기술로 우리의 삶을 윤택하게 할 전국 각지의 농업 스타트업을 만나보세요.
[IT동아 차주경 기자] 반려동물은 그 이름처럼, 늘 우리 곁을 지키며 함께 삶을 산다. 숱한 기억과 즐거움을 나누는 파트너이자 가족이다. 그래서 헬스케어와 의료·바이오 기술, 기기 업계는 사람에 이어 반려동물을 위한 서비스를 속속 제공 중이다. 덕분에 오늘날에는 반려동물의 삶의 질을 높이고, 우리 곁에 더 오래 머물도록 돕는 기술과 기기가 많이 나왔다.
그 중에서도 ‘반려동물용 식품’이 각광 받는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반려동물 역시 품질 좋고 맛있는, 영양가 높은 식품을 먹어야 건강하게 오래 산다. 하지만, 사람이 먹는 식품의 품질과 종류는 수천년 동안 발전한데 비해 반려동물이 먹는 식품의 품질과 종류는 최근에서야 연구가 이뤄졌다.
반려동물용 영양제, 반려동물의 장 건강과 면역력을 높여준다는 식품은 많았지만, 대부분은 반려인의 기대를 만족하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기술과 경력을 앞세워 반려동물과 반려인 모두의 삶을 행복하게 할 식품을 선보이는 이들이 속속 나온다. 반려동물 스마트 펫케어 브랜드 ‘빌리스벳(Billy’s Vet)’을 운영하는 스타트업 ‘윌리스빌’의 이상휘 대표도 그 중 한 명이다.
이상휘 대표는 반려동물(강아지) ‘빌리’와 함께 산다. 장이 약해 자주 배를 앓던 빌리가 편하고 맛있게 먹을 식품을 만들려던 이상휘 대표는, 유산균 연구 개발 회사에서 10여년 간 사업 본부장으로 일한 경력을 살려 ‘반려동물 전용 유산균’을 만들기로 결심한다. 유산균이 사람뿐만 아니라 동물의 면역력 향상과 주요 질병 완화 효과를 내는 것을 이미 알고 있어서다. 상표명 ‘빌리스벳’ 자체가 ‘빌리(Billy’s)의 수의사(Vet, Veterinarian)’라는 의미다.
이상휘 대표는 곧바로 윌리스빌을 함께 가꿀 팀원을 찾아 나섰다. 먼저 윌리스빌과 빌리스벳 상표를 만들고 알릴 브랜드·마케팅 전문가 김가원 팀장을 섭외했다. 콘돔 ‘바른생각’ 상표를 우리나라 1위 상표로 만든 마케팅 실력자다. 이어 중국 사업을 오래 해 온 김나은 팀장도 설득해 합류하도록 이끌었다.
윌리스빌이 처음 구상한 것은 기능별 프로바이오틱스 라인업이다. 이어 반려동물 장내 미생물 분석 서비스도 고안했다. 이 부문을 이끌 전문가로 수의학 박사이자, 동물 영양제를 다루는 다국적 기업 ‘카길애그리퓨리나’의 부사장이었던 유병우 박사를 초빙했다. 든든한 팀원과 함께 기초를 다진 후, 윌리스빌은 빌리스벳 상표를 만들고 상품 개발에 나선다.
빌리스벳의 주요 상품, 기능별 프로바이오틱스는 크게 세 종류다. ‘프로바이오틱스’ 시리즈는 사료나 물에 타서 먹이기 쉬운 분말형 제품이다. 반려동물의 장 건강을 기본으로 피부(프로바이오틱스 S), 뼈와 근육(프로바이오틱스 J), 뇌(프로바이오틱스 C)의 건강을 더해주는 특허 유산균을 넣어 만들었다. 장 건강과 면역력 향상에 집중해 유산균 함유량을 크게 늘린 프로바이오틱스 원 395도 있다.
‘프로바이트’는 갖가지 효능을 내는 유산균으로 만든 한 입 거리 간식이다. 반려동물의 피부의 건강을 지키는 프로바이트 S(연어), 면역 강화 효과가 우수한 프로바이트 원 치킨(닭고기), 관절을 튼튼하게 해 주는 프로바이트 J(말고기) 세 종류다. 모두 건강한 재료와 유산균으로만 만들어 사료와 함께 혹은 간식으로 급여하기 좋다.
‘프로바이츄’는 유산균 사균과 포스트바이오틱스 혼합 발효물로 만든 간식이다. 항산화, 항균 성분을 함유해 반려동물의 면역력을 높이고 유산균으로 장을 건강하게 한다. 저지방 고단백 캥거루 고기, 저지방 고아미노산 명태 두 종류로 만든다. 크기가 작고 칼로리가 낮아 산책이나 훈련 후 보상 간식으로 주기 알맞다.
빌리스벳 상품에 함유된 유산균의 성능과 효능은 여러 논문, 특허로 입증됐다. 그 밖의 재료도 마찬가지다. 이상휘 대표는 그 자신이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사람이기에, 제품의 효능과 품질에 자신을 가졌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그렇기에 반려동물의 건강 상태를 분석하는 ‘장내 미생물 분석 키트’와 같은 신제품을 만들었다고도 밝힌다.
윌리스빌의 장내 미생물 분석 키트는 DNA 분석의 일종인 qPCR 분석을 활용, 반려동물의 장 속 미생물 6종의 분포를 조사한다. 이들 미생물 6종은 각각 반려동물의 장 건강, 면역력, 비만과 피부에 관여한다. 즉, 미생물 분포를 조사하면 반려동물의 건강을 지키는 데 알맞은 제품을 알게 된다.
반려동물이 불규칙하게 배변하거나 자주 토하는 경우, 비만 우려가 있거나 나이가 많아 건강 전반이 좋지 않은 경우, 특정 부위를 자꾸 긁거나 핥는 경우 장내 미생물 분석 키트를 쓰면 원인을 찾는 데 도움이 된다. 사용 방법도 아주 간단하다. 제품을 받으면 동봉된 용기에 반려동물(개와 고양이 한정)의 배설물을 담고, 회수용 지퍼백에 넣어 윌리스빌에 회수 신청만 하면 된다.
장내 미생물 분석 결과는 약 10일 후, 온라인으로 받아본다. 이상휘 대표는 장내 미생물 분석 키트의 가격대를 지금보다 낮추고 시간도 단축하려고 고려대학교 화학과와 손 잡고 기능을 개선 중이다.
윌리스빌을 지금까지 착실히 이끌어온 이상휘 대표는 창업 후 단계별 스타트업 보육 프로그램에 참여해 기본기를 다졌다. 예비창업 패키지와 청년창업사관학교, 비대면 스타트업 육성 사업 등에 참가해 쌓은 연구 개발 자금으로 기능별 반려동물 프로바이오틱스 라인업을 만들었다.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의 지원도 컸다. 윌리스빌은 올해 농식품 벤처육성 지원사업에 선정돼 사업화 지원금을 포함한 여러 혜택을 받았다. 이를 토대로 2022 농식품 창업콘테스트에도 참가해 한국농업기술진흥원장상을 수상했다.
이상휘 대표는 윌리스빌이 할 일이 아직 많다고 말한다. 반려동물과 반려인들의 기대에 맞는, 품질 좋은 상품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한다. 나아가 이들이 오랫동안 건강하게 함께 살도록 도울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도 말한다.
그 일환으로, 윌리스빌은 반려동물과 사람 모두 건강하고 즐거운 삶을 살도록 이끄는 다양한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먼저 10월 21일부터 3일간 ‘풉로깅(Pooplogging)’ 캠페인을 연다. 캠페인 이름은 반려동물의 배설물(Poop)과 플로깅(Plogging, 조깅을 하면서 쓰레기를 줍는 봉사활동)’을 합친 단어다.
세계 곳곳에서 새로운 유형의 운동이자 봉사 활동으로 주목 받는 플로깅을 본따, 반려동물과 함께 산책하며 산책로 곳곳에 있는 배설물, 담배 꽁초와 깨진 유리 등 쓰레기를 주워 깨끗한 환경을 만들자는 캠페인이다. 빌리스벳 홈페이지에서 사은품과 기념품이 포함된 티켓을 사면 누구나 부담 없이 참가 가능하다. 이상휘 대표는 풉로깅 캠페인 종료 후 다양한 경품 증정 행사도 열 계획이다.
나아가 그는 빌리스벳을 스마트 펫케어 상표로 발전시킨다. 반려동물의 삶을 자세하게 들여다보고, 이들에게 행복을 가져다 줄 맞춤형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개념이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반려동물과 사람 모두가 행복한 세상이 만들어진다는 것이 이상휘 대표의 지론이다.
이상휘 대표는 “반려동물 빌리에게 꼭 해 주고 싶은 것을 고민하다가 빌리스벳을 만들었다. 물론, 빌리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반려동물 역시 소중하다고 생각한다. 건강한 반려동물 문화가 자리 잡도록 이끌어 반려동물과 사람, 나아가 지구까지 아프지 않고 건강한 삶을 살도록 이끌겠다.”고 밝혔다.
글 / IT동아 차주경(racingca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