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IMP “10년 경험 토대로 글로벌 유니콘 등용문으로”

[IT동아 차주경 기자] 10년 전 2011년 10월, 포스코 센터에서 행사가 열렸다. 벤처 기업 창업 희망자와 초기 창업 벤처 기업 대표가 만나 아이디어와 경험과 꿈을 나누는, 그리고 투자자들이 이들의 꿈을 이루도록 조언하고 이끄는 네트워킹 행사였다. 10년 후 이 행사는 우리나라 대표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이자 등용문 ‘포스코 IMP(Idea Market Place)’가 됐다.

포스코 IMP는 당시 대기업 최초의 벤처 기업 창업 지원 프로그램으로 주목 받았다. 53년 전 아무 것도 없던 경상북도 포항에 기반을 마련해 세계 수준의 철강 회사로 성장한 포스코는 자신을 이을 또 다른 성공 신화를 이루도록 벤처 기업, 오늘날의 스타트업 발굴·육성을 시작했다.

포스코 IMP가 10년간 이룬 성과는 화려하다. 1기~23기까지 벤처 기업과 스타트업이 7,880곳 지원했고 416곳이 선정됐다. 이 가운데 포스코는 138곳에 약 223억 원을 투자하고 다방면으로 성장을 지원했다. 후속 투자인 중소벤처기업부의 TIPS에도 60곳이 선정됐다. 그 결과 이들 기업은 총 가치 2조 202억 원을 기록할 정도로 크게 자랐다.

21회 포스코 IMP 행사 현장. 출처 = IT동아
21회 포스코 IMP 행사 현장. 출처 = IT동아

경북 포항 포항공과대학교 교내에 자리 잡은 체인지업그라운드는 매년 두 차례 포스코가 IMP 행사를 여는 곳이자, 포스코와 산학연과 스타트업의 융합을 이끌 터전이다. 이 곳에서 포스코 IMP 진행 실무를 맡은 장시용 리더대우와 박현윤 차장을 만나 그 동안 이룬 성과와 앞으로의 계획을 물었다.

박현윤 차장은 포스코 IMP 1회를 기획했던 10여 년 전을 떠올린다. 당시 대기업은 벤처 기업 육성 프로그램으로 자금 지원 펀드를 만드는 정도에 머물렀다. 반면, 포스코는 IMP를 투자는 물론 벤처 기업의 발굴과 보육까지 모두 지원하는 최초의 프로그램으로 기획했다. 초기에는 전국에 있는 유망한 벤처 기업, 그 중에서도 사회공헌 차원에서 장애인이나 여성, 학생이 창업한 벤처 기업을 눈여겨봤다고 그는 회고한다.

포스코 IMP의 규모는 나날이 커졌다. 스타트업 창업 유행도 불었다. 포스코는 이에 사회에 더 크고 좋은 영향력, 새로운 성장의 바람을 불어넣으려는 생각에 해외의 액셀러레이터와 여러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을 벤치마킹했다. 그 결과 찾은 답은, 사업 영역과 아이템을 가리지 않고 성장 가능성이 엿보이는 기업을 찾아 처음부터 집중 지원하는 것이다.

2011년 열린 첫 포스코 IMP 출범식. 출처 = 포스코
2011년 열린 첫 포스코 IMP 출범식. 출처 = 포스코

그래서 포스코는 IMP를 모집할 때 대표와 스타트업의 연령 제한을 두지 않는다. 기업의 성격, 사업 아이템도 묻지 않는다. 열정과 확신을 가졌지만, 운영이 서툴고 스스로를 잘 알리지 못하는 극초기 스타트업이라도 괜찮다. 포스코가 보는 것은 겉보기에 예쁜 보석이 아니라, 성장 가능성과 잠재력을 가진 ‘흙 속의 진주’였다.

박현윤 차장은 포스코가 IMP로 흙 속의 진주와 같은 스타트업을 찾아내면, 포스코 계열사와 파트너사들이 멘토링과 집중 지원으로 스타트업을 깨끗하게 씻기고 다듬었다고 표현한다. 포스코 계열사는 IMP 스타트업에게 자금과 사무 공간, 멘토링 등 운영 지원을 기본으로 기술 자문과 테스트 여건, 판로까지 지원한다. 해외 진출을 원하면 그 시장의 기업 환경 및 법률 분석, 거점 지원에 이르기까지 각종 전략도 전수한다. 그 결과 2019년 이후 발굴한 포스코 IMP 참여 기업의 가치는 이전보다 2배 이상 크게 늘었다.

장시용 리더대우는 포스코 IMP를 스타트업의 창업과 성장을 전폭 지원하는 프로그램이지만, 그에 앞서 이들이 자생력을 갖도록 보조하는 역할에 더 충실하다고 강조했다. 그래야 스타트업들이 올바로 자라 후배 스타트업을 이끄는 모범이 되는 까닭이다.

포스코 IMP 행사를 여는 체인지업그라운드 포항. 출처 = IT동아
포스코 IMP 행사를 여는 체인지업그라운드 포항. 출처 = IT동아

이어 장시용 리더대우는 포스코 IMP에 지원하려는 스타트업에 조언을 건넸다. 포스코는 IMP 선발 시 여러 가지를 눈여겨본다. 먼저 실행력, 판단력 등 대표의 역량을 본다. 스타트업이 얼마나 좋은 기술과 아이디어를 가졌는지, 이들이 활동할 시장의 지금 규모와 성장 가능성도 중요하게 여긴다.

철강 기업 포스코가 이끄는 지원 프로그램이지만, IMP는 기술과 서비스 등 스타트업의 사업 혹은 활동 영역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인 동시에 사회공헌 프로그램이기에, 사회에 좋은 영향을 전달하거나 새로운 유행을 이끌 역량과 가능성을 가진 스타트업 누구나 지원 가능하다.

포스코와 여러 계열사의 지원을 받으면 더 크게 성장 가능한 스타트업도 환영한다고 장시용 리더대우는 덧붙였다. 포스코는 IMP 스타트업을 글로벌 유니콘(기업 가치가 10조 원을 넘는 스타트업)으로 성장하도록 이끄는 것이 목표다. 그래서 철강과 화학, 건설과 전자 부품, 발전과 상품 도소매 등 다양한 부문에서 활약 중인 포스코 계열사와의 연계도 마련했다. 포스코 계열사 역시 IMP 스타트업을 지원 대상이 아닌, 상호 협력과 상생의 파트너로 바라본다고 한다.

21회 포스코 IMP 행사 현장. 출처 = IT동아
21회 포스코 IMP 행사 현장. 출처 = IT동아

포스코는 IMP가 지난 10년 동안 이룬 성과를 돌이켜보고, 이를 토대로 앞으로 10년 동안 이룰 성과를 한 마디 표어로 만들어 공개했다. Good to Great, 지금까지 좋은 스타트업을 만들었고, 이 경험을 반영해 앞으로는 위대한 기업을 만들자는 의미다.

이를 위해 포스코는 IMP의 운영 폭을 넓힌다. 친환경 미래 소재와 인프라 개발 사업을 하려는 스타트업을 적극 도울 예정이다. 예비 이차전지, 수소 스타트업도 모집한다. 세계가 주목하는 이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나아가 글로벌 유니콘과 나스닥 상장사로 성장할 스타트업을 일찍 찾아내 적극 지원·육성한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은 10년 전부터 IMP 행사에 항상 참석한다고 한다. 기업 시민으로서 사회의 가치를 만들어야 한다는 최정우 회장의 의중이 이 지원 프로그램에 녹아들었다. 그래서 포스코는 IMP 스타트업 선발 후, 이들이 사회의 긍정적인 가치를 만들도록 이끈다. 포스코는 사람의 삶을 더 편리하게, 풍요롭게, 즐겁게 할 기술과 서비스를 연구하고 성장 가능성까지 갖췄다면 언제든 IMP의 문을 두드려 달라고 밝혔다.

글 / IT동아 차주경(racingca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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