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성의 블록체인 바로알기] 9. '이더리움 2.0'의 첫걸음, '더 머지(Merge)'
[IT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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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더리움'은 가상자산/암호화폐 시장에서 비트코인 다음으로 시가총액이 크다. 이러한 영향력의 이더리움이 지난 15일 '더 머지(The Merge)'라는 업데이틀 통해 기존의 구동방식을 완전히 바꿨다. 이는 가상자상 시장에서 이후로도 계속 회자될 큰 이슈다. 이에 여기서는 더 머지 업데이트로 이더리움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알아본다.
더 머지는 이더리움 버전 1.0에서 2.0으로 전환되는 첫번째 업데이트다. 이더리움 2.0의 주요 키워드는 탈중앙화(Decentralization), 지속성(Longevity), 보안성(Security), 간소성(simplicity), 견고성(Resilience) 등 5가지다. 이더리움 1.0에서 2.0으로 업데이트는 '더 머지'로 불리며, 이후 '더 버지(The Verge)', '더 퍼지(The Purge)', '더 스플러지(The Splurge)' 순으로 업데이트될 예정이다.
이들 중 더 머지 업데이트가 가장 중요한 이유는, 기존의 이더리움 네트워크 구동방식 자체를 변경하기 때문이다. 더 머지 업데이트가 완료되면, 그동안 지적됐던 '환경/자연 비친화적 구조' 이슈가 해결되며, 이후로 개선된 확장성, 보안성, 지속가능성을 위한 업데이트도 안정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
더 머지는 이더리움 체인의 블록생성 과정을 획기적으로 바꾸는 업그레이드 단계다. 더 머지의 핵심은 합의 메커니즘을 작업증명(POW) 모델에서 지분증명(POS) 모델로 전환하는 것이다. POW 모델은 채굴자들이 블록을 검증하는 과정에서 이더리움 네트워크가 보호된다. 반면 POS 모델은 채굴자가 아니라 검증자가 이더리움 네트워크를 보호한다. 검증자는 이더리움을 보유하고 검증자로서 참여하기만 하면 된다. POW 모델에서 POS 모델로 전환되면, 전기 에너지 소비의 99%가 줄어든다.
이처럼 더 머지는 POW 모델에서 POS 모델로의 전환이 핵심이며, 이더리움 네트워크를 유지하는데 소비되는 에너지를 더욱 효율적으로 사용하는데 목적이 있다. POW 모델은 이더리움 네트워크를 유지하는데 엄청난 전력이 소모된다. 이로 인한 공해와 환경파괴가 항상 비난, 비판의 대상이었다.
또한 이더리움은 블록체인의 정보를 조작할 수 없도록, 트랜잭션(거래)이 발생할 때마다 가스비(수수료)를 지불하게 설계되어 있다. 수많은 프로젝트와 디파이 프로젝트가 이더리움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구동되고 있다 보니, 사용자가 늘어나면서 이더리움이 처리해야 할 트렌잭션 양도 급증했다. 이에 따라 트랜잭션 처리속도가 느려지고 가스비 또한 폭등하는 문제가 발생했다.
결국에는 상당 수의 프로젝트와 사용자가 이더리움을 떠나 폴리곤, 솔라나, 바이낸스체인 등의 메인넷을 활용하게 됐다. 더 머지 업데이트는 이러한 느려진 처리속도, 높은 수수료, 과도한 전력소모 등의 문제를 해결하는 첫 시도다.
POW 모델에서 POS 모델로의 완전한 전환은 2단계로 나뉘어 진행됐다. 첫 번째가 비콘체인이고, 두 번째가 더 머지다. 비콘체인은 2020년 12월 이미 완료됐고, 성공적으로 작동했다. 비콘체인은 이미 작동하고 있는 POW 네트워크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POS 모델을 테스트할 수 있는 병렬 체인을 만들어 운영한다. 더 머지 업데이트 전에 많은 테스트를 진행할 수 있고, 또한 검증자를 미리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비콘체인 업데이트 이후 1년 반 동안 충분한 테스트를 거친 후, 지난 15일 더 머지 업데이트로 POW 모델에서 POS 모델로 완전히 전환됐다.
더 머지 업데이트는 이를 테면, 이더리움이라는 자동차의 엔진을 내연기관(POW)에서 전기엔진(POS) 교체한 것이다. 엔진이 멈추면 이더리움 네트워크도 멈추고 블록도 생성되지 않는다. 이더리움 전체가 중단된다는 의미다. 이더리움 기반의 모든 프로젝트와 사용자, 그리고 디파이 상품도 마찬가지다. 이런 리스크를 사전 방지하기 위해 비콘체인 업데이트와 더 머지 업데이트 두 번에 걸쳐 업데이트를 최종 완료했다.
이에 따라 향후 이더리움의 가치는 좀더 상승될 가능성이 있다. 이유는 크게 3가지가 있는데, 첫째, POW에 참여한 채굴자에게 이더리움 지급 의무 해제, 둘째, 이더리움 거래 가스비의 일부 소각, 세째, POS 참여를 위한 이더리움 스테이킹 등이 그것이다.
즉 더 이상 채굴자들에게 보상할 필요가 없기에 시장에 풀리는 이더리움이 작아지게 된다. 또한 '런던 하드포크' 업데이트 이후에 이더리움 거래 가스비의 일부가 영구적으로 소각됨으로써 이더리움 개수는 지속적으로 줄어들게 된다. 마지막으로, POS를 참여하기 위해서는 이더리움을 스테이킹해야 하기에, 시장에 유통되는 이더리움이 묶이게 되어 이더리움의 가치가 상승하리라는 예측이 나온다. 이러한 이유로 이더리움 사용자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이더리움은 점점 부족하게 되고 결국 디플레이션의 대표 자산이 될 수도 있다.
반면에 POS 모델 시스템에서는 지분을 많이 가질수록 더 많은 권한을 얻게 된다. 지분이 크면 이자로 지급받는 이더리움 물량 또한 많다. 이는 이더리움 생태계에서 빈익빈 부익부 상황을 가져올 수 있다. 결국에는 '탈중앙화'라는 블록체인의 핵심 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도 생긴다.
이번 더 머지 업데이트 완료 후 이더리움 2.0을 위해서 더 버지, 더 퍼지, 더 스플러지 업데이트가 차례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후 업데이트는 빠른 속도와 확장성, 보안성을 좀더 견고하게 위함이다. 각 업데이트를 거치며 이더리움 네트워크가 어떤 형태로 최종 완성될지 자못 기대가 크다.
글 / 클레버파트너스 박진성 대표
ICO 전문 분석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거래소 엔터프라이징부터 50여 개 이상의 프로젝트를 컨설팅, 진행한 경력이 있다. 현재는 블록체인/암호화폐 전략 자문기관인 클레버파트너스를 운영 중이며, 크립토 펀드 운영 및 거래소 프로젝트 컨설팅을 총괄하고 있다.
정리 / IT동아 이문규 (munc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