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태울 드론의 더딘 안전 진단, 기술로 푼다
[IT동아 김동진 기자] 택배 배송과 농약 살포, 산불 감시까지 드론의 활용 범위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가까운 미래에는 도심항공교통(UAM) 체계를 구축, 사람을 실어 나를 운송 수단으로도 쓰일 전망이다.
이처럼 드론이 생활 속 깊숙이 파고들고 있지만, 기체의 안전성을 진단할 기관은 한 곳뿐이다. 진단 인력도 14명에 불과해 안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우리나라 기업이 속속 드론 안전 진단 솔루션을 공개해 주목받는다.
현행법상 무게 25kg 이상 드론 안전진단 의무화
항공안전법과 관련 시행규칙에 따르면, 무게 25kg 이상인 드론(초경량 비행 장치)은 2년에 한 번씩 안전성 인증을 받아야 한다. 이를 이행하지 않고 드론을 날리면,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안전성 검사 기관은 국토교통부 산하 ‘항공안전기술원’ 단 한 곳 뿐이다. 안전성 검증 전담 인원수도 14명에 불과하다. 농번기에 농업용 드론의 안전성 인증 신청이 몰리면, 최대 2개월 이상 적체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드론의 쓰임새가 다양해질수록 안전진단 수요도 늘지만, 항공안전기술원에 따르면 올해 예정된 관련 인력 충원은 1명에 그친다.
항공안전기술원 관계자는 “기체 안전성 인증 검사 인력을 충원해달라고 지속해서 요청하고 있으나 제한된 예산으로 한계가 있다”며 “주말에도 검사를 진행하며 적체 현상을 많이 개선해 현재는 2~3주 정도면 안전성 인증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UAM 시대 장밋빛 청사진 전 안전부터 챙겨야
25kg급 드론 안정성 인증에 적체가 발생하는 가운데, 이보다 부피가 크고 구조가 복잡한 도심항공교통(UAM)의 안전 문제도 불거진다. 우리나라의 UAM 플랜에 따르면, 빠르면 2025년부터 수도권 상공에서 드론이 사람을 실어 나를 예정이다. 관련 인프라 확충과 투자에 관한 장밋빛 청사진은 다양하게 제시되고 있지만, 어떻게 안전을 확보할지에 관한 논의는 부족하다.
현재 진행하는 UAM 실증(무게 150kg을 초과하는 기체의 경우)도 ‘항공기 특별감항증명 (항공기가 자체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갖추어야 할 능력) 신청’에 따라 시나리오상 한정된 경로에서만 진행한다. 이·착륙장과 교통관제시스템 등 관련 인프라가 모두 갖춰지지 않은 상황이라, 최종 테스트는 아직 시작도 못 한 셈이다. 반면 각 지자체와 기업들은 앞다퉈 UAM을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UAM 안전과 관련된 법과 인증 체계도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상용화 시점은 어느덧 3년도 채 남지 않았다.
우리나라 드론 기업, 안전 진단 솔루션 속속 공개해 눈길
국내에 신고된 드론 수만 3만대를 훌쩍 넘는 상황에서, 기체의 안전성 인증을 제한된 인력으로 소화하기에 무리가 있다.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해 비행체의 안전을 진단하는 기업이 주목받는 이유다.
국내에도 관련 기업이 하나둘 생겨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자율주행 시뮬레이션 전문기업 모라이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상용 무인항공기 전시회 '커머셜 UAV 엑스포'에 참가해 솔루션 ‘모라이 심 에어’를 공개했다.
모라이 심 에어는 실제와 같은 환경을 가상에 구축, 비행체의 시스템 안전성을 검증한다. UAM 운영 시 도심에서 발생할 다양한 환경을 시뮬레이션으로 미리 체험해 위험을 사전 차단하는 방식이다. 시간과 장소의 제약 없이 다양한 기상 조건에서 UAM 안전성을 점검할 수 있다.
위플로는 드론의 안전성을 진단하고 유지 관리를 돕는 솔루션을 개발한 기업이다. 다양한 비접촉식 센서와 빅데이터, AI 기술을 소프트웨어에 적용해 기체의 위험을 미리 감지해 알람을 보내는 방식이다. 이 기업은 UAM 개발 기업 파블로항공, 한화손해보험과 업무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파블로항공 기체의 안전성을 진단하고 한화손해보험과는 드론 보험상품을 개발, UAM 산업 부문별 배상책임보험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위플로 관계자는 “현재 드론과 UAM 안전성 진단 케어 시장은 아주 초기 단계”라며 “기체 안전과 관련된 데이터를 선행 수집해 향후 UAM사업에 적용하는 단계로 나아가는 중이다. 글로벌로 시야를 넓혀도 현재 드론 안전진단과 케어 기술을 실증까지 적용한 기업은 많지 않아, 관련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 / IT동아 김동진 (kdj@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