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4K·144Hz 주사율의 강력한 연대, 벤큐 모비우스 EX3210U
[IT동아 남시현 기자] 3~4년 전만 해도 144Hz 이상의 주사율 모니터는 FHD(1920x1080) 해상도 혹은 QHD(2160x1440) 해상도 모니터에서만 활용할 수 있었다. 주사율은 1초에 화면이 갱신되는 숫자를 의미하는 말로, 144Hz면 1초에 144회 재생된다. 따라서 모니터가 소화할 수 있는 주사율이 높아질수록 화면이 더 부드럽게 재생된다는 장점은 있지만, 기술적으로 주사율을 끌어올리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그래픽 카드가 이 이상의 사양을 요구하게 되면서 모니터 주사율 역시 높아졌고, 지금은 4K 해상도에서도 144Hz 주사율을 활용할 수 있다. 단순 데이터로만 비교해도 FHD 144Hz보다 네 배는 많은 데이터를 처리해야만 달성할 수 있는 주사율이다.
이렇게 모니터가 빠르게 발전한 이유는 4K 해상도를 원활하게 지원하는 그래픽 카드들 덕분이다. 고사양 그래픽 카드인 엔비디아 RTX 3080 Ti 및 RTX 3090은 대다수 게임을 4K 60프레임으로 누릴 수 있고, 사양에 따라서는 144프레임 이상도 거뜬하다. 그래픽 카드 발전에 맞춰 모니터도 고해상도, 고주사율로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그 덕에 현재의 게이밍 모니터들은 24~27형에 360Hz 이상 고 주사율을 지원하거나, 27~32형 대형 화면에 4K 144Hz를 지원하는 등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어졌다. 벤큐의 게이밍 모니터 라인업, 모비우스(MOBIUZ) EX3210U로 4K 144Hz 게이밍 모니터의 구성을 살펴본다,.
고성능 VGA를 위한 모니터, 벤큐 모비우스 EX3210U
벤큐 모비우스 EX3210U는 16:9 비율의 31.5형 게이밍 모니터다. 디스플레이 패널은 평면 내 전환(In Plane-Switching) 패널에 퀀텀닷 패널을 씌워 색재현력과 색감을 끌어올린 퀀텀닷 IPS 패널이 사용되며, 해상도는 4K(3840x2160) 해상도를 지원한다. 평면 내 전환 패널 특성상 명암비가 1000:1로 VA나 OLED에 비해 떨어지지만, HDR(고명암 대비) 기준 최대 600 니트의 밝기와 SDR(일반 조건) 기준 290니트의 밝기로 부족함 없는 시인성을 제공한다. HDR은 VESA 디스플레이 HDR 600 인증을 취득해 일관성 있는 HDR 품질을 기대할 수 있다.
색재현력은 미국 영화산업 표준인 DCI-P3를 98% 충족하며, 디자인 및 사진 업계의 전문가용 기준인 어도비 RGB를 99% 충족한다. 게이밍 디스플레이지만 전문가용 디스플레이와 비슷한 수준의 디스플레이 패널 성능이라서 하드웨어 캘리브레이션을 적용해서 사용해도 될 정도다. 게다가 일반 모니터보다 64배나 더 풍부하게 색감을 표현하는 10비트 디스플레이라서 부드러운 그라데이션 표현과 색감 표현까지 기대할 수 있다. 게이밍, 영상 감상용 디스플레이로는 하이엔드 급의 구성이다.
디자인은 게이밍 디스플레이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깔끔함을 유지한다. 전면 하단에는 2*2W 스테레오 스피커와 자동 밝기 및 색감을 조절하는 B.I. 센서가 배치돼있으며, 스탠드는 금속 재질을 활용해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스탠드 정면에는 빨간색으로 포인트를 주고 있다. 후면에는 5W 우퍼가 중앙에 배치돼있고, X자 형태 끝에 RGB LED를 배치해 게이밍 디스플레이만의 감성을 더하고 있다.
스탠드는 모니터의 시야각을 조절하는 틸트 기능과 높낮이 조절 기능인 엘리베이션, 좌우 전환 기능인 스위블을 지원해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스탠드 안쪽에는 선 정리 홀이 있고, 또 케이블 커버도 함께 제공돼 모니터 후면으로 깔끔하게 선을 정리할 수 있다. 특히 평면 내 전환 패널은 시야각이 상하좌우 178도로 넓기 때문에 스위블로 모니터를 꺾더라도 화상의 휘도나 색감의 변화가 거의 없다.
고성능 제품인 만큼 부가 기능이나 편의 기능도 잘 갖추고 있다. 스피커는 전면 하단에 각각 2개의 2W 제품이 탑재돼있고, 후면에 5W 우퍼가 탑재돼 모니터로는 수준급의 음질을 제공한다. 또한 내부에 2개의 디지털 어레이 마이크를 탑재해 게이밍 시 모니터로 의사소통을 나눌 수 있고, 또 주변의 잡음이나 키보드 타건음 등을 감쇄하는 노이즈 캔슬링 기능도 지원해 헤드셋 없는 게이밍도 가능하다.
모니터의 화상 메뉴를 설정하는 OSD(On Screen Display)는 디스플레이 하단의 버튼 혹은 리모컨을 통해 활용할 수 있다. 모니터 하단의 버튼은 LED가 점등돼 동작 상황을 알려주고, 또 5방향으로 명령을 내릴 수 있다. 리모컨을 활용하면 게임 중에도 빠르게 OSD 기능을 조작할 수 있다. 리모컨은 5방향 명령은 물론 HDR, 게이밍 모드, 연결된 출력 기기에 따라 화상 모드 및 밝기 등의 설정을 전체 변경하는 시나리오 맵핑과 사운드 시나리오를 바로가기로 조절할 수 있고, 음소거나 볼륨 조절도 곧바로 입력할 수 있다. 사용자가 익숙해지면 게임 중에도 직관적으로 OSD를 바꿀 수 있다.
외부 입력 인터페이스는 좌측부터 전원, 2개의 HDMI 2.1 단자, DP 1.4 단자, 오디오 출력 단자, 업스트림용 USB 3.1 B형 단자, 다운스트림용 USB 3.1 단자 4개로 구성돼있다. 제품에는 DP 케이블과 HDMI 2.1 케이블 하나가 각각 동봉돼있고, 노트북과 데스크톱을 모두 활용할 수 있다. 여기서 USB 3.1 단자는 각각 업스트림과 다운스트림으로 나뉘는데, USB B형 단자를 컴퓨터의 USB 3.1 단자와 연결하면, 측면에 있는 네 개의 A형 USB 3.1 단자가 활성화된다.
4개의 장치를 연결할 수 있는 만큼 USB로 연결하는 게이밍 마우스와 키보드, 헤드셋 외 추가 장치까지 연결할 수 있다. 게이밍 시 케이블 길이도 넉넉하게 쓸 수 있고, 선도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다.
벤큐 모비우스 EX3210U의 가장 큰 장점은 4K 144Hz 지원이다. 주사율은 1초에 모니터가 갱신되는 횟수를 의미하며, 144Hz면 144회 갱신된다. 이를 FHD의 4배에 달하는 4K 해상도로 지원하기 때문에 초 고성능 데스크톱과 연결했을 때 선명한 31.5인치 대화면을 끊임 없이 즐길 수 있다. 물론 이 정도 해상도와 프레임을 지원하는 그래픽 카드는 몇 개 없지만, 조건만 맞다면 압도적인 스펙을 온전히 활용할 수 있다.
다만 장치 연결성은 확보해야 한다. HDMI 2.1의 경우 대역폭에 한계가 있어 4K 해상도에서 최대 120Hz 주사율까지만 활용할 수 있다. 따라서 DP 포트가 없고 썬더볼트만 있는 게이밍 노트북과 활용할 경우, 썬더볼트 및 DP 케이블을 별도로 구해서 연결해야 한다. 만약 썬더볼트도, DP포트도 없는 노트북이라면 최대 4K 120Hz로만 활용할 수 있다. 데스크톱이라면 DP 포트로 연결해 4K 144Hz를 모두 활용하면 된다.
벤큐 모비우스 EX3210U가 갖춘 또 하나의 장점은 가변 주사율이다. 일반적으로 모니터의 화상 신호는 그래픽 카드가 생성된 화상을 전달하고, 이를 받은 모니터가 화상을 출력한다. 이때 주사율이 낮으면 생성된 화상 신호가 일치하지 않아 화면이 끊어지는데, 아예 주사율이 높아져버리면 끊어지는 장면도 거의 노출되지 않아 끊어짐을 느끼기 어려워진다. 가변 주사율은 그래픽 카드의 입력과 모니터의 출력 신호를 동기화해 아예 끊어지는 현상을 없앤다. 따라서 프레임이 줄어들긴 하지만 부드럽고 안정적으로 화상을 볼 수 있게 된다. 가변 주사율은 HDR 활성화까지 지원하는 AMD 프리싱크 프리미엄 프로를 지원하며, 엔비디아 그래픽 카드 활용 시 지싱크 호환을 활용할 수 있다.
화상 모드는 HDR 모드와 일곱 가지 화상 모드를 기본적으로 활용한다. HDR 모드는 게임 HDRi, 시네마 HDRi, 디스플레이 HDR 모드 중에서 선택할 수 있으며, 화상 모드는 e페이퍼, FPS, M-Book, 레이싱, RPB, sRGB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화상 모드 중 e페이퍼는 독서에 최적화된 모드며, M-Book은 애플 맥북의 디스플레이와 색감을 비슷하게 바꿔준다. 게이밍이라면 FPS나 레이싱, RPG와 HDR 기능을 결합해서 활용하면 된다.
또한 설정에서 FPS 모드나 잔상을 줄이는 모션블러 리덕션, 색감 균형을 맞추는 컬러 바이브런스와 라이트 튜너, 검은색 수준을 조정하는 블랙 이퀄라이저 등 다양한 게이밍 기능을 활용 수 있다. 일반 사용자라면 화면에서 발생하는 미세한 깜빡임을 억제하는 플리커 프리가 기본 적용돼있으며, 주변의 밝기와 조명에 따라 색감을 조절하는 B.I.+ 설정과 청색광을 줄여주는 로우 블루라이트 설정, 모니터 후면의 조명 기능 조정과 스피커 설정 변경 등을 활용하자.
4K 144Hz에 초점을 맞춘 이를 위한 게이밍 모니터
벤큐 모비우스 EX3210U는 노리는 이용자층이 분명한 제품이다. 바로 RTX 3080 Ti나 RTX 3090등 최고 성능의 게이밍 데스크톱을 보유하고 있고, 4K 고해상도에서 고주사율로 누리려는 사용자다. 고주사율만 따진다면 이미 FHD 360Hz 모니터가 있지만, 대체로 크기가 작거나 색재현력이 부족하다. 순수하게 고주사율 게이밍이라면 모를까, 감상 등의 용도로 좋은 구성은 아니다. 고성능 게이밍 데스크톱의 성능을 최고로 끌어올릴만한 여력의 모니터를 찾는 이들을 위한 제품이 나온 이유다. 실제 성능도 퀀텀닷 IPS로 끌어올렸고, 게이밍 모니터가 간과하기 쉬운 색재현력이나 색상심도도 전문가 수준까지 맞추고 있다. 부가 기능이나 스피커, 마이크도 수준급이다. 그야말로 게임 그래픽을 감상의 시선으로 즐길 경우에 좋다.
고사양의 게이밍 데스크톱에 대응하는 제품이다 보니 가격이 착하진 않다. 벤큐 모비우스 EX3210U의 가격은 149만 원대로, 같은 구성의 32인치, 4K 144Hz 구성 중에선 고가에 속한다. 물론 10비트 패널이라는 점, 다른 게이밍 디스플레이와 다르게 전문가용 디스플레이 제조사에서 나온 게이밍 디스플레이라는 점 등은 고려해야 한다. RTX 30 시리즈 혹은 그 이상의 성능의 게이밍 데스크톱을 갖췄다면 눈독 들일만 한 제품이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