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이 잇(IT)다] 가야바이오 “기능성 배합사료 개발로 사람과 환경 지킬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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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동아 김동진 기자] 글로벌 탄소배출 규제 강화로 각 산업의 친환경 경영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많은 양의 메탄가스와 아산화질소를 배출하는 축산업도 마찬가지다.
기능성사료 제조 기업 가야바이오는 젖소, 한우 등 반추동물이 메탄을 생성하는 원리에 관여해 축산업의 친환경 경영을 돕는다. 사료에 메탄 생성 미생물을 억제하는 천연 원재료를 섞어 동물이 더 적은 메탄 가스를 내뿜도록 유도하는 방식이다. 가축의 악취를 저감하는 사료도 만들어 지역 환경을 개선하겠다는 김희겸 가야바이오 대표를 만났다.
가축용 배합사료 공장 방문 계기로 가야바이오 설립
기능성 사료 제조기업인 가야바이오는 2018년, 1인 기업으로 설립됐다. 설립 계기를 묻자 김희겸 대표는 “아버지가 중국에서 가축용 배합사료 기업을 운영하고 계시는데, 사업장을 방문한 것이 계기가 됐다”며 “직접 공장을 가보니 가축의 먹거리, 사료에도 여러 기술을 도입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동물이 먹는 사료의 성분이 결국 고기를 섭취하는 사람에게도 영향을 주는 까닭이다. 더 건강한 먹거리와 환경을 생각한 사료를 만들어보자고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김희겸 대표는 당시 종사하던 금융 기업에서 퇴사한 후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학원에 진학해 연구를 시작한다.
사료 제조 과정에서 겪은 시행착오
김희겸 대표는 가업을 이은 셈이지만, 가축용 배합 사료를 만든 경험은 없다. 여러 시행착오 끝에 기술을 적용한 결과물을 얻을 수 있었다.
그는 “대학원 수료 후 혼자서 연구한 결과를 들고 OEM 방식으로 사료를 생산했다”며 “경험이 없다 보니 여러 시행착오가 있었다. 좋은 기능성 사료를 개발했다고 말하면 꼭 어디 한번 가져와 보라는 요구가 있었다”며 “이에 사료를 생산할 외주 업체와 협력이 필수였다”고 설명한다.
이어 “한번은 업체에 납품할 아미노산 강화사료를 만들어 화물차로 운송했는데 제품을 감싼 폼백을 찢어도 제품이 안 나왔다. 안에서 딱딱하게 굳어버린 것이다”라며 “굳는 걸 방지하려 부형제를 섞어야 하는데 적절한 비율을 맞추지 못해 생긴 해프닝이다. 결국 직접 폼백을 때리고 부수기도 하며 땀을 뻘뻘 흘렸다”며 웃었다.
농가와 신뢰를 쌓는 과정도 만만치 않았다고 한다. 김희겸 대표는 “농가와 관련 기업의 믿음을 얻기 위해 데이터를 확보해야 했고, 어디서 뽑아도 품질이 유지되는 샘플이 필요했다”며 “농가에게 신뢰를 얻을 만한 성적을 공인 기관으로부터 받으려고, 각종 논문을 찾고 기술을 갈고 닦느라 수많은 밤을 지새웠다”고 말했다.
인고의 시간으로 얻은 성과…메탄가스, 아산화질소 저감 솔루션 개발
인고의 시간을 보낸 김희겸 대표는 마침내 성과를 얻기 시작한다. 젖소와 육우, 한우 등 반추동물이 메탄을 생성하는 원리에 집중한 결과다.
그는 “반추동물은 섭취한 사료와 조사료(풀)를 거대한 반추위에서 발효시키고, 이 발효산물에서 유지와 성장에 필요한 영양분을 얻는다”며 “문제는 이 발효과정 중에서 반추위에 서식하고 있는 메탄생성 미생물(메타노젠)이 탄소원(C)과 수소이온(H+)을 결합해 메탄(CH4)을 대량 생성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메탄을 생성하는 원리에 집중해, 메탄 저감 사료를 개발했다. 즉 메탄 생성 미생물을 억제할 물질을 대량 함유한 천연 원재료 (해조류, 마늘부산물, 녹차, 감)와 수소 이온을 줄여주는 천연 원재료(불포화지방산) 등을 활용해 메탄 양을 근본부터 줄인 것이다”라며 “산학협력 연구 결과, 메탄을 30%가량 저감하는 성과를 얻었고, 최대한 빨리 제품을 상용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야바이오는 아산화질소 저감 솔루션 개발에도 나섰다. 김희겸 대표는 “아산화질소는 돼지, 닭 등 위가 하나인 단위동물이 배출하는 분변에서 주로 나온다. 돼지와 닭에 급여하는 사료 안에 있는 단백질이 덜 분해된 상태로 분변으로 배출되면, 이 미분해 단백질에서 생긴 질소원이 아산화질소로 전환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야바이오는 과잉 공급되는 사료 내 단백질을 줄이되, 동물 성장에 필요한 복합 아미노산을 적극 활용한다. 단백질 분해를 촉진하는 특별한 프로바이오틱스를 동물에게 급여한다”며 “아산화질소를 질소로 환원하는 미생물을 다양한 환경에서 채취하고 배양해 분변에 도포하는 방식으로 아산화질소 저감 기술을 개발 중이다”라고 덧붙였다.
축산업의 고질적인 문제 ‘악취’도 기능성 사료로 개선
온실가스와 함께, 축산업이 개선해야 할 것으로 악취가 꼽힌다. 2019년 한해에만 축산 관련 민원이 1만 2631건에 달했으며 대부분이 악취로 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2014년의 2838건에 비해 폭증한 수치다.
김희겸 대표는 “암모니아와 황화수소 등 동물의 악취를 유발하는 미생물을 억제하도록 개발한 유익 미생물을 가축에게 복합 투여해 15~40%의 악취 저감 효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착한 기술에 정부 지원 연이어
환경과 건강한 먹거리를 생각하는 기능성 사료 개발에 연이어 성공하자, 정부 지원도 잇따랐다.
가야바이오는 2020년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의 ‘농식품 벤처육성 지원사업’을 시작으로, 2020년 중소기업벤처부의 ‘창업성장기술개발사업’, 2020년 ‘중소기업네트워크사업’, 2022년 ‘기술혁신개발사업’, 특허청의 ‘IP나래 사업’,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의 ‘농식품 벤처육성(첨단)사업’에 선정됐다.
김희겸 대표는 “다양한 정부 지원사업에 선정된 것은 가야바이오의 기술력과 미래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은 것이라 생각한다”며 “가야바이오는 국민의 혈세를 소중히 사용해 회사의 성장뿐 아니라 국가와 사회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OEM 방식에서 벗어나 직접 생산에도 나선다.
김희겸 대표는 “외주 생산 방식은 중국 상하이 봉쇄와 같은 대외 불확실성에 취약하다. 물류비가 폭등하면 수익성 유지가 어렵다”며 “이에 올해까지 전남 광양항 인근에 자체 공장 건설을 마무리하고 내년부터 제품을 직접 생산할 예정이다. 마이크로바이옴 사료, 오메가3 강화 사료 등 개발한 기능성 사료 제품을 대량 양산해 국내는 물론 해외로의 수출을 적극 모색하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글 / IT동아 김동진 (kdj@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