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신상공개] 세로로 보는 55인치 커브드 모니터, 삼성 오디세이 아크

남시현 sh@itdonga.com

[IT동아 남시현 기자] 지난 16일, 삼성전자가 세로로 길게 쓸 수 있는 형태의 게이밍 모니터 ‘오디세이 아크(Odyssey Arc)’를 공개했다. 오디세이는 삼성전자의 게이밍 하드웨어 브랜드로, 게이밍 노트북과 모니터, 데스크톱 등 다양한 제품군이 출시돼있다. 그중에서도 커브드 게이밍 모니터는 오디세이 브랜드의 핵심으로, 우수한 성능과 독특한 활용도로 신제품 출시 때마다 주목을 받는다. 이번에 출시된 오디세이 아크도 이전에 출시된 게이밍 모니터들과 마찬가지로 독특한 제품인데, 게이밍 모니터지만 세로로 활용하고, 스마트 TV 기능까지 지원한다.

삼성 오디세이 아크, 55인치 16:9 비율의 초대형 게이밍 모니터다. 출처=삼성전자
삼성 오디세이 아크, 55인치 16:9 비율의 초대형 게이밍 모니터다. 출처=삼성전자

오디세이 아크(모델명: G97NB)는 1000R 곡률의 55형 스크린 디스플레이다. 1000R 곡률은 반지름이 1000mm인 원을 그렸을 때 테두리의 곡선 수준을 나타내는 단위로, 현재 출시된 커브드 모니터 중에서는 가장 곡률이 높다. 모니터 화면을 제대로 볼 수 있는 시야 거리는 약 80cm 이상이다. 이 조건에서 디스플레이 크기가 세로 1209.6mm, 가로 680.4mm로 매우 크기 때문에 실제로 체감하는 곡률은 기존의 커브드 모니터 이상이다.

크기가 큰 만큼 기본 제공되는 스탠드의 역할이 크다. 일단 기본 스탠드는 높낮이 조절과 상하 각도 조절, 90도로 화면을 꺾는 피벗까지 지원한다. 이때 모니터를 9:16 세로 비율로 활용하면 모니터 세 대를 세로로 쌓아서 쓰는 구성의 콕핏 모드로 활용할 수 있고, 16:9 가로 비율로 활용하면 일반적인 대형 커브드 모니터처럼 쓸 수 있다. 다만 크기가 크기 때문에 화면을 네 개로 분할하는 멀티 뷰 기능이 포함된다. 월 마운트 브래킷이 있어서 원한다면 벽걸이 형태로도 쓸 수 있지만, 스탠드를 제외한 무게도 21.1kg으로 무겁기 때문에 일반적인 조건에서는 무게 중심이 잘 맞춰져 있는 스탠드 형태로 쓰는 게 좋다.

세로 모드는 물론 가로 모드로도 쓸 수 있다. 출처=삼성전자
세로 모드는 물론 가로 모드로도 쓸 수 있다. 출처=삼성전자

해상도는 4K(3840x2160)며, 패널은 명암비가 높고 반응속도가 빠른 수직 전계식(Vertical Alignment, VA) 패널이 사용됐다. VA 패널은 시야각이 상하좌우 178도라서 모니터를 세로로 세우건, 측면에서 보건 화상의 밝기나 색감이 변하지 않는다. 또한 백라이트에 기존 LED보다 광원을 40분의 1 수준으로 줄인 퀀텀 미니 LED를 사용해 명암비를 1,000,000:1까지 끌어올렸고, 색재현력이 미국 영화산업 표준인 DCI-P3를 95% 충족해 영화 감상 용도로도 좋다.

가로 모드에서는 스마트 TV 기능을 지원해 텔레비전처럼 쓸 수 있다. 출처=삼성전자
가로 모드에서는 스마트 TV 기능을 지원해 텔레비전처럼 쓸 수 있다. 출처=삼성전자

크기나 활용도가 텔레비전에 가깝지만, 성능은 게이밍 모니터에 가깝다. 우선 패널의 응답 속도가 천 분의 1초로 빨라서 게임 내 시선 전환 및 이동 등에도 잔상의 발생이 적다. 또한 165Hz 주사율을 지원해 최대 165 프레임까지 모두 표기한다. 주사율이 높을수록 화면 전환이 부드럽고, 또 끊김 현상도 줄어들기 때문에 주사율이 높아야 한다. 특히 AMD 계열 그래픽 카드를 장착한 PC와 연결하면 그래픽 신호와 모니터의 재생 타이밍을 일치시키는 AMD 프리싱크 프리미엄 프로도 지원한다.

스피커도 모서리에 4개, 하단에 2개의 우퍼가 총 60W로 구성돼있어 게이밍 스피커로는 우수한 출력을 제공하고, 아크 다이얼 리모컨을 활용해 화면 전환이나 게임 바 기능 등을 곧바로 활성화할 수 있다. 인터페이스는 일반적인 모니터와 다르게 제품 후면이 아닌 별도의 인터페이스 박스를 통해 제공되며, 디스플레이 포트 없이 HDMI 2.1 버전만 4개 단자로 구성돼있다. 사용 시 콘솔이나 PC 등 여러 입력 기기를 동시에 연결할 수 있지만, 멀티뷰로 서로 다른 입력을 동시에 표시하진 않는다.

세로 모드를 주로 활용하는 게임은 종스크롤 슈팅 게임, 리듬 게임 정도다. 즐길 콘텐츠도, 비율을 지원하는 게임도 많지 않다는 걸 감안해야 한다. 출처=삼성전자
세로 모드를 주로 활용하는 게임은 종스크롤 슈팅 게임, 리듬 게임 정도다. 즐길 콘텐츠도, 비율을 지원하는 게임도 많지 않다는 걸 감안해야 한다. 출처=삼성전자

삼성 오디세이 아크는 출고가 기준 340만 원으로, 오는 24일부터 사전 판매를 시작한다. 하지만 야심차게 준비한 세로 모드가 얼마나 먹힐지는 미지수다. 대다수 게임은 가로 형태, 특히 16:9 비율을 상정하고 만들어진다. 그래서 게임이 특정 비율을 지원하지 않는다면 모니터가 강제로 게임 화면에 맞춰진다. 이때 UI나 화면 일부가 검게 잘려서 나오는 경우도 있다. 유명 게임사의 작품일 경우 그나마 비율을 맞춰주고, 소형 게임사 작품은 아예 화면을 강제로 늘리거나 세로로 써도 가로로 화면을 표시할 수도 있다. 특히나 콘솔 게임은 21:9 비율도 지원하지 않는 경우가 많으므로 세로 모드로 쓸 일이 없다. 가로 모드로도 우수한 커브드 게이밍 모니터지만 가격 대비 성능비와 쓸 일이 드문 세로 모드를 생각하면 여러모로 애매한 느낌이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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