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커버하는 '스타링크', 2023년에 한국 온다··· 효과와 파급력은?
[IT동아 남시현 기자] 스페이스 X의 인공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가 빠르면 2023년에 한국 서비스를 시작한다. 스타링크는 트위터를 통해 현재 스타링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유럽과 북미, 남미, 호주 및 뉴질랜드 등 32개 지역을 공개했으며, 아프리카와 남미 전체, 아프리카 및 중앙아시아 등을 비롯한 전 세계 주요 지역에 2023년부터 서비스를 시작하겠다고 공지했다. 올해 초까지도 스타링크의 서비스 지역은 25개 국가였지만 그사이 7개 지역이 늘어난데 이어 내년이면 전 세계 모든 지역이 확산 도달(커버리지) 범위에 들어온다.
스타링크가 전 세계 정부와 기업 모두에게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과거 등장했던 인공위성 통신 서비스와 달리 실용 가능한 단계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인공위성 통신 서비스 자체는 1980년대부터 기획돼왔지만 높은 발사 비용과 기술개발로 인해 서비스가 비쌌고, 2000년대 초 닷컴 버블이 불어닥치며 거의 모든 서비스가 종료됐다. 하지만 20여 년이 지난 지금의 스타링크는 초소형 위성 기술로 위성의 숫자를 늘렸고, 또한 로켓을 직접 발사하는 데다가 재활용까지 가능하게 만들어 비용을 크게 줄였다. 덕분에 스타링크의 공식 서비스는 현재 월 110달러(약 14만 원대)에 이용할 수 있는데, 월 139달러(17만 8천원)에 정해진 단말기로만 소통할 수 있는 위성 통신 ‘이리듐’과 비교하면 압도적으로 저렴하고 활용도도 높다.
인터넷으로 연결된 세상, 그런데도 왜 스타링크인가?
유엔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이 발간한 ‘사실과 지표(Facts and Figures)’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 중 약 37%인 29억 명이 여전히 인터넷을 사용한 적이 없으며, 96%가 개발도상국에 거주하고 있다. 인터넷 사용자로 집계되는 49억 명 중 여전히 수억 명이 제한된 연결 속도로 드물게 인터넷을 쓸 수 있는 실정이다. 49억 명 중 절대다수가 모바일 네트워크 기반인 점을 감안한다면 실질적으로 광대역 네트워크를 누릴 수 있는 인구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추정한 미국 내 네트워크 환경에서도 약 4천200만 명이 광대역 인터넷에 접속할 수 없으며, 시골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1억 5700만 명의 미국인이 25Mbps 이상의 인터넷을 사용하지 못한다고 추정되고 있다. 미국의 사정이 이 정도니 전 세계적으로 100Mbps 인터넷은 여전히 높은 기준치라 할 수 있다. 스타링크가 목표로 두는 시장이 바로 이런 시장이다. 비용 문제는 접어두더라도, 네트워크 인프라가 근시일 내에 마련되기 어려운 조건에 빠르게 100Mbps 급의 초고속 인터넷을 도입하는 것이다.
2022년 6월 17일 기준, 스타링크로 발사된 위성은 총 2천706개다. 이미 미국 연방 통신 위원회는 1만2천 개를 승인한 상태며, 향후 보완을 위해 3만 개가 추가된 4만2천 개까지 발사할 수 있다. 5월 기준 전 세계 가입자는 40만 명을 돌파했으며, 비용은 비싸지만 대기자 명단을 건너뛸 수 있는 스타링크 RV 서비스와 고성능 안테나 및 지역 제한이 해제된 스타링크 비즈니스도 각각 출시됐다. 일반 서비스는 위성 안테나 499달러(약 64만 원) 및 배송비 50달러(약 6만4천 원)를 지불하고, 이후부터 월 110달러에 서비스를 누릴 수 있다. 일반 사용자는 최대 100Mbps 다운로드 및 20Mbps의 업로드 속도만 누릴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지원 속도가 1Gbps까지 상향될 예정이다.
스타링크, 미국의 우주 산업과 인터넷 패권과 관계
스타링크는 표면적으로 광대역 통신을 누릴 수 없는 대도시 이외의 지역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목표다. 긍정적인 사례로는 2020년 워싱턴 서부에 발생했던 화재에 스타링크가 도입된 경우다. 화재가 발생했던 워싱턴 주 몰든(Malden)은 가구 수 90세대의 작은 마을로, 인터넷 이외의 통신이 어려운 조건이었다. 이때 스타링크가 첫 공개 사용을 시작해 화재에 물을 떨어뜨릴 위치와 보급품 지원, 자원 지원 등을 요청하고 추후 재건 활동 시에도 도움을 줬다. 또한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도 3천670개의 스타링크 단말기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해 통신이 끊긴 지역에서도 원활한 인터넷 서비스로 안부와 소식, 전황을 알리는 등의 역할을 해냈다.
스타링크가 대중화된다면 더욱 긍정적인 사례들이 등장하겠지만, 그 내면에는 군사적인 목적도 분명히 포함돼있다. 스페이스 X 창립의 핵심 참여자 중 하나인 마이클 D. 그리핀 전 미 국방부 차관은 2018년 우주 개발국(Space Development Agency, SDA)을 설립하면서 SDA가 상업용 저비용 저궤도 위성에 초점을 맞춰 ‘새로운 군사 우주 능력의 개발 및 배치를 가속화하는 임무’를 갖고 있다고 말했고, 스타링크의 군사 위성 개발도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 사령관을 역임한 4성 장군이 감독하는 등 관계를 맺고 있다. 결국 스타링크는 순수한 인터넷 보급이라는 목적도 있지만, 우주 시대에 대한 패권을 미리 선점하겠다는 의지도 분명 담고 있는 셈이다.
한국에서의 성공 가능성은 제한적
스타링크가 2023년 한국에 서비스를 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우리나라처럼 인터넷 인프라가 매우 잘 발달된 국가에서는 큰 의미가 없다. 스타링크가 서비스되고 있는 미국의 경우, 광대역 서비스가 제공되는 블록에서 한 가구만 25Mbps의 다운로드 및 3Mbps의 업로드를 충족하면 블록 전체가 광대역 서비스를 충족하는 것으로 간주한다. 뉴욕 주에서는 43%의 주민만 25Mbps 이상을 누리고 있다는 통계도 있다. 그런 경우에 100Mbps가 보장되는 스타링크는 혜택이 될 수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이미 초고속 인터넷이 보편화됐으며, 2020년 1월부터는 아예 보편적 서비스로 지정해 100Mbps 인터넷 제공이 어려운 건물에 서비스를 제공받는다. 물론 통신주로부터 80m 이내 거주할 경우에 무료고, 80~200m 미터 거리에 있으면 통신주 하나당 10만 원, 그 이상일 경우 비용이 늘어나는 구조지만, 오지에 단독 거주 하는 경우만 아니라면 100Mbps 이상 인터넷을 누릴 수 있다. 비용도 2만 원 내외면 100Mbps로 제공된다. 결국 인터넷이 들어오지 않는 아주 특수한 경우가 아니라면 가격적, 경제적 측면에서 스타링크를 이용할 의미가 없다. 즉, 큰 파급 효과가 발생할만한 상황은 아니다
하지만 스타링크 자체는 머지않은 미래에 자율주행 차량 활성화나 사물인터넷 서비스 등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또한 스타링크 자체가 범지구적인 서비스인 만큼 경제성을 이유로 서비스를 미루거나 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전 세계적으로 2023년 말에 서비스가 도입되니 한국만 지정해서 예외를 둘리는 없을 테니 말이다. 과연 스타링크의 파급력은 어떨 것이며, 또 어떤 세상을 그려낼지 지켜보자.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