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이렇게 작고 가벼운 게이밍 노트북이? 2022년형 에이수스 ROG Flow X13
[IT동아 김영우 기자] 노트북의 구매를 생각하는 소비자라면 일단 제품군 선택이 먼저다. 휴대성이 높지만 성능은 평범한 사무용 노트북, 강력한 성능을 갖췄지만 휴대나 운반이 불편한 게이밍 노트북이 시장의 주류를 이루고 있다. 그것도 아니라면 노트북과 태블릿 형태를 오가며 이용 가능한 투인원(2-in-1) 노트북을 선택할 수도 있고, 노트북이 아닌 데스크톱을 선택해 휴대성을 버리는 대신 높은 성능과 확장성을 추구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최신 게임도 문제없이 구동 가능할 정도로 높은 성능에, 휴대하기 편한 작고 가벼운 본체까지 가진 데다 태블릿 대신으로 쓸 수도 있고 성능 확장까지 가능한 그런 ‘반칙’ 같은 제품은 없을까?
이번에 소개할 에이수스(ASUS)의 2022년형 ROG Flow X13(GV301RE-LJ118W)이 이러한 조건에 상당부분 부합하는 제품이다. 에이수스 게이밍 브랜드인 ‘ROG’에 포함되며, 라이젠7-6800HS 프로세서에 엔비디아 지포스 RTX 3050Ti 그래픽을 비롯한 준수한 사양을 갖췄다. 그러면서도 13.4 인치의 화면에 1.3kg의 무게를 갖춰 높은 휴대성을 제공하는데다, 스타일러스펜을 지원하는 터치스크린을 뒤로 접어 태블릿으로 변신하는 것도 가능하다.
여기에 외장형 그래픽카드를 추가로 연결해 성능을 업그레이드하는 부가기능까지 제공하는 등, 그야말로 만능 노트북의 면모를 보여주는 제품이다. 좋은 건 다 갖췄다는 이 제품이 얼마나 쓸 만한지 살펴봤다.
우수한 휴대성과 디자인에 ‘눈길’
에이수스는 ROG 브랜드를 통해 다수의 게이밍 노트북을 출시한 바 있는데, 성능은 좋지만 너무 크고 무거워서 휴대하기에는 불편한 제품이 다수를 차지했다. 하지만 ROG Flow X13은 확실히 다르다. 13.4 인치의 아담한 화면에 1.58cm의 얇은 두께, 1.3kg의 가벼운 무게까지 갖추고 있어 사무용 노트북 수준의 높은 휴대성을 갖췄다.
그렇다고 해서 ROG 시리즈 특유의 강렬한 디자인을 포기한 건 아니다. 탄소섬유 질감의 헤어라인 무늬로 표면을 처리했으며, 상판 모서리에 ‘REPUBLIC OF GAMERS EST. 2006’ 로고를 넣어 고급스러운 느낌을 살렸다.
120Hz 주사율에 태블릿 모드까지 지원
화면 역시 특별하다. 화면 해상도만 보면 풀HD급에 준하는 1920 x 1200으로 아주 높은 편이 아니만, 120Hz의 높은 주사율(1초당 전환되는 이미지 수)을 지원한다. 주사율 60Hz의 일반적인 제품에 비해 한층 부드럽게 움직이는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으며, 잔상도 거의 발생하지 않아 화면전환이 빠른 게임을 플레이하기에 적합하다. 화면 일부가 찢어지듯 왜곡되는 것을 방지하는 어댑티브 싱크 기능도 지원한다.
이와 더불어 어느 각도에서 보더라도 이미지 왜곡이 없는 IPS 패널을 적용했으며, 500니트의 높은 밝기 및 SRGB 100% 컬러를 표시할 수 있어 게임을 비롯한 디지털 콘텐츠 구동에 적합한 조건을 갖췄다. 그 외에 화면 상단에는 HD(720p)급 카메라, 그리고 소음 유입을 최소화할 수 있는 노이즈 캔슬링 지원 카메라를 탑재했다.
화면 자체의 사양도 좋지만 더 흥미로운 건 다양한 활용도다. ROG Flow X13는 에센셜 스타일러스 펜을 기본 제공하며, 노트북에 탑재된 화면 역시 터치 스크린 기능을 지원한다. 게다가 화면을 본체 뒤쪽으로 끝까지 접어 태블릿 형태로 변신이 가능한데, 제공되는 에센셜 스타일러스 펜은 4,096 단계의 정밀한 필압을 지원하는 제품이라 필기감이 수준급이다. 와콤이나 삼성의 스타일러스와 달리 스타일러스 펜 내부에 배터리를 넣어야 하는 것이 다소 아쉽지만 일평균 2시간 이용 기준으로 1년가량 구동 가능하다고 하니 큰 불편은 없을 것이다.
단축키로 간단히 부가 기능 이용 및 구동 모드 전환
키보드는 일반적인 노트북에서 많이 적용하는 치클릿 타입을 적용했다. 기계식 키보드 수준의 ‘손맛’을 기대하긴 어렵겠지만 다양한 작업에 무난하게 이용이 가능하다. 어두운 곳에서 작업할 때 도움이 되는 백라이트도 키보드 내부에 적용했는데, LED 색상은 흰색이다. 요즘 게이밍 노트북에 많이 쓰이는 RGB LED를 적용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기도 하지만 이런 건 어디까지나 취향의 문제다.
그 외에 키보드에서 눈에 띄는 점이라면 다양한 단축키다. 키보드의 빛나는 패턴을 바꿀 수 있는 AURA 기능, 현재 화면을 저장하는 화면 캡쳐 기능, 그리고 성능의 제어 및 모니터링이 가능한 Armoury Crate 소프트웨어 실행 기능 등을 원터치로 실행 가능하며, 특정한 연속 동작을 한 번에 실행 가능한 매크로(Macro)키 역시 4개를 이용할 수 있다.
그리고 시스템 내부의 동작 클럭을 낮추는 대신 냉각팬 소음도 줄이는 ‘조용’ 모드, 무난한 수준의 성능과 소음으로 구동하는 ‘균형 조정’ 모드, 냉각팬 소음이 좀 커지더라도 성능을 최우선하는 ‘터보’ 모드로 전환이 가능한 단축키도 제공한다. 그 외에 Armoury Crate 내부로 들어가보면 클럭 수치나 냉각팬 회전 속도 등을 사용자가 직접 지정할 수 있는 ‘수동’ 모드도 이용할 수 있는데, 이는 숙련자 전용의 기능이라는 점을 알아 두자.
USB 포트로 충전까지, 휴대성 좋은 고용량 어댑터 포함
본체 두께가 얇은 편이다 보니 측면 인터페이스 역시 간결한 편이다. USB 타입-A(3.2 Gen2) 포트가 1개, USB 타입-C(3.2 Gen2) 포트가 2개 달렸으며, 그 외에 HDMI(2.0) 포트 및 음성 입출력 포트를 1개씩 갖췄다. 전원 버튼 역시 측면에 달렸으며, 이는 보안 로그인용 지문 센서의 기능을 겸한다.
ROG Flow X13는 USB-PD 기능을 지원하므로 일반적인 전원 포트가 아닌 USB 타입-C 포트를 통해 노트북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으며, 기본으로 제공되는 전원 어댑터 역시 USB 타입-C 규격의 제품(100W)이다. 동봉된 어댑터는 고용량 제품으로서는 이례적으로 크기가 작은 편인데, 휴대성이 높은데다 스마트폰 중전도 가능하기 때문에 여행을 할 때 여러 어댑터를 들고 다닐 필요가 없어 편리하다.
반대로 USB-PD를 지원하는 스마트폰용 USB 어댑터로 ROG Flow X13를 충전하는 것도 이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스마트폰용 어댑터는 대부분 용량이 작은 편(20W 전후)이라 매우 느리거나 제대로 충전이 되지 않을 수도 있으니 참고하자.
전용 모듈 추가로 그래픽 성능 향상 및 포트 확장 가능
그리고 ROG Flow X13는 다른 노트북에서 외장형 그래픽 연결용으로 주로 쓰는 썬더볼트 인터페이스를 지원하지 않는 대신, 독자적인 외장형 그래픽 연결 인터페이스를 탑재했다. 이 인터페이스는 CPU에 직결되는 PCIe 3.0 x8 기반으로 연결되며, 여기에 에이수스가 ROG Flow X13 시리즈용으로 개발한 ‘ROG XG Mobile(GC32L-022, 별매)’을 연결할 수 있는데, 최대 AMD 라데온 RX 6850M XT GPU를 품고 있다. 다만 ROG XG Mobile은 에이수스 ROG Flow X13 시리즈에서만 이용할 수 있으며 다른 노트북에는 호환되지 않는다.
ROG XG Mobile은 단순히 그래픽 성능만 높이는데 그치지 않고 4개의 USB 포트 및 1개씩의 DP 및 HDMI 포트, SD카드 리더, 그리고 기가비트 유선랜 포트를 추가로 이용할 수 있는 허브 기능도 제공한다. 그리고 다른 외장형 그래픽 장치에 비해 본체 크기도 작은 편이라 상대적으로 휴대성도 좋은 편이다. 그리고 ROG XG Mobile는 별도의 전원 케이블을 연결해 구동한다. ROG XG Mobile를 통해 노트북에 전원을 공급할 수 있으므로 이 때는 노트북에는 따로 전원을 연결하지 않아도 된다.
작은 크기의 본체에 채워진 강력한 사양
외부 이상으로 눈길을 끄는 건 역시 내부 사양이다. 2022년형 ROG Flow X13는 이 정도 크기의 노트북에서 좀처럼 볼 수 없는 강력한 사양을 갖췄다. 게이밍 노트북용 CPU로 선호도가 높은 AMD 라이젠7-6800HS 프로세서(코드명 렘브란트)를 탑재했는데, 8개의 물리적인 코어에 16개의 쓰레드, 최대 4.7GHz의 클럭 속도를 갖추고 있다. 어지간한 데스크톱 CPU와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다.
그래픽카드는 엔비디아의 지포스 RTX 3050 Ti(4GB)를 탑재했다. 최신 게이밍 GPU 중에서는 중급형 수준의 제품이며, 시중에 서비스되는 대부분의 온라인 게임을 풀HD 환경에서 무리 없이 구동 가능하며, 최신 패키지 게임도 어느 정도 그래픽 옵션과 타협하면 플레이할 수 있는 성능을 발휘한다. 만약 4K급의 초고해상도 게이밍까지 즐기고자 한다면 앞서 이야기한 외장형 그래픽 장치인 ROG XG Mobile의 추가를 고려해보자.
그 외에 16GB의 LPDDR5 메모리 및 512GB의 PCIe 4.0 지원 NVMe SSD를 탑재했다. LPDDR5는 기존의 DDR4 메모리 대비 속도 및 소비 전력이 개선된 최신 규격이며, PCIe 4.0 지원 SSD 역시 기존 SSD 대비 빠른 입출력 속도를 내는 고성능 제품이다. SSD의 성능을 가늠할 수 있는 크리스탈디스크마크(CrystalDiskMark) 8.0.4 소프트웨어를 구동해보니 순차적 읽기 속도가 3233.85 MB/s, 순차적 쓰기 속도 3150.01MB/s로 나왔는데, PCIe 4.0 SSD로서는 평범하지만 기존의 SSD에 비하면 확실히 빠른 속도다.
ROG Flow X13에 탑재된 SSD는 마이크론의 2450 모델이며, 다른 M.2 규격 SSD로 교체도 가능하다. 다만 LPDDR5 메모리는 메인보드에 고정된 온보드 규격이라 교체나 업그레이드를 할 수 없는 것이 다소 아쉽다. 16GB면 한동안 이용하기에 별 지장이 없는 용량이긴 하지만 업그레이드까지 가능했다면 금상첨화였을 것이다.
성능은 어느정도?
그렇다면 2022년형 에이수스 ROG Flow X13의 실제 성능은 어느 정도일까? ‘균형 조정’ 모드 상태에서 시스템의 3D 게임 구동능력을 가늠할 수 있는 3DMark 벤치마크 소프트웨어를 구동, 수치적인 성능을 확인해봤다. 테스트 결과, 다이렉트X 11기반의 구세대 게임 구동 성능을 가늠할 수 있는 파이어 스트라이크(Fire Strike) 모드에서는 10,016점, 다이렉트X 12 기반 신세대 게임의 성능과 관련된 타임스파이(Time Spy) 모드에서는 4,324점을 기록했다. 이는 지포스 GTX 1650 Super 정도의 입문형 게이밍 그래픽카드를 꽂은 데스크톱 수준의 성능이며, 풀HD급 게이밍에 적합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라데온 RX 6850M XT GPU가 포함된 ROG XG Mobile를 연결한 상태에서 같은 테스트를 진행해 보니 파이어 스트라이크 모드는 23,274점, 타임스파이 모드는 9,142점으로 2배 이상 점수가 껑충 뛰었다. 이 정도면 지포스 RTX 3070 정도의 상위급 그래픽카드를 탑재한 본격적인 게이밍 데스크톱 수준의 성능으로, 4K급 게이밍도 도전해 볼만 하다.
실제 게임 구동해보니
최근 PC로 출시된 ‘파이널 판타지 7 리메이크 인터그레이드’를 직접 플레이하며 초당 평균 프레임도 측정해 봤다. 화면 해상도 1920x1080에 택스처 해상도 및 그림자 해상도를 비롯한 그래픽 품질 옵션은 ‘고(높음)’으로 설정한 후 30여 분 정도 플레이했다.
테스트 결과, ROG Flow X13 단독 구동 상태에서도 평균 60~70 프레임 전후를 꾸준히 유지했으며, 화면에 많은 오브젝트가 등장하는 상황에서도 좀처럼 60프레임 이하로 내려가지 않아 원활한 플레이가 가능했다.
그리고 ROG XG Mobile을 연결한 상태에선 120프레임까지 안정적으로 유지하며 한층 쾌적한 플레이를 할 수 있었다. 참고로 파이날 판타지 7 리메이크 인터그레이드 PC 버전은 최대 120 프레임까지만 지원하므로 이런 제한이 없었다면 더욱 높은 프레임 수치를 기록했을 것 같다.
높은 발열은 다소 아쉬워
성능이나 크기, 기능 등 다양한 면에서 매력적인 제품이지만 발열 면에서는 다소 아쉽다. 특히 게임을 한창 구동하고 있으면 키보드 부분의 온도가 섭씨 50도 가까이 올라가는데, 너무 뜨거워서 플레이에 불편을 줄 정도다. 이렇게 작은 본체에서 높은 성능을 구현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불가피한 현상이므로 구매자는 참고하자.
모든 걸 다 갖춘 매력적인 만능 노트북
2022년형 에이수스 ROG Flow X13는 업무용 노트북 수준의 높은 휴대성에 게이밍 노트북의 이름에 걸맞는 높은 성능까지 갖춘 매력적인 제품이다. 더욱이, 완전히 접히는 터치스크린과 스타일러스 펜 지원을 통해 태블릿처럼 이용하는 것도 가능하며, 외장형 그래픽 모듈(ROG MG Mobile) 연결을 통해 추가적인 성능 향상까지 가능하다. 풀HD급 게이밍이라면 본체 단독으로도 충분하며, 4K급 게이밍까지 원한다면 ROG XG Mobile의 추가 구매까지 고려해 볼 만하다.
다만 썬더볼트 인터페이스를 탑재하지 않아 범용 제품이 아닌 전용 외장 그래픽 모듈만 지원한다는 점, 그리고 전반적으로 발열 수준이 높아 장시간 이용 시 다소 불편을 준다는 점은 옥에 티다. 그래도 단점보다는 장점이 훨씬 많은 제품이기에 이런 특성을 충분히 이해하고 구매한다면 높은 만족도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2022년 6월 온라인 판매가 기준, 에이수스 ROG Flow X13(GV301RE-LJ118W) 노트북 본체는 199만 9,000원, AMD 라데온 RX 6850M XT GPU를 품은 외장형 그래픽 모듈인 에이수스 ROG XG Mobile(GC32L-022)은 189만 9,000원에 팔리고 있으니 참고하자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