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코파이는 더 맛있어져야 한다"...카카오 물류의 핵심은 '공유'와 '디지털전환'
[IT동아 정연호 기자] 카카오엔터프라이즈(대표 백상엽)가 오늘 3일 인공지능 기반 물류 생태계 플랫폼 ‘Kakao i LaaS(카카오 아이라스)’를 공식 출범했다. 웨스틴조선 서울에서 개최된 이날 ‘LaaS ON 2022’ 행사엔 물류업계와 학계 전문가 1300여 명이 온오프라인으로 참여해 미래 물류 생태계에 대한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비전과 파트너 협업 사례를 이야기했다.
카카오 i LaaS (Logistics as a Service)는 인공지능(이하 AI)을 기반으로 화물업체와 물류센터를 연결하고, 판매와 주문, 창고 관리 기능까지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물류 생태계 플랫폼이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카카오만의 플랫폼 노하우와 쉽고 편리한 사용성, 언제 어디서나 모바일로 연결되는 연결성, 고도화된 AI와 검색, 데이터 분석 역량 등을 제공해 물류업계 디지털 전환에 나서게 됐다.
백상엽 대표는 “생활의 많은 부분이 비대면으로 전환되면서 언택트(Untact) 소비로 이커머스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작년 이커머스 시장은 187조 원에 달하며 올해는 210조 원을 넘길 전망이다. 미국 아마존과 한국 쿠팡을 보면 알 수 있듯, 이커머스에서 물류는 핵심 서비스로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소비자들은 새벽배송이나 시간대 배송으로 새로운 배송경험을 하게 되면서 물류에 대한 눈높이가 높아졌다”며 카카오 아이라스가 물류에 대한 높은 기대를 충족하는 것을 돕는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 아이라스는 물류센터를 비롯한 운송자원을 공유하는 플랫폼이다. 일반적인 의미의 플랫폼이 사업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것처럼 화주(화물업체)와 회원사를 매칭하고, 판매와 주문, 창고까지 물류와 관련된 원스톱 플랫폼이다. 화주가 요건에 맞는 창고를 검색하면 그에 맞는 물류센터가 연결된다. 백상엽 대표는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카카오 아이라스로 그리는 꿈은 간단하다. 화주는 더 합리적인 비용으로 물류를 이용하고, 물류센터는 센터 가동률을 높이고, 물동량은 더 많이 처리되는 것”이라고 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물류업계의 세 가지 페인 포인트에 집중했다. 물류센터를 비롯한 물류 인프라를 개별 기업이 구축하는 것은 큰 비용과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 물류의 아웃소싱인 3PL (Third Party Logistics, 물류 과정의 일부를 물류전문업체에 아웃소싱하는 것)은 보통 고정 계약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유연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 디지털 전환을 진행하기엔 대다수의 인프라가 낙후됐다는 점이다. 물류업계에선 디지털화가 느린 농업 분야보다 물류 분야가 더 낙후돼 있다는 말이 나온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라스(LaaS)부문 김원태 사업본부장은 “다양한 조건과 환경을 가진 기업이 있고, 그들의 조건에 특화된 기업들을 연결하면 다양하고 더 빠른 배송 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 명절이 되면 물동량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물류센터 작업은 지연된다. 택배배송도 당연히 지연된다. 물류센터 작업을 다른 센터와 배송사에서 분담하고, 차량을 많이 보유한 기업이 특별 배송 편을 편성한다면 서비스 수준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그것 역시 경쟁력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기존의 물량을 다른 차에 실어주면 되는 간단한 문제다. 하지만, 센터와 차량 간의 정보가 연계되지 않고 있으며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일을 위해 자신의 인프라를 나눠주는 기업도 거의 없다. 카카오 아이라스는 이런 물류 자원을 선제적으로 연결하고 플랫폼 위에서 공유할 수 있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김원태 사업본부장은 "카카오 아이라스를 통해 물류가 더 많이 연결되면 청주공장에서 새벽 6시에 생산된 초코파이를 당일 10시에 먹을 수 있다. 우리는 더 맛있는 제품을 먹을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매칭 서비스 외에도 OMS과 WMS 두 가지 솔루션을 제공한다. 물류의 첫 단계는 OMS(주문관리시스템)와 관련된다. 화주사들은 OMS를 통해서 쇼핑몰마다 다른 상품 등록을 일괄적으로 처리할 수 있고, 결제확인, 배송, 주문취소, 반품 등을 수행할 수 있다. OMS를 통해선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된 주문 및 출고 현황 알림으로 주요 상황과 물류센터에 대한 상황을 빠르게 전달받게 된다.
WMS(창고관리시스템)는 물류센터에서 일어나는 전 과정을 전산화해 복잡한 창고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솔루션이다. 제품이 입고돼 적재되는 것에서부터 선택돼 출하하는 모든 작업 과정을 물류 데이터로 자동으로 처리한다. 이러한 두 솔루션의 연결을 통해 다양한 채널에서 들어오는 주문을 가장 효율적인 센터로 분배할 수도 있다. 모두 클라우드 기반의 사스(SaaS) 서비스라 누구나 빠르게 도입해서 사용할 수 있다. 디지털 전환에 많은 예산을 책정할 수 없는 중소기업들에게 특히 유용한 방식이다.
김원태 사업본부장은 “카카오 아이라스는 소비자에게 가는 라스트마일(배송의 마지막 단계)만 보는 게 아니다. 공장에서 센터, 센터에서 센터로 가는 미들마일(중간 물류과정) 구간에서 다양한 기업이 가진 자원을 연결해 더 많은 선택지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그는 “카카오 공동체에 있는 다른 서비스들과 연계한 서비스도 계속 만들어 제공할 수 있다”고 했다. 카카오워크와 카카오톡을 통해서 물류 관련 알림을 받거나, 카카오페이를 통해 물류비를 결제하는 등 고객의 편의를 높일 수 있다는 뜻이다.
김원태 사업본부장이 전한 카카오 아이라스의 활용 지점은 다양하다. 그는 비대면 트렌드에 맞게 360도 VR(가상현실)을 통해 물류센터를 비대면으로 접하고, 현장에 방문하지 않은 채 계약을 맺는 방식도 언급했다. 이처럼 물류 서비스 매칭을 위한 전 과정이 모바일로 간단하게 진행된다는 점이 카카오 아이라스의 강점이다.
김원태 본부장은 “B2C(기업소비자간 거래)의 경우, 다양한 이커머스 플랫폼에서 들어오는 상품의 주문을 수집해 물류센터로 바로 연결할 수 있다. 더욱 중요한 건 OMS와 WMS가 연동되면서 쌓이는 데이터를 AI가 학습해서 판매 분석, 재고 분석, 제품 수명 주기 등에 대한 인사이트를 만든다는 점이다. 이는 B2C뿐 아니라 식자재, 유통 등에서도 유용한 인사이트”라고 했다. 이어, “특정 상품을 선택하면 이와 연결성이 높은 상품을 보여줄 수도 있다. 이를 통해 원플러스원 혹은 기획세트 등으로 프로모션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연관성 분석은 지역별로 특정 지역에서 많이 판매되는 제품 등에 대한 인사이트도 제공한다.
김 본부장은 글로벌 진출에 대한 계획도 시사했다. 국내에서와 마찬가지로 해외의 물류센터, 물류 서비스를 카카오 아이라스로 연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카카오 아이라스가 물류의 에어비앤비가 될 수 있을지 지켜봐달라”고 전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 LaaS부문 임현 L사업전략팀장은 “건물에 대한 고민, 환경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카카오 공동체와 함께 물류센터, 물류서비스에 대한 친환경적 방식을 연구하는 중”이라면서 “환경을 위해서 물류센터 노후화를 개선하거나 상품 포장재를 최적화하는 등 ESG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글 / IT동아 정연호 (hoh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