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일업] 부엔까미노 (2) 재미있는 콘텐츠로 저축 돕는 '금융 서비스' 스타트업

[SBA X 스케일업코리아] SBA와 스케일업코리아는 유망한 스타트업을 선정해서 이들의 고민을 해결하고, 다음 단계로 도약하도록 돕는 '스케일업 프로젝트 2022'를 진행합니다. 'BM 분석'을 토대로 '전문가 조언'과 '팀장급 실무 인력과의 협업'을 이끌고, 이렇게 이룬 '성과를 점검'합니다.

2022년 스케일업에 선정된 우수 스타트업 다섯 곳(딥파인 / 트랜쇼 / 드리머리 / 웍스메이트 / 부엔까미노)을 만나봅니다.

[IT동아 차주경 기자] 핀테크 스타트업 부엔까미노는 재미있게 저축하는 습관을 들이도록 돕는 서비스 ‘세이블(Savle)’을 운영한다. 금융 업계에서 재무 설계사로 오래 일 한 이수영 부엔까미노 대표는 ‘저축의 재미와 목적을 잘 알면 누구나 부자가 될 수 있다’고 알리려 한다.

부엔까미노의 세이블은 착실히 성장했다. 2022년 회원수 10만 명을 향해 달린다. 이수영 대표는 이 회원 수를 어떻게 수익 모델로 연결할지, 저축하는 즐거움과 목돈 만드는 재미를 어떻게 해야 효율 좋게 알릴지를 궁금해한다.

부엔까미노 스케일업 전문가 제언 현장
부엔까미노 스케일업 전문가 제언 현장

이복연 패스파인더넷 대표가 이수영 대표를 만나 부엔까미노와 세이블의 지금을 점검하고, 나아갈 방향을 함께 논의했다. 이복연 대표는 기업의 신사업 발굴 전략을 15년 동안 담당한 전문가다. 2016년부터 스타트업의 고민을 듣고 조언을 주는 역할을 했으며 금융 대기업의 오픈 이노베이션, 사내벤처 육성을 돕는 일도 했다.

이복연 대표 :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이전에 한 행사에서 부엔까미노를 만난 적이 있는데, 그 때보다 얼마나 성장했는지, 대표님의 고민은 무엇인지 궁금하네요.

이수영 대표 : 최근 시드 투자금 유치를 확정하고, 저축의 목적 맞춤 추천 시스템을 바탕으로 팁스 프로그램 선정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좋은 모습 보여드릴게요. 고민은 단연 ‘수익 모델을 어떻게 만들지’입니다. 회원을 모을 전략은 세웠는데, 수익 모델을 어떻게 만들고 유지할 지가 고민입니다.

앞서 리워드를 수익 모델로 생각했습니다. 광고를 본 세이블 서비스 회원들과 광고 비용을 나눠 갖는 것이지요. 실제로 회원들로부터 리워드를 만들어 달라는 요청도 들어왔고, 저축의 동기를 부여하고 낮은 이자율을 보완하면서 세이블을 쓰도록 유도할 방안이라고 생각합니다. 금융 상품 중개도 청사진에 들어있지만, 여러 이슈가 있어서 우선은 리워드를 마련하려 합니다.

부엔까미노에게 조언하는 이복연 패스파인더넷 대표
부엔까미노에게 조언하는 이복연 패스파인더넷 대표

이복연 대표 : 부엔까미노의 세이블을 살펴보면, 금융 상품이 아닌데 금융 상품처럼 소개한다는 느낌이 들어요. 세이블은 이전의 ‘계’처럼, 저축 행위를 서비스합니다. 금융 계좌를 중개하는 역할인데, 소비자에게 저축 목적을 부여하려면 이 목적을 소비자들이 잘 이해하도록 제시해야 할 듯해요.

영상 플랫폼 유튜브를 예로 들게요. 아무도 유튜브가 영상 자체를 잘 만든다고 생각하지 않죠. 유튜브는 ‘여러분의 기록을 남기세요’, ‘동영상을 올리면서 사람들과 즐겁게 지내세요’라는 식으로 소비자에게 접근합니다. 부엔까미노의 비즈니스모델의 핵심은 ‘소비자가 저축하는 목적을 명확히 정해주는 것’에서부터 발전해야 합니다.

부엔까미노의 비즈니스모델은 금융업의 관점에서 보면 매력적이지 않아요. 반면, 플랫폼으로 보면 매력적입니다. 그러니 소비자를 유인하는 콘텐츠의 힘을 강화해야 해요. 회원만 많으면 광고와 리워드를 운영 가능하고, 은행같은 금융권과의 협업도 됩니다.

수익 모델이 리워드라면, 규모가 커야 할 거에요. 리워드 금액이 회원당 몇백 원 수준밖에 안 된다면 지속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일단 회원들이 세이블에 직접 참여하고 관심을 갖도록 유도해 보세요. 공동 통장도 있겠고, 부부간 생활비 통장이나 친구간 여행 통장처럼 여러 명이 모여 통장 하나를 만들고 관리하는 개념을 제시해 보세요.

이수영 부엔까미노 대표
이수영 부엔까미노 대표

이수영 대표 : 네, 맞습니다. 부엔까미노는 금융 상품을 다루지 않습니다. 저희는 자산 관리를 저축으로 돕는 기업이에요. 소비자가 목적을 갖고 저축하는 습관을 키우면, 언젠가 결혼이나 내집 마련같은 큰 자금을 관리하게 됩니다. 소액 자금에서 고액 자금을 다루게 됩니다. 부엔까미노는 이 과정에서 가장 앞단인 소액 저축부터 돕는 서비스입니다.

회원을 어떻게 모을 것인지, 대형 금융 기업이 부엔까미노 세이블과 비슷한 서비스를 만들면 어떻게 대응할지 묻는 분들이 많아요. 저희는 자산 관리 기업이기에 소비자에게 금융의 자유를 줍니다. 금융 기업은 아무래도 자사의 계좌를 쓰도록 소비자를 유인할 것입니다. 그러면 소비자는 금융사나 계좌, 상품을 선택할 자유를 빼앗깁니다. 저희가 가진 강점도 이 부분입니다.

부엔까미노 세이블 소개 사진
부엔까미노 세이블 소개 사진

이복연 대표 : 자산 관리 기업이라는 개념도 벗어보면 어떨까요? 금융 기업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먼저 돈을 보관하고 불리는 곳, 은행으로 보면 됩니다. 두 번째는 동기를 부여하는 곳, 보험사를 예로 들 수 있겠군요.

부엔까미노는 두 번째입니다. 동기를 부여하는 금융 기업은 소비자에게 쉬운 접근성과 신뢰, 그리고 콘텐츠를 줘야 합니다. 콘텐츠의 사례는 소비자 개인별 금융 분석, 돈을 모으는 목적에 따른 상품 큐레이션 등입니다. 이런 콘텐츠를 만들어 금융 지식을 전하는 구독 서비스로 꾸미는 것이 좋아 보입니다.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면 부엔까미노는 자산 관리가 아닌, 자산 관리 정보를 주는 금융 서비스 기업으로 자리매김합니다. 자산 관리 기업이라고 하면, 소비자들은 이자를 바랄 거에요. 반면, 소비자의 저축을 돕는 서비스 기업이라고 하면 수수료를 받아도 됩니다. 쉽게 예를 들자면 ‘회사에서 내 옆에 앉은, 금융 상품 잘 알아서 내 저축을 돕는 똑똑한 김대리’를 연상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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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영 대표 : 해외에서는 세이블과 같은 서비스를 구독 구조로 운영합니다. 저는 두려웠어요. 우리나라 소비자의 성격은 달라서 구독 서비스를 꺼릴 것으로 생각했거든요.

이복연 대표 : 금융 서비스는 출범하면, 그리고 돈이 모이면 자연스레 문화가 만들어집니다. 프라이빗 뱅킹을 보세요. 2000년대 이전까지는 없었다가, 부자들이 이 서비스를 쓰기 시작하며 자연스럽게 퍼졌습니다.

부엔까미노도 이렇게 서비스를 퍼지게 해 보세요. 처음에는 생활비로 수백만 원을 모으던 회원은 나중에는 수천만 원을 모아 전세집이나 내 집을 사려 할 것입니다. 그러면 그 회원에게 전세집이나 내 집을 모아야 할 목적, 거기에 쉽게 다다를 정보를 주세요. 그 정보가 좋다면, 관심을 끈다면 자연스레 구독 서비스나 수수료 모델을 적용 가능합니다. 저축하는 습관과 수단을 먼저 알려주고, 규모 있게 저축한 사람에게는 자신의 목적에 맞게 더 잘 모으고 쓰는 정보를 제시하세요.

하나 마음에 걸리는 것은 IR 자료였어요. 부엔까미노의 임직원은 대부분 금융 전문가인데요, 그러다보니 금융 상품을 중개하려 한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정작 다루는 것은 목적성인데 말이지요.

이수영 대표 : 금융 상품을 중개하기보다는, 저축의 목적을 분명히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지금 저축에는 불편한 점이 많아요. 소비자가 어떤 목적으로 돈을 관리하려고 해도 제약이 심하죠. 자신의 돈이 어디에 얼마씩 있는지 합산해 보거나 정리할 수 없어요. 저축할 때 자동 이체도 소비자가 지정해요.

이런 기존 저축의 단점을 해결하는 것이, 돈을 어떻게 관리하는지 알고 싶어하는 소비자에게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목적이었습니다. 그래서 오픈 뱅킹을 활용해 계좌 중심이 아닌, 목적 중심의 서비스를 만들었어요.

그런데, 이복연 대표의 조언을 듣고 새삼 충격을 받았습니다. 생각해보니, 소비자들은 대부분 돈을 모으려면 무엇부터 시작해야 하는지 물었어요. 부엔까미노가 일찌감치 이런 정보들을 콘텐츠에 실어 알려줬어야 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부엔까미노 세이블 소개 사진
부엔까미노 세이블 소개 사진

이복연 대표 : 순서는 맞아요. 저축 계좌를 쓸 때 불편한 점을 해결하고 오픈 뱅킹을 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다음에는 소비자를 유인하면 됩니다. 소비자는 돈이 필요할 때 금융 서비스에 관심을 갖습니다. 그런데, 사정이 급박하게 들이닥칠 때가 있어요. 결혼이나 내집 마련, 부모님의 생신이나 여행 등 많은 돈이 필요한 상황이 갑자기 다가오면, 그 때 정보를 어디서 얻어야 할 지 우왕좌왕합니다. 이걸 부엔까미노가 해결해주세요.

세이블의 키워드인 ‘저축의 목적성’이라는 단어는 정말 좋습니다. 그러면 노골적으로 저축의 목적을 알려주는 서비스를 구상하세요. 세이블에 독립하기, 결혼 자금 모으기, 내집 마련 등 주제를 만들고, 여기에 관심을 가진 소비자들이 세이블에 접속해 주제를 클릭하면 지금까지 모은 다양한 저축 정보를 전달하는 방식으로 꾸미세요.

이 때 저축 정보는 단계별로 자세히 설명해야 합니다. 결혼 자금 모으기를 예로 들면, 회원의 소득이나 현금 흐름 등을 입력 받아서 결혼 3년 전 - 2년 전 - 당해 - 1년 후 - 2년 후 라는 식으로 심화된 정보를 주세요. 저축의 목적을 강조해야 합니다. 막연히 돈을 모아야지 하는 생각이나 동경은 목적으로 잘 바뀌지 않아요. 이 때, 이렇게 목적으로 가는 정보와 방법을 제시하면 됩니다.

부엔까미노 세이블 소개 사진
부엔까미노 세이블 소개 사진

소비자들의 저축 성공 사례를 써 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프라이빗 뱅킹 서비스는 고객의 투자 성공 사례를 앞세워 광고 홍보를 합니다. 부엔까미노도 소액 저축 목표나 누구나 공감할 만한 저축 목표,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주는 저축 목표를 달성한 회원의 사례를 소개해 보세요. 이는 광고 홍보는 물론, 회원과 소통한다는 의미도 줍니다.

부엔까미노는 금융 기업이 아닙니다. 그래도 금융의 문턱을 낮추는 역할은 할 수 있다고 봐요. 문턱을 낮춘 기업은 곧 리더 기업이 됩니다. 예전에는 우리나라에서 증권 계좌를 아무나 만들지 못했지요. 이 문턱을 낮춘 증권사는 오늘날 업계 1위에 올랐습니다. 기존 금융권은 수익을 올려야 하니 금융 상품을 파는 것을 우선시합니다. 부엔까미노가 금융 콘텐츠를 제공해 문턱을 낮춘다면, 업계에서 큰 힘을 발휘할 것입니다.

이수영 대표 : 부엔까미노가 가려는 방향을 점검해줘서 고맙습니다. 콘텐츠를 강화할 생각도 했었지만, 성장을 위한 우선 순위에서 뒤로 미뤄놨어요. 이복연 대표의 설명을 들으니 콘텐츠에 충분한 힘이 있다고 다시 느낍니다. 대출을 원하는 회원, 내 집을 마련하려는 회원을 상정해 재무 시뮬레이션도 만들어 놓았는데, 이것을 소비자 유형이나 목적별로 풀어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리워드를 포함한 수익원도 진지하게 고민하겠습니다. 플랫폼으로 발전하기 위한 다양한 가설 검증도 하겠습니다.

부엔까미노 세이블 소개 사진
부엔까미노 세이블 소개 사진

이복연 대표 : 비즈니스모델을 다듬으세요. 지금의 모델로도 팁스 수행에는 문제가 없겠지만, 시리즈 A 투자를 받을 때 부엔까미노의 약점이 드러날 것입니다. 금융 판매 기업 아니냐는 질문을 계속 받을 텐데, 콘텐츠를 보강해서 이 질문에 당당히 대답하세요. 물론, 수익 구조와 매출도 해결해야 합니다. 리워드로는 수익을 올리는 데 한계가 있을 테니, 콘텐츠나 서비스 기반 수수료 모델을 궁리하면 좋을 듯합니다.

차별화된 금융 서비스 기업으로 자리매김하세요. 금융을 쓰는 동기를 부여하고 이를 꾸준히 이어가도록 이끄는 기업, 작은 눈덩이같은 저축 습관이 큰 눈사람같은 저축액으로 돌아오는 기적을 보여주는 기업이 되세요. 성실하게 저축하고 싶어하는 소비자에게 이것저것 다 해 주는, 우렁각시같은 금융 서비스 기업이라면 회원도 금방 모이고 성장도 할 것입니다.

이수영 대표는 부엔까미노를 세운 이유를 ‘사람들이 돈을 모을 때, 목적성을 가장 우선하게 하고 싶다. 그래야 목적을 이룰 가능성이 높고 돌아가지 않는다. 차근차근 부자되는 방법을 알려주고 싶다.’로 소개한다. 자산 관리사로 일 해온 그는, 세이블을 사람들이 금융 상품을 쉽게 쓰고 성과를 얻도록 돕는 서비스로 만들 각오다.

부엔까미노 스케일업 전문가 제언 현장
부엔까미노 스케일업 전문가 제언 현장

저축의 즐거움을 배우고 목적을 이루는 성취감을 느끼고 싶다면, 나아가 돈을 관리하는 법을 익혀 원하는 목표에 다다르고 부자가 되고 싶다면, 스케일업 후 소비자가 느끼는 금융 장벽을 부수고 저축 본연의 즐거움을 알려나갈 부엔까미노를 주목하자.

글 / IT동아 차주경(racingca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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