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종 후 오히려 ‘역주행’ 하는 갤럭시 A52s, 어째서?
[IT동아 김영우 기자] 삼성전자를 대표하는 스마트폰이라면 플래그십 제품군인 ‘갤럭시 S’ 시리즈나 폴더블 제품군인 ‘갤럭시 Z’ 시리즈를 떠올리곤 한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을 지탱하는 건 보급/중급형 제품군인 ‘갤럭시A’ 시리즈다. 각종 시장조사기관에서 발표한 전세계 스마트폰 판매량을 살펴봐도 삼성전자 제품 중 판매량 1위는 ‘갤럭시 A51(2020년)’, ‘갤럭시 A12(2021년)’ 등을 비롯한 갤럭시 A 시리즈가 차지하곤 한다. 특히 실속을 중시하는 유럽 및 제3세계 시장에서 많이 팔린다.
다만, 플래그십 제품의 판매 비중이 높은 한국 시장에서 갤럭시 A 시리즈는 상대적으로 주목도가 낮은 편이었는데, 최근 들어 갑자기 ‘귀한 몸’이 된 갤럭시 A 시리즈가 있다. 바로 ‘갤럭시 A52s’다.
갤럭시 A52s는 작년 9월 한국시장에 출시되었다. 중급형 제품이긴 하지만 퀄컴 스냅드래곤 778G 프로세서 및 UFS 메모리를 탑재해 준수한 성능을 발휘한다. 120Hz 주사율의 화면이나 와이파이6 기술, OIS(광학식 흔들림 방지) 카메라, 방수방진 등, 플래그십 모델에 주로 제공되는 고급기술도 적잖게 탑재한 점 역시 특징이다. 덕분에 출시 직후 품귀 현상을 일으킬 정도로 갤럭시 A52s는 인기를 끌었다.
다만, 이렇게 인기가 좋았음에도 불구하고 판매 기간은 불과 반년 남짓이었다. 삼성전자가 올해 4월 1일, 2022년형 모델인 ‘갤럭시 A53’을 출시하며 갤럭시 A52s를 단종시켰기 때문이다. 그런데, 갤럭시 A53은 구형 모델인 갤럭시 A52s와 동일한 출고가(59만 9,000원)로 출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매력은 더 떨어진다고 지적 받고 있다.
갤럭시 A53에 탑재된 삼성 엑시노스 1280 프로세서는 A52s의 퀄컴 스냅드래곤 778G 프로세서보다 성능 효율이 낮은 편이다. 그리고 갤럭시 A53은 갤럭시 A52s에서 지원하던 와이파이6, 3.5mm 이어폰 포트 등의 기능 역시 지원하지 않는데다, 충전기 역시 기본 제공하지 않는 등, 원가절감이 심해졌다는 지적도 있다.
물론 배터리 용량이 약간 더 크고, 보다 개선된 소프트웨어가 탑재되는 등, 갤럭시 A53이 A52s보다 나은 점도 없는 건 아니다. 하지만 전반적인 상품성 면에서 갤럭시 A53은 갤럭시 A52s보다 못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여기에 더해 지난 2월 출시된 삼성전자의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갤럭시 S22’ 시리즈에서 불거진 이른바 ‘GOS 논란’과 관련해 갤럭시 A52s가 갑자기 주목을 받기도 했다.
갤럭시 S22 시리즈는 이용 중 발열이 심해지면 ‘GOS(Game Optimizing Service)’ 기능이 작동, 기기를 보호하기 위해 콘텐츠 품질과 구동 성능을 강제로 낮춘다는 점이 지적을 받았다. 반면, 갤럭시 A52s의 경우, 수치적인 사양 자체는 갤럭시 S22보다 낮지만, 발열 문제가 거의 없다. 이 때문에 몇몇 매체에선 갤럭시 A52s가 S22보다도 오히려 실질적인 체감성능이 더 우수하다는 테스트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갤럭시 A52s는 위와 같은 여러 요인이 맞물리면서, 단종을 즈음해 오히려 인기가 더 올라가는 ‘역주행’을 하고 있다. 대부분의 쇼핑몰에서 품절 상태이며, 특히 자급제 모델의 경우, 일부 쇼핑몰에선 출고가 보다 높은 가격에 팔리기도 한다. 중고 시세 역시 높아져서, 상태가 좋은 제품은 신품과 거의 같은 값에 팔리는 경우도 있다.
다만, 그렇다고 해서 갤럭시 A52s를 웃돈까지 줘가며 살 가치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논란도 분분하다. 갤럭시 A52s가 잘 나온 제품이긴 하지만, 무선 충전과 같은 일부 고급 기능을 지원하지 않고 화면 주변의 베젤(여백)이 너무 넓은 점 등의 아쉬움도 있기 대문이다.
갤럭시 A52s와 성능면에서 유사하면서, 좀 더 고급스러운 갤럭시 S10 시리즈나 갤럭시 노트10 시리즈의 중고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더 실속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는 사용자들도 있다. 어찌되었건, 갤럭시 A52s는 그동안 국내 시장에서 그다지 주목받지 못하던 갤럭시 A 시리즈에 대한 관심도를 크게 높인 제품으로 기억될 것 같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