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인팟 때문에 작품에 투자할 돈도 줄어" 넷플릭스, 계정 공유에 추가 요금 받는다
[IT동아 권택경 기자] 넷플릭스가 가구 외 구성원들에게 계정을 공유할 경우 추가 요금을 받는 새 요금제를 도입한다. 지난 16일(현지시간) 넷플릭스는 공식 블로그에서 가구 외 구성원들을 하위 계정으로 추가할 수 있는 기능을 칠레, 코스타리카, 페루에서 시범 운영한다고 밝혔다.
하위 계정 추가 기능은 스탠다드와 프리미엄 요금제 구독자를 대상으로 제공된다. 계정 하나에 최대 2개의 하위 계정을 추가할 수 있으며, 한 개당 2380칠레 페소(약 3600원), 2.99 달러(약 3600원), 7.9솔(약 2600원)이 추가로 부과된다. 하위 계정에는 본 계정과 분리된 로그인 암호와 프로필, 개인화된 추천이 제공된다.
넷플릭스가 이 같은 새 기능을 추가한 건 늘어난 계정 공유 사례를 막기 위한 목적이다. 넷플릭스 계정은 약관상 한 가구 내에서만 이용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최대 4명까지 동시 접속이 가능한 프리미엄 요금제를 4명이 나눠 쓰며 요금을 아끼는 사례가 많았다. 이러한 계정 공유를 중개해주는 플랫폼이나 서비스, 관련 게시판까지도 등장했을 정도다.
넷플릭스가 그동안 이러한 행태에 완전히 손을 놓고 있었던 건 아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계정 공유가 의심되는 경우 본인 인증을 요구하는 절차를 시범 도입한 바 있다. 하지만 이용자 반발을 의식한 듯 적극적으로 시행에 나서지는 않았다.
그랬던 넷플릭스가 태도를 적극적으로 바꾼 건 그만큼 넷플릭스의 가입자 증가 둔화세가 점차 심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넷플릭스의 지난해 4분기 신규 가입자는 828만 명으로 전년 같은 시기 850만 명보다 저조했다. 올해 1분기 신규 가입자 전망치도 250만 명으로, 전년 같은 분기 398만 명보다 크게 줄었다. 이는 590만 명까지 예상한 월가 기대를 크게 밑도는 수치다. 지난 1월 20일 이러한 실적과 전망치가 발표된 후 넷플릭스 주가는 시간외거래에서 20% 가까이 폭락하기도 했다.
넷플릭스는 계정 공유 사례를 가입자 둔화와 수익성 악화의 직접적 원인 중 하나로 보고 있음을 숨기지 않고 있다. 넷플릭스는 블로그에서 “계정이 가구 외 구성원들에게까지 공유되면서 새로운 드라마와 영화에 대한 우리의 투자 능력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추가 요금제가 도입되면 넷플릭스는 계정 공유 사례 중 일부를 수익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적극적인 전환을 유도하기 위해 기존 계정에 있던 프로필을 새 계정이나 다른 계정의 하위 계정으로 옮기는 기능도 함께 추가한다.
넷플릭스는 칠레, 코스타리카, 페루를 시작으로 추가 요금제 적용을 점차 확대할 전망이다. 다만 구체적인 시기는 아직 알 수 없다. 넷플릭스 측은 먼저 이 남미 3개국에서 새 요금제와 기능의 유용성을 설득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글 / IT동아 권택경 (tk@itdonga.com)